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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3화 (3/207)

? 1권 3화

제3편_ 농장을 짓다(2)

회장 이재운은 이를 악물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거대한 그룹. 세계에서도 순위에 드는 기업이 다.

그런데 협회는 건들 수가 없다.

사용자협회는 돈, 무력, 권력, 명예. 뭐 하나 일개 기업이 건들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후, 어떻게든 매입해서 메커니 즘을 알아내. 알았어?”

“네! 반드시 해결하겠습니다!”

근 50년간 발전이 없던 마력 포션이다. 판매자를 찾는 건 당연 히 해야 할 일. 하지만 협회가 뒤 에 있으니 부당한 방법은 사용할 수 없다.

“경매장 24시간 감시하고.”

“알겠습니다!”

이런 일은 삼송 그룹에서만 일 어나는 게 아니었다. 사용자 관련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모든 기업, 해외에서까지 마력 포션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덕분에 연우는 다른 장비나 포 션을 판매하지 않아도 적당한 돈 을 벌 수 있었다.

“…… 이게 무슨.”

체력 포션 10개에 100만 원. 버서커 포션 10개의 90만 원. 단 검 1,100만 원.

그리고 마력 포션 10개에 35 억.

연우는 마력 포션 몇 개를 더 팔아 볼까, 욕심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참기로 했다.

가치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건 기본 상식.

그렇다는 건 마력 포션의 가치 가 그만큼 된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 정도의 가치를 지닌 물건은 화 를 부르기 마련이다.

‘일단, 협회가 익명을 지켜 주 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겠군.’

사실, 누가 온다고 해도 쉽게 당할 생각은 없었다. 자칫하면 므 깃도에서 몬스터를 풀어 버리거 나, 연우가 직접 들어가 잠수를 타면 된다.

괜히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불똥 이 튈까 봐 걱정되는 것.

일단, 연우가 아는 협회는 아주 거대하고 공정하다. 협회 덕분에 나라가 깨끗해진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니까.

“일단, 돈은 부족하지 않겠군.”

서울에서 너무 멀지 않고 농장 조성이 가능하며 목축까지 가능해 야 했다.

너무 복잡했다.

게임처럼 막 한다고 되는 게 아 니었고, 법적으로 걸리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변호사에게 자문 받고, 괜찮은 부동산 중개업자를 소개받았다.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아 예 연관이 없는 변호사와 공인중 개사에게 다시 한번 확인을 받았 다.

그렇게 해서, 35억을 통째로 털 다시피 해서 적당한 땅을 구할 수 있었다.

“나쁘지 않네.”

연우는 짐을 싸서 아예 내려왔 다. 원룸을 내놓고 적금이든 예금 이든 다 털었다. 그리고 회사까지 그만뒀다.

어디서 이런 추진력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사실, 거의 도박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센느의 힘을 제대로 끌어오지 못하면? 이걸로 돈을 벌 수 없다 면? 힘을 잃게 되거나, 별 볼일 없다면?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연우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아예 그런 걱정 자체가 되질 않았다.

완벽하게 아스가르드 안의 센느 가 현실의 연우에게 동화돼 가고 있었다.

“시작해 볼까.”

뒤쪽으로 두 개의 작은 산이 있 었다. 앞으론 넓은 평야와 왼쪽으 로는 숲이, 오른쪽으론 꽤 넓은 강줄기가 있다.

굉장히 좋다. 주변에 몬스터 출 몰이 잦고 던전과 필드까지 있어 서 땅값이 낮았다. 투자의 가치는 거의 없었던 거다.

대신 사용자들이 오는 일은 많 다고 한다.

“헤맨.”

연우는 아공간을 열고 헤맨을 불렀다.

“네, 주인님!”

굽은 등으로 헐레벌떡 뛰어온 다. 누가 이 집 요정을 성룡급으 로 볼까. 지금의 약한 연우가 보 기에도 꽤 귀여웠다.

“이쪽에다 농장을 조성할 거다.”

“알겠습니다. 자재를 보내겠습 니다.”

“그래, 가장 초급 자재부터.”

“알겠습니다.”

농장 조성 자재엔 등급이 있다. 연우의 아공간엔 최상급의 자재가 넘친다. 농장이 훼손되면 언제든 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하급 자재가 많지는 않았 다.

그렇다고 중상급 자재를 쓰기엔 연우의 건설 스킬이 모자랐다.

“정령술.”

이럴 때, 정령은 아주 큰 도움 이 된다.

특히 다른 플레이어들은 한 속 성의 정령도 소환하기 힘들지만, 농장 주인이라는 적성 덕분에 4 대 속성의 정령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운디네, 샐러맨더, 노움, 실프.”

