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권 3화 (28/207)

? 2권 3화

제28편_ 켠 김에 원 클래스까

지 (3)

제임스가 실행했던 건, 원 클래 스에 도달했을 때 이후 1년간 모 든 수익의 10%였다.

이곳은 게임이 아니라 안 될 줄 알았는데 똑같이 적용됐다. 자세 한 설명을 보니 현실 돈은 안 되 고 그가 얻는 모든 전리품의 10% 정도 되는 것 같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렇긴 한데, 어차피 장사할 생각은 없으니까.”

돈을 벌려면 얼마든지 벌 수 있 다. 굳이 던전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 그것도 게임 시스템이 적용 된 던전이다. 현실에 없던 아이템 이 시장에 풀리는 거고, 사용자 무력 수준이 올라갈 거다.

“일단, 도전의 전장을 시험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하지.”

연우는 주변을 둘러봤다.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는 시련 의 던전이다. 이것저것 장치를 해 뒀지만, 아예 위험하지 않을 순 없다.

“헤르메스나 리젤은 안 될 거 고. 요섭도 이미 원 클래스를 마 스터해 버렸고.”

딱히 실험할 만한 이가 없다.

“뭐, 천천히 하지.”

여유를 두고 움직였다.

잔디도 관리해야 하고 밥도 먹 어야 한다. 요섭의 성취도 한번 들여다보고 리젤도…….

“아, 맞다. 리젤을 던전 마스터 시키려 했는데.”

“저, 전 괜찮습니다.”

어느새 옆엔 리젤이 따라다니고 있었다. 헤르메스는 농장 관리를. 요섭은 대장간을. 헤맨은 아공간 을 지킨다.

‘던전이 시스템으로 운영돼 버 려서.’

딱히 던전 마스터가 있을 필요 가 없는 거다. 있으면 더 좋긴 하 다. 더 원활한 운영이 가능할 테 니까. 문제는 던전에 손님이 없다 는 것.

“일단, 비서라고 생각하고 따라 다녀.”

“네, 알겠습니다.”

아름답다.

인간이 아닌 몬스터라 성욕이라 든지 애정이 생기지는 않는다. 다 른 이였으면 모르겠지만, 연우는 게임에서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 무리 그래도 NPC를 좋아하긴 힘 들다.

물론, 그것과 다르게 보기 좋은 건 사실이다.

“외관부터 바꿔야겠어.”

완전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이 진 않는다. 변장 수준의 진한 화 장을 한 외국인이랄까. 그게 생얼 이라는 게 문제다.

옷차림도 문제다. 거의 헐벗은 수준의 검은 가죽 장비를 착용하 고 있다. 허벅지와 복부가 훤히 드러나 있고 허리와 가슴골도 굉 장히 적나라하다. 머리엔 작은 뿔 이 돋아나 있다.

서큐버스의 특성이다.

“헤맨.”

“네, 주인님.”

허공을 찢고 헤맨이 나온다.

“뿔을 가릴 왜곡 장비랑. 겉모 습이 무난한 장비를……

겉모습은 무난하지만, 성능이 절대 무난하진 않을 거다.

“아니다. 일단, 뿔 가릴 것만 가 져오고. 옷은 헤르메스 주려고 사 놨던 걸 입혀야겠다.”

냉장고 바지와 헐렁한 티셔츠 다.

그러고 보니 속옷도 문제다. 연 우가 크게 신경 쓰이진 않지만, 다른 손님이 왔을 땐 전혀 아닐 거다.

“혜영을 불러야 하나.”

속옷을 사다 달라고 할 정도로 친한 여자는 혜영뿐이다.

연우는 전화를 걸어 부탁했다.

대략적인 사이즈를 부르자 혜영 이 소리를 질렀다. 심부름이라는 것보다는 사이즈에 더 신경 쓰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반응과는 상반 되게 당장 온다는 말과 함께 전화 가 끊겼다.

“뭐, 뭐야……?”

연우는 식사를 준비하기로 했 다.

“그러고 보니 사신은 뭘 먹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크게 상 관은 없습니다만, 인간이 먹는 음 식도 먹습니다.”

연우는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음식을 먹는 건 생존을 위한 것보다 미식의 즐거움이 크다.

연우는 쌍뿔 멧돼지가 생각났 다.

“오늘은 돼지고기다.”

꿰에에엑!

한 마리 잡았다. 한 번 잡아서 냉동 보관 하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돼지고기는 소금구이. 조금은 주물럭을 만드 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우웅.

