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67편_ 힘을 되찾다(1) (58/207)

제67편_ 힘을 되찾다(1)

아공간이라는 건 공간의 틈이 다.

인위적으로 그 틈을 벌려 고정 하고 입구 좌표를 연결하는 거다. 말로는 쉽다.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기에 현실엔 아공간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그건 현실에서의 이야기일 뿐. 아스가르드에서는 누구나 기 본으로 지녀야 하는 필수 스킬.

특히나, 연우가 가진 아공간 스 킬은 더 특별하다.

“헤맨, 들어가자.”

연우는 오랜만에 아공간에 들어 가기로 했다.

이제 아공간도 5단계가 넘어가 면서 절반 이상의 제한이 풀렸고 웬만한 아이템을 쓸 수 있게 됐 다.

스윽.

공간의 틈으로 발을 들인다.

넓은 동굴이다. 거친 절벽과 천 장. 곳곳에 떠 있는 상급 마력석 조명. 잘 정돈된 나무와 풀들. 그 리고 한쪽엔 헤맨이 지내는 아담 한 오두막이 있다.

여긴 헤맨의 보금자리다.

연우는 헤맨과 함께 동굴 밖으 로 나갔다.

“오랜만이네.”

동굴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평 야. 그리고 빼곡하게 지어진 건물 들이 보인다.

연우와 헤맨은 중앙에 뚫린 길 로 이동했다.

[건설 재료 1?1L

[가구 1-1L

[데블리스 평야 잡템].

[데블리스 평야 무기].

[포션 창고].

[전설급 장비 창고].

[신화급 장비 창고].

[얼티밋급 장비 창고].

이런 식으로 건물이 나열돼 있 다. 보기엔 큼지막한 3층 집으로 만 보일 수 있지만, 안쪽에도 확 장된 공간이다.

“이쪽이었나.”

연우는 다른 걸 쳐다보지도 않 고 쭉 걸었고 목표한 곳에 도착했 다.

[대장간 설비].

[대장장이 장비].

[대장장이 스킬 작업용 재료].

“이거군.”

“네, 여기로 온 것도 오랜만이 군요.”

요섭에게 장비나 재료의 질은 크게 중요한 게 아니었기에 데블 리스 평야에서 주운 장비를 줬다. 한 번 이뤘던 경지를 되찾는 것일

뿐이니까.

연우는 다르다.

단순히 스킬을 올리는 게 아니 라 업적을 세워야 한다. 또한, 식 스 클래스 마스터 이후로 대장장 이 스킬이 일곱 번째 마스터가 될 수도 있겠단 기대까지 있었기에 연우는 더 신중해야 했다.

연우는 [대장장이 장비]라는 문 패가 달린 창고를 열었다.

달칵.

“오랜만이네.”

한참 아공간을 꾸밀 땐 이곳에 서 살다시피 했었는데 이후로는 들어온 기억이 거의 없었다.

안쪽은 밖에서 보는 것에 다섯 배는 크다.

거대한 창고 안에 수백, 수천 개의 장비가 나열돼 있다. 다른 곳에는 희귀, 전설, 신화 등등. 등 급마다 창고가 따로 있지만, 여긴 한곳에 모여 있다.

이유? 간단하게도 연우가 대장 장이 스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모았냐고?

사치였다.

언젠간 대장장이 스킬을 익힐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 헤맨 도 나쁘지 않아 했고 지나가다 보 이면 쇼핑을 했다.

아마 그때부터 연우는 쇼핑 중 독이었을 거다.

하여튼.

“어차피 당장 얼티밋 등급의 장 비는 필요가 없을 거고.”

전에 사용했던 포심의 장비야 전투용이니까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었지만, 이쪽은 몸이 버틸 수가 없을 거다.

대장장이 스킬 북으로 스킬을 배우면 1단계부터 시작이다. 쓰리 클래스 마스터인 요섭과 헤맨의 협력으로 만든 스킬 북이니 운이 좋으면 2단계나 3단계부터 시작 할 수 있지만, 낮은 건 낮은 거다.

“신화급 정도면 적당하겠군.”

“마침 좋은 게 있습니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자 황금빛 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대장장이 장비 세트가 있었다.

[신의 보급용 망치(신화)]

설명 : 헤파이스토스가 초년에 쓰던 보급용 장비. 보급용이지만 신들의 공방에서 주문 제작됐기에 성능은 탁월하다. 거기에 헤파이 스토스의 신력(信方)이 깃들어 한 충 고고한 힘을 발휘한다.

