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권 23화 (23/207)

? 1권 23화

제23편_ 시원한 여름 나기(5)

“준회 형. 제가 들게요.”

“너는 저거 들고. 이리로.”

밖에서 애들 소리가 났다. 한두 명씩 준비를 마치고 나온 거다. 남자애들이 술병을 나르는 게 보 인다. 술은 따로 준비할 필요 없 다고 했다가 맥주를 원한다기에 맥주만 가져오라고 했다.

여자들은 식당에 들어와 혜영의 지휘 아래 식기를 준비한다.

“꺄!”

텅.

무슨 소리가 들려 봤더니 접시 를 떨어뜨린 거다. 하지만 저것도 드래곤 비늘. 당연히 깨질 리가 없다.

“괜찮아. 깨지는 거 아니니까.”

연우가 살몬테르 회를 썬 접시 를 들고 말했다. 놀란 신입생은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괜찮다고 했다.

“아니야. 안 다친 게 중요하지. 이것 좀 받아 줘.”

“네! 와. 이거 연어 회예요?”

“살몬테르라고 하면 알까?”

연우가 장난스레 말했다.

연어와 살몬테르는 당연히 다르 다. 편의상 아스가르드에선 살몬 테르를 연어라고 불렀지만, 맛도 향도 색도 다르다.

“진짜요? 대박! 살몬테르는 키 로당 30만 원은 하는데……

연우는 당황했다.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 그냥 고급 재료겠거니 한 거다.

다른 애들도 다가오더니 소리치 며 좋아한다.

“진짜 살몬테르잖아! 색 봐! 향 도 그래! 나 이거 한 번밖에 못 먹어 봤는데, 진짜 맛있어!”

“여기서 이런 걸 먹어 보네. 이 게 어떻게. 아니, 그것보다 살몬 테르 회가 이렇게 많아요?”

연우는 대충 대답하고 접시를 줬다.

“자자, 진정하고 일단 준비부 터.”

“ 알겠습니다!”

재학생들이 연우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 연우야.”

“왜, 혜영아.”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니야?”

“괜찮아. 산 거 아니니까.”

“…… 그게 무슨 말이야?”

“낚시로 잡았거든. 여기 강에 살몬테르가 살아서.”

굳이 거짓말할 필요는 없었다. 특히, 혜영은 믿을 만하기도 하고 성격도 좋았다.

“무슨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 야?”

살몬테르를 낚시로 잡는다는 소 리는 들어 본 적도 없었다. 게다 가 3단계 힘은 있어야 살몬테르 를 감당할 수 있을 거다.

“농장 주인의 기본 소양이랄까.”

“ 야!”

아직 장난치는 줄 안다.

“조용히 하고 일로 들어와서 일 이나 도와.”

“…… 킷.”

그냥 홱 돌아 들어가는 연우를 혜영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다. 그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따라 간다.

“이것도 다 됐다.”

살몬테르 요리들이다.

“야! 무슨 살몬테르로 이런 요 리를 하냐? 이 고급 재료로…… 많긴 하네.”

어마어마한 양의 살몬테르 요리 다. 19명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애들이 모두 모이고 식사가 시 작됐다.

준희가 슬쩍 일어나서 앞으로 나온다. 랩장 역할은 기가 막히게 잘한다.

“모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렇게 모여 준 건 모두 연 우 선배의……

손과 발이 오그라드는 말이었지 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식사를 끝내고 물놀이가 시작됐 다.

넓었기에 19명이 모두 들어가 도 충분히 남았다. 길게 반은 해 가 가려져 있고 반은 뚫려 있었기 에 체온 조절하기도 쉬웠다.

몇 명은 다이빙도 하고 서로 장 난도 치며 놀았다.

시원하다.

오히려 추워서 벌벌 떠는 애들 도 있었다.

3시간 정도가 지나서 애들이 지쳤는지 슬슬 나왔다. 연우도 같 이 놀았기에 다른 애들과 같이 정 리했다. 각자 방에 들어가서 샤워 도 하고 옷도 갈아입는 거다.

아직 해가 밝다. 일찍 놀기 시

작해서 시간이 남은 거다. 연우가 가장 먼저 씻고 나왔다.

“술부터 준비해야겠어.”

지금부터가 진짜다.

세 개의 테이블을 정해서 한쪽 에 마법으로 술을 꽂을 자잘한 얼 음산을 만들었다.

“ 연우?”

“?????? 혜영?”

들켰다. 뭐, 크게 상관없다.

마법의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 이것도 농장 주인의 기본 소양이 랄까.”

“내가 미쳤지.”

혜영이 식당 앞쪽 의자에 털썩 앉았다. 길쭉한 팔다리가 꼬인다. 그런데도 미모는 사라지지 않는 다.

“솔직하게 말해 봐. 이거 도대 체 다 뭐야?”