혜영에게서 문자가 왔다.

?사서 출발하는 중이야! 협회 장님하고 같이 간다!

연우는 피식 웃었다.

그날 이후로, 지영과 혜영은 협 회장의 밀착 마크를 받으며 훈련 중이라고 했다. 지영은 4단계에, 혜영은 5단계에 정착했다고 한다.

준희와 혁재도 벌써 3단계를 돌파했다고 들었다.

우우웅.

협회장의 전화였다.

연우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전화를 받았다.

“네, 받았습니다.”

“네네, 연우 님. 그게 죄송합니 다. 혜영 씨에게 같이 가도 되겠 냐고 묻고 따로 전화하려고 했는 데 이미 문자로 말했다고 하네 요.”

뻔하다. 협회장이 전화한다고 했지만, 혜영이 그럴 필요 없다고 그랬을 거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혹시 제가 같이 가도 되겠습니까?”

아주 조심스럽다.

하긴, 헤맨의 힘을 간접적으로 나마 겪은 사람이니 그럴 수 있었 다.

“네, 괜찮아요.”

“알겠습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연우는 전화를 끊고 돼지고기를 더 썰었다. 밥도 준비했고 주물럭 양념도 만들었다.

“헤맨. 아니다. 리젤. 불 좀.”

“아, 알겠습니다.”

리젤이 움직였다. 어디로 갈지 몰라 했지만, 연우가 턱짓으로 수 중 테이블을 가리켰다. 헤맨은 그 모습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헤맨은 이제 쉬엄쉬엄할 위치가 된다.

“헤맨, 옆에서 좀 가르치고.”

“알겠습니다.”

마왕의 뿔로 만든 칼이 쌍뿔 멧 돼지 살을 썰었다.

마블링이 끝내준다. 핏기가 도 는 살과 하얀 지방이 적절하게 조 화를 이룬다. 앞다리 살은 양념하 고, 목살과 삼겹살은 두툼하게 구 이용으로 썰었다.

슬슬 해가 반쯤 기울어 있었다.

“술 먹기에 적당한 날씨네.”

연우는 담금주를 꺼내려다 소주 를 꺼냈다. 앞으로 담금주는 혼자 먹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리젤이 마법을 사용해서 얼음산 을 만들어 놨다. 연우는 소주 몇 개를 그곳에 꽂고 테이블에 쌈과 밥을 준비했다.

주물럭은 주방에서 볶아 가져왔 다.

“신연우!”

혜영이 저 멀리서 부른다.

무언가 화가 난 표정이다. 심부 름을 시켜서 그런 걸까? 귀찮거나 바쁘면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도 곧장 오겠다고 한 건 혜 영이었다.

“야! 갑자기 무슨 여자 옷을

......?”

뛰어오던 혜영이 리젤을 보고 멈칫했다. 헤맨은 이미 사라진 후 였고 뿔도 가린 후였다.

“안녕하십니까.”

리젤이 고개를 깊게 숙이며 인 사했다.

“응. 내 비서야.”

“…… 비서 옷차림이 왜 그래?”

“그래서 사 오라고 했잖아.”

혜영이 리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뒤로 협회장이 도착했다.

“안녕하십니까. 연우 님.”

“ 반갑네요.”

혜영의 표정이 미묘했다. 리젤 때문인 것도 있고 전엔 몰랐던 협 회장의 위상 때문인 것도 있다. 분명 한국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거대 기업의 회장까지 어려워하는 걸 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연우에겐 협 회장이 더 깍듯하다.

첫날 봤을 땐 몰랐는데 지금 보 니까 상당히 이상하다.

“앉으세요. 식사 아직 안 하셨 죠?”

“네, 아직입니다.”

협회장 이진철과 혜영이 자리에 앉았다.

연우에게 잔뜩 뭐라고 하려던 혜영은 머리가 복잡한지 말을 쉽 게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리젤 너도 앉고.”

리젤은 어색하게 옆에 서 있다 가 연우의 말에 앉았다.

연우는 소주를 하나씩 따라 줬 다.

역시 어색할 땐 술이다.

치이익.

고기가 불판에 올라갔다. 구워 지는 동안엔 이미 익힌 주물럭을 집어 먹었다. 한 잔 두 잔 술잔이 오가자, 어느 정도 편해진 느낌이 다.

“연우 님, 경매 판매 건은 감사 합니다. 덕분에 협회 내에서 입지 가 크게 좋아졌습니다.”

“아닙니다. 조금 힘겨우면 말해 도 됩니다.”

