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예사기단-137화 (136/147)

<-- 길드전 -->

“오늘의 챔피언! 둠! 페! 일! 멜시엘 자작부인과 함께 또 한 번의 신화를 세웁니다!”

멜시엘 자작을 만나러 왔건만 그녀가 어떻게 둠페일이랑 같이 일을 하고 있는 거지?

“멜시엘 자작님. 오랜만입니다!”

“세상에……. 챔피언! 이게 얼마 만이야?”

그녀에게 상황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녀는 승리하게 되면 자신의 이름이 널리 알려질 거라며 참전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때 경기가 끝난 둠페일이 흥분을 못 이긴 채 씩씩거리며 방문을 열어젖힌다.

“멜시엘 부인! 승리하고 왔으니 포상을 주시오!”

그러나 멜시엘과 담소 중인 내 모습을 보더니 표정이 급격히 일그러진다.

“너……! 네놈은!!!”

“아, 오랜만이네요?”

“네놈이 왜 여기 왜 온 거냐! 목이 뜯기고 싶어서 돌아온 거냐!!!”

엄청난 위압을 풍기며 나를 향한 살의를 드러낸다. 오랜만에 봐도 엄청난 기세임은 변함없다. 지금 다시 싸워도 도무지 이길 거란 생각이 안 든다.

다행히도 멜시엘이 먼저 나서 그를 말리고 선다.

“진정해 둠페일. 이 남자 싸우러 온 게 아니니까. 조만간 내 챔피언들을 데리고 전쟁에 참여할 거야. 거기서 네가 능력을 보인다면, 원하는 포상을 내려주지.”

“하지만……! 으……. 으으으!!! 알겠습니다! 나 둠페일! 어떤 놈이건 전부 찢어 놓고 당신을 차지하겠습니다! 저런 약골 따위한테 당신을 빼앗기는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

둠페일은 거칠게 문을 뜯어내면서 방을 나선다. 여전히 야수 같은 인간이라니까……. 든든한 전력은 되겠네.

그나저나 저런 둠페일을 길들인 멜시엘 자작부인도 참 대단해.

“하여간 덩치만 저렇게 컸지. 5발 정도 빼고 나면 세우지도 못하더라고 그래서 당신 얘기를 했더니, 엄청 질투하는 거 있지?”

반응이 조금 이상하다 싶더니 그랬던 거구만…….

“툼페일도 강한 남자지만… 난 여전히 당신이 내 챔피언이었을 때가 그리워…….”

“그럼 모처럼 만났으니 챔피언 노릇 좀 해볼까요?”

오랜만의 추억을 되살려서 그녀와 떡이 되도록 뒹굴고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

사뭇 긴장된다. 현재 레마테리어 왕궁 앞에 서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체르엘 왕녀를 만나야 하는데, 왕성에 들어갈 방법이 마땅찮은 것이다.

체르엘에게 의지전달을 해봤는데도 말이 없고……. 헤어질 때 자주 만나러 오겠다고 해놓고 연락이 없어서 화난 건가……?

하기야 가차 없이 내쳐놓고 필요해지니까 찾아오다니, 내가 생각해도 이기적이고 구질구질하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현실과 다른 삶을 살아보자는 내 신조와 맞아떨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필요하다면 더욱 구질구질한 일이라도 할 것이다.

달그락- 달그락- 뒤편에서 마차 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병사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성문을 개방하라!”

마차가 상당히 고급스러운 것으로 보아 왕족의 마차다. 체르엘이 타고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 있다!

그녀가 들어가기 전에 내가 왔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의지전달을 통해 그녀에게 말을 건다. 제발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체르엘 왕녀! 창밖을 봐!’

그녀는 멍하니 앞을 보고 있다가 내 의지가 들리자 무심코 창밖을 내다본다.

체르엘 왕녀가 눈을 마주쳤다. 손을 흔들었지만 그녀는 나를 모른 척한다. 그러더니 오히려 보란 듯이 옆의 남자와 즐겁게 수다 떤다.

저 사람은 누굴까? 그새 애인이 사람이 생긴 건가……?

좋은 남자 만나라고 한 게 나였는데, 막상 다른 남자 때문에 나를 모른 척하는 모습을 보니까, 왜 이렇게 씁쓸하지……?

못난 남자의 말로란 이런 것인가…….

복종을 시키고 싶어도 들어갈 방법이 없으니 별수 없지 않은가. 아쉬운 마음을 가득 담은 채 발걸음을 돌리는데, 갑자기 성문이 열리면서, 기사 단원들이 나를 에워싼다.

“뭡니까?”

“순순히 따라와라!”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어갈 방법이 생겼으니 반항하진 않는다. 그들에게 잡혀 온 곳은 놀랍게도 왕녀의 방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포박당한 채 끌려와 왕녀에게 관찰당하고 있다.

불편한 몸을 이리저리 비틀자, 가만히 있던 체르엘이 드디어 입을 연다.