“나 진짜 다 솔직하게 말한 건 데?”

연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주를 얼음산에 푹푹 꽂았다. lm는 되 는 얼음이었기에 잔뜩 들어갔다.

“연우. 너 진짜로……!”

혜영은 말을 잇지 못했다. 뒤쪽 에서 애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 었기 때문이다.

“이따 얘기하자.”

“…… 술 먹고 보자!”

혜영은 잔뜩 삐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귀여웠다.

“오빠. 연우 오빠! 그 멋진 자, 잡부? 그 오빠는 같이 안 먹어 요?”

“응, 안 먹어.”

뱀파이어는 다른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 그래요?”

아쉽다는 표정이 잔뜩 드러났 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얼음은 뭐예요? 언제 이렇 게 준비했어요?”

준희가 옆으로 와 정겹게 물었 다.

“미리 했지, 맥주도 각자 가져 와서 꽂아서 먹고.”

“알겠습니다.”

애들이 모이자 준비는 더 빠르 게 됐다. 테이블엔 화로가 달렸고 연우는 이때를 위해 블랙 카우 한 마리를 잡았다. 농장에 있는 놈이 아닌 야생에서 말이다.

그리고 블랙 쿡도 한 마리 잡아 서 백숙으로 푹 끓여 놨다.

이제 오후 5시다. 해는 쨍쨍했 고 애들은 차차 땀을 흘리기 시작 했다. 발을 담갔다고 하지만, 더 위가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자, 건배합시다!”

“전상수! 건배사!”

연우가 소리쳤다.

상수는 고개를 까딱하더니 자랑 스럽게 웃으며 소리쳤다.

“제가 건배사를 하겠습니다. 운 띄워 주세요.”

“네!”

“성행위로 하겠습니다.”

“…… 우우우!”

잠깐의 침묵. 그리고 야유.

“에이이! 오빠 너무 자극적이에 요!”

“아니야! 이상한 거 아니라고!”

“언제 하던 거냐! 아재는 물러 가라! 물러가라!”

“그, 그런 거 아니야!”

사방에서 웃음이 터졌다.

“아, 알았어! 그럼 단무지!”

“단순 무식하게 지금부터 즐기 자고? 이것도 오래됐다! 아재는 물러가라!”

“어우 씨! 그냥 마셔!”

술자리가 시작됐다.

테이블에 설치된 화로엔 소고기 가 구워지고 있었고 한쪽엔 백숙 국물이 놓여 있었다. 밤이 되고 강 상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 람 덕분에 덥지 않았다.

발까지 담그고 있었기에 겉옷을 찾는 애들도 있었다.

담금주를 가지러 들어갔다.

‘ 괜찮겠지?’

조금 걱정이 돼 헤맨에게 물었 다.

‘네, 괜찮을 겁니다. 일반인이 먹으면 마력이 몸에 머물지 못하 고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그 현상으로 몸이 건강해지고 몸속의 노폐물이 모조리 타 버린 다는 것 정도의 문제가 있었지만, 굳이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자, 이 귀한 게 왔다!”

연우는 엊그제 담근 말벌주, 노 봉방주. 그리고 가장 무난한 대환 단주를 꺼냈다. 이무기나 만드라 고보다는 훨씬 마력량이 적으니 까.

“오오! 이거 뭐야. 그 귀하다는 말벌주? 노봉방주?”

술을 가장 좋아하는 상수와 지 영이 외쳤다. 더 귀한 건 대환단 주였지만, 알아볼 리 없었다.

“이거 진짜 귀한 거니까. 조금 씩만 먹어라.”

“에이, 우리 주는 게 그렇게 아 깝냐?”

“오늘 다 털어 버릴 줄 알아!”

연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 다. 당연히 아까워서 그러는 게 아니다. 자칫하면 잘못될 수도 있 으니 그런 거다.

물론, 헤맨이 대기하고 있으니 큰일 날 일은 없겠지만…….

“에이, 알아서 해라.”

총 19명이다. 작은 잔에 조금씩 따르기 시작했다.

화악.

진하고 상쾌한 향이 온 농장에 퍼진다.

“우와, 무슨 향이 이렇게 좋아? 말벌주는 좀 시다고 했는데.”

“이건 뭐야? 동그란 알? 이게 향기가 대박인데?”

다 따르고 동시에 건배했다.

“우아아아아! 맛있다!”

“대바악. 이게 무슨 맛이야?”

“으윽! 속이 뜨거워!”

맛에 감탄하는 사람, 마력에 민 감한 사람은 몸이 뜨거워지는 것 까지 경험한다.

애들은 그게 좋은지 몇 잔을 더 먹었다.

아마 저거 한 잔에 억 단위로 팔아도 팔릴 거다.

후화악!

갑자기 한쪽에서 강한 마력의 파동이 느껴진다.

