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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편_ 언더 월드(2) (137/207)

제152편_ 언더 월드(2)

“연우, 이게 무슨 일이야?”

옆으로 이자젤과 수이니가 다가 와물었다.

“나도 몰라. 이놈들은 도대체 뭐 지?”

두 세력은 아직도 싸우고 있었 다.

연우의 피를 먹겠다던 세 마리의 뱀파이어는 다섯 마리 정도의 늑대 인간에 잡혀서 벗어나지 못했다.

“크아아악! 죽어라!”

“크윽, 회광반조(回光返照)라는 것인가. 꺼지기 직전의 촛불이로 군!”

“네놈들은 반드시 벌을 받을 것 이다! 우리뿐만이 아닌 모두가 알 고 있다! 네놈들이 저지른 악랄한 짓을!”

“크하하하하. 걱정하지 마라. 너 희만 죽으면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뱀파이어가 피의 마법을 사용했 고 늑대 인간은 순수하게 육체를 이용해 달려들었다.

연우가 아직까지 그들을 말리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블랙 카 우의 울타리 하나 부수지 못했고 마력을 받아 단단해진 바닥의 잔디 마저 멀쩡했기 때문이다.

“하암. 왜 기다리는 거야. 이 재 미없는 싸움을.”

이자젤의 눈엔 한없이 느리고 어 처구니없는 싸움으로 보일 거다. 비교하자면 격투기 선수가 초등학 생들의 싸움을 보는 느낌일까.

이젠 재롱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냥 애들 재롱 잔치 보는 것 같아서?”

“재미없게도 산다. 야! 헤르메 스!”

이자젤이 산 위에서 눈을 치우고 있는 헤르메스를 불렀다. 이내 재 미있는 장면이 나올 것 같다는 기 대감 가득한 눈빛을 했다.

“네! 갑니다!”

헤르메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외쳤다.

“뭐, 뭐지……?”

“이 권능! 이 권역! 이건 바로 진혈에게서만 나오는……

그때, 헤르메스가 연우 앞으로 도착했고 그제야 재롱을 피우고 있 던 뱀파이어와 늑대 인간을 바라봤 다.

털썩.

눈빛일 뿐이었다.

세 마리의 뱀파이어는 무릎을 꿇 었고 늑대 인간은 털로 가득한 얼 굴까지 퍼렇게 변해 버렸다.

“도, 도대체 어떻게……?”

“위, 위대하신 진혈의 뱀파이어 를 뵙습니다!”

당황하던 세 뱀파이어가 전신을 바닥에 붙이며 인사했다. 그걸로도 부족한지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퍽. 퍽. 퍽.

“네놈들은 뭐냐?”

헤르메스가 굉장히 기분 나쁘다 는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저, 저희는 언더 월드를 지배하 는 세 개의 가문 중 하나인 네이라 가문에서 나왔습니다.”

“하…… 네이라? 아이린 진 네이 라 폴헴, 그녀의 가문이었지 아 마‘?”

“허억! 아이린 님을 아십니까?”

“걔는 또 왜 여기 있는 거야?”

헤르메스는 한심하다는 듯 그들

을 바라보다 연우에게 고개를 돌렸 다.

“연우 님. 이놈들 어쩔까요?”

“아는 놈들이야?”

“아니, 알기는 하는데 친하진 않 습니다.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요.”

“오호,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 야?”

이 앞에 세 뱀파이어에 관해 물 었지만, 헤르메스는 반사적으로 그 아이린이라는 뱀파이어를 생각했다 는 거다.

“아, 그, 그게…… 그라니아에 있 을 때, 저랑 결혼하겠다고 매년 찾 아와서는…… 진짜 별 사이 아닙니 다! 전 그렇게 기 센 여자 안 좋아 하거든요!”

“오, 우리 헤르메스 취향은 좀 여성적인?”

“네,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닙 니다.”

헤르메스는 더 말하지 않겠다는 듯 입을 꾹 다물고 시위했다.

“대충 가서 처리하고 와. 그 언 더 월드라는 것도 뭔지 알아보고.”

“앗, 저 할 일이 많은데…… 눈 도 치워야 하고, 블랙 카우 먹이도 줘야 하고……

헤르메스는 가기 싫은 눈치였다. 연우는 그걸 바로 눈치채고 더 보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뱀파이어랑 뭐 있었구나.”

“아, 아닙니다!”

“그럼 다녀와.”

“…… 알겠습니다.”

헤르메스는 분노로 부들부들 떨 면서 세 뱀파이어와 함께 사라졌다. 연우와 이자젤을 보면서 저 다섯 마리의 늑대 인간은 어떻게 할까 상의하다가 그냥 보내기로 했다.

“자, 잘 가고 다시는 오지 말고. 손님으로는 몰라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계속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늑대 인간들이 그제야 감사의 인사 를 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혼란스 러운 모양이었지만, 그래도 눈치는 있는 모양인지 빠르게 사라졌다.

