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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편_ 느와 이그녹튼 (noir6glantine)(l) (54/207)

제63편_ 느와 이그녹튼 (noir

6glantine)(l)

연우는 이자젤과 몬스터 경매장 에 왔다.

몬스터는 많았다. 생포한 몬스 터부터 사체들까지.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데?”

“그러게. 한국에서 못 보던 몬 스터가 많네.”

한반도와 미국에 출현하는 몬스 터의 종류가 많이 달랐다. 같은 종류도 있고 비슷하면서 속성이나 특징이 다른 것도 많았다.

“몇 개 사 봐야겠어.”

농장에 직접 키울 수 있는 몬스 터.

보온에 탁월하며 질기면서 부드 러운 털을 가진 양과 몬스터 ‘메 리쉽’, 숲을 조성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스텀프’, 가뭄과 홍 수를 조율하는 ‘마릴’이라는 정령 까지.

레이드에 사용할 수 있는 몬스 터.

일회용이지만 강한 몬스터에게 던지면 시야를 가릴 수 있는 점액 질의 몬스터 ‘블라인드’, 오염된 하수도에서 발견된 독 속성 몬스 터 ‘리퀴드 포이즌’, 몬스터가 좋 아하는 ‘맛’을 가진 기생충 몬스터 ‘골데’까지.

보관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조차 신기할 정도로. 다양하고 특이한 몬스터가 있었다.

이자젤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 다.

“요정?”

작은 몸과 가녀린 날개. 주변에 뿌리는 순수한 마력에 뚝뚝 흘리 는 요정의 눈물. 바닥에 떨어져 부서지는 걸 막고 모으기 위한 마 법진까지.

쏴아.

이자젤은 살기를 뿜었다.

요정이란, 숲의 수호자다.

엘프는 특히 요정과 친했고 저 런 식으로 가둬 놓고 가축처럼 사 육한다는 것 자체가 분노를 살 만 했다.

“이자젤 진정해.”

이미 경매장 안은 싸늘하게 굳 어졌다. 강대한 살기다. 보통 사 람은 심장마비로 즉사할 수 있고 원 클래스 아래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으며, 투 클래스 마스터까지 고개를 돌리지 못할 정도의 살기.

다행히 그들에게 직접 쏘아진 게 아니라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 다.

연우가 손을 저어 공간을 차단 했고 다른 이들이 이쪽을 보지 못 하도록 했다.

“내가 구해 줄게.”

“…… 반드시.”

이자젤이 제 성격 같았으면 이 곳을 모두 태워 버렸을 거다. 아 스가르드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으 니까.

그때는 요정이 아니라 엘프를 노예로 쓰려고 했던 노예상이었는 데, 그 노예상이 있는 도시 전체 를 박살 냈었다. 죄 없는 피해자 가 생기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 는 게 이자젤이다.

연우가 다독일 필요가 있었다.

“숲의 요정이네, 근처에 요정의 집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고 모두 구해 오자.”

요정은 숲 속에 결계를 치고 산 다.

웬만한 마법사가 아니면 평생 보기도 힘든 게 요정이다. 그런 요정 한 마리가 잡혔다는 건 요정 의 집이 발견될 수도 있다는 거 다.

저 눈물을 모으는 걸 보니, 저 들은 미국 전체를 뒤져서라도 찾 아낼 거다.

“입찰하자.”

“…… 알겠어.”

연우를 봐서 참는 거다. 사는 세상이 바뀐 것도 영향을 줬다.

몬스터 경매가 시작됐다.

“첫 번째 경매 시작합니다. 메 리쉽이라는 양과 몬스터. 사육할 수만 있다면. 아니, 한 마리만 우 리에 넣고 털만 수확할 수 있다면 1년에 1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메리쉽의 털은 가공하기에 따라서 고급 장비 제작에 또는 최고급 옷 감으로 쓰일 수도……

경매 진행자는 모두가 보는 앞 에서 맛깔나게 설명하며 구매 욕 구를 자극했다.

“한 마리 살까.”

“사려면 두 마리는 사야지.”

“그럼 한 다섯 마리 살까.”

총 나온 게 다섯 마리였다. 번 식을 위해선 5마리 정도면 충분 하다. 보통 농장이 아닌, 므깃도 에서 키울 거니까.

“메리쉽, 시작가는 100만 달러 부터입니다!”

1년을 키우면 12억 매출. 하지 만 몬스터를 키우는 게 쉬울 리 없다. 아무리 초식형 몬스터라고 하지만, 마력 공급이 가능한 필드 가 있어야 하고 4단계 정도 몬스 터인 만큼 위험할 수 있다.

