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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편_ 느와 이그녹튼 (noirEglantine) (2) (55/207)

제64편_ 느와 이그녹튼 (noir

Eglantine) (2)

이진철은 연우에게 연락을 취했 다.

녹튼의 해서웨이와 미국 지부 협회장 스미스를 연우가 만나 봤 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자신 에게 보여 줬던 힘을 보여 준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 다.

‘저도 연우 님께서 한 번 만나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왜죠?’

‘이 둘은 세계의 세력을 양분하 는, 그러니까 지구에서 가장 큰 세력의 대리자를 맡고 있다고 생 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아하,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 다.’

‘에? 저는 아직 다 애기한 게……

‘이자젤! 아, 잠시만요. 일단, 제가 한 번 만나 볼게요. 자리만 잡아 주세요.’

뚜 뚜 뚜.

그렇게 전화가 끊겼다.

“음. 어쩌지.”

당연하게도 연우를 걱정하는 게 아니다.

스미스와 해서웨이를 걱정하는 거다. 조금이라도 실수한다면? 연 우가 어떤 목적이 있어서 이 일을 벌인 거라면? 그리고 그 일의 회 생자가 스미스와 해서웨이라면.

하지만 지금 진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녹튼의 해서웨이를 어떻게 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 전부였다.

“둘 정도만 만나게 해 주면 되 겠지.”

뒷일은 연우가 알아서 할 거다.

이번 일로 연우와 이진철의 행 동반경이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 이었다.

연우는 바로 앞에 앉은 스미스 를 봤다.

그래도 협회장 이진철과 안면이 있어서 먼저 보게 된 거다.

“안녕하세요. 또 보네요.”

연우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얼 굴을 내민 사람이다. 물론, 연우 가 아닌 이진철을 마중 나온 거겠 지만, 연우에게 은근히 귀화를 권 하는 말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땐, 왜 귀화를 권했나요?”

“하하하. 진철이 그렇게 공손한 모습은 본 적이 없습니다. 감이 좋고 처신이 빠른 이진철의 그런 행동은 내게 확신을 심어 줬죠.”

“왜 만나자고 했죠?”

“당연히 욕심이 나서죠.”

“아이템이?”

“아뇨. 당신이요. 그런 아이템을 가지고 진철이 공손하게 여기며, 제 앞에서 이렇게 당당한 당신을 요.”

“고작 그게 다예요?”

“고작이 아니라, 확신입니다. 혹 시 정말로 귀화할 생각은 없습니 까? 제가 해 줄 수 있는 건 다 해 드리겠습니다. 땅, 집, 돈, 면세. 잘하면 치외법권까지 드릴 수 있 을 겁니다.”

“오호. 상당히 파격적이네요.”

연우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 능력을 얻기 전의 연우라면. 이런 대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나 알았을까? 그런데 지금은 이런 얘 기를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다.

“전 일단은 한국이 좋아서요.”

“그럼 국적만 받는 법도 있습니 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한국이 이중국적이 안 되면 영구 영주권 이라도 드리겠습니다.”

“많이 양보하시네요.”

“별걸요. 사실 더 드리고 싶어 도 받지 않을 거 같아서요.”

연우는 활짝 웃었다.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아서였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 으로 갈 일은 없을 거다.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스미스는 더 묻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아, 낙찰받은 아이 템은 잘 쓰겠습니다. 혹시, 또 올 리실 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수수료 면제는 제 선에서 가능하 니까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죠?”

궁금했다. 연우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얻는 것도 없는데 이렇 게까지 하는 이유가.

“…… 진철이 그러더군요. 욕심 을 부려도 선은 넘지 말라고요. 친구로서 하는 조언이랍니다.”

“협회장을 믿는군요.”

“제 와이프 다음으로 믿는 사람 이 진철입니다. 그런 친구가 연우 씨를 믿는 거고요.”

스미스와의 대화는 여기까지였 다.

역시 좋은 사람 곁엔 좋은 사람 이 있는 법이다. 이진철과 스미스 가 그랬고 한국 지부 간부들이 그 랬다.

“나쁘지 않네.”

다음으로는 녹튼이라는 단체의 해서 웨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백발의 미녀다. 저렇게 하얀색 이 나온 머릿결은 처음 본다.

“일단, 소개하겠습니다.”

녹튼이라는 곳에 대해서 말을 꺼냈다.

한마디로 기업이라고 했다. 사 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인류의 적인 몬스터를 막기 위해 움직인 다고 했다.

“그래서 저를 영입하고 싶다고 요?”