“뭔가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 아?”

“응? 뭐가?”

“아스가르드에서도 이랬던 것 같 은데.”

농장을 운영할 때 생기는 일들이 다. 뱀파이어, 늑대 인간, 요정, 드 래곤, 드워프, 엘프, 아인종 등등. 왜인지는 몰라도 한 번 찾아왔던 놈은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농장 안에서는 싸울 수도 없으니, 이상하게 화합의 장소가 됐다. 이후론 어떤 문제가 생기면 중재를 위해 농장을 찾아왔다.

“이게 뭔가 그 과정하고 비슷한 데?”

연우는 제발 아니었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다.

한두 번 정도는 괜찮지만, 그게 많아지면 피곤하다. 나중에 그걸 금지하니 제국의 황제나 각 종족의 대표자들까지 농장 입구 앞에 텐트 를 치고 야영하는 일도 생겨났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귀 찮은 건 사실이었다.

“제임스는 잘 지내려나.”

아마 연우가 만들었던 그 부담은 지금 제임스가 받아 내고 있을 거 다.

“지저 세계에 좀 가야겠어.”

“나도 갈래!”

“안 돼, 싸우러 가는 게 아니잖 아.”

지저 세계 1계층은 이자젤이나 수이니도 힘겨운 곳이었다. 몸을 사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

하지만 이젠 변했다. 그저 쓰리 클래스 마스터가 아니다. 웬만한 포 클래스 마스터급을 발라 버릴 정도의 실력자. 당연히 1계층에서 도 충분히 놀 수 있는 수준이 된 거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진짜 연우 님이 준 장비들이 없 었으면 큰일 날 뻔했군.”

“몬스터도 컸죠.”

대형 몬스터까지 사지는 못했지 만, 오우거나 드레이크 정도는 살 수 있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것도 모두 몬스터와 장비 덕분이라 고 할 수 있다.

장비는 체력 회복과 마력 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고 몬스터는 강 력한 힘과 체력. 그리고 거대한 덩 치로 탱커 역할을 톡톡히 해 줬다.

“피해는 아직 없지?”

“네, 제대로 막고 있습니다. 역시 게이트 주변으로 방어선을 설정한 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처음 몰려왔던 몬스터는 은신이 가능한 마계의 암살자들이었다. 그 들을 밀고 산맥 끝까지 올라가자 작은 게이트 몇 개를 발견할 수 있 었다.

이진철을 중심으로 녹튼, 미국 지부, 일본 지부, 레드문까지 그 게 이트 주변에 방어선과 임시 기지를 만들었고 간간이 게이트를 통해 나 오는 마물을 죽였다.

그 이후로 몇 주가 지났으며 애 초에 계획보다 한참 일찍 두 번째 게이트가 열리며 병력이 보충됐다.

“슬슬 이동해도 될 것 같은데.”

두 번째 병력이 들어오면서 각종 첨단 군사 장비가 함께 들어왔다. 아쉽게도 일정 크기 이상의 헬기나 탱크는 들어오진 못했다.

만약 그런 걸 들여오려면 병력 300명은 포기해야 하는데, 그 병력 중 고위급 사용자를 한두 명 포함 하는 게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대신 소형 레이더, 드론, 통신 장 비, 식량, 정수 장치 등등. 최적의 물품이 들어왔고 주변을 정찰하기 훨씬 쉬워졌다.

“우리가 먼저 이동하죠. 어차피 계속 들어오는 보충 병력으로 게이 트를 막는 건 어렵지 않을 테니까 요.”

한국 지부는 어느새 리더가 돼 있었다.

녹튼의 해서웨이는 투덜거리면서 도 잘 따랐고 이진철과 해서웨이가 앞서니 스미스, 시누자키 아이, 데 이비드까지 별말 없이 따르기 시작 했다.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들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천재 들이다. 당연히 자존심을 하늘을 찔렀고 아무에게나 지시를 받지도 않는다. 최고의 강자였고 그 누구 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그런 그들이 한국 지부를 따르기 시작하니 의미가 클 수밖에.

특히, 악의의 대륙에서부터 함께 하고 이 그라니아 대륙에 오자마자 벌어졌던 은신형 마물과의 전투를 직접 목격한 이들은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하나가 돼 산맥을 빠져나갈 길을 찾기 시작했다. 어 디를 갈 때마다 몬스터 무리를 발 견했고 가벼운 전투부터 처절한 전 투까지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한국 지부의 위상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순풍일 순 없 었다.

“막아!”

지이잉!

수십 겹의 실드가 허공에 새겨진 다.

하지만 긴 뿔이 달린 마족의 공 격은 유리 조각처럼 가볍게 부숴 버린다.

“민아! 뒤!”

콰과광!

