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권 1화 (26/207)

- 2권 1화

제26편_ 켠 김에 원 클래스까

지 (1)

“뭐, 뭐야!”

리젤이 소리쳤다. 공간과 공간 을 뛰어넘었다. 단순한 워프로 들 어올 수 있는 공간도 아니다.

원 클래스 마스터. 나머지 스킬 도 중상급 이상은 된다. 당연히 이곳에서 적수를 찾아보기 힘든 강자. 하지만 이 작은 집 요정은 리젤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강했 다.

철컥.

리젤은 반응도 하지 못했다.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집 요정 이 사라진 걸 알아차리지도 못했 다. 그런데 그 요정은 이미 리젤 의 목에 무언가를 채우고 다시 제 자리로 가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였다.

“흐음. 사신과 서큐버스의 혼혈 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리젤은 경악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이었지만, 절대로 쉽 게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원 클래스에 나머지 중상급 정 도 됩니다.”

이젠 놀라는 것도 힘들었다.

“뭐, 어디서 맞고 다니지 않을 까 걱정되는데.”

“농장에서 조금만 키워 주면 되 지 않겠습니까?”

연우는 끄덕였다.

그래도 된다.

원 클래스 마스터. 헤르메스와 비슷한 정도다. 종족 상성도 제법 잘 맞는다. 서큐버스의 피가 섞여 있지만, 사신으로 봐도 될 정도다.

“그래야겠어. 장비도 좀 맞춰 주고.”

“알겠습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농장을 운 영하려면 투 클래스 마스터 정도 는 돼야 한다. 그래야 목장 내 가 축 다루기가 쉬울 테니까.

지금이야 원 클래스 마스터도 되지 않는 가축 몬스터뿐이지만, 연우가 힘을 회복할수록 농장엔 더 강한 몬스터가 늘어날 거다.

털썩.

목줄에 저항하던 리젤이 쓰러졌 다.

“데려가자.”

“알겠습니다.”

연우는 주변을 쓱 훑어봤다.

이곳에서 꽤 오래 있었는지 모 아 놓은 아이템과 장비들이 꽤 있 었다. 연우가 쓸 만큼 고급은 아 니었다. 하지만 새 식구가 될 존 재의 물건이다.

“이것도 챙기고.”

“알겠습니다.”

헤맨과 연우는 농장으로 돌아왔 다.

연우는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항상 술만 먹는 알코올중독자 같지만, 차도 즐길 줄 아는 남자 다.

이렇게 앉아서 풀을 뜯는 블랙 카우와 날지 못하지만 퍼덕퍼덕 날갯짓하는 블랙 쿡. 계속 먹고 싸기만 하는 쌍뿔 멧돼지를 보는 것도 즐겁다.

게다가 한쪽에 앉아서 요섭과 함께 새참을 먹는 헤르메스도 보 인다. 물론, 그 새참이 절대 평범 한 건 아니었지만.

반대쪽으론 다크 아다만티움이 뀨뀨거리며 마력석을 흡수하고 커 지더니 배설하는 것도 보인다.

“주인님, 깨어났습니다.”

허공에서 고개를 쑥 내민 헤맨 이 여성체 사신을 데리고 나왔다.

“안녕.”

“아, 안녕하십니까. 주인님.”

“그래, 혹시 이름이 뭐니?”

“리, 리젤이라고 합니다.”

명령에 복종하는 게 아직 어색 한 거다. 괜찮다. 그거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거니까.

그것보다 엄청난 미녀다.

사신이라는 종족은 아스가르드 에서 몇 번 본 게 전부였다. 하지 만 대부분 남자고, 여자라도 이렇 게 아름답지 않았다.

‘서큐버스의 피인가.’

서큐버스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건 그렇고. 그곳엔 왜 있었 던 거지?”

“힘을 되찾고 있었습니다.”

리젤이 천천히 설명했다.

그리니아 대륙이라는 다른 세상 에서 왔다고 한다. 그곳에서 몇 개의 던전을 다스리던 꽤 큰 던전 마스터였다고 한다. 그러다 기이 한 힘에 이곳으로 소환됐는데, 그 과정에서 힘을 상당히 잃었다고 했다.

“투 클래스 마스터였습니다.”

그 정도면 이곳에서는 상당히 강한 편이다.

