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권 23화 (39/207)

- 2권 23화

제48편_ 귀여운 댕댕이!(1)

“그 정도예요? 그런데 저분은 어떻게 7단계까지 올라왔대요.”

“마법으로 올라왔겠죠. 마법 6 단계에 테이머 말고 다른 보조 스 킬 4단계만 돼도 7단계 정도는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물론, 시 험 종목이 1인 레이드가 아니었 을 때…… 겠지만요.”

사용자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 로 연우를 바라봤다.

“다음 몬스터는 같은 트윈 헤드 트롤입니다.”

직원이 알려 주고 뒤로 물러나 고 연우는 시험장 안으로 들어갔 다.

곧 시험이 시작됐다.

키만 3m가 되는 거대한 트윈 헤드 트롤이다. 비록 이찬식에게 무력하게 죽었지만, 원래는 7단계 수준의 몬스터 수위에 드는 강력 한 몬스터.

그런데.

끼잉. 끼이이잉.

어디서 개 앓는 소리가 들렸다.

잔뜩 겁먹은 트롤이 실드가 처 진 시험장 구석으로 기어 들어가 고 있었다.

연우는 급하게 마법을 사용했 다.

펑! 쑤아아아.

연막이다. 시야를 차단하고 마 력까지 차단할 수 있는 4단계 마 법. 공격성이 없어서 낮은 단계에 서도 사용할 수 있다.

‘왜 쫄아?’

연우도 예상하지 못했다. 문득 떠오른 게 있었다.

‘아, 절대자가 2단계로 올랐었 구나.’

[절대자(신화급)]

설명 : ‘절대자’라는 타이틀은 절대로 가볍지 않다. 모든 생명체 위에 선 절대적인 존재이기 때문 이다. 생명체라면 거부할 수 없는 위엄과 하늘에 닿은 기세를 가지 게 된다.

(스킬 트리 : 길들이기 10단계 ? 지배자, 지배자 9단계 + 중재 자 스킬 + 므깃도 = 절대자)

설명에 있지만, 절대자라는 스 킬을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많고 강한 몬스터를 키우며 농 장을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스킬의 영향이 컸다.

물론, 1단계에 겨우 2단계가 된 정도라 눈에 띌 정도로 효과가 없 었지만, 이번처럼 일대일로 마주 한 몬스터에겐 이보다 무서운 게 없을 거다.

연우는 시간을 끌지 않고 빠르 게 끝내기로 했다.

“하긴, 인지 왜곡이 있었지.”

놀라긴 해도 제대로 기억나지도 않고 협회 안에서 다른 정보가 크 게 새어 나가는 일도 없을 거다.

“에라, 모르겠다.”

빨리 끝내고 7단계 라이선스만 받으면 된다.

연우는 마법을 하나 완성했다. 이제 5단계가 된 수준 낮은 마법 이다. 본능적으로 움직였는데, 방 금 본 광경이 있어서 비슷한 게 만들어졌다.

차자자장!

허공에 냉기가 휘몰아치며 얼음 의 창이 생겨났다.

하나의 길쭉한 창이다.

이찬식이라는 사용자가 만들었 던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크다. 어느새 연막이 사라지고 연우와 트롤 그리고 허공에 떠 있는 얼음 의 창을 본 사용자들은 생각했다.

‘저런 무식하게!’

‘저런 것으로 어떻게 가죽을 뚫 겠다고. 바로 반격당하고 실격하 겠네!’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 비슷한 생각이었다.

저 크기가 보통의 얼음의 창이 라 불리는 [아이스 스피에가 맞 다. 하지만 같은 공격이라면 비슷 한 마력이 한없이 작은 부피에 응 축돼야 겨우 트롤의 가죽을 뚫을 수 있다.

하지만 연우의 공격이다.

핑.

바람을 가르는 작은 소리.

남은 연막이 자연스럽게 긴 얼 음의 창을 감싸며 소용돌이를 만 든다. 찰나의 순간, 수천 번의 회 전으로 관통력을 얻은 증거였다.

쿠웅.

거대한 트롤의 두 머리를 한 번 에 관통한 거다.

7단계에 이르는 강력한 몬스터 가 터무니없이 쉽게 죽어 버렸다.

“…… 하, 합격입니다!”

시험을 진행하는 직원이 소리쳤 고 사용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이찬식은 무표정이었던 얼 굴이 처참하게 깨졌다. 최민아만 슬쩍 웃고 있었다.

연우는 냉기가 맺힌 손을 털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 그럼. 다음 시험 시작하겠 습니다.”

애매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아무런 장비도 없이 단 한 번의 마법으로 트윈 헤드 트롤을 잡은 테이머. 사용자들은 어떻게 한번 접근해 보고 싶은 이와 질투와 시 기가 생기는 이로 나뉘었다.