이진철의 오더에 민아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번개를 쐈다. 이진철 도 한 번에 수 개에서 수십 개의 마법진을 끊임없이 돌렸다.

전방은 한국 지부, 후방은 일본 지부와 미국 지부가 맡았다. 녹튼 과 레드문은 엄호와 지원이다. 총 인원만 200명이 넘고 평균 무력 수 준이 8단계인 초호화 팀.

하지만 최소 원 클래스 마스터 이상으로 보이는 마족들 사이에선 그저 버티는 게 전부였다.

콰아앙!

끄아아악!

지금까지 거의 없었던 인명 피해 가 속출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마족이다.

“이대론 안 됩니다! 후퇴해야 합 니다!”

“그락 카

중앙에 뿔이 세 개가 달린 인간 형 마족이 이상한 언어로 소리치며 이진철과 최민아에게 달려들었다.

이진철이 손을 뻗었다.

그그극! 와장창!

공간이 멈췄다. 일정 범위를 절 대 영도에 가까울 정도로 얼리는 것. 하지만 마족은 그것도 별거 아 니라는 듯 부숴 버렸다. 최민아가 번개로 공격했지만, 그것마저 막는 다.

이곳에서도 가장 강한 마족이었 다.

마족의 손이 뻗었고 이진철은 상 체를 젖혀 피했다. 동시에 양손에 마법진이 돌아가며 마족을 돌려 버 렸다.

“민아! 다 이끌고 알파 지점으로 달려!”

최민아는 잠시 머뭇거리다 몸을 돌렸다. 이진철이 목숨을 걸고 시 간을 끌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한순간이라도 머뭇거리면 이진철도 위험하고 다른 이들도 위험하다는 걸 명확히 안다.

“메모라이즈, 발동!”

펜던트와 반지 세 개가 연동되며 마력을 줄기줄기 뿜는다.

동시에 마족이 달려들었다. 최소 투 클래스 마스터급. 이진철이라도 힘든 수준이다. 게다가 육체 능력 이 뛰어나며 마법 저항까지 완벽한 마족의 특성상 마법사인 이진철과 근거리 전투는 위험했다.

하지만 이진철은 만만치 않았다.

아니, 이진철이 가진 장비가 대 단했다.

“나와라, 식귀(食鬼)

푸확!

사방의 허공이 터지며 굵은 촉수 가 뻗어 나온다. 붉은색 가죽에 새 하얀 이가 수천 개 이상 달린 입이 ‘까극까극’거리며 움직인다.

이자젤과 혜영이 합작해 만든 식 신의 펜던트. 열세 가지의 마법을 저장할 수 있으며 7단계 이상의 마 력석 하나를 소모하는 대신 식신이 라 불리는 인공 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장비다.

마족이 기함했다.

저 촉수에서 마기가 느껴졌기 때 문이다.

게다가 이진철의 마력까지 더해 지며 투 클래스 마스터에 이르는 마족뿐만 아니라 다른 마족들까지 붙잡았다. 팔을 물어뜯고, 마법을 삼킨다. 근접 공격마저 이빨로 막 아 삼키려 한다.

한 번에 수십 마리의 마족을 붙 잡은 거다.

이진철은 뒤를 슬쩍 바라봤다.

이미 lkm 이상 물러났다. 알파 지점까지 30초만 더 끌면 된다.

‘됐어. 30초라면……

하지만 마족도 만만치 않았다.

화악!

수십의 마족의 마기가 뭉쳐 소용 돌이친다. 구름을 생성하고 수십 개의 번개를 만들어 냈는데 중앙에 리더로 보이는 마족에게 모인다.

크아아아악!

혈관이 툭 불거져 나오고 살가죽 이 갈라져 나오며 근육이 부푼다. 투 클래스 마스터급의 힘을 이미 넘어섰다.

“젠장!”

27초다.

지금 물러나는 게 최선인데, 아 군이 아직 알파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대로 더 버텨야 할까, 아 니면 탈출 타이밍을 버리고 공격해 야 할까?

고민은 길었지만, 결정은 빨랐다.

25 초.

이진철은 완드를 내려쳤다.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기능.

[공간 동결].

이거 하나에 5천억 원이다.

아공간 주머니에 손을 넣어 구슬 몇 개를 꺼냈다.

콰직.

하나를 터뜨리자 이진철의 몸은 알파 지점으로 향하던 아군의 머리 위로 이동했다.

참고로 이건 3천억 원짜리다.

콰직.

또 하나의 구슬.

이건 1조 원짜리.

[공의 결계].

콰직.

이번엔 8천억 원짜리다.

[메스 워프].

이진철과 그의 아군이 사라졌다.

‘역시 현질이야!’

하지만 한층 진화한 마족은 만만 치 않았다. 그들이 사라진 곳에 손 을 집어넣어 그들을 추적해 따라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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