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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25화 (25/207)

- 1권 25화

제25편_ 사냥인지, 학살인지(2)

“이대로 갈 순 없습니다.” 포위당했다.

“무슨 짓이죠?”

“계약하셔야 갈 수 있을 겁니 다. 이대로 간다면 막진 않겠지만, 다칠 수 있다는 걸 알라는 말입니 다.”

“…… 이게 무슨.”

연호는 황당했다.

“아, 아버지는 용인에서 은퇴한 후에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계 시군요. 장남인 연우라는 분은 회 사를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하는 것 같고.”

로한 길드장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계약금으로 최상의 대우를 해 준다. 그리고 퇴로를 완벽하게 막 는다. 집안도 별 힘이 없었고 다 른 고위급 사용자도 없다.

뒤탈이 없다는 뜻이다.

“아버지와 어머님이 여행도 자 주 다니시는군요. 요즘 비행기 사 고도 종종 나죠. 공중 몬스터가 하도 문제를 일으켜서.”

대한민국 5대 길드 중 하나인 로한 길드는 이런 식으로 사용자 를 늘려 왔다. 돈으로, 무력으로, 권력으로 누른다.

힘없는 노예들에게 채찍을 보여 주고 밥만 잘 먹여 주면 충성을 다 한다.

“이런, 미친 새끼들.”

참지 못한 연지가 소리쳤다.

꽉 쥔 주먹은 하얗게 변했고 입 술은 푸들푸들 떨린다.

로한 길드장의 얼굴이 굳었다.

“어쩔 수 없군요.”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따라오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 일단, 제 압해서…….

“ 엇?”

쿠우우웅.

땅이 흔들리고 몸이 굳는다.

연지와 연호를 제외한 주변의 모든 사용자가 똑같은 증상을 겪 었다. 몸속의 마력이 동결되며 극 도의 공포가 머리를 지배했다.

‘이, 이게 무슨!’

이런 기분을 딱 한 번 느껴 본 적이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합동 작전 에 갔을 때였다.

원 클래스 이상의 보스 몬스터 를 잡기 위해 500명의 사용자가 모였을 때, 각국에서 모인 최정예 사용자 중 절반이 죽은 처절한 전 투.

그곳에서 느꼈었다.

이건 압도적인 강자의 기세였 다.

쑤욱.

허공에서 누군가 등장했다.

그건 가면을 쓴 연우였다.

“헤맨, 목줄 채워.”

“알겠습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눈이 붉게 충혈되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도 눈도 깜빡일 수가 없었다.

끄으으윽.

작은 고블린 같은 몬스터가 나 와 로한 길드장에게 목줄을 채웠 다.

털썩.

주변을 포위하던 20명의 사용 자, 로한 길드장까지 모두 정신을 잃었다.

대기업에 소속된 길드나 대길드 자체는 아주 강하고 위험하다. 하 지만 그건 연우와는 전혀 상관없 는 이야기였다.

연우는 주변을 둘러보곤 가면을 벗었다.

“혀, 형!?”

“오빠!”

놀람은 잠시였다. 서러움이 터 져 연지는 울음을 터뜨렸고 연호 는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혀, 형. 미안해. 나 때문에.”

“아니야. 그걸 만든 네 잘못이 아니라 그걸 강제로 취하려는 대 길드가 문제지.”

연호는 잘못이 없다. 그걸 개발 한 사람이 문제는 아니다.

연우는 고개를 돌려, 이미 터져 버린 드론을 봤다. 연우가 등장과 동시에 부순 거다.

“이전에 녹화된 건 그대로 다 있겠지?”

“응? 이걸 녹화하고 있었나? 부 서졌어도 녹화는 다 됐을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목줄을 채운 것만으로는 분이 안 풀린다. 헤맨

을 통해서 로한 길드장의 말을 다 들었다. 감히 부모님과 동생들을 협박해?

연우는 로한 길드를 통째로 공 중분해 시 켜 야겠다고 생 각했다.

언론이 떠들썩했다.

대한민국 5대 길드 중 하나인 로한 길드가 사용자를 협박하는 모습이 튜브에 공개된 것이다.

그것까지야 괜찮았다.

욕이야 바가지로 먹겠지만, 시 간이 지나면 진정될 테니까. 검찰 이나 정부도 로한 길드에게 함부 로 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로한 길드장이었 다.

그가 나서서 지금까지 모든 비 리를 공개해 버린 것이다. 검찰에 자진 출두해서 지금까지 사용자를 협박한 사실, 사용자의 제작물을 강제로 취한 증거, 불공정 계약까 지 모든 사실을 알렸다.

