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예사기단-125화 (124/147)

<-- 마검사 에르나 -->

-‘히든 기술 ‘진성각인’의 4단계 자질이 개화합니다.’

-‘제압 및 굴복당한 대상에게 즉시 복종의 각인을 새깁니다.’

-‘각인 대상이 ‘압도됨’ 상태일 경우. 대상은 시전자의 모든 명령에 100% 확률로 복종합니다. ‘압도됨’은 대상자의 두려움, 굴복, 의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제 복종 대상의 기분을 더욱 자세히 느낄 수 있습니다.’

-‘볼테이온이 당신에게 압도되었습니다.’

-‘복종의 각인이 ‘볼테이온’의 몸에 새겨집니다.’

10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볼테이온의 몸에 복종의 각인이 새겨진다. 그리고는 얌전히 굴라는 내 말에 땅바닥에 안전히 착지해서 자세를 바짝 낮춘다. 마치 내 명령을 기다리는 애완동물처럼 말이다.

[퀘스트 완수! – 호수의 지배자 볼테이온!][난이도: 매우 어려움]

볼테이온은 이제 더는 여행자를 습격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맹기리온 숲 부근의 여행자들이 안심하고 지나다닐 수 있도록 안전한 길을 만들었습니다.

-‘잠재가 15 증가하였습니다. (현재 잠재: 196)

-‘경험치가 772% 증가하였습니다.’(현재 70레벨 업 가능)

바닥에 내려와 가만히 있는 볼테이온을 주시한다. 퀘스트 완료를 확인했음에도 혹시나 달려들면 어쩌나 불안했지만, 조금 지켜보니 확실히 공격 의지는 사라진 듯하다.

녀석의 부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다.

“정말 안 무는 거지……? 그래, 그래……. 착하다.”

“끼르르룩…….”

거대한 부리로 나를 찢어놓을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순한 양 한 마리만 남아있다. 볼테이온은 우리를 공격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한 기분이 그대로 전해진다.

각인의 효과가 이렇게 뛰어나다니……. 조금 전까지 날뛰던 볼테이온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참,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나는 복부를 깊게 찔려 행동불능상태에 빠진 에르나에게 서둘러 다가간다.

그녀의 상태는 한눈에 보기에도 극심하다. 하복부가 찢어져 내장이 흘러나올 만큼 끔찍한 부상이다.

“크흐윽……. 으으윽……. 왕비님…….”

죽음을 눈앞에 둔 채 숨을 헐떡이면서도 왕비님을 찾는 모습을 보니 정말 충심으로 똘똘 뭉친 여인이구나 싶다. 이런 진국의 여인을 이런 곳에서 죽게 놔둘 순 없지.

힐링포션을 꺼내서 그녀의 입에 조금씩 흘려 넣는다. 한참 후 그녀의 호흡이 차츰 안정되면서 서서히 눈을 떴다.

에르나는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어떻게 된 거죠? 볼테이온은요?”

손가락으로 그녀의 뒤를 가리킨다. 그러자 눈앞에 커다랗게 보이는 볼테이온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급히 칼을 빼 든다.

그녀의 손을 잡고 행동을 말린다.

“진정해요. 에르나. 이제 우리 편이에요.”

“끼르르르룩.”

볼테이온이 자신의 부리를 들이밀며 혓바닥으로 피 묻은 얼굴을 핥아주니 에르나는 오히려 당혹스러운 눈치다.

“어떻게 된 거죠? 볼테이온을 길들이시다니요……? 혹시 테이머 이신 겁니까?”

테이머……?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길들였다기보다는……. 그냥. 복종하게 한 거예요.”

“그, 그게 테이머잖습니까! 이럴 수가……. 몬스터 테이머는 옛날에 사라진 줄 알았는데…….”

에르나의 눈빛이 경악으로 물든다. 도대체 테이머가 뭐길래…….

*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갑옷을 벗어 던지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물에 빠졌을 때 밀레민 꽃을 봤다면서 말이다. 겨우 내 것으로 만든 볼테이온의 배를 가를 일은 없어졌으니 다행이다.

“찾았습니다!”

물에 들어간 에르나가 밀레민 꽃을 한 다발 쥐고 있다. 손을 흔드니 상체의 특정 부위도 덩달아 흔들린다. 그러고 보니 에르나도 몸매가 상당히……. 이쪽 대륙 사람들은 NPC라도 다들 이렇게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가진 건가 싶다.

