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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20화 (20/207)

? 1권 20화

제20편_ 시원한 여름 나기(2)

“술이라는 건 말이지.”

연우의 스승 격인, 농장 주인 제임스가 그랬다.

“마치 연어 같아. 태어난 곳으 로 돌아오기 위해 그 넓은 바다와 가파른 강줄기를 거슬러 오르잖 아. 피부가 찢기고 천적에게 잡아 먹히고 머리가 깨지더라도 말이 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연우가 물었다. 그 말에 제임스 가 잔을 들어 달빛을 가리며 대답 했다.

“안주로는 연어가 최고라는 거 지.”

아무 말 대잔치.

그냥 취했던 것뿐이었다.

하지만 연우는 그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담금주라는 건, 재료와 술을 구 하는 것부터 손질하고 담근 후에 고된 세월을 버티고 또 버티는 것 까지. 마치 연어와 같았다.

일례로 드래곤 하트주는 하루에 최상급 마력석 하나를 소모하며 마력 농도를 유지해야 하고, 만년 설삼은 북극해의 만년 빙하로 보 관을 해야 한다.

연어가 그런 시간을 보내니까 식감이 그렇게 좋은 것 아닌가. 담금주도 마찬가지도 말이다.

“주인님?”

“어? 아. 그래.”

딴생각을 해 버렸다.

연우는 블러드 우드를 이용해서 담금주를 보관할 장식장을 만들고

있었다. 2m의 높이를 지니고 너 비는 3m 정도 된다. 술만 넣기엔 꽤 넓지만, 채우는 재미가 있는 거다.

가장 높은 곳에 헤맨이 꺼내 온 만드라고, 마계 이무기, 대환단이 담긴 담금주를 올렸다. 참고로 허 벅지 정도 되는 술병은 무난한 통 짜 미스릴로 만들었다.

“역시 담금주는 인삼이지.”

연우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 먹 었던 담금주가 바로 인삼주였다. 하지만 인삼을 공청석유로 담는 건 조금 아쉬웠다.

“쇼핑을 해야겠어.”

마침, 협회에서 주관하는 경매 가 금방이다.

연우는 차를 끌고 서울 시내로 나왔다. 경매가 진행되는 건물을 찾았다. 인터넷으로도 가능하지 만, 약초나 내단은 실물로 보는 게 최고다.

“팔기만 했었는데, 사는 것도 재미있겠네.”

전에는 돈이 없으니 궁금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돈은 충 분하고 사고 싶은 것도 많다.

사용자 아이템이나 그게 아닌 다른 고가의 물건들도 경매에 올 라온다. 물건의 종류와 가격으로 분류하고 신분에 따라 자리도 달 라진다.

“음, 영초나 내단이 있는 곳이 라.”

넓긴 넓었다. 이런 분류가 수십 개는 있으니까.

“어서 오십시오. 안내해 드릴까 요?”

최소 경매 단위가 억인 VIP 경 매장이라 그런 걸까. 직원 한 명 이 옆으로 붙었다. 연우는 어깨를 으쓱하곤 안내를 받았다. 그리 어 색하진 않았다.

그래도 VIP라서 그런 건지, 한 사람 자리가 꽤 널찍하다. 연우는 그나마 평범한 축이었다. 앞쪽엔 더 넓고 화려한 자리가 배치돼 있 었다.

‘뭐, 상관없지.’

자리가 중요한 건 아니다. 물건 이 보이고 설명을 들릴 정도면 충 분하다.

“그럼 오후 경매를 시작하겠습 니다!”

마침 시간이 딱 맞았다.

가장 처음으로 나온 영초는 만 드라고였다.

‘있는 거니까 넘어가야지.’

게다가 작았다. 연우의 만드라 고는 성인 팔뚝이라면 저건 손바 닥 정도. 하긴, 연우의 만드라고 는 설정상 수천 년은 된 거니까.

“1억부터 시작합니다! 산삼보다 수십 배 좋고, 일반인이 다려 먹 으면 평생 잔병치레가 없으며 사 용자가 섭취하면 바로 4단계 마 력이 5단계 마력으로 된다는 그! 유명한 만드라고입니다!”

“2억 나왔습니다! 아, 4억 5000 나왔네요!”

4단계에서 5단계. 약간 과장이 있긴 했지만, 그 정도 되는 마력 량을 보유하긴 했다. 섭취 방법이 랑 사용자의 재능도 한몫할 거다.

“8억 2000에 낙찰됐습니다!”

‘내건 얼마나 할까.’

기준을 정하기 힘들다. 마력량 만 보면 7단계가 8단계로 될 정 도. 그때 팔았던 마검과 비슷한 정도다. 하지만 여기서 어떻게 먹 느냐에 따라 그에 반도 안 될 수 있다.