이찬식이라는 사용자는 후자였 다.

하지만 연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서 끝나고 갔으면.’

오늘 먹을 게 많다. 아이스 크 랩도 조금밖에 먹지 못했고 저녁 에 쌍뿔 멧돼지도 먹어야 한다. 차가운 소주와 곁들여서 말이다.

처음과 두 번째 시험이 너무나 쉽게 끝나서 다른 사용자까지 방 심한 건지, 부상자가 속출하고 중 상자까지 생겼다. 결국, 그날 시 험을 통과한 건 이찬식과 신연우 뿐이었다.

죽음의 땅 아프리카.

이진철은 셰이크의 부탁으로 합 류한 원 클래스 마스터의 사용자 들이 보였다. 각 나라에서 최상위 권에 드는 실력자들. 어떤 이는 협회에 소속돼 신분이 공개된 사 용자였고, 이진철이 전혀 모르는 숨겨진 실력자도 있었다.

중요한 건, 셰이크에 의해 이곳 으로 파견됐고 각자 제 몫을 다해 주고 있다는 거다.

그들은 이렇게 모이는 경우가 없었다.

홀로 수많은 몬스터 속에서 무 지막지한 위력을 발휘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에 모을 필요가 없었 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모였다.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둥지’ 때 문이다. 아프리카 중앙에 자리 잡 은 이 둥지는 원 클래스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만 알려져 있 다.

‘겨우 원 클래스 정도가 아니 다.’

이곳까지 오면서 이미 원 클래 스에 다다른 몬스터를 몇 마리나 봤는지 모른다.

필드의 평범한 몬스터가 원 클 래스 마스터다. 그런데 중앙에 있 는 이곳의 몬스터가 원 클래스 마 스터일 거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몇 날 며칠을 아프리카 위험 지 역의 몬스터 토벌을 위해 움직였 다.

실전 경험을 쌓고 실력을 가다 듬으며 셰이크와 인연을 맺기 위 해서. 협회 안에서의 영향력은 물 론이고 투 클래스 마스터를 하기 위해서다.

모든 건 세계 평화를 위해서였 다.

그리고 이곳에 도달했다.

투 클래스 마스터라고 짐작되는 몬스터를 토벌해야 한다.

‘맞아. 내가 봐야 하는 건 헤맨 과 연우 님이다. 당연히 이 정도 는 쉽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해.’

“준비 완료됐습니다.”

어마어마한 전력이다.

원 클래스 마스터만 20명이 넘 는다. 8단계 이상의 사용자가 300명이 모였다. 이 정도면 웬만 한 나라 하나는 쉽게 점령할 수 있을 정도.

그들의 장비도 하나같이 최고가 였다.

한 명당 조 단위는 가뿐할 정도 의 장비. 셰이크가 모두 무상으로 지원해 준 거다.

‘역시 오일 머니의 그릇이란.’

물론, 연우가 준 카이첸의 완드 에 비하면 하잘것없긴 했다.

“시작합니다!”

둥지의 결계를 해제하려는 마법 사들의 움직임이다. 모두 8단계이 면서 마법진과 결계 전문 마법사 들이라 이진철이 움직이는 것보다 낫다.

우우웅! 우우웅!

콰드득. 콰드득.

둥지의 겉면이 벗겨지기 시작한 다. 안에 무엇이 있을진 모른다. 희망으로는 원 클래스 마스터에 투 클래스를 목전에 둔 보스 몬스 터. 예상은 투 클래스 마스터다.

‘그 이상이면?’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 정도면 생각이라는 걸 하지 못하는 새에 이곳에 모든 사용자 가 몰살당할 거다. 아니, 이곳뿐 만이 아니다. 아프리카는 물론이 고 세계 전체가 위험하다.

‘…… 그 농장만 안전하겠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피식 웃었다. 한국 지부 협회장인 이진철도 쓰리 클 래스는 없다고 알고 있다. 이곳에 서 느껴지는 힘도 투 클래스를 넘 지 않는다.

“쓸데없는 걱정만 했군.”

순간, 거대한 기세가 느껴진다.

오금이 저릿하고 살갗이 쓰라릴 정도로 강렬한 살기다.

“기세…… 아니, 마기?”

쿠아아아아!

쓰나미다. 기세의 파도가 20명 의 원 클래스 마스터와 300명의 정예 사용자를 밀어붙인다.

“끄으으. 최소한의 인원만 방어 한다! 나머지는 바로 공격 준비!”

화악

곳곳에서 마법이 시전된다. 만 반의 준비가 끝난 상태였기에 순 식간에 수백 개의 마법이 발동됐 다.

그때였다.

핑.