(제한 : 대장장이 스킬 보유)

- 신들의 공방 : 스킬 숙련도 300% 향상

- 헤파이스토스의 신력(信方) : 제작한 장비의 성능 100% 향상

- 모루 세트 옵션 : 스킬 보조 력 100% 향상

“괜찮긴 하네.”

연우가 망치를 손에 들자 신력 으로 추정되는 힘이 밀려 들어온 다. 7단계나 8단계까지는 무리 없 이 사용할 수 있을 거다.

“이 세트랑 마스터까지 밀고 갈 장비도 한 세트 챙기자.”

“7단계가 되면 얼티밋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보랏빛 오라를 뿜는 망치와 모루 세트가 하나 있었다.

[지그문트의 망치(Ultimate)]

설명 : 마신의 전속 대장장이 지그문트가 10년을 소모해 만든 대장장이 장비 세트. 수천 년 동 안 마계의 얼티밋 장비 수천 개를 두드렸던 얼티밋 망치.

(제한 : 지배자 스킬을 보유)

- 지그문트의 이름 : 스킬 숙 련도 800% 향상

- 지그문트의 마기 : 제작한 장비의 성능 300% 향상(단, 마기 에 물들 확률 98%)

- 역사의 산물 : 체력 회복 100% 향상

- 모루 세트 옵션 : 스킬 보조 력 300%

- 제작한 장비에 2%의 확률로 지그문트의 저주가 깃듦

(지그문트의 저주 : 혼을 소모 해 공격력 100%를 향상)

“지그문트의 저주는 사용자 본 인의 혼은 아니겠지?”

“네, 죽인 상대의 혼입니다. 하 지만, 그 혼이 모두 소모되면 사 용자의 혼까지 삼킵니다.”

게임에서는 축복이나 다름없는 저주다.

현실에선 어떨까.

혼이 먹힌다는 건 마음대로 죽 을 수도 없다는 거다. 하지만 하 이 리스트 하이 리턴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두 배의 공 격력이라면 환장하고 소유하고 싶 은 사람이 생겨날 거다.

“알아서 하겠지.”

팔 생각도 없다. 일단 중요한 건 연우의 대장장이 스킬을 올리 는 거니까.

“재료도 좀 챙기자.”

“네, 알겠습니다.”

옆 창고로 갔다.

[대장장이 스킬 작업용 재료].

이곳엔 장비 제작에 필요한 재 료가 있다.

“최상급 연마제, 순백의 연마제, 아다만티움 거푸집, 미스릴 합금. 어? 여기 미스릴도 있었네.”

“네, 재료 세트로 묶어 놓은 거 라 따로 뺄 수는 없습니다.”

“그렇긴 하지.”

전에 건설 재료를 찾았을 때, 미스릴은 없는 줄 알았다.

“타이탄의 뼈, 드래곤 비늘, 크 라켄의 빨판, 최상급 용해제, 마 법의 불꽃. 이 정도면 되겠다.”

“충분할 겁니다.”

“후, 제대로 한번 해보자.”

연우는 결심을 다잡았다. 헤맨 을 시키지 않고 직접 온 이유는 연우가 이 작업을 그만큼 중요하 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요섭에게로 간다.

탕. 탕. 탕.

용광로에서 시뻘건 불이 피어오 른다. 빠르게 달궈지는 긴 강철을 잽싸게 빼내 두드린다.

서서히 모양이 변한다.

벌써 수십 번째다. 두드려서 접 고 펴고 모양을 만들고 식힌다. 다시 한 번, 또 한 번. 끝없이 두 드린다.

까강.

이번 급랭에서 깨졌다.

보통 철이라 60번 이상을 버티 지 못한다. 이것도 마법 처리가 돼서 이 정도나 버틴 것.

연우는 아무 말 없이 다시 녹인 철을 거푸집에 넣고 모양을 만든 다.

탕. 탕. 탕.

또 반복이다.

이마에 땀이 흘러내린다. 아무 리 능력치가 좋아졌고 스킬 단계 가 올랐다고 하지만, 육체를 이용 해 종일 망치질만 하니 지치지 않 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서 강철로 바꾼다.

또 계속 접어 부순다.

이번엔 마력석 가루와 마법 불 꽃을 이용해 제련한다.

‘3 단계.’

마스터가 제작한 스킬임에도 불 구하고 2단계에서 시작. 그리고 이제 3단계로 올랐다.

요섭이 마스터한 스킬은 [대장 장이], [제련], [무기 제작]이었 기에 그가 만든 무기가 대륙 전체 에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거다.

연우가 배운 건 [대장장이]라는 종합 스킬이다.

