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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편_ 요정의 집(1) (56/207)

제65편_ 요정의 집(1)

다행히 미래 예지 스킬 북까지 만들 수 있었다.

총 33개의 스킬 북을 하나씩 만들어 뒀다. 마음 같아선 두 개 씩 만들고 싶었지만, 한 사람이 하나를 만들면 며칠은 쉬어 줘야 한다.

스킬 북 복제 아이템을 이용해 복제는 가능하지만, 원본보다 성 능이 달릴 수밖에 없었다.

[스킬 북 : 미래 예지(특수)]

설명 : 단편적인 미래를 보여 주는 스킬이다. 하지만 스킬 사용 은 아주 간헐적이며 비연속적이 다.

(단, 전투 스킬을 전혀 익히지 않은 얼티밋(Ultimate) 등급의 관 망(觀望) 스킬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조건이 까다로운 스킬이다.

연우는 당연히 익히지 못한다.

하지만 그 조건에 맞는 존재를 한 명 알고 있었다.

‘므깃도 안의 엘프 족장 호르드 란.’

그는 전투 스킬이 없었으며, 얼 티밋 등급 관망 스킬인 ‘진실의 눈’을 가지고 있다. 연우가 봤던 미래 예지 사용자보다는 훨씬 효 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거다.

‘일단, 호르드란에게 줘야겠어.’

누가 배우느냐는 중요하지 않 다. 만약, 그가 무언갈 보고 연우 에게 알려 준다면 듣는다.

멸망이 기다리면 연우가 막을 거다.

그게 전부다.

더 원하는 건 없다.

“다른 것도 쓸 만하겠지.”

세뇌, 폭발, 속성, 공간, 속도, 가속, 실드 둥둥. 많은 능력이 있 다. 하지만 굳이 쓰고 싶은 건 없 다. 마법이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모두 커버되는 것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연우가 처음에 실험 삼 아 배웠던 스킬은 쓸 만할 것 같 았다.

이자젤은 홀로 요정의 집을 찾 았다.

이미 마법을 마스터한 이자젤에 게 어려울 건 없었다. 물론, 요정 의 집은 마법만으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자젤은 엘프다.

“여기쯤인 것 같은데.”

넓은 숲이다. 평야에 무성하게 뻗은 나무들. 마력에 의한 자연의 향기가 짙게 풍긴다. 숲이 요정을 불렀고 요정이 숲을 유지하며 살 았을 거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요정이 납 치 당했다.

“잘 회복하겠지?”

경매에 팔려와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은 요정은 연우의 므깃 도 안에 들어가 있다. 그곳의 엘 프 동료들이 돌봐 주고 있을 테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순간 진한 불쾌감이 살갗을 스 치고 지나갔다.

이자젤은 몸을 숨겼다.

“이 근처야. 내가 여기서 요정 을 잡았다니까.”

“여기 맞아? 며칠이나 여길 돌 고 있는데, 코빼기도 안 보이잖 아?”

“당연히 찾기 어렵지. 내가 그 걸로 얼마를 벌었는데?”

사용자였다. 미국의 한 길드로 보였는데, 인원수만 수백 명이 넘 어가는 대규모 탐색 작업 중이었 다.

“하긴, 잡기 힘드니까 비싸겠 지.”

그들은 계속 숲을 탐색했다.

이자젤은 그 모습에 차가운 숨 을 내뱉었다.

성질 같아선 그 경매장을 소멸 시켜 버렸을 거다. 하지만 연우를 보고 참았다. 그는 이자젤에게 그 만큼 소중한 사람이니까.

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미안, 연우.’

경매로 팔린다는 것. 그 아픔을 이자젤은 너무나 잘 알았다.

아스가르드라는 건 게임이다. 하지만 그들에겐 설정이 있고 그 역사를 실제처럼 기억한다. 오랜 시간 살아온 엘프에게도 적용되는 말이었다.

‘충분히 참았어.’

이자젤은 경매장에 있는 사람들 은 직접적인 죄가 없는 사람들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에 있 는 사람은 다르다. 요정을 찾고 있었고 순수하고 착한 그들을 물 건으로, 돈으로만 보고 있었다.

화악.

이자젤은 기세를 뿜기 시작했 다.

더는 숨지 않는다.

그리고 죽인다.

이자젤의 눈이 붉게 타올랐다.

붉은 숲의 일족. 그 분노가 미 국 땅에 떨어졌다.

콰아아앙!

연우와 이자젤은 농장에 도착했 다.

“생각보다 좀 길어졌어.”

“그러니까. 역시 농장이 좋아.”

연우는 기지개를 켰고 이자젤은 그대로 누워 잔디에 코를 킁킁댔 다. 멀리서 댕댕이와 검둥이. 후 름과 리젤이 마중을 나왔다.