“왜 온 것이냐?”

이곳에 온 이유. 병사 지원을 요청하는 염치없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다. 이런 때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야 하는 게 맞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도 여유도 없다.

“부탁이 있어.”

나는 그녀에게 이곳에 찾아온 이유를 털어놓았다. 내 이야기를 듣고도 체르엘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표정만 본다면 오히려 경멸에 더 가까운 얼굴이다.

그렇지만……. 나는 각인 대상의 기분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녀가 의도적으로 저런 표정을 짓는 거란 사실도 알고 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제야 나타나다니……. 당신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주고 싶지만, 그래도 체면이 있으니 쉽게 받아주진 않을 거야.’

그렇다는 말이지? 체르엘 네가 아무리 날아다녀봤자 결국 이 몸의 손바닥 안이라는 사실을 모르는군.

체르엘은 내가 자신의 속을 들여다본 사실도 모른 채 냉정한 척 열심히 연기 중이다.

“아까 봤을지 모르겠지만, 내겐 혼인할 사람이 생겼다. 그대가 나에게 이런 부탁을 할 거였다면, 그대도 날 자주 보러오겠다는 약속을 지켰어야 했을 것 아니냐?”

그녀가 혼인할 사람, 마차에서 그 남자를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남자 역시 실제 혼인할 사람이 아닌, 그저 친척일 뿐이란 것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를 골려 먹을 생각 인가 본데, 마음대로 두진 않는다.

“알겠어. 내가 눈치 없이 안 좋을 때 찾아왔나 보네. 그래도 좋은 남자 만나서 혼인한다니 마음은 놓이네. …축하해. 즐거운 시간 방해해서 미안하고……. 그럼 돌아갈 테니 나 좀 풀어줄래?”

“뭐……?!”

순순히 돌아가겠다고 하니 목소리 톤이 한층 올라간다.

“왜……? 왜 오기 부리며 더 부탁하지 않는 것이냐? 너라면…! 너라면 분명 날 협박해서라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

체르엘은 조금 격앙된 모습으로 다가와서 내 멱살을 쥐어 잡는다. 잡은 손에 힘이 실려 있다. 진짜 화난 건가?

“내게 남자가 생겼다는 데도 아무것도 느끼는 게 없는 것이냐?!”

“축하한다고 말했잖아. 그거 말고 다른 게 필요해?”

“이…….”

내 옷깃을 쥐어 잡은 체르엘의 손이 떨린다. 마치 그녀의 손이 화를 내는 것 같다.

체르엘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본다.

“너무하다……! 그대는 정말 너무하구나……! 나는 그대를 밤낮없이 기다렸는데……. 그대는 나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구나! 왜 나만 힘든 것이냐! 왜 나만 그대를 기다리는 것이냐는 말이다!”

가냘프게 떨리는 손을 보니 안쓰럽다.

어설프게 묶어놓은 포승줄을 풀고 체르엘을 품에 안는다. 체르엘은 놀랐는지 몸을 잔뜩 움츠린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놓고 몸을 기댄다.

“나 때문에 힘들었다면 미안해.”

안타까운 얼굴로 감정을 호소하는 체르엘을 보니 그냥 안아주고 싶었다.

그녀는 품에 안긴 채 훌쩍거리며 눈물을 훔친다.

*

“괜찮아?”

“아무렇지 않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됐는지. 그녀가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괜찮지 않을 텐데? 약혼자가 외간 남자 품에 안겨서 울고 있는데, 이런 모습 들키면 큰일 나는 거 아니야? 왕녀라는 분께서 외도하는 현장을 잡히면 나라가 발칵 뒤집힐 텐데?”

약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쯤 이미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의 표정이 귀여워서 괴롭혀 주고 싶다. 이쯤 되면 내게 이상한 취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체르엘은 필사적으로 부정한다.

“이, 이건 외도가 아니다. 그저 포옹과 다를 게 없지 않느냐?”

“그래?”

체르엘과 진한 입맞춤을 나눈다.

“으읍? 음……. 츕…! 츄읍…….”

반응은 깜짝 놀란 척하면서 밀어내지 않고 순순히 키스를 받아들인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더 적극적으로 나오는 면도 있다.

서로의 혀를 얽으며 흥분이 오를 때쯤 키스를 멈춘다.

“후음……. 하아….”

“그럼 이건?”

“이, 이건……. 그냥 인사일 뿐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우와 이 정도 인사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어떤 친구가 만나서 반갑다고 딥키스를 해? 어디까지 변명할 수 있나 보자.

“그럼……. 어디.”

체르엘의 허리를 바짝 끌어당긴다.

“흣?!”

피부 위 솜털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마주 보면서 옷 위로 가슴을 주무른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건 어때? 누가 봐도 외도의 한 장면인데.”

“으읏…! 하아……. 아니다……. 이건……! 아니다……. 끄응-! 읏!”

웃옷에 손을 집어넣어 직접 살결을 어루만지자 더욱 기쁜 목소리로 화답한다.

