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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6화 (6/207)

? 1권 6화

제6편_ 농장을 짓다(5)

마침 연우가 검색했을 때 속보 가 떴다.

서울 중앙에 마물이 나오는 던 전이 생성됐다는 것. 추측으로 8 단계 던전이었고 그 안으로 들어 간 10명의 영웅은 유명 인사였다.

마물을 막기 위해 본인들도 갇 히는 걸 택했다. 이기지 못하면 마물이라도 나오지 못하게 막겠다 는 각오였다.

연우는 차를 몰고 서울로 가고 있었다.

아직 뛰거나 나는 것보단 차가 빠르다.

“십 룡의 영웅.”

이렇게 말하니 꼭 욕 같다.

용이라는 말을 붙인 것으로 봐 서 허세가 좀 있는 것 같았다. 하 지만 8단계라는 무력. 10대 후반 에서 20대 초반의 나이로 그 정 도 힘이라면 자신감을 가져도 할 말은 없었다.

“8단계면…… 감이 안 잡히네.”

헤맨은 10단계로 마스터한 스 킬이 4개. 연우는 6개였다. 헤맨 은 정말 성룡을 넘어 에이션트 드 래곤급이었고 연우는 신에 다다랐 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게임 안에서 다.

9단계가 드래곤급이라고들 하 는데, 드래곤도 가진 힘은 천차만 별이다.

“직접 부딪혀 보는 수밖에.”

“괜찮을 겁니다.”

서울이 가까워졌을 때 헤맨이 고개를 쑥 내밀며 말했다.

지금의 연우는 약하다. 상대의 힘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심 안이라 해 봤자 아직 1단계. 그냥 몬스터의 성향과 단계를 아는 정 도다.

현실에서 그 단계의 기준도 사 실 모르겠다.

하지만 헤맨은 무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아공간만 열어 놓으면 될 것 같습니다.”

하긴, 헤맨이다.

4개 스킬 마스터. 현실에서 그 힘이 어디까지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 거리라면 적 을 완전히 감지하고 있을 거다.

“저기 보이네.”

검은 막이다.

결계가 안에 마물과 십 룡이라 는 영웅들을 잡아 두고 있을 거 다. 헤맨도 그들을 확실히 느꼈다.

“주인님은 그들을 구할 생각이 십니까?”

“마물이 강한가?”

“아마 저 칩 룡이란 아이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겁니다.”

“네가 개입한다면?”

“당연히 살 겁니다.”

“ 굳이……

순간, 죽어도 크게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 게임이었으니까. 연우가 이 힘을 가지고 있던 곳은 게임이 었고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 하지 만 이곳은 현실이다.

소름이 살짝 돋았지만, 고개를 흔들어 털어 버렸다.

“살려야지.”

“알겠습니다.”

연우가 위험해지면서까지 누군 가를 살릴 위인은 아니다. 하지만 헤맨은 손짓 한 번이면 된다. 고 민할 필요도 없는 결정이었다.

연우의 목소리가 변했다.

“그건 왜 물은 거지?”

“…… 그저 주인님의 생각을 알 고 싶었습니다.”

“많이 건방져졌군. 헤맨.”

연우는 약하다. 하지만 그렇다 고 지배자이며 절대자인 센느는 변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내가 약해졌다고 해서, 내가 편하게 대해 줬다고 해서 날 시험 하지 마라.”

“죄송합니다. 주인님.”

연우는 그렇게 말했지만, 헤맨 의 진심을 안다.

연우에게 센느가 아닌 연우라는 걸 상기시켜 주는 거다. 하지만 헤맨은 연우의 종속이었다.

“중심은 지켜라.”

“네, 알겠습니다.”

연우는 잠시 헤맨을 바라보다 몸을 돌렸다.

이미 주변엔 많은 사용자가 몰 려 있었고, 군에서 포위망을 형성 하고 있었다.

“ 가자.”

“네, 주인님.”

연우는 풀쩍 뛰었다.

마법과 정령술을 섞었다. 그리 고 헤맨의 보조가 있다. 상당히 강한 사용자가 보였지만, 헤맨보 다는 약했다.

아무도 연우와 헤맨을 볼 수 없 었다.

헤맨이 손을 쓱 움직이자, 결계 가 갈라진다.

연우는 말없이 그곳으로 들어갔 다.

십 룡은 그를 바라봤다.

이상하다. 분명 이곳에 들어오 는 걸 보면 엄청난 고수 같은데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반박귀진의 고수인 건가? 아니 다. 그렇게 보기엔 걸음걸이가 너 무 평범하다. 그렇다면 바디 체인 지를 겪은 대마법사인 건가?