“ 사실??????

협회장은 혜영의 눈치를 봤다. 어디까지 말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혜영은 괜찮습니다. 믿을 만한 친구입니다.”

“쳇. 그렇게 말하면서 나한테 숨기는 게 그렇게 많냐?”

입술이 잔뜩 나온 혜영이 그렇 게 투덜거리자 협회장과 연우가 웃었다.

연우는 혜영을 믿는다. 하지만 비밀을 아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새어 나갈 확률이 높다.

‘혜영 한 명 정도는.’

혜영이 비밀 때문에 위험할 일 도 없다. 헤맨에게 부탁해 마법을 걸어 놓으면 된다.

“웃지만 말고!”

“알았어. 이따가 말해 줄게. 지 금은 고기나 먹어.”

연우는 소주 한잔을 따라 줬다.

그러자 협회장도 한 잔 받아들 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세계사용자협회 위원회 쪽에서 말이 많습니다. 연우 님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할 수 없기 에……

“중요한 건, 그걸 막을 힘이 부 족하다는 건가요?”

복잡한 역학관계 따위는 관심 없다.

정계에선 권력, 재계에선 금력, 사용자들이 있는 사회에선 무력이 면 된다.

“네, 그겁니다.”

“알겠어요. 좋은 자세네요. 힘들 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세요.”

방파제를 조금 더 높게 쌓을 필 요가 있다.

“헤맨.”

연우는 헤맨을 불렀다. 혜영이 있었지만, 이제 알 때가 됐다.

쑤욱.

허공을 뚫고 헤맨의 고개를 내 밀었다.

“네, 주인님.”

“허억!”

혜영이 놀랐지만, 연우는 신경 쓰지 않았다.

“원 클래스 마법사가 쓸 만한 장비 하나만 가져와.”

“알겠습니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헤맨은 그 정도 센스가 있다.

협회장의 수준은 마력 지배 10 단계, 마법 8단계. 외에 두 개의 스킬이 5단계 정도다. 여기선 5단 계를 건드는 것보다 8단계인 스 킬을 올려 주는 게 적당하다.

“여기 가져왔습니다.”

“ 괜찮네.”

헤맨이 들고 있는 건 마법사용 완드였다.

[카이첸의 완드(회귀급)]

설명 : 체진 왕국 수석 마법사 카이첸이 사용하던 완드. 1,000년 된 벼락 맞은 대추나무와 신룡의 수염을 엮어 만들었다. 상급 마력 석 가루가 첨가돼 대단한 마력 중 폭 효과를 지닌다.

(위력 +30%, 캐스팅 속도 +30%, 마력 +30%, 마법 스킬 + 1단계(최대 10단계까지))

연우가 본 설명이다.

나쁘지 않다. 말은 희귀급이지 만, 희귀에 못 미치는 정도다. 하 지만 마검과 같은 페널티. 즉, 광 증이나 8단계라는 한계가 없기에 꽤 고가의 장비로 분류된다.

“한번 써 보세요.”

연우가 협회장에게 완드를 건네 줬다.

협회장은 침을 꿀꺽 삼키며 완 드를 받았다.

화악!

협회장 옷이 펄럭이며 완드로부 터 진한 붉은 오라가 몸 전체에 퍼졌다.

“ 아아아.”

협회장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몸에 강렬한 마력이 요동칠 거다. 마력의 흐름 이 원활하게 변하고 캐스팅과 위 력이 급상승한다. 게다가 마법 스 킬을 한 단계 올려 주는 것.

그건 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벽 올 한 번에 뛰어넘은 효과가 있 다.

“아아.”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럴 만했다. 원 클래스를 마스터 하고 다른 스킬을 올리려면 전보 다 수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마법]인 메인 스킬을 한 단계 올렸다.

투 클래스 마스터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방파제 역 할을 할 거다.

연우는 혜영을 바라봤다.

“혜영아.”

“으, 응?”

“너도 한번 강해져 볼래?”

[켠 김에 원 클래스까지]라는 던전을 설명해 줬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죽 지는 않게 연우가 직접 지켜 준다 고 장담했다.

혜영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 었다.

“…… 그럼, 나도 이 농장에 있 을 수 있어?”

연우는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 였다.

연우는 가장 먼저 혜영이 궁금 한 점을 알려 줬다. 물론, 적절하 게 사실을 왜곡해야 할 때가 있었 다. 그리고 혜영이 가진 스킬을 듣고 적절한 조언을 해 줬다.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