또 먹이는 어떤가.

상상 이상으로 먹어 댈 거다.

“110만 달러!”

누군가 외쳤다. 그도 농장 같은 걸 운영하는지, 옷차림이 아주 편 해 보였다.

“120만 달러!”

“130만 달러!”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다.

연우는 기다리는 게 귀찮았다.

“200만 달러!”

“…… 200만 달러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있을 리 없었다. 게다가 남은 네 마리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들만의 착각이었다.

“200만 달러.”

“200만 달러.”

연우는 남겨 둘 생각이 없었으 니까.

스텀프도 하나 구매할 생각이었 다. 한국에선 저런 몬스터를 본 적 없다. 아스가르드에서도 마찬 가지다. 있을 순 있지만, 마주친 적도 따로 없고 키워 본 적도 없 다.

므깃도에서 키우면 얼마나 잘 클지 궁금했다.

그래도 이건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시작가는 50만 달러. 연우는 10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요정이 다.”

작고 귀여운 요정이다.

인간을 좋아하고 애교도 많은 종족. 마법과 정령술에 능하고 강 하지만, 온순하고 착한 종족이다.

“요정입니다. 지금 흘리는 이 보석이 보이십니까? 요정의 눈물 이라는 보석. 이건 소유한 것만으 로도 기분을 좋게 하고 행운을 준 다고 합니다.”

연우는 고개를 저었다.

저들은 요정의 눈물이 가진 힘 을 모른다.

특히, 슬프고 고통스러울 때 흘 리는 눈물은 행운이 아니라 저주 다. 평생 써야 할 운을 억지로 끌 어다 쓴다. 그런데 그게 100이 있 으면 1만 쓰고 고갈된다는 게 문 제다.

그 후엔 지독한 불운이 시작된 다.

기분이 좋아지는 건 행운을 끌 어다 쓸 때까지 소유하게 유도하 기 위한 장치.

연우는 제대로 된 요정의 눈물

을 안다.

[요정의 눈물(행운)]

설명 : 장로급 요정이 행복에 젖어 흘린 눈물. 선천적으로 운이 없는 사람이라도 큰 행운을 가져 다주며 병과 사고를 막아 무병장 수하게 해 준다.

“저렇게 부서지고 거친 눈물은 지독한 불운을 가져다줄 텐데.”

“잘됐지 뭐.”

이자젤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었다. 참기는 하지만 마음에 들 지는 않는다는 거다.

그때, 경매 진행자가 소리쳤다.

“시작가 1,000만 달러!”

연우는 얼마나 올라가는지 지켜 봤다.

“1,200만 달러!”

“1,500만 달러!”

“2,000만 달러.”

생각보다 가격이 빠르게 오른 다.

연우는 호기심에 구글링을 해 봤다.

“역시, 그냥 올라갈 리가 없지.”

기사가 주르륵 나왔다. 요정의 눈물을 소유한 사람이 ‘수퍼볼’에 당첨되고 주식 대박이 나며 불치 병까지 치료됐다는 기사다.

기사에 나온 요정의 눈물은 진 짜일 수도 있었다.

연우는 입찰했다.

“1억 달러.”

원화로 1,200억 정도. 연우에게 요정이 쓸모 있을 리는 없다. 하 지만 이자젤을 위해서라도 구해야 하고 연우도 요정을 좋아한다.

게다가 요정의 집을 농장으로 가져올 생각이다.

“1, 1억 달러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요정은 그렇게 연우에게 낙찰됐 다.

전쟁이라는 게 그렇지만, 수많 은 이념 사이에 누가 옳고 옳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중에 정의와 사용자의 성장을 위해 노력한 게 세계사용자협회.

‘사용자는 일반인을 위해 싸울 의무가 있고 회생한 만큼 보상을 가질 권리가 있다.’

그게 그들의 모토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 각할 수는 없는 거다.

세계사용자협회가 강한 힘을 지 니게 되고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 으며 양지로 올라왔지만, 반대되 는 이념을 가진 단체는 음지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중 대표적인 단체가 ‘느와 이 그녹튼(noir Eglantine)’이라는 곳. 검은 들장미. 혹은 검은 찔레꽃이 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다.

약칭은 녹튼.

‘세계는 곧 몬스터에 의해 멸망 한다. 사용자는 빠르게 성장할 의 무가 있으며 일반인의 회생은 불 가피 하다.’

이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소문엔 미래 예지를 할 수 있는 사용자가 존재한다고 하지만, 확 인된 바는 없다.

문제는 녹튼에서 범죄를 저지르 고 살인에 거리낌이 없으며 세계 적인 테러 단체로 알려졌다는 거 다. 그것도 100% 사실인지는 알 수 없었다.