물, 불, 땅, 바람. 하급 정령이 다.

우우웅!

주변의 마력과 대기가 꿈틀거린 다. 될지 안 될지는 몰랐다. 본능 적으로 될 것 같다는 느낌이었을 뿐.

뿅! 포보봉!

정령이 차례로 나타났다.

허공에 반투명한 실프와 주변에 물방울을 달고 있는 운디네. 바닥 에선 진흙으로 이뤄진 노움과 도 마뱀 모양의 샐러맨더까지.

“ 반갑다.”

연우는 알 수 있었다.

연우가 아스가르드에서 가장 처 음 소환했던 정령들이었다. 지금 마력으로는 조금 빠듯했기에 눈으 로 인사를 나눈 다음 운디네와 실 프를 므깃도로 보냈다.

므깃도의 효과 중 하나가 빠른 성장도 있지만, 마력을 소모하는 정령과 같은 존재를 자체 마력만 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있 다.

되돌리는 것보다 성장이 훨씬 빠르다.

터를 만들었다.

뒤로 두 개의 산을 두고 먼 평 야를 보게 했다.

노움의 도움이 절실했다. 땅을 넉넉하게 파고 기초를 세워야 한 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로. 만약, 기초 바로 밑쪽에 수로가 있다면 무너 지고 말 거다.

“노움 파악 좀 부탁해.”

꿍꿍!

이상한 소리를 낸다. 노움이야 본래 모습은 없다고 하지만, 연우 앞에선 작은 강아지 모습을 하고 있다.

쑤욱.

지하로 들어간 노움은 주변을 샅샅이 뒤지는 모양이었다. 그리 고 그 감각이 그대로 연우에게 들 어 왔다.

“지하수는 100m 아래. 산에서 내려오는 수로와 저쪽에서 연결되 고, 이쪽에서 고이는군.”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했다.

이쪽에 기초를 파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마법과 정령술. 그리고 건설 스킬을 이용하면 지 하수를 끌어오는 것도 어렵지 않 다.

-정령술을 사용했습니다.

-정령술 숙련도가 오릅니다.

-동화율이 올랐습니다.

-노움을 사용했습니다.

-동화율이 올랐습니다.

-건설 스킬을 사용합니다.

-동화율이 올랐습니다.

이런 문구와 함께 목소리가 들 렸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얼마 되지 않는 동화율. 제대로 올리려면 어서 농장을 완 성해야 했다.

기초를 세운다.

건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땅을 파고 두드린다. 다짐이라 한다. 자갈 사이론 흙을 채우고 바위는 노움을 이용해 부쉈다.

쿵! 쿵! 쿵!

마력이 달려서 중간에 쉬어야 했다. 포션을 먹어도 시간이 필요 하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마치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다. 만약, 정말 처음부터 하는 거였으면 지 루했을 거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다.

‘치트’를 쓰고 여유롭게 즐기는 게임.

일에 찌들어 월급날과 주말만 바라보며, 저녁에 간단한 맥주 한 잔으로 겨우 여유를 찾던 때가 바 로 얼마 전이다.

당연히 즐거울 수밖에.

사실 농장 주인이라는 직업을 얻었을 땐, 캐릭터를 지우고 다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여유도 있고 재미있었다.

치열하게, 그리고 스릴 있게 게 임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여유롭지만, 열정적으로 농장을 가꾸는 것도 생각보다 즐 거웠다.

“ 후.”

땀을 닦으며 지기 시작한 해를 바라봤다.

땅이 어느 정도 다져졌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연우는 헤맨이 꺼낸 자재를 살 폈다. 나무 기둥이 있다. 가장 좋 은 건 철근 콘크리트겠지만, 1단 계 건설에서 그걸 바라는 건 욕심 이다.

블러드 우드. 붉은색 나무다. 강도는 강철에 버금가고 습기나 열에도 강하다.

정말 다행히도 하급이다.

꽤 넓은 기초에 하나씩 심기 시 작했다. 직경 30cm에 길이 2m의 기둥이다. 이 기둥을 심으면 주변 의 땅이 다시 한번 다져지며 단단 해진다.

쿵! 쿵! 쿵!

무리 말뚝이라고도 한다.

노움과 연우의 보이지 않는 손 이 합쳐졌다. 연우는 어느새 웃통 을 벗고 있었고 해는 저물어 갔 다.

그걸 다했을 때, 연우는 자리에 앉았다.

“좀 쉬어야겠어.”

연우는 샐러맨더를 불렀다.