그 누구도 느끼지 못한 움직임.

보라색의 얇고 긴 가시가 땅에 서 솟았다. 순식간에 100명이 넘 는 정예의 머리에 구멍이 뚫렸고 3명의 원 클래스 마스터가 중상 을 입었다.

그것도 겨우 피한 거다.

이진철은 그제야 볼 수 있었다.

두 개의 무시무시한 뿔. 툭 튀 어나온 입. 시릴 정도로 하얀 송 곳니. 그리고 인간과 같은 형상의 몸. 개를 닮은 기이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가진 힘은 잔잔한 바다를 보는 느낌이었다.

넓고 깊다.

강하고 단단하다.

단번에 30%의 인원이 죽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이들은 그 정도로 당황하고 겁먹을 사용자가 아니었다.

모두 달려들었다.

원 클래스 마스터가 전면에서 방어하고 공격한다. 8단계 이상의 사용자가 원 클래스 마스터를 보 조하고 탱킹한다. 아니, 탱킹이 아닌 희생이다.

이진철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9단계에 오른 마법, 10단계인 마력 지배, 5단계인 육체 지배. 거기에 연우 님이 준 카이첸의 완 드. 그 모든 게 하나가 돼 공격한 다.

하지만 적은 너무나 쉽게 막았 다. 넘볼 수 없는 힘이다. 본능적 인 두려움이 전신을 엄습했다. 몇 몇이 쓰러지는 게 보인다. 정신적 으로 무너진 거다. 하지만 대다수 는 버틴다.

그 정도만으로 용한 거다.

이진철도 당장 무릎을 꿇고 싶 었으니까.

달려들 때마다 몇 명씩 죽었다.

죽고, 달려들고, 버틴다.

또 죽고, 달려들고, 버틴다.

‘악마를 깨워 버렸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투 클래스 마스터라도 이진철이 앞서서 19명의 원 클래스 마스터 와 300명의 8단계 이상의 사용자 라면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저건 마왕이었다.

무지막지한 마기, 말도 안 되는 강함, 지독한 잔인함.

마왕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 었다.

“버텨! 끝까지 버텨야 해!” 모두가 안다. 뒤를 돌아보는 순 간 몰살이다. 그렇다고 버틴다고 답이 있을까? 그것도 모르겠다. 하지만 본능이, 지금까지 전장에 서 보내 왔던 시간이 버티라고 말 한다.

벌써 반수가 넘게 죽었다.

한 나라의 핵미사일급 전력이라 는 원 클래스 마스터도 10명이나 죽었다. 적은 쓰리 클래스 마스터 가 아니다. 하지만 평범한 투 클 래스 마스터도 아니었다.

‘이길 수 없어.’

이진철은 두려웠다.

단순히 죽는 게 두려운 게 아니 었다. 이곳에 모든 사용자가 죽는 것. 아프리카를 넘어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죽는 게 두려웠다.

이 괴물을 막을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신연우 님!’

이진철은 속으로 강렬하게 불렀 다. 그밖에 없다. 이곳에서 외친 게 들릴 리가 없다. 하지만 기대 할 수 있는 건 그밖에 없었다.

피이잉.

마왕의 보랏빛 공격이 이진철의 미간을 향해 날아왔다.

보였다.

하지만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빠 르고 강한 공격이었다. 본능적으 로 수십 개의 실드를 치고 공간을 왜곡해 보지만, 그것마저 뚫는다.

‘피할 수 없다.’

그 공격이 이진철 미간에 닿기 직전이었다.

“…… 어?”

뭔가 이상했다.

이 상태로라면 이진철 자신은 죽었어야 했다. 하지만, 멀쩡했다.

“세상이 멈췄다.”

저 앞에 무시무시한 마왕도, 그 를 공격하는 백 명이 넘는 사용자 들도. 모든 게 멈췄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헤맨, 괜찮은 댕댕이다.”

“괜찮네요. ‘더그르트’, 개과 마 왕입니다.”

“투 클래스에 하나가 8단계. 이 등지에서 조금만 버텼으면 쓰리 클래스 마스터가 되는 건데, 아쉽 네.”

“그러게 말입니다.”

연우와 헤맨이었다.

헤맨은 그렇게 대화하면서도 ‘더그르트’라는 마왕의 목에 목줄 을 묶었다. 투 클래스 이하의 몬 스터라고 하지만 쓰리 클래스가 아니니 효과는 좋았다. 게다가 헤 맨이 완벽히 제압한 상태였으니 까.

“…… 연우 님?”

“아, 협회장님. 고생했습니다. 거리가 좀 있어서 늦었네요.”

협회장 이진철은 긴장이 쫙 풀 리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어쩌다 보니, 세계 평화를 지키 게 된 연우였다.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