원래 언론이라는 게 힘 있는 자 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거니까 말 이다.

“스미스, 오랜만이군.”

미국 지부 협회장 스미스는 마 주한 백발의 미녀를 바라봤다.

“이젠 대놓고 다니는군. 녹튼의 수장, 해서웨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위원 회의 개, 협회장 씨. 지금 저는 미국의 민간 군사 기업 블랙로즈 의 정보부장이랍니다.”

둘은 으르렁거렸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났으면 당장 서로를 죽이는 전투가 벌어 졌을 거다.

하지만 서로 이념이 다르다고 이런 자리에서 대놓고 싸울 수는 없었다. 법적으로 처벌할 수도 또 는 공식적으로 내세울 명분도 없 다.

“오늘의 VVIP 경매! 밝혀지지 않았던 히든 경매! 바로 지금! 공 개됩니다!”

미국 협회에서 주관하는 경매 중 히든 경매라는 게 있다.

경매 시작까지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으며, 경매장에서 가 장 특이하고 희귀한 물건을 올리 는 거다. 세계의 거부들은 이 경 매를 위해 직원 한 명을 상주시킨 다.

언제 어느 때 희대의 물건이 나 을지 모르는 거니까.

그리고 오늘. 미국 협회장과 블 랙로즈의 정보부장이 직접 움직였 다는 소식을 듣고 힘 있는 사람들 이 대거 모인 것이다.

“첫 번째 물건은 메모라이즈 충 전석!”

원 클래스 이하 마법 5가지를 마력까지 통째로 저장할 수 있는 물건.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으며, 마력까지 조금씩 회복된다.

위력으로만 보면?

100만 달러짜리 마법 저장 스 크롤 5개 정도를 가지고 다니는 게 나을 수 있다. 수십만 달러짜 리 마력석과 함께라면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는 있을 거 니까.

하지만 이런 물건은 위력만 볼 수 없었다. 최초의 물건이라는 회 귀도. 이건 기술 가치가 어마어마 하다는 걸 뜻한다.

복제만 할 수 있다면? 분석해서 기술력을 향상하고 응용할 수 있 다면? 수백, 수천만 달러는 껌값 이 되는 거다.

“시작가 1,000만 달러부터 시작 합니다.”

히든 경매의 장점 중 하나는 시 작가가 저렴하다는 거다. 하지만 시작가대로 팔릴 리가 없었다.

“5,000만 달러!”

누군가 시작했다.

하지만 정말 시작에 불과했다.

“1억 달러!”

“2억 달러!”

“10억 달러!”

모두 눈치를 본다.

하나같이 거인들이다. 정계, 재 계는 물론이고 숨어 있던 세력의 수장들까지 달려왔다.

이 물건들이 탐나긴 하다. 하지 만 더 중요한 건 미국협회장과 녹 튼의 수장이라고 알려진 둘의 만 남이었다.

둘이 만날 확률? 적다.

둘이 만났는데 싸우지 않고 사 이좋게 앉아서 입찰하고 있는 장 면? 평생이 가도 보지 못할 거라 며 전 재산을 거는 사람들이 넘칠 거다.

뭔가 숨기고 있다.

물건은 연막일 뿐이고 미끼일 뿐이라고.

둘이 얻으려고 경쟁하는 건 더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다. 거인들 은 그걸 찾고 있는 거다. 정보력 은 두 단체에 비해 달리지만, 이 정도 센스와 눈치는 있다.

“12억 달러! 낙찰됐습니다.”

“다음 물건은 힐양을 증폭시켜 주는! 탱커에게 보조 버프를 걸 수 있는, 장비가 가진 옵션으로서 는 최초입니다!”

“마법 검입니다! 공격력을 비율 로, 체력 회복은 기본이고 전체 마력량까지 올려 주는 옵션입니 다.”

단순히 물건은 연막인 줄 알았 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었다.

거인들, 거부들은 눈이 뒤집혀 입찰에 매달렸다.

그때는 깨닫지 못했다.

이건 자신들이 달려들 만한 사 냥감이 아니라고, 콩고물을 얻으 려다 아예 사라지는 수가 있을 거 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세 시간 동안 이어진 히든 경매 는.

총 300억 달러. 한화로 35조가 넘어가는 매출을 올리고 끝을 맺 었다. 물건이 온갖 기사가 돼 전 세계에 퍼졌고 몇몇 매체에 며칠 동안 회자됐지만, 그건 뒷전이었 다. 녹튼의 해서웨이와 협회장 스 미스가 동시에 어디론가 이동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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