거기에 세계사용자협회 한국 지 부 협회장이 한 손 거들자, 막힐 것도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해외 언론까지 ‘대한민국 대길드 의 실상’이라는 헤드라인으로 도 배 됐다.

결국, 로한 길드장과 휘하 임원 들은 모조리 교도소로 끌려갔고 불공정 계약을 당한 사용자들은 자유로워졌다.

그때, 연우는 로한 길드장의 목 줄을 풀었다.

로한 길드장은 난리를 쳤지만, 원 클래스 마스터도 풀 수 없는 ‘마력 제한 수갑’에 아무런 힘도 낼 수 없었다. 게다가 사용자 교 도소엔 로한 길드장에게 반감을 지닌 수감자도 많았다.

20년 복역이었지만, 아마 그때 까지 살아 있을 순 없을 거다.

협회장은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믿어 달라고 했 다.

연우도 협회장에게 잘못이 있다 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미리 방지 해 준다니까 좋게 봐줬다.

연지와 연호가 연우에 대해 궁 금한 게 많아 보였지만, 농장 주 인의 기본 소양이라며 넘겼다. 정 말 궁금한 게 있다면 나중에 농장 으로 찾아오라고 했다.

“이제 걱정 없겠지.”

튜브라는 걸 하는 것도 들었다. 연지나 연호나 직업 자체가 아예 새로운 건 아니니까 걱정할 건 없 다.

오히려 나중에 농장 홍보에 이 용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 다. 동화율을 올리기 위해선 농장 의 인지도도 중요하니까. 아마 업 적으로 인정될 확률도 높았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연지와 연호의 튜브가 널리 알려졌기 때 문이다.

“일단, 사냥부터 가자.”

연우는 차로 돌아갔다.

헤맨을 이용해 워프로 다녀도 되지만, 장거리 워프를 버티기엔 이 육체가 너무 약했다. 차라리 몇 시간 운전하는 게 낫다.

사냥을 위해 찾은 곳은 ‘죽음의 동굴’이었다.

서울 근교에 있는 5단계 언데 드 던전이다.

그리 인기 있는 곳은 아니었다. 다른 몬스터와 다르게 언데드 육 체는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 도 마력석과 무기가 나와서 사람 들이 종종 찾기는 한다.

“원 클래스 ‘데스 사이드’가 있 다고?”

“네, 한번도 발견된 적 없다고 하지만, 분명 느껴집니다.”

그래서 5단계로 분류가 된 거 다. 보스의 무력까지 합하면 10단 계 이상의 던전이 돼야 맞는 거 다. 하지만 그 보스 룸은 숨겨진 히든 피스, 헤맨 정도니까 바로 알아봤던 거다.

“깔끔하게 몰살 한 번 시키고, 히든 보스 몹 길들이고 돌아가면 되겠다.”

데스 사이드는 사신이라 불리는 귀신 계열 몬스터다. 마력과 비슷 한 영력을 사용하며 기본적인 마 법과 육체를 주로 사용하는 몬스 터.

대부분 인간의 형상을 한다.

‘산을 개간하려면 나무도 베어 야 하니까.’

낫질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할 거 다.

연우는 당당하게 입장했다.

다행히도 협회장이 줬던 아멕스 엔 사용자 신분까지 보증해 주는 기능이 있었기에 아무런 방해 없 이 들어갈 수 있었다.

“슬슬 시작해 볼까.

사냥으로 업적을 얻는 방법.

짧은 시간에 비슷한 수준의 몬 스터를 대량으로 잡는 거다. 미칠 듯 달리면서 같은 단계의 몬스터 를 죽여야 가능한 정도.

“보이지 않는 손.”

쑤욱.

두 개의 투명한 손이 길게 빠졌 다. 각각 손에 무기를 쥐고 있었 는데, 원래 사용하던 무기는 아직 사용할 수 없기에 요섭을 시켜 간 단하게 만들어 봤다.

[장검 (장인급)]

설명 : 기술이 극한에 이른 대 장장이가 빠르게 제작한 검. 한 번 쓰고 버린다는 말에 대충 만들 었고 이름도 대충 정했다. 하지만 다크 아다만티움과 극한의 기술이 섞여 웬만한 검강과 맞먹을 정도 의 검이 됐다.

스릉.

가볍게 휘둘러도 바위가 썰려 나간다.

연우는 뛰기 시작했다.

초반이라 4단계급 스켈레톤.

스적. 파삭.

순식간에 20마리가 죽었다.