연우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곳에서의 너의 무력은 어느 정도였지?”

“중소 왕국 정도는 쉽게 멸망시 킬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저보다 강한 영웅 인간도 많았고 드래곤 이나 고위 존재도 있었죠.”

그 밖에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 다.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지구보다는 수준이 높고 아스가 르드에 비하면 형편없다.

‘어쩔 수 없는 건가.’

게임은 게임이다. 그 힘을 끌어 다 쓰는 게 비상식적인 일인 거 다.

“꽤 흥미롭네.”

그라니아 대륙이라는 곳. 아예 새로운 세상이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없을 리가 없지.’

아마 다른 몬스터도 그곳에서 왔을 확률이 높다. 다른 차원일 수도 있다. 분명 누군가는 알 거 다. 지능이 있는 몬스터와 대화한 이가 아예 없을 순 없다는 거다.

차원 이동으로 인한 후유증이나 왜곡에 대한 기억 소실이 있을 순 있다. 하지만 리젤 같은 몬스터가 또 없다는 보장도 없다.

리젤은 다른 몬스터에 대해선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나중에 협회장에게 물어봐야겠 어.’

상당히 흥미가 생긴다.

연우는 한동안 그 세상에 관해 물어보며 궁금증을 해결했다.

거대한 대륙. 마법과 기사. 몬 스터와 유사 인종. 정령과 마계. 그리고 드래곤. 이곳에서 아예 없 는 특별한 건 없었다. 그래도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 그렇고 던전 마스터였다 고?”

“네, 상급 던전 세 개를 운영하 고 있었습니다.”

연우는 싱긋 웃었다.

재미있는 게 생각났다.

“던전을 만들자!”

“ 예?”

리젤이 되물었다. 명령을 어긴 다는 게 아니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던전은 절대로 쉽게 만들 수 있 는 게 아니다.

리젤은 다시 이해하려 애썼다.

자신이 그라니아 대륙에서 상급 던전 마스터를 할 수 있었던 이유 는 드래곤이 남겨 놓은 주인 없는 던전을 찾았기 때문이고, 다른 하 나는 자연적으로 생긴 동굴을 발 견한 덕분이다.

그라니아에서도 인간이 인공 던 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하급 던전을 말하는 건가?’

그 정도면 이해할 수 있었다.

쑤욱.

“던전 건설을 준비할까요?”

“그러자. 좋은 생각이 났어.”

리젤은 그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중급 이상은 힘들 텐 데.’

이 앞에 주인님이라는 인간은 그럴 힘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헤맨이라는 집 요정은 까마득 한 힘을 가진다. 그렇다면 충분 히……?

‘이, 이게 뭔가 이상하잖아?’

도대체 이 앞에 있는 인간은. 겨우 5단계 정도 돼 보이는 인간 은 뭘까. 이 말도 안 되게 강한 집 요정이 왜 이 사람에게 복종하 는 걸까.

게다가 이 목줄은?

이런 투 클래스 마스터였던 리 젤이 이해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미친 아이템은 도대체 뭐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과는 다르게 몸은 완벽하게 복종하고 있었다.

“리젤, 지금의 힘으로는 어느 정도 던전까지 감당할 수 있지?”

“잘해야 중급 던전입니다. 중급

던전이라 하면

리젤이 설명하려 했지만, 연우 는 이미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 다.

“헤맨, 므깃도는 아직 1단계 지?”

“네, 그렇습니다.”

아스가르드의 중급 던전의 수준 은 기본 몬스터가 9단계 정도. 보 스 몬스터는 투 클래스 정도로 보 편화 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긴 현실이지.’

이제 그 정도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다.

“적당한 몬스터로 채워 보자고.”

던전은 또 다른 종류의 농장이 라고 할 수 있다. 던전이라는 특 성 덕분에 사용자가 죽인 몬스터 도 영구적으로 부활한다.

[던전 코어(중급)]

설명 : 던전을 가동하기 위한 코어 에너지. 9단계부터 투 클래 스 몬스터가 등장하는 중급 코어 다. 최상급 마력석이 사용돼 최소 100년간 동력원 교체 없이 사용 할 수 있다.

“확인해 봐야겠지만, 충분히 있 을 겁니다.”

연우는 더 묻지 않았다. 헤맨이 충분하다고 하는 거면 최소한 만 개 단위일 테니까. 그리고 그만큼 던전 코어를 사용할 일도 없다.