마스터가 쉬운 건 제련이나 무 기 제작일 수 있다. 한쪽에 특화 돼 더 깊이 들어가지만 마스터하 기는 쉽기에.

하지만 연우는 욕심을 부렸다.

‘업적을 세우기 위해선.’

더 힘들지만, 압도적인 공을 세 워야 한다.

탕. 탕. 탕.

그렇게 하루를 더 두드리기만 했다.

4단계가 됐고 아다만티움과 미 스릴을 다룰 수 있게 됐다. 보통 은 불가능한 일. 하지만 연우는 말도 안 되는 장비와 많은 스킬이 있었다.

“이제 업적을 세워 볼 겁니다.”

요섭이 하나씩 설명했다.

최소한의 단계로 전설급 무기가 나올 수 있는 ‘아다만티움’과 ‘미 스릴’을 다룰 수 있게 됐을 때, 최 고의 무기를 만든다.

“아다만티움 2에 미스릴 3이 들 어갑니다. 곱게 간 다크 아다만티 움이 0.1 만큼 들어가고 최상급 마 력석 가루를 섞습니다.”

연우는 요섭의 말을 따라 움직 였다.

그는 이곳에서 막내지만, 대장 장이 스킬만큼은 대륙급 장인에 든 실력자다.

조합이 끝나고 망치질을 시작한 다.

탕. 탕. 탕.

“망치의 리듬에 몸을 맡겨요. 접고 또 접는 겁니다.”

모든 재료를 골고루 섞고 최상 의 강도를 찾기 위한 과정. 연우 는 길고 지치지만, 재미있었다.

연우는 이 손에서 무언가 만들 어진다는 게 좋았다.

지금까지는 요리였고 농장이었 으며 마법 아이템이었다. 이젠 무 기가 될 거고 사용할 무기도 직접 만들고 싶었다.

후욱. 후욱.

숨이 거칠어진다.

벌써 5시간째, 수천 도를 넘기 는 뜨거운 용광로 앞이다.

그리고 10시간이 지났을 때, 모 양을 완성했다. 하지만 연우는 그 걸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약간은 꼼수일 수 있지만.’

연우는 마법을 가미하기 시작했 다.

아다만티움, 미스릴, 다크 아다 만티움, 최상급 마력석을 이용한

마법.

-무기를 완성했습니다.

-등급을 판단합니다.

-‘전설’ 등급 무기, [초보자의 역작]이 완성됐습니다.

-현 단계로 이룰 수 없는 성과 입니다.

-업적으로 인정됩니다.

-잠재 능력치가 1 올랐습니다.

-대장장이 스킬이 한 단계 올 랐습니다.

“ 됐다.”

연우는 잠재 능력치라는 소리에 안도했다. 하지만 그보다 궁금한 건 무기의 성능이었다.

[초보자의 역작(전설)]

설명 : 4단계에 불과한 수준으 로 전설 등급의 무기를 완성했다. 최고급 재료, 최상의 조합, 최고 의 피지컬이 이뤄 낸 업적이다.

(‘불타오르는 피!’라는 마법이 부여됩니다.)

- 최고급 재료 : 웬만해선 절 대 부러지지 않는.

- 최상의 조합 : 공격 속도 25% 향상

- 최고의 피지컬 : 공격력 80% 증폭

“이 정도면 훌륭하군.”

성능으로만 봤을 때, 전설 등급 에 미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제작 자의 실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좋 은 무기가 나온 덕분에 좋은 판정 을 받을 수 있었다.

“원래 무기라는 게 성능에 의해 서만 등급 판정을 받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지.”

같은 등급이라도 희귀도나 특수 성에 의해 성능 차이가 클 수 있 다.

연우가 마지막에 넣은 ‘불타오 르는 피!’라는 마법은 각종 감각 강화 버프와 버서커, 체력 회복, 가속 등의 마법을 조합한 거다. 그 인첸트(Inchant)가 ‘초보자의 역작’을 ‘전설’ 등급으로 턱걸이시 킨 거다.

“다행이야.”

연우는 이후로도 매일같이 대장 간에 출입하며 업적을 세우기 위 해 노력했다. 중간에 사냥과 농장 관리. 그리고 이종교배를 하며 1 의 잠재 능력치를 얻기 위해 노력 했다.

그리고 보름 정도가 지났을 때.

-잠재 능력치가 1 올랐습니다.

-동화율이 99%까지 올랐습니 다.

-‘남은 시간’이 사라졌습니다.

-잠재 능력치 16개가 남았습니 다.

이제 16개의 잠재 능력치를 올 리고 일곱 번째 스킬을 마스터하 는 것만 남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