예전에 연우가 끓였던 백숙은 반의반의반도 남지 않았을 거다. 오로지 맛을 위해 만든 거니까.

“미국 8단계 던전에서 발견된 블랙 블러드 스네이크. 즉, 혹혈 사의 내단입니다.”

나쁘지 않았다.

‘딱히 술 담글 만한 건 안 나오 네.’

“다음은……!”

몇 개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별 거 없었다. 모두 연우가 아는 거 고 수집하고 싶은 것도 없다. 아 공간에 훨씬 좋은 게 많다.

‘이거 안 되겠는데.’

“오늘 마지막 물건입니다. 모두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진행자가 운을 뗐다.

“마령석입니다! 당장 힘을 끌어 올리는 건 아니지만, 재능의 한계 를 늘려 준다는 그것! 그 유명한 마령석이 드디어 우리나라 경매에 올라왔습니다.”

연우는 눈을 번쩍 떴다.

마령석의 설명은 간단하다.

[마령석]

설명 : 섭취한 사용자의 재능 자체를 증가시켜 준다는 분석 결 과가 있었다. 미미하지만 벽에 가 로막힌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이거 였다.

하지만 이건 이쪽 사람들이 분 석해 놓은 거다. 아주 부족하고 대략적인 설명.

헤맨은 달랐다.

‘분명 잠재 능력치를 올리는 기 능이 있습니다.’

연우도 느꼈다. 마법 클래스와 심안. 연금술과 흑마법까지 고루 경지에 올랐던 연우다. 이 정도는 알아볼 수 있다.

‘잠재 능력치를 0.3에서 1 정도 올릴 수 있다.’

그것도 한계 잠재 능력치에 ‘크 게’ 영향을 받지 않고 말이다.

잠재 능력치 100인 이가 1 올 리는 것, 600인 연우가 1 올리는 것. 정말 어마어마한 차이다.

그냥 마법이 아닌 연우와 관련 이 없는 ‘신성력’이 느껴졌다.

“항상 미국에서만 판매됐습니 다. 하지만 이번에! 협회에서 힘 들게. 아주 힘들게 10개의 마령석 경매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떠들썩했다.

이게 뭔지 다들 아는 거다. 엉 덩이가 들썩인다. 손에 쥘 수만 있다면 당장 뛰쳐나갈 기세다.

‘다 낙찰받아 주지.’

연우도 의지를 다졌다.

“최소 금액 1억! 파격적인 가 격. 입찰을 시작합니다!”

난리가 났다.

금방 5억이 넘어가고 10억이 넘어간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돈이 많았던가. 특히, 앞 쪽에 앉은 사람은 더했다.

“10 억.”

앞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오! 삼송 그룹 회장 이재운이 야! 이번에 마력 포션을 구해서 복제하고 있다는?”

“그래! 아직 미미한 양이긴 하 지만, 마력 포션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지.”

“역시 돈이 많아. 금수저가 다 해먹는다니까?”

연우는 뜨끔했다.

그 마력 포션을 판 게 자신이었 으니까. 대기업 회장이라고 한다. 보기엔 그리 늙어 보이지 않는다. 잘해야 40대 초반? 말끔하게 생 겼는데 표정은 꼭 가면을 쓴 것 같았다.

저런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10억 나왔습니다. 더 없습니 까?”

미국에서도 한 달에 다섯 개 정 도 나오면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원하는 사람은 셀 수도 없 다. 당연히 비싼 물건이었고 미국 에서도 10억은 쉽게 넘어갔다.

“12 억.”

또 다른 사람이 불렀다.

“와, 저긴 NG 그룹 장남 장서 진이잖아? 8단계 검사라는데.”

“이미 미국에서도 몇 개 사서 먹었다고 했잖아. 저거 먹고 8단 계에 오른 거라고.”

“약발이었어?”

“희대의 천재라고 난리더니, 역 시 금수저인가.”

웅성거렸다.

대기업에서 온 거라면 이해한 다. 그런데 회장하고 기업 총수 장남이 직접 온다고? 그건 사전에 정보가 있었다는 거다.

‘하긴, 이런 걸 파는데 광고도 안 하겠어?’

연우처럼 인터넷이나 TV를 보 지 않는 사람이나 모를 거다.

“15억 나왔습니다! 18억! 20 억! 하나의 가격입니다. 아직 9개 나 남았다는 걸 잊어선 안 되겠 죠!”

“그래도 올라갑니다. 21억! 23 억! 대단합니다. 미국에서 판매되 는 가격을 넘어섰습니다.”