다음은 5단계급 스켈레톤 아처 와 검방.

스적. 파삭.

마법이나 다른 스킬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요섭이 만든 검과 보이지 않는 손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게 다가 ‘사냥’, ‘은신’, ‘절대자’ 등등. 여러 스킬의 영향을 줬기에 사냥 은 더욱 빨랐다.

다음은 5단계 중급인 매직 고 스트와 강화 구울이다.

스적. 파삭.

이것도 어려울 게 없었다.

‘너무 빠른데?’

빠르면 좋긴 하다. 빨리 끝내야 업적이 오를 확률이 더욱 높아지 니까.

스적. 파삭.

스적. 파삭.

벌써 던전의 반 이상을 클리어 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다른 사용 자가 사냥하는 게 느껴진다.

“헤맨, 인지 방해 좀.”

대답 없이 마법이 발현됐다. 얼 굴이 보여도 기억이 나진 않을 거 다.

연우는 다시 달렸다.

다다다닥.

스적. 스적. 스적.

5단계 최상급인 거대 좀비가 우수수 쓰러진다.

주변에서 레이드하던 사용자 10명이 멍하니 연우를 바라봤다.

“미안합니다!”

시간이 없다. 연우는 대답을 듣 지 않고 뛰었다.

‘배가 고파진다.’

이따 농장으로 가서 먹을 쌍뿔 멧돼지 고기가 생각났다. 입에 침 이 고였다. 연지와 연호 일을 해 결하느라 식사 시간을 놓친 거다.

연우는 더 빠르게 뛰었다.

?‘경이적인 속도의 사냥’이라는 업적을 세웠습니다.

?‘사냥인지, 학살인지’라는 업 적을 세웠습니다.

-동화율이 대폭 올랐습니다.

?잠재 능력치 1이 올랐습니다.

연우는 순식간에 던전 내 몬스 터를 모두 정리하고 히든 피스가 숨겨진 마지막 보스 룸까지 질주 했다.

원래 보스는 이미 죽어 널브러 진 상태였다. 연우는 보이지 않는 손을 이용해 마력석을 챙기며 말 했다.

“나쁘지 않네, 이걸 슬라임 먹 이로 써야겠어.”

대량으로 한 번 사야 할 것 같 았다. 아무리 마력석이 많더라도 상급 이상을 슬라임 먹이로 쓰기 엔 아깝다.

“주인님, 이쪽입니다.”

헤맨이 한쪽 벽을 가리켰다. 연 우도 벽 안쪽에서 시선을 느꼈다.

“이 던전 뭐지?”

“아마 저 안의 존재가 인공적으 로 만든 것 같습니다.”

“ 흐음.”

다른 던전도 이런 건가 싶었지 만, 연우의 상식에선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래도 다른 던전도 들러 봐야겠다.

“일단, 잡자.”

“알겠습니다.”

헤맨이 그곳에서 사라지고 벽에 일렁이는 구멍이 생겼다. 연우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죽음의 동굴.

서울 외곽의 5단계 던전이다. 다른 던전과 다를 바 없이 초입엔 약한 몬스터가 안쪽엔 강한 몬스 터가 자리 잡으며 마지막 보스 룸 엔 보스 몬스터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곳 가장 안쪽엔 아무 도 모르는 공간이 있었다.

찰랑거리는 붉은색 긴 머리, 잘 록한 허리 위아래로 풍만한 가슴 과 골반을 가진 175cm의 비현실 적인 몸. 양쪽으로 올라간 고양이 눈과 붉은 눈썹과 버건디의 입술. 그리고 푸른 눈동자와 날카로운 콧날은 그녀의 얼굴은 한층 완벽 하게 만들었다.

미(美)의 종족이라는 뱀파이어 나 서큐버스조차 한 수 접어 줄 미모였다. 리젤이라는 이름을 가 진 ‘데스 사이드’ 혹은 ‘사신’이라 불리는 인간형 몬스터. 그녀는 특 이하게 서큐버스와 사신의 혼혈이 었다.

“설마. 어떻게 여길 보고 있는 거지?”

그녀는 던전에 숨어서 힘을 되 찾고 있었다. 기이한 힘에 의해 이 세상으로 떨어진 이후에 원래 의 힘을 대부분 잃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기서 원 클래스 마스 터라면 꿇리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보스 룸 안에서 이곳을 또렷이 쳐다보는 두 명이 보였다. 한 명 의 인간은 약하다. 하지만 나머지 작은 요정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 도로 강하다.

“어어?”

그때, 헤맨과 연우가 그녀의 공 간 안으로 들어왔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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