“하아앗……. 흐응……! 후으…….”

“꽤 야릇한 신음을 흘리는데? 이래도 외도가 아닌가?”

체르엘은 점점 더 무르익는 신음을 꾹 참아내면서 내 손을 확 밀어낸다.

“그, 그만하거라! 정말 누군가 올지 모른다. 저번처럼 들키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냐!”

그러면서 왜 내 바지 안에 손을 넣고 있는 걸까, 이 여자는……?

“그대는 정말 못 말리는구나. 약혼자가 있는 날 범하면서 쾌락을 즐기겠다는 의지가 명백하구나.”

체르엘은 내 바지를 훌렁 까내리고 자연스럽게 소중이를 입에 문다.

그냥 놀려주기만 할 생각이었는데. 어째 또 하게 생겼네. 까라면 까고. 하자면 해야지 뭐.

*

“흐으앙! 끅! 으읏! 하아……! 끄아아아아아앗!”

소중이를 뽑자 그녀의 꽃잎에서 물줄기가 신나게 뿜어져 나온다. 이미 나의 몸은 그녀가 뿌린 사랑 액으로 축축하게 젖었다.

“왕녀. 원래 이렇게 많이 쌌나? 아니면 그동안 약혼자한테 개발이라도 된 건가? 응?”

“하아아……! 그렇지… 않다……. 나는……. 끄흐읏?!”

체르엘의 변명이 끝나기도 전에 소중이를 깊이 박아 넣는다. 갑작스레 느껴지는 하복부의 압박에 통증과 쾌락을 줄타기하며 들뜬 신음을 토한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흐으으응! 으으아앗! 이건…! 안 된다! 끄으흣! 하아앙-!”

그녀를 양팔 사이에 손을 넣어 등을 꽉 끌어안는다. 그녀의 유방이 부드럽게 몸에 밀착되는 느낌에 소중이는 더욱 빳빳해져 간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아아앙! 말도 안 돼…! 방금 느꼈는데……! 또 느낌이……! 흐아앙!”

허리를 세우고 강하게 밀어 넣는다. 질 내를 휘저을수록 그녀가 느끼는 쾌락도 점차 깊은 곳을 찾아간다.

그녀도 내 몸을 바짝 끌어안고 몸을 막무가내로 더듬는다. 영락없이 내가 당하는 꼴이다.

“으으윽! 흐으응! 아아아……! 아읏! 흐아아앙-! 흑! 크윽!”

행위가 격해지며 감정도 격해지는 건지 눈물이 뒤쪽으로 흐른다.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럽게 입을 맞춘다.

“흐으음! 으음…. 후읍……! 츕. 흐응! 흐흣! 읍! 읏!”

입술을 살짝 떼면서 서로 장난치듯 혀를 굴린다. 새하얗던 그녀의 피부는 어느새 달아오른 열기로 빨개져서 더욱 요염한 색기를 발산한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하아아……. 모든 사람이 당신이 쾌락에 빠진 노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말이야.”

“으아아앙! 아니다아! 꺄아앗! 아니다 그런 게에! 흐아응!”

사정감을 참으며 템포를 늦춘다. 소중이를 꽉 물어잡는 꽃잎을 보며 물결치듯 천천히 허리를 움직인다.

찔꺽- 찔꺽- 찔꺽-

“왕녀. 우리가 연결된 모습 좀 봐. 왕녀의 예쁜 조개가 내 산호초를 집어삼키고 있어. 그렇게 맛있어? 조금도 놔줄 생각을 안 하는데?”

“흐읏……. 으응…! 부끄러우니… 그런 말은 하지 말거라……. 흐읏! 끄으읏!”

“말해 봐. 체르엘. 약혼자와 나 둘 중 누가 더 당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흐으응! 흐응! 읏! 모, 모른다…….”

체르엘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엄지 끝을 입에 물어 입을 봉한다. 약혼자 이야기는 거짓말이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 그럼에도 장단 정도는 맞춰준다.

“그럼 당신 입으로 직접 말하게 해주지.”

육감적으로 흔들리는 앞가슴을 괴롭히며 허리를 팡팡 내려찍는다.

“끄헉?! 허어윽! 아아읏! 하아! 아 깊엇-! 꺼흣!!”

심연보다 깊은 곳으로 치닫는 소중이의 감촉에 고개를 좌우로 털어 정신을 차리려 한다.

사내의 거친 손길로 여린 왕녀의 몸 구석구석을 유린한다. 새하얀 목덜미, 풍만한 유방,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휘어지는 허리는 성적매력을 더욱 짙게 어필해온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아아아! 아아읏! 아아아아! 으허어억! 으으그아!”

극한으로 치닫는 절정 쾌락에 체르엘은 참을 수 없는 신음을 터뜨린다. 이대로면 저번처럼 여왕이 들어온다 해도 체르엘이 먼저 매달려올 것 같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