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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8화 (8/207)

? 1권 8화

제8편_ 므깃도의 식당(2)

한소영은 의외로 잘 받아들였 다.

그리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음모오.

꼬꼬닥! 꼬꼬꼬!

그들은 멈춰선 채 움직이지 못 했다. 당연히 쉽게 이해할 수 없 을 거다. 아무리 3단계 몬스터라 고 하지만, 이렇게 쉽게 가둬 놓 을 순 없는 법이다.

하지만 함부로 그걸 묻지 않았 다.

한소영은 생각보다 파티원을 잘 다루고 있었고, 선을 아는 사람이 었다.

그리고 곧, 그들은 떠났다.

연우는 운디네를 불러 설거지를 하고 주변을 정리했다.

“역시 농장 운영이 내 체질이 야.”

좋았다.

아포프리카를 뜯어 먹는 블랙 카우,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먹이 를 찾는 블랙 쿡. 아직 먹이가 많 지 않아서 따로 챙겨 줘야 하지 만, 그것까지 모든 게 다 흐뭇하 다.

“울타리를 조금 더 올려야겠어.”

울타리는 Im 정도지만, 블랙 쿡이나 블랙 카우는 그걸 넘어서 지 못한다. 농장 주인의 패시브 같은 거다.

하지만 연우는 더 올리기로 했 다.

이번엔 새로운 몬스터를, 조금 더 강한 몬스터를 잡기로 마음먹 었기 때문이다.

연우는 먼 산을 바라봤다.

“성진 님, 부탁합니다.”

한소영이 단검을 아래로 잡고 말했다. 백성진은 환하게 웃고 있 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여유까지 보인다.

‘힘이 넘친다!’

백성진은 식귀가 배부르다며 어 서 싸우자고 하는 모습을 처음 봤 다. 작은 유령이었던 식귀는 2m 가 넘는 거대한 모습을 하고 으르 렁거리고 있었다.

“그럼 가겠습니다!”

백성진의 공격을 시작으로 어그 로가 끌리기 시작한다. 어그로가 완전히 잡히면 다른 딜러가 딜을 주기 시작하는 것이다.

후웅!

빨랐다. 아무리 봐도 4단계라고 볼 수 없는 수준.

콰아앙!

정면의 코뿔소를 닮은 리노셀이 라는 몬스터와 백성진이 부딪히며 흙먼지가 휘날린다.

그극!

바닥이 갈라지며 리노셀이 밀린 다.

“미친!”

백성진은 웃으며 소리쳤다. 압 도적이다. 혹시나 해서 빗겨 내지 않고 부딪힌 거다. 그런데 예상대 로 백성진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더더더! 배불러! 더 싸워야 해! 그래야 강해질 수 있어!

식귀가 시끄럽게 떠들었다. 하 지만 배고프다는 소리가 아니라 귀찮지 않았다.

후우웅!

백성진이 방패로 리노셀을 밀며 검으로 옆구리를 찌른다. 어그로 를 끌기 위한 공격이다. 당연히 뚫리지 않고 충격을 줘야??????.

푸욱!

“뭐, 뭐야?”

백성진이 당황했고, 그걸 보던 소영과 다른 파티원은 더 당황했 다.

탱커의 공격은 강하지만 무디 다. 그래서 딜을 제대로 줄 수 없 는 거고 어그로는 쉽게 끄는 거 다. 그런데 백성진의 검은 리노셀 의 가죽을 뚫어 버렸다.

한소영은 침착하게 움직였다.

스슥.

역시 암살자다.

순식간에 리노셀 옆으로 다가간 한소영은 단검을 백성진이 뚫은 상처로 욱여넣었다.

끄어어어!

리노셀이 악을 지르며 버둥거린 다.

보통 검의 상처에 비해 독이 있 는 아베른의 단검이 훨씬 아프다.

백성진도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방패로 밀고 검을 내지른다. 한 소영도 동시에 점프하며 머리 위 에서 단검을 찔렀다.

퍼억! 푸욱!

끄어어어어.

리노셀이 쓰러졌다.

“?????? 이게.”

한소영은 자신의 손을 바라봤 다. 장비로 강해졌다. 그런데 오 늘은 그것보다 더 강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아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문득 생각이 났다.

‘블랙 쿡 백숙?’

그리고 그걸 먹었을 때 넘치던 힘.

분명 그게 원인이다.

한소영은 그 식당의 주인이 있 던 곳을 돌아봤다. 마음 같아선 당장 내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일까지는 최대한 많은 레이드

를 끝내야 했다.

밤이 왔다.