툭. 툭. 툭.

살포시 뛰면서 던전까지 도달한 그는 큼지막한 주머니를 허공에서 꺼냈다. 그러곤 삽을 들었다.

푹. 쏙. 푹. 쏙.

한번에 삽 3개가 움직였다.

양쪽 허공과 양손에 하나.

순식간이었다. 주머니에 엄청난 양의 흙이 들어갔다. 그것도 던전 안에서.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는 건 마 물이 움직이지 않는 것. 게다가 자신들도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남자는 돌아서 나 간다.

“아, 맞다. 헤맨.”

“네, 주인님.”

“저거 닫아 버려.”

“네, 알겠습니다.”

똑똑히 들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분명 보이긴 하는 데 인식되지 않는다. 기억할 수가 없다.

‘닫는다고? 뭘?’

생각은 짧았다. 이미 현상이 일 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쿠구구궁!

8단계 던전이! 서울을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던 마계의 던전이 닫히고 있었다.

십 룡이라는 10명의 영웅이 목 숨을 걸어야만 겨우 가능성을 봤 던 일이다. 그런데 저 사람은. 아 니, 두 사람의 목소리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쓰윽.

남자는 결계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결계는 해제됐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마물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닫 혀 버린 던전에서 힘을 받지 못하 는 마물은 그들의 상대가 아니었 다.

일 룡인 이지현은 그 모습을 멍 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날 의 일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후아. 끝냈다.”

산을 뒤로하고 평야를 바라보고 있다. 한쪽은 강줄기고 한쪽은 숲 이다.

그리고 집 뒤쪽의 흙을 마계의 흙으로 갈아 버렸다. 보이지 않는 손을 사용해서 생각보다 금방 했 지만, 마력과 체력이 훅훅 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대신, 동화율도 쭉쭉 오르고 있

다.

게헨나르의 씨앗을 심고 성장 촉진제를 사용했다.

“하루 정도면 줄기가 올라오겠 지.”

이렇게 게헨나르로 농장을 둘러 놓고 먹이를 주면, 그리고 들어오 는 몬스터를 사냥하다 보면 게헨 나르는 성장하고 농장의 마력은 점차 짙어질 것이다. 나중에 땅이 넓어져도 옮길 필요는 없고 중간 에 길만 뚫으면 된다.

연우가 정성 들여 키우면 적과 손님 정도는 구분할 수 있으니까.

“오늘은 라면을 먹어야겠어.”

사실, 딱히 먹을 게 없었다.

어젠 블랙 카우의 엉덩이 살을 먹었다. 그렇다고 블랙 쿡을 잡기 엔 너무 거하다.

‘라면도 절대 부족한 음식이 아 니지.’

“헤맨, 라면 좀 끓여라.”

“네! 주인님!”

고기를 굽는 건 좋다. 구우면서 먹는 재미도 있고. 하지만 라면은 남이 끓여 주는 걸 먹는 게 더 맛 있다.

“소주는 내가 따르지.”

라면에 소주는 진리다.

밤하늘을 수놓는 은하수가 보인 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은 라면에서 매콤한 향을 뽑아내고 있었다.

헤맨이 뒤뚱거리며 닭장에서 블 랙 쿡 달걀 두 개를 꺼낸다. 닭은 허리까지 오지만 달걀은 그리 크 지 않다. 그래도 두 개는 좀 큰지, 하나를 내려놓는다.

보글보글.

쪼르르.

연우는 끓는 라면을 보면서 헤 맨의 잔을 채우고, 본인의 잔을 채웠다.

강해지는 것. 성공하는 것.

모두 이런 여유 있는 삶을 위한 과정이 아닐까?

사실, 잘 모르겠다.

더 강해지고 싶다는 열망도 있 다. 사라진 힘을 되찾고 성공하고 더 강해지는 것. 돈을 잔뜩 벌어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게 우선이 돼야 할 수도 있 다.

지금의 연우는 약하고 부족하니 까.

하지만 그게 우선이 되더라도 이런 여유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 다.

‘조금 더 생각을 해 보자.’

뭘 원하는 건지.

아침이 됐다.

블랙 쿡의 울음소리와 함께 깼 다. 블러드 우드로 지은 집 안은 꽤 아늑하다. 침대도 있고, 탁자 도 있으며 극세사 이불도 있다.

아공간이 있기에 옮기기 쉬웠 다.