역시 집이 최고다.

멀리서 수이니가 앞치마를 매고 국자를 흔들었다. 매번 보는 장면 이지만, 항상 정겹다.

블랙 카우 등 위에서 서서 냉장 고 바지를 입었음에도 얼굴과 비 율에서 빛이 나는 헤르메스가 인 사한다. 마침 옆에서 새참을 먹고 있던 요섭도 마찬가지다.

“으아아. 좋다!”

다시는 해외에 나가지 말아야겠 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연우는 농장 체질이었다.

“혜영은?”

“잠시 집에 다녀온다고 했어요.”

연우는 문득 혜영에게서 부재중 통화가 왔던 걸 기억했다.

‘별일 없겠지.’

연우는 금방 잊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수이니의 요리다.

“ 배고파!”

“빨리 와! 다 됐으니까.”

“역시 센스쟁이!”

식당에 도착하자 수이니가 상다 리가 부러질 정도로 거하게 식사 를 준비해 놨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바로 앉아서 수저를 들었다.

돼지김치찌개의 국물을 살짝 떠 먹는다. 매콤하면서 얼큰한 맛. 젓가락으로 집은 두툼한 돼지는 비계와 살이 적절하게 섞여 있었 다. 흰밥이랑 같이 먹으면 최고다.

“으으! 좋아!”

절로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게 바로 집이다.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더니, 며 칠 미국에 갔었다고 너무 질려 버 렸다.

“맛있어! 역시 수이니 최고!”

이자젤이었다. 서로 누가 먼저 먹고 말고 할 게 없다. 그냥 먹으 면 되는 거다.

음식을 앞에 두고 딴짓을 하는 게 죄다.

리젤이 웃으며 차가운 소주를 흔들었다. 깊은 소용돌이가 생기 며 빠르게 섞인다.

따다닥.

한 번에 뚜껑을 연 리젤이 연우 의 잔부터 채웠다.

“땡큐.”

“저도 한잔 부탁해요.”

리젤도 슬슬 적응하는 모양이었 다. 점점 말수도 늘어나고 편해지 고 있었다.

“수이니도 앉고, 후름도 앉고. 어서 먹자.”

“좋지. 어서 먹자.”

그 와중에 이자젤은 댕댕이와 검둥이를 챙긴다. 강아지는 사람 이 먹는 자극적인 음식을 주면 안 된다고 하지만, 이 둘은 마왕이다.

아다만티움을 줘도 씹어 먹을 거다.

집밥. 그리고 소주.

연우는 집에 온 걸 확실하게 체 감할 수 있었다.

오늘도 행복한 밤이었다.

결국, 그대로 밤새 달리고 자 버렸다.

“역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 루는 나. 대단해.”

“미친.”

연우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혜영이었다. 하긴, 농장에서 연 우에게 대놓고 욕할 사람은 혜영 밖에는 없다.

“집에 다녀온 거야?”

“응, 이것저것 정리할 게 있으 니까. 원룸이나 직장이나. 생각해 보니까. 나 직장도 안 그만두고 던전 들어갔던 거 아냐?”

“와, 완전 민폐녀 됐겠네.”

“어쩌다 보니. 그래서 납치당했 었다고 했어.”

“흐흐. 거짓말은 아니네.”

“무슨 개구라냐고 묻길래, 7단 계 사용자 됐다고 말해 줬지. 마 법 몇 개랑.”

“그러니까?”

“난 사람이 그렇게 빠른 태세 전환이 가능할 줄 몰랐다. 그런 건 우르디만 가능한 줄 알았는 데.”

우르디라는 건 어떤 게임 속 캐 릭터다. 스킬 중 태세 전환이라는 게 있는데, 그게 무지하게 빠르다 고 해서 사람들은 ‘우르디급 태세 전환’이라는 말을 쓰곤 한다.

연우는 혜영과 편하게 얘기하며 웃었다. 역시 다른 식구보다는 친 구인 혜영이 편하고 재미있긴 하 다.

“근데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나 이것저것 일이 있어서. 들 어가서 좀 쉬어.”

혜영은 방금 들어온 옷차림이었 다.

역시 옷이 날개랄까. 농장에서 편하게 입고 다니는 것보다는 훨 씬 예뻐 보였다. 특히, 환골탈태 와 여러 영약으로 떡칠된 미모도 한몫했다.

연우는 더 있겠다는 혜영을 들 여보내고 마령석을 꺼냈다.

총 23개를 낙찰받았다.

“헤맨.”

“네, 주인님.”

옆에서 볼 사람이 필요했다. 포 클래스 헤맨이면 충분히 도움이 된다.

연우는 별말 없이 마령석을 삼 켰다.

-잠재 능력치가 1 올랐습니다.