밤하늘엔 수많은 별이 보였고 사이사이 가공된 상급 마력석이 은은한 오라를 뿜고 있었다.

슬슬 움직일 때가 된 거다.

“헤맨, 가자.”

사냥이다. 어떤 몬스터를 잡아 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역시 농장에는 ‘개’다.

천적 몬스터를 막을 만한 힘도 있어야 하고, 블랙 카우나 블랙 쿡을 몰 만한 지능도 있어야 한 다.

반려 몬스터라고나 할까.

원래 함께하던 반려 몬스터는 므깃도에 있다. 지옥의 수문장 ‘케 르베로스’, 아스가르드의 아마존이 라 불렸던 몬스터 숲에 제왕 ‘백 호’, 하늘 섬의 수호신 ‘해태’, 동 쪽 바다의 중재자 요정 ‘우리안’.

“생각해 보니 꽤 많이 키웠었 네.”

“므깃도는 넓으니까요.”

헤맨이 대답했다.

지금 저들 중 하나만 꺼내도 드 래곤 몇 마리는 찜 쪄 먹을 거다.

이렇게 말하니까 드래곤이 호구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저 연우가 다루던 몬스터가 강한 것 일 뿐.

“못해도 길들이기 10단계에 지 배자 5단계는 완성해야 꺼낼 수 있겠지.”

“그럴 겁니다. 헤헤. 저는 무한 한 충성심이 있으니 다른 거지만 요.”

헤맨이 웃으며 말한다.

연우도 그 모습에 웃음이 나온 다. 맞는 말이다. 헤맨이 아공간 에 묶여 있다고는 하지만 배신하 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 만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헤맨과 연우의 인연은 그리 가 벼운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후욱.

마법과 정령을 이용해 몸을 가 볍게 한 다음 뛰었다. 그래서 10m 이상은 가볍게 올라간다.

헤맨이야 옆에 아공간에서 상체 를 슬쩍 내놓고 활동한다.

“뭐 감지되는 거 있어?”

“아직인 것 같습니다.”

낮에 헤맨이 이곳에서 블러드 울프라는 몬스터를 감지했다. 인 터넷에 찾아보니 이곳에선 3단계 몬스터. 게다가 블러드 울프는 검 은 털에 붉은 눈을 가졌는데, 밤 에 주로 활동하며 은신과 감각 능 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지금 이 시점에 길들여 키우면 아주 쓸 만할 것 같았다.

“저쪽입니다.”

500m를 더 갔을 때였다.

“어? 저건.”

“…… 뱀파이어군요.”

작은 성이다. 다른 이들의 눈엔 보이지 않는 마법의 성. 어둡고 핏빛으로 물든 저 성은 누가 봐도 ‘뱀파이어의 성’이라고 말하고 있 었다.

“저 정도 성이면 진혈(眞血)의 귀족 정도는 되겠는데?”

“아스가르드 안과 이곳이 비슷 하다면, 그 정도 될 것 같습니다.”

“…… 여기에 이런 게 있었는데 몰랐다니.”

헤맨이야 아공간 안에 있기에 감각이 차단됐기에 그럴 수 있다 고 치지만, 연우는 그래선 안 됐 다.

‘어쩔 수 없지. 내 능력이 여기 까지인데.’

“잡을 수 있을까?”

연우가 물었다. 사실 헤맨이 있 으니 제압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 길들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잠시만요.”

헤맨이 아공간 안으로 들어갔 다.

“뭐지?”

갑자기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에 움찔 떨었다.

진혈의 뱀파이어이며, 귀족 작 위를 가지고 있는 고위급 뱀파이 어 헤르메스. 이 영역의 절대자였 다.

하물며, 옆 동네 동해의 지배자 인 블루 드래곤도 이곳에 함부로 들어올 순 없다. 헤르메스가 이긴 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지지 않 을 자신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섬뜩함은 뭐지?

“기분 나빠. 그것도 상당히.”

실핏줄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하얀 피부와 남자임에도 아름답다 고 느껴질 만큼 조화로운 이목구 비. 키와 비율은 말할 것도 없었 다.

그런 아름다운 미간이 찡그려진 다.

지이이잉.

“억! 끄아아아.”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쿠우웅!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기운이 헤르메스를 짓눌렀다. 이래선 안 된다. 이렇게 강한 힘은 있을 수 없다.

한 개의 스킬을 마스터하고 네 개의 스킬을 중상급까지 찍었다. 그래 봤자 원 클래스 마스터지만, 투 클래스 마스터까지 금방이다.

게다가 옆 동네 드래곤의 힘도 아니다.

인간 중에서? 절대로 그럴 리 없다.