문지영이었다. 근딜로 각성했지 만, 1단계에 재능도 없어서 레이 드를 하지 않고 지내던 친구다.

“…… 이게 뭐야.”

양손에 푸른빛이 일렁인다. 지 영과 다른 이들은 어리둥절한 표 정이다.

하지면 연우는 알았다.

‘젠장. 5단계가 됐어.’

큰일이다. 지영이 강해진 건 좋 은 일이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때였다.

후화악!

이번엔 혜영이었다.

“너, 너도 각성했었냐?”

전신에서 마력이 일렁였다. 분 명 마법 계열인 거다. 이번엔 자 그마치 6단계에 이르는 마력량이 었다. 아마 대환단 하나를 통째로 삼킨 것으로 보인다.

연우는 미간이 지그시 눌렀다.

‘뭐, 나쁘지 않지. 5단계나 6단 계는 흔하니까.’

물론, 홀로 상위 차원에 사는 연우만의 생각이었다. 그저 이무 기나 만드라고를 꺼내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것들이었 으면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 거 니까.

“지영아, 혜영아. 일단 일로 와 봐.”

따로 대화가 필요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화악! 화악!

몇 군데서 빛이 더 퍼졌다.

“…… 이젠 각성까지 하냐.”

아무래도 문제가 커진 것 같다.

사실, 아예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다. 아스가르드에서도 마력 향상 효과는 크니까. 그래도 각성 까지 할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이게 툭하면 각성이다.

“여, 연우 형. 이게 무슨 일이에 요?”

“이게 뭐야? 연우야.”

각성자였던 지영과 혜영은 크게 성장했고 준희와 혁재가 각성해 버렸다.

“뭐랄까. 농장 주인의

혜영이 연우 어깨를 세차게 때 렸다.

“기본 소양은 무슨! 이건 그냥 못 넘어갈 줄 알아!”

“알았어. 알았어. 그냥 각성을 돕고 마력량을 크게 늘려 주는 술 이랄까.”

연우가 담담하게 말하니 애들도 놀라기 애매했다.

“그, 그런 것도 있어?”

“그럼. 당연히 있지. 내가 귀한 술이라고 했잖아!”

“…… 그럼 나는?”

상수가 왜 자기는 각성하지 않 았냐는 듯 물었다. 몇몇 친구들도 그런 표정이었다.

“흐흐. 그거야 네 재능이 거기 까지인 거지.”

연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 스럽게 말했다.

당연하지만,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이곳에 현역에서 활동하는 사용자가 없기에 이런 분위기가 나온 것이다.

‘헤맨, 협회장을 불러와.’

‘ 알겠습니다.’

연우는 속으로 헤맨에게 전했 다. 각성하고 강해진 건 상관없지 만, 입단속을 할 필요는 있었다. 알려져도 딱히 상관은 없다. 기억 조정 정도는 어렵지 않은 일이니 까.

‘그래도 친구들인데, 그건 참아 야지.’

어떻게 할 건지는 협회장의 일 이다. 협회장이 얼마나 어이없고 힘들어 할지는 연우가 신경 쓸 일 이 아니었다.

“하하하. 그럼 우리 다 같이 술 이나 다시 먹어 볼까?”

연우는 무시했고 혜영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었다. 취 기가 올라오고 술은 계속 들어간 다. 친구들과 이야기는 점점 깊어 지는 밤처럼 끝날 줄을 몰랐다.

혜영과 몇몇 애들이 그 술과 각 성 관련해서 계속 물었지만, 연우 는 협회장이 올 때까지 말을 아꼈 다. 협회가 함께하는 프로젝트라 는 말 정도만 해 놨다.

깊어진 밤하늘에 수놓인 별들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드래곤 하트? 10단계를 뛰어 넘는 마력량을 지닌 마력석 등 장!]

[7조에 팔린 10단계 마력석의 두 배!]

[판매자는? 협회, 절대로 밝힐 수 없다]

[세계 각국의 거부들, 한국행!]

[예상 낙찰가, 최소 15조 이 상!]

난리가 났다.

각 언론은 물론이고 정부, 기 업, 길드와 같은 곳에서 마력석의 실체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판매자 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마력 전문가들은 마력석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떠들기 시작했다.

[세계 권력 구도를 뒤바꿀 에너 지원!]

[사상 최악의 무기가 될 것]

[누가 마력석을 차지할 것인가]

경매는 시작됐고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오르기 시작했다.

시작가가 10조였다.

12조, 15조, 18조를 넘었다. 잠 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20조를 넘 겼다. 보통 기업과 대길드는 이미 떨어져 나갔다. 미국, 중국, 러시 아, 유럽 그리고 중동 석유 재벌 의 싸움이었다.

결국, 중동 석유 재벌 ‘셰이크 빈 지이드 알나하인’。] 22조를 내 걸면서 치열했던 경매가 끝이 났 다.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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