“네, 그런 아이템을 만들 수 있 는 게 맞나요?”

해서웨이는 그렇게 오해했다.

한국 지부 이진철과 스미스의 만남. 희귀한 아이템의 무더기 경 매 출현. 그리고 이진철의 전용기 를 타고 온 신연우라는 사용자.

뒷조사도 마쳤다.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35억이라는 돈을 벌어 땅을 사고 귀농했다. 한국 경매장에 올라온 특이한 장비, 이진철을 만난 일. 거기에 이 수상한 자에 대한 자료 가 몽땅 사라진 것까지.

이상한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 다.

‘도대체 정체가 뭐지?’

게다가 스미스가 이 방에서 웃 으며 나갔다.

무언가 만족스러운 걸 얻었다는 것처럼.

“뭐, 그렇기도 하죠.”

못 만들 것도 없긴 하다. 대장 장이야 배우면 되고 마법 물품이 야 지금 당장에라도 만들 수 있으 니까.

“연봉 100만 달러. 제작에 관련 된 모든 재료를 구해 드리겠습니 다. 거기에 판매 금액에서도 떼 가는 건 없습니다.”

“그럼 그쪽은 뭘 얻는 거죠?”

“유통만 맡겨 주세요.”

그 말과 동시에 [호감]이라는 감정이 생성된다. 마력. 아니, 마 력과는 다른 향기가 풍긴다.

“유통이 라.”

“네, 동시에 레이드를 한다면 무상으로 지원해 드리고 집과 차 는 당연히 제공입니다. 또……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연우는 그 생각과 동시에 또 다 른 에너지를 느꼈다.

[매혹].

정신 세뇌 마법이다. 아니, 마 법과는 달랐다. 높은 수준의 세뇌 능력.

‘특수 직업인 건가?’

기분이 나쁘다? 그런 건 없다. 어린아이가 옆에서 장난감 칼로 툭 친다고 해도 기분이 좋진 않겠 지만, 이건 어린아이가 욕망을 가 지고 쳐다보는 것에 불과하니까.

‘사용자의 특수 직업을 스킬 북 으로 만들 수 있을까?’

연우가 가진 스킬 북을 일반 사 람이 익힐 수 있다. 그건 이미 연 지, 연호를 통해 증명됐으니까.

하지만 역으로 스킬 북을 만드 는 건?

‘시도해 볼 만하네.’

“어 떠십니까?”

해서웨이는 자신만만하게 웃었 다.

“일단 거절하죠.”

“네?”

해서웨이가 당황하는 게 보인 다.

그녀의 눈엔 연우가 원 클래스 마스터가 안 돼 보일 거다. 실제 로도 그랬고. 그러니 세뇌가 통하 지 않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처음 본 사람한테, 세뇌를 거 는 것도 기분이 좋진 않고 어디에 속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어, 어떻게……

해서웨이는 믿을 수가 없었다.

스미스나 이진철도 모르는 해서 웨이의 두 번째 능력이다. 특수 직업인 만큼 마력도 사용하지 않 기에 특수한 감지 능력이 없고서 는 알아챌 수 없는 거다.

‘혹시 뭐가 있나?’

해서웨이는 연우라는 이에게 느 껴지는 힘을 보고 전투 능력이 메 인인데, 보조로 제작 관련 능력이 있는 줄 알았다.

“역으로 제가 거래를 제안하죠.”

“네?”

“그 능력, 한 번만 복제하겠습 니다.”

“…… 그게 무슨.”

연우는 씨익 웃었다.

“아, 그 대가로 이자젤과 저를 감시하기 위해 매복했던 사용자들 을 살려 주죠.”

할 말이 있을 턱이 없었다.

연우는 그 자리에서 헤맨을 불 렀다.

“네, 주인님.”

쏴아.

거대한 기운이 방 안을 채웠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헤 맨이 장난을 친 거다. 연우도 그 장단을 맞춰 줬다.

“헤맨, 적당히 해.”

“아, 죄송합니다. 실수로 그만.”

포 클래스 마스터의 기세를 그 대로 뿜은 거다. 물론, 포 클래스 인지 쓰리 클래스 마스터인지 알 수는 없었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안 그 래도 창백했던 해서웨이의 얼굴을 아예 새하얗게 만들어 버렸으니 까. 이미 전신이 굳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하에 암살자 3명과 천장에 2 명. 이자젤님 근처에 있던 8명의 암살자는 어떡할까요?”

연우는 헤맨의 말에 웃으며 해 서웨이를 바라봤다.

“뭐, 뭐든 하겠습니다!”