이곳엔 한 개의 클래스를 마스 터한 이도 찾기 힘들다.

“도, 도대체……!”

쿠우우웅!

전보다 강한 힘이다.

버티고 있던 두 다리가 풀리며 바닥에 고꾸라졌다. 식은땀이 줄 줄 흐르고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 혔다.

‘끄아아아아아!’

목소리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 고 악을 쓴다.

“꽤 괜찮네. 나름 쓸 만하겠어.”

“그러게 말입니다. 기대 안 했 는데, 청소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할 것 같습니다.”

“청소 스킬은 없는 것 같은데?”

“하나 가르치죠. 므깃도에서 수 련하면 금방 중상급 이상은 찍을 겁니다.”

“이왕이면 요리까지 배우게 하 자. 사람 구하기 힘들다.”

“제가 잘 가르쳐 보겠습니다.”

헤르메스는 이 태평한 두 목소 리에 기가 질렸다.

‘도대체 뭐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청소라니! 이 지역의 지배자인 헤르메스 님에게! 진혈의 귀족! 불멸의 뱀파이어인 헤르메스에게!

“채워.”

“넵!”

철컥!

헤르메스에게 목줄이 채워졌다. 고개를 올려 누군지 보고 싶었지 만, 고개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기분이 이상하다.

황홀하며 나른하다. 마치 강렬 한 존재의 피를 먹었을 때처럼. 진한 포만감이 전신을 감싸 안는 다.

졸립다.

눈이 감긴다.

“쿠울.”

이 지역의 패자, 헤르메스는 그 대로 잠이 들었고 허공에 벌어진 아공간이 그를 집어삼켰다.

연우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웃 었다.

“운이 좋았어.”

아공간에 예전에 연우가 만들었 던 [지배자의 목줄]이 있었다. 연 우가 길들이기 10단계를 찍고, 지 배자라는 스킬을 얻었을 때, 므깃 도를 얻으며 절대자 스킬까지 얻 었다.

그것만으로 테이밍 직업 중에선 연우를 따를 자가 없었다.

그때, 연우가 농장 업그레이드 에 필요한 자재를 구하기 위해, 돈을 목적으로 만들었던 아이템이 다.

[지배자의 목줄]

설명 : 길들이기 9단계, 지배자, 절대자 스킬이 담긴 목줄. 목줄이 지만 팔이나 다리에 사용해도 같 은 효과가 있다. 투 클래스 마스 터 몬스터 이하까지 강제적인 지 배 효과가 있다.

(단, 상대를 완전히 제압해야 사용할 수 있다.)

“그때 짭짤하게 돈 좀 벌었는 데.”

한참 게임을 할 때였고 이 정도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연우는 엄 청난 돈을 벌었다. 물론, 게임 안 에서의 돈일 뿐이었다.

치 이이 익.

오늘도 블랙 카우의 엉덩이 살 이다. 그때 저몄던 카우를 또 저 밀 순 없기에 다른 카우를 골랐 다.

소고기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올라오며 붉은 육즙이 고인다. 옆 으로 소주를 쪼르르 따른다.

“주인님, 뱀파이어 일어났습니 다.”

“그래? 한번 보자.”

헤맨이 마법으로 헤르메스를 잡 아다 밖으로 끌어냈다.

“안녕?”

“아, 안녕하십니까. 바, 반갑 습…… 끄아아악!”

연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게 강제적인 지배의 부작용이다. 연우의 길들이기와 지배자의 스킬 을 이용해 지배한 몬스터는 속으 로 다른 생각조차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아이템으로 길들인 이놈은 저항하고 있는 거다.

“저항하지 마. 괜히 너만 힘드 니까.”

“아, 알겠습니다. 주, 주님…… 끄아악!”

머리를 부여잡고 뒹군다.

연우는 안 되겠다며 헤맨을 보 며 말했다.

“들어가서 교육하고, 청소 스킬 이랑 요리 스킬 좀 알려 주고.”

“네, 알겠습니다.”

지금이야 저렇게 저항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다.

‘빨리 스킬 단계를 올려야겠어.’

답답했다. 저 정도 몬스터 따위 는 한순간에 종속시킬 수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불가능했다.

헤맨이 잠시 블랙 쿡 구이를 보 며 입맛을 다시다 헤르메스를 데 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스킬 북이 일반인에게 통하려 나.”

내일 밖으로 나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매에 올렸던 두 개의 장비가 팔렸으니 계좌에 돈이 들어갔을 거다. 거기에 스킬 북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 다.

‘나간 김에 가족도 좀 보고.’

잘 있으려나 모르겠다.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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