-잠재 능력치가 1 올랐습니다.

-잠재 능력치가 1 올랐습니다.

“23개에 3개라.”

아쉬웠다. 목표치엔 3개가 부족 하다. 하지만 벌써 동화율은 70% 를 넘기고 있었고, 투 클래스 마 스터가 됐다. 며칠 후면 90%를 넘기고 식스 클래스 마스터를 달 성할 거다.

그 전에 잠재 능력치 3개를 채 우고 싶었다.

“대장장이 스킬을 배워야겠어.”

며칠 내내 대장장이 스킬을 급 속으로 올려서 관련 업적을 세우 면 잠재 능력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아무래도 괜찮은 스승 도 있고.”

스킬 북은 많다. 어제 얻은 특 수 능력도 있고 아스가르드에서 구했던 것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쓰리 클래스 마스터의 스승이 있는 대장장이 스킬이 낫 다.

“주인님.”

“응?”

“농장에 요정의 집을 설치하는 것도 잠재 능력치를 노려볼 수 있 을 것 같습니다.

“오호. 빙고!”

맞는 말이다.

요정은 회귀하고 농장에 들이기 도 어렵다. 지금은 헤맨도 있고 세 엘프가 있으니 못할 것도 없 다.

특히, 어제 이자젤이 데려온 요 정들과 요정의 집이 므깃도에 있 다. 연우가 조금만 작업한다면 쉽 게 설치할 수 있다.

“그럼 그것부터 하자.”

이제 시간이 없어서 미루는 것 도 할 수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잠재 능력치를 얻고 동화율을 채워야 했다.

연우는 바로 시작했다.

“헤맨, 므깃도에서 요정의 집을 그대로 옮겨 줘.”

“알겠습니다. 어디로 할까요?”

“저쪽. 카페 옆으로 하자.”

공간 왜곡을 이용하면 밖에서 보이지 않으면서 농장 전체를 요 정의 축복 범위에 넣을 수 있을 거다. 그게 필요해서 요정의 집을 놓는 건 아니지만, 이왕에 들어서 는 건데 같이 적용되면 좋다는 생 각이었다.

[요정의 축복]

설명 : 요정의 집 근처의 모든 생명체는 요정의 축복을 받는다. ‘행운’과 ‘생명’의 축복으로 요정 의 수와 요정의 집 규모에 따라 범위와 축복 수준이 달라진다.

현재 농장엔 게헨나르와 반도 나무에서 나오는 마력, 최상급 마 력석으로 업그레이드한 마력 발전 기에서 충분한 버프를 받고 있다.

므깃도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좋은 환경이라는 거다.

여기서 요정의 집을 설치하고 숲을 조성하는 스텀프를 산에 푼 다. 거기에 물의 요정이라는 마릴 까지 강에 풀면 이곳은 한층 더 좋아질 거다.

‘이러다가 현실판 므깃도가 되 는 거 아니야?’

연우는 직접 카페로 올라갔다.

“연우, 벌써 나왔네.”

“일해야지. 여기에 요정의 집을 만들어 줄 거야.”

“오! 진짜?”

어제 술을 먹으면서 많은 이야 기를 했다. 그중엔 녹튼의 이야기 도 있었고 이자젤이 미국 땅 일부 를 소멸시켜 버린 것도 있었다.

연우도 별말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통쾌했다.

“나도 도와줄게!”

후름도 엘프다. 요정과는 아주 사이가 좋다.

연우는 카페 뒤쪽. 살짝 걸어 올라가면 나무 때문에 시야가 가 려지는 정도에 길을 냈다. 한층 더 성장한 노움이 바위와 흙을 다 졌다.

이젠 다른 걸 깔지 않아도 자연 스러운 계단이 된다.

“여기다 옮기자.”

요정의 집은 참 신비롭다. 작은 연못과 나무와 풀이 무성한 곳이 하나의 마을로 바뀌는 거다. 요정 이 들어서면 연못은 빛을 뿜고 나 무는 집이 된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꽃이 피 고 열매가 맺히며 요정이 눈물을 흘리면 밤하늘을 비추는 은하수가 되는 거다.

연우가 할 일은 공간 왜곡으로 장소를 만들어 주는 것.

“문패도 걸어야겠다.”

[요정의 집 입구].

블러드 우드에 글자를 새겼다. 어차피 연우나 엘프 정도가 아니 면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 요정 의 집이라는 특성도 있지만, 헤맨 이 도운 마법이라 더 그렇다.

-[요정의 집]을 만들었습니다.

-요정이 필요합니다.

시스템 문구가 떠오른다. 이것 도 게임 시스템의 일부가 되는 모 양이다.

“헤맨, 요정 데려와.”

“알겠습니다.”

연우가 므깃도를 열었고 헤맨이 쑥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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