“오늘은 발전기를 설치해야겠 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특히, 마력석을 이용한 마력 발 전기는 더욱 그렇다.

집 뒤쪽에 발전기를 놓을 작은 창고를 나무로 만든다. 보이지 않 는 손을 사용했고, 마법과 정령을 사용했다.

우우웅.

발전기에 푸른빛이 돌면서 전기 를 생산한다.

“헤맨.”

“네, 주인님.”

“마력 발전기라는 건데, 이 마 력이나 전기를 증폭할 만한 아이 템이 있을까?”

“O 흐”

? m ?

아스가르드엔 없는 물건이다. 헤맨은 자세히 살폈다. 헤맨의 마 법 스킬은 10단계 마스터다.

“이곳의 기술력은 대단하군요.”

“마법의 수준이 떨어진 덕분이 지.”

헤맨은 아공간에서 무언가를 꺼 냈다.

최상급 마력석이다. 이곳에서의 기준은 모르겠다. 이렇게 보니 겉 모습도 상당히 다르다.

현실의 마력석은 살짝 푸르게 빛나는 돌덩이. 이곳에서 최상급 이라 불리는 것도 그냥 그런 모양 이다.

하지만 아스가르드 최상급 마력 석은 주변까지 잡아먹는 오라를 지닌 세공된 보석.

겉보기에도 너무 큰 차이가 난 다.

“제가 이걸로 업그레이드해 보 겠습니다.”

“하긴, 그게 낫겠다. 근데 우리 마력석 얼마나 있지?”

세 본 적이 없다. 생각해 보니 이 마력석을 올려도 돈을 꽤 벌었 을 것 같다.

“최상급 마력석 100만 개, 하이 엔드 마력석 30만 개, 드래곤 하 트 15개 정도 있습니다. 아, 여의 주라는 것도 두 개 있네요.”

“…… 그 아래는 없었나?”

헤맨이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 으며 아공간을 뒤졌다.

“아! 여기 데블리스 평야 토벌 할 때 구했던 상급 마력석 3,000 개 정도 있습니다. 그 이하는 없 네요.”

연우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거 아무래도 팔 수는 없을 것 같다. 상급 마력석만 해도 이곳의 마력석과는 너무나 다르게 생겼 다. 벌써 이목을 끌고 싶지는 않 았다.

“……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돈 에 관심이 없었지?”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연봉 3,000만 원을 받으면서 월 실수령액 200만 원 중반을 받 고 이것저것 빠지고 나면 적금 80만 원 넣는 게 전부였다.

한 달을 50만 원 정도로 보냈 다.

그래서 한 푼 한 푼이 아까웠 고, 소중했다.

그런데 이젠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

언제든지 원하면 얻을 수 있게 돼서 그런 걸까.

‘마음만 먹으면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다.’

굳이 벌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이 든다. 아공간이 있고, 농장이 있다. 조금만 동화율을 올려서 안 쪽의 식료품까지 가져올 수 있게 되면, 정말 돈은 필요가 없다.

“개조 끝났습니다. 이 근방은 전기나 마력이 부족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근방?”

“네, 이곳 기준으로 300km 정 도?”

“…… 그렇군.”

할 말이 없었다.

개조된 발전기를 봤다. 최상급 마력석을 10개나 가져다 붙였다. 말이 마력석이지, 해츨링 드래곤 하트 정도는 되는 마력을 가진 돌 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봐도 아스가 르드의 캐릭터를 가져오게 한 건 너무 사기였다. 게임과 현실의 괴 리는 너무나 컸다.

“뭐, 나쁘지 않지.”

중요한 건, 아무나 막 끌어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헤맨 이 만든 중계용 마력석이 있어야 주변으로 끌어와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효율이 너무 좋 지 않기 때문이다. 마력도 그렇기 에 대기의 마력 농도는 올라가지 않는다.

“헤맨, 중계용 마력석은?”

“앗…… 그냥 상급으로 만들까 요?”

연우는 어이가 없었다. 상급 마 력석을 중계 장치로 쓸 거면, 중 심이 되는 마력 발전기가 필요 없 다. 그저 마력석 자체에 전기 생 산 마법진을 새기면 되니까.

그렇게 사용해도 반경 100m에 서는 전혀 부족하지 않게 쓸 거 다.

“…… 뭐, 상관없겠지.”

비상시에 마력을 대폭 끌어다 사용할 수 있게 만들면 될 것 같 았다. 이 정도면 어렵지 않게 9단 계 마법을 난무하기에 충분할 거 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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