해서웨이가 급하게 소리쳤다.

“헤맨, 스킬 북 만들자.”

“네, 알겠습니다.”

이들을 만난 이유는 지구를 양 분한다는 세력의 대리자가 어떤지 보기 위해서였다.

연우는 게임에서 절대자였다.

현실의 절대자와 전혀 같을 수 가 없었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놀면서 했던 거고 더 재미있게 하 려는 게 전부였다.

그렇다면 현실에선?

궁금했다. 그리고 조금은 기대 했다. 대리자라고 하는 걸 보니 진짜 수장은 아니지만, 꽤 강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뭐, 없잖아.’

정말 별것 없었다.

고작해야 투 클래스 마스터가 되지 못했고, 헤맨의 존재감만으 로 정신이 이미 무너졌다. 세뇌라 는 능력? 연우의 스킬 특성 때문 인지 통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복제만 된다면 쓸 만하 겠네.’

마음 같아선 이들 뒤에 있는 현 실의 절대자를 만나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귀찮았고 기대도 사라졌 다.

그게 전부다.

“조금 편하게 다녀도 되겠네.”

안 그래도 농장을 운영하면서 눈치 본 적은 없지만, 앞으로는 더 격하게 눈치 보지 않고 움직여 도 될 것 같았다.

연우는 해서웨이를 데리고 몇 군데를 움직이기로 했다.

느와 이그녹튼(noir eglantine).

전 세계에 뻗어 있는 세력이다. 사용자의 힘, 권력, 금력 등등.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단연코 세계 최강의 세력 중 하나다.

그런데 그 단체에 비상이 걸렸 다.

대외적인 녹튼의 대리자를 맡은 해서웨이가 인질이 돼 버린 것이 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해 서웨이는 곧 투 클래스 마스터야. 하나는 검사에 하나는 특수 능력 이라고!”

“하, 하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지금 미국 전 지역 녹튼 분실에 해서웨이가 미상의 남성이랑 방문 했다는 보고입니다.”

“전 지역에?”

“네, 총 32개 분실입니다.”

“…… 지금 나랑 장난해?”

말이 될 리가 없었다.

전문적인 공간 관련 사용자라면 모른다. 아니, 그런 사용자도 불 가능한 일이다. 미국 전 지역? 끝 에서 끝. 한 번 가는 것만으로도 탈진해 며칠은 일어나지 못할 거 다.

“어? 그뿐이 아닙니다! 유럽에 서도 해서웨이가 나타났습니다!”

“어디? 어딘데!”

“그, 그게…… 여깁니다! 저희 본부입니다!”

그때, 문 앞에서 누군가 등장했 다.

녹튼 본부 통제실장 가브리엘의 눈이 찢어졌다.

“해, 해서웨이?”

여긴 프랑스다. 미국에서 여기 까지는 대략 7,500km가 떨어져 있다. 이 거리를 그새?

게다가 해서웨이 옆에 있는 남 자.

분명 그렇게 강하지 않다.

그런데, 그 옆에 작은 요정?

“커, 커헉!”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그냥 쳐 다만 봤을 뿐이었다. 억지로 기세 를 일으키는 것도 아니고 존재감 일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압도적이다.

가브리엘은 지금까지 많은 강자 를 봤다.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해도 투 클래스 마스터. 가브리엘과 몇 몇 만 아는 더 강한 기인도 있었 다.

하지만 그들도 이 앞의 요정만 큼 강하진 못했다.

“잠시 들렀어요. 녹튼에서 잘못 한 게 있으니, 배상금을 받는 거 랍니다. 혹시 오해하지 말라고 일 부러 찾아왔어요.”

연우는 그렇게 말했다.

해서웨이는 이미 얼굴이 창백하 게 질렸다. 초장거리 워프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거기에 가 늠조차 되지 않는 강력한 요정과 한 공간에 있으니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여기에 미래를 예지하는 사용 자가 있다는데, 맞아요?”

연우는 씨익 웃으며 물었다.

연우는 벌써 32개의 특수 직업 의 스킬 북을 만들었다. 실험 삼 아 하나를 배웠다.

‘만들 수 있고, 배울 수도 있 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효율이나 여타 요구 조건은 천 천히 알아보면 된다.

미래 예지, 사실 그걸 배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반드시 배우 고 싶은 생각도 없고 말이다. 그 래도 이참에 스킬 북 하나 만들어 놓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자젤은 요정의 집을 찾고 있 을 테니까.’

이 스킬까지만 복제하고 돌아가 면 시간이 맞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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