진행자도 흥분했고 그 모습을 보던 이들도 흥분했다. 자신들은 끼지도 못할 판이라며 구경하는 것에 집중했다.

연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너무 길다. 이러다간 종일 입찰 만 하게 생겼다.

‘이럴 줄 몰랐는데.’

헤맨에게 시켜서 얼굴에 인지 왜곡을 걸었다. 이렇게 큰돈을 쓰 게 될 줄 몰라서 신경 쓰지 않았 다. 하지만 이제 신경 좀 써야 할 것 같았다.

“100 억.”

귀찮아서 그냥 불렀다.

저들이 잠재 능력 1 오르는 것 과 연우가 1 오르는 건 천지 차 이다. 잠재 능력 I에 100억? 전 혀 아깝지 않다.

“배, 백억? 아니, 죄송합니다. 100억 나왔습니다. VVIP석도 아 닌 일반 VIP에서 100억이 나왔습 니다! 더 입찰하실 분 계십니까?”

“뭐, 뭐야? 그게 말이 돼?”

NG 그룹 장서진이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나 소리쳤다. 예의에 안 맞는 행동이지만, 그걸 누구도 신 경 쓰지 못할 만큼 충격이 큰 거 다.

삼송 이재운은 이를 악물고 연 우를 바라볼 뿐이었다.

인지 왜곡을 걸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쳐다보면 볼 수 있다. 기 억이 안 나는 것뿐.

“나, 낙찰하겠습니다! 첫 번째 마령석 100억에 낙찰됐습니다!”

연우는 웃으면서 끄덕였다.

장서진과 이재운은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봤다.

분명 이게 끝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마령석 하나에 100억. 10개 에 1,000억을 쓸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사실 마음먹으면 미국 으로 가서 직접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마령석을 보관하는 것, 중간에 세금, 협회에 수수료. 이것저것을 떼면 마지노선이 25억이다. 물론, 돈으로만 생각했을 때다.

벽에 막힌 고수들이 간절하게 찾는 물건이다. 갑자기 물량이 줄 거나 누군가 쓸어간다면 50억까 지 치솟기도 하다.

정말 벽을 뚫어 준다면 수백억 이라도 못 낼까. 하지만 약간의 재능이 늘어나는 느낌이고 수십, 수백 개를 먹어도 벽을 깨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50억이다. 그런데 여긴 100억이라니.

분명 돈벼락 맞은 졸부의 유희 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100 억.”

“100억.”

“100억!”

8개째. 그 졸부는 계속 100억 을 부르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마령석 물량을 차 지해 볼 생각을 하고 있던 이재운 과 장서진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 다. 예상했던 것에 반의반도 건지 지 못했다.

‘이대론 안 돼.’

하나라도 건져야 한다. 손해?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다음 경매는 미국에서 그것도 몇 개나 나올지 모른다.

“1()1 억!”

장서진이 승부수를 던졌다.

간을 본다. 100억을 그렇게 썼 으니 이제 더는 실탄이 없을 거라 고 생각한 거다.

“110억.”

연우가 피식 웃으며 불렀다. 장 서진은 입을 떡 벌렸다.

왜? 왜 이걸 이렇게까지 사는 거지? 이해할 수가 없다. 돈이 그 만큼 충분하더라도 수십억의 손해 를 감수할 수 있다는 건가?

“150 억.”

삼송 회장 이재운이 불렀다.

10개를 100억에 사기엔 너무 손해가 크지만, 한 개 정도는 조 금 큰 지출을 해도 괜찮다.

연우는 지지 않았다.

미국까지 가서 경매에 참여하라 고? 그 시간에 농장이나 더 관리 하겠다. 통장에 9천억이 넘는 돈 이 있다. 사실 이하 자릿수는 생 각도 나지 않는다.

“200억.”

그나마 침착했던 이재운까지 입 술을 씹었다.

“250억!”

이재운이 소리쳤고 장서진은 기 가 질려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무 리 NG 그룹이 돈이 많더라도 이 이상은 불가능하다. 자산도 아닌 현금을 이렇게 쏟아붓는 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삼송은 다르다.

현금? 조 단위로 있다.

문제는 이게 단순한 현금 싸움 이 아니라는 거다. 그 큰돈을 겨 우 미국에 가기 귀찮다는 이유로. 아니, 물량이 급하다는 이유? 그 것도 아닐 거다.

이제는 자존심이었다.

이재운이 손이 벌벌 떨린다. 정 말 돈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돈을 굴리면 더 큰돈이 되는 거다. 그런 기회비용까지 모조리 자존심 하나로 쓰는 거다.

아깝지 않을 리가 없었다.

절대자의 귀농생왈

1 <6》G(기 FM FACTORY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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