연우의 마력은 거의 떨어졌지 만, 므깃도에서 놀던 샐러맨더는 충만한 마력으로 불을 활활 태우 고 있었다.

굳이 마력을 더 주지 않아도 불 을 쓰고 싶어 난리다.

오늘은 캠프를 한다.

자재 부스러기와 마른나무를 준 비하고 비상시 사용할 소량의 석 유를 꺼냈다. 이것도 모두 아스가 르드 안에서 사용하던 거다.

타닥. 타닥.

불이 아주 잘 붙었다.

연우는 챙겨 온 바비큐 세트를 설치했다. 석유와 나무를 섞어 불 을 옮기고, 위로 고기를 올렸다.

혼자라 아쉽지만…….

“주, 주인님?”

“…… 어, 헤맨.”

가끔 이렇게 아공간을 혼자 열 기도 한다. 굳이 뭐라고 하진 않 는다. 알아서 눈치 있게 잘 행동 하니까.

“그게 말로만 듣던 현실의 삼겹 살입니까?”

“…… 일로 와. 같이 먹자.”

“가, 감사합니다!”

연우는 아이스박스에 있던 소주 도 하나 꺼냈다.

밤하늘에 별이 아주 환하다.

오랜만에. 거의 3년 만에 헤맨 과 이야기를 했다. 3년 동안 얼마 나 심심했는지, 이곳으로 나와 기 분이 너무 좋다는 것까지. 모두 들어 줬다.

뭔가 행복한 밤이다.

한소영은 암살자다.

원래 체조를 했으며 격투에 소 질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각 성하면서 암살자가 됐다.

근접 딜러.

치명타를 노리는 한 방 딜러가 된 거다.

하지만 이 러b기드 시대에 근접 딜러는 가장 위험하며, 가장 흔하 고, 가장 천대받는 직업이다.

그래도 노력했다.

가장 하급에 속하는 1단계 필 드를 돌아다니며 누가 버린 사체 에서 부산물을 모으고, 병들어 홀 로 떠도는 몬스터를 기습해 잡았

매일같이 훈련하고 장비를 업그 레이 드했다.

딜러는 그래야 했다.

모으는 돈? 없다. 버는 것도 없 는데 장비를 맞추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가 없으니까.

그러다 어느 날 경매장에서 5 단계 단검을 발견했다.

그것도 매직급이다.

다행히 대기업에서 만든 브랜드 제품이 아니라, 1,100만 원 정도 로 낙찰받을 수 있는 저렴한 편에 속했다.

“좋아. 5단계 장비면 그래도 데 미지는 좋을 거야.”

걱정이 되긴 했다.

2단계 무기를 쓰다가 5단계로 너무 욕심을 부린 건 아닐까. 괜 히 무명 무기를 사용했다가 금방 깨지면 다시 대출을 받아야 할 거 다.

[아베른의 단검].

5단계 무기가 있다는 것만으로 소영은 4단계 레이드까지 지원할 수 있었다.

“잘해 봅시다.”

파티장으로 보이는 정령사가 소 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 희귀 하다는 정령사다. 게다가 공격형 불 속성인 샐러맨더를 사용한다.

‘4단계 레이드 실패할 일은 없 겠다.’

하급 정령인 샐러맨더라고 하지 만, 웬만한 불의 마법사보다 강하 다. 특히, 정령이라는 존재는 몬 스터에게 치명적이라 더 인기가 있다. 저렇게 콧대가 높아진 것도 충분히 이해하는 수밖에.

적은 곰의 모습을 한 테디 베어 였다. 생긴 게 귀여워서 그 이름 을 붙인 건데, 포악하고 힘이 장 사다. 그러니까 4단계겠지.

“조심해!”

탱커가 뒤로 나자빠졌다.

원래 암살자는 어그로가 잡혔을 때나 움직인다. 하지만 이럴 때도 기습하라고 있는 게 암살자다.

‘무서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여기서 내빼면 정령사 파티장이 안 좋은 소문을 낼 거고, 다시는 레이드에 참여하는 게 힘들 거다.

푸욱.

“어?”

박혀선 안 된다. 아무리 5단계 무기라지만 4단계 테디 베어가 한 번에 뚫린다고?

그것뿐만이 아니다.

끄어어어.

베어의 눈이 시꺼멓게 죽는다.

독이 퍼지는 현상이다.

“이렇게 빨리?”

털썩.

소영은 쓰러진 테디 베어와 자 신이 든 단검을 번갈아 쳐다봤다. 넋이 빠졌다.

나만 플레이어다 :절대자의 귀농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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