상점에서 파는 건 대충 [MAX] 로 구매한다. 사치의 끝판왕이지 만, 연우에겐 사치라고 하기엔 너 무 당연했다. 돈이나 아공간이 부 족할 일은 없었으니까.

“궁금하네.”

어떤 아이템이 떨어지는 몬스터 가 될지 궁금하다.

골드, 잡템, 장비, 포션, 부산물 등등.

던전엔 그에 맞는 수많은 종류 의 아이템을 뱉어 낸다. 가끔은 스킬 북이나 영약 같은 것도 나온 다. 만약, 정말 게임처럼 저런 아 이템들이 나온다면 상상 이상으로 시끄러워질 거다.

‘만들어 보고 그런 게 나오면 그냥 닫아 놓지 뭐.’

정 아니면, 연우만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해도 된다.

“주인님. 준비됐습니다.”

“그래 가자.”

가장 먼저 할 건, 장소를 정하 는 거다. 현실 던전하고는 다르게 게임 속 던전은 입구만 정하면 된 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입구가 아닌 옆으로 뚫고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었다.

“차원의 틈을 이용하는 거니까. 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연우는 농장 뒤편에 대장간보다 더 위로 올라간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던전 건설을 시작합니다.

-[던전 코어(하급)]를 사용합 니다.

-입구를 설정해 주십시오.

연우는 조금 더 위쪽으로 정했 다. 가는 길에 계단을 만들어야겠 다는 생각을 했다.

?입구를 설정했습니다.

?던전 설정을 조정해 주십시 오.

“최소 몬스터 3단계에서 원 클 래스까지.”

그리고 범위와 마력 소모 단위. 구조와 보스 룸의 위치. 그리고 보스 몬스터를 깼을 때 보상까지 설정할 수 있었다.

“이거 완전 게임이랑 같은데?”

“그런 것 같습니다.”

범위를 산 전체로 설정했기에 이곳에 다른 던전을 설정할 수는 없다.

“현실 던전하고는 중복될 수 있 는 모양이군.”

산에 던전 몇 개가 있다고 들었 다. 그런데도 제한이 없는 걸 보 니, 상관없는 모양이다.

-던전 건설을 시작합니다.

-건설 시간 03:00:00 남았습니 다.

-던전에 출몰할 몬스터를 지정 해 주십시오.

여기서부터는 연우가 직접 몬스 터를 넣어야 한다.

“고민이네.”

흥미로운 고민이다.

일단 산 안에 만든 던전이다. 환경에 알맞은 속성을 가져야 하 고 들어가는 몬스터끼리의 교배를 하며 생태계를 유지하기에 상성도 중요하다.

‘죽어도 자동 생성되긴 하지만, 생태계 유무로 몬스터 질이 달라 지지.’

몬스터 질이 달라지면 떨어지는 아이템의 질도 달라진다. 다행히 도 던전 코어 자체가 알맞은 생태 계 유지를 도와준다. 그래도 연우 가 최소한의 기반 시설과 환경은 만들어 줘야 한다.

‘무슨 몬스터를 넣을까.’

넣는 몬스터에 의해서 나오는 아이템이 다르다. 모든 몬스터에 게 마력석은 기본이다. 간혹 스킬 북이나 영약 등 희귀한 아이템이 나오는 건 무작위다.

“그래, 다양하게 다 나오는 던 전을 만들어야겠어.”

그게 가장 좋을 것 같았다.

“헤맨, 므깃도에서 슬라임을 종 류별로 가져오자. 화염, 냉기, 마 법, 악귀 그리고 문지기와 보스급 으로. 그 정도는 있겠지?”

“네, 1단계에서 충분합니다.”

상성이 너무 맞지 않는 건 알아 서 골라 낼 거다. 헤맨은 그 정도 머리가 있다. 생태계 유지가 가장 쉽고 다양한 아이템을 얻기 위해 선 슬라임만 한 것도 없다.

“이제 생태계 조성을 해 볼까.”

이게 가장 중요하다.

“저, 주인님.”

리젤이 연우를 불렀다. 무언가 말을 하고 싶은데 우물쭈물한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편하게 해. 우린 이제 가족이니까.”

가족한테 목줄 채워 놓는 연우 의 인성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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