“하아……! 다행입니다. 꽤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다가온 에르나는 신난 얼굴로 밀레민 꽃을 늘어놓는다. 너무 기쁜 나머지 갑옷 차려입는 건 뒷전으로 미뤘나 보다. 나야 좋긴 하지만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네. 속옷을 입었는데도 움직이기 좋게 만든 건지 노출이 심하다.

멋쟁이 신사답게 그녀가 벗어둔 옷을 건넨다.

“에르나, 여기 옷이요.”

“아……! 죄송합니다. 못 볼 꼴을 보여드렸군요.”

못 볼 꼴은 결코 아니다. 다만 내 악의 악마가 이성을 잃었을 때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차원이다.

“다행히 우리 둘 다 목적을 달성했군요.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 여기서 묶고 일찍 출발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볼테이온의 영역이라 아마 다른 몬스터는 안 나올 겁니다.”

“확실한 거예요? 아까도 몬스터는 안 나올 거라면서요?”

민망한지 볼을 긁적인다.

“이, 이번엔 정말입니다! 믿어주십시오.”

엘리트인 것 같으면서도 약간은 헛똑똑이 같은 모습이 귀여워 보인다.

*

간단하게 모닥불을 켜고 에르나와 마주 앉는다. 멍하니 모닥불을 보고 있으니 에르나가 흘끗흘끗 쳐다본다. 뭔가를 묻고 싶은 기색이다.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셔도 돼요.”

고개를 움찔한다. 정곡을 찔렀나 보다. 에르나는 아닌 척 모닥불만 뒤집다가 조심스럽게 물어온다.

“아……. 그게……. 뭘 님께서는 혹시 타국의 귀족입니까……? 기품도 있어 보이시고 씀씀이도 일반인들과 달리 크신 듯한데……. 제가 지체 높으신 귀족께 여러 번 빚을지는 큰 실례를 범하는 건 아닌지…….”

“그런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아……. 그러시군요.”

눈을 마주치니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며 시선을 급히 떨군다. 그러더니…….

-‘[진성 각인], [왕가의 기품], 높은 호감도로 인한 시너지로 대상 ‘에르나’에게 복종의 각인이 나타납니다.’

응……? 각인이 새겨졌다고? 정말인가 싶어서 에르나의 각인정보를 열어본다.

이름: 에르나/ 레벨: 99 / 몸 상태: 굶주림

직업: 마검사

체력 7480 마력 6771

힘: 167 / 민첩: 140 / 지력: 183 / 건강: 94

균형: 5 / 의지: 5 / 근성: 6

각인정보 1차 각성

호감: 95(+) /애정: 5(=) /헌신: 48 /굴복: 90(+) = 복종: 60%

신체 정보

키: 170cm

가슴: 98cm / 밑가슴 73cm / 허리 59cm / 엉덩이 96cm

〈기교〉

마법(max), 검술(max)

정말 각인 걸렸네? 능력이 개화하면서 숨겨진 기술이라도 생겼나 보다.

에르나의 레벨은 생각보다 높다. 성기교 항목이 나타나지 않는 걸로 봐서 관계를 맺은 남성은 없는 모양. 그렇다면 답은 하나.

꼬신다.

‘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그녀의 기분이 나에게 고스란히 느껴진다. 예전에는 각인 창을 통해서나 한 줄씩 읽는 정도였지만, 각인이 개화하고 나서는 상대의 생각을 읽어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왜 그래요? 뭐 또 묻고 싶은 거 있어요?”

에르나가 고개를 젓는다.

“아닙니다.”

“아까 상처는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가슴이 뛴다면서 행동으로는 철벽을 치네……?

‘가까워…….’

일부러 가까워지니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조금씩 멀어진다. 그럼에도 거리는 점점 더 가까워진다. 더는 오지 말라는 의미인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내게 다른 말을 전한다.

‘눈이 정말 예쁘시구나.’

나를 칭찬하는 그녀의 생각을 기분 좋게 들으며 화제를 돌린다. 혹시 티를 냈다간 생각을 읽는 게 걸릴지 모르니…….

“우리 오늘 정말 잘 싸웠죠? 환상의 콤비 아니었어요?”

“네, 맞습니다.”

‘코도 오똑하시고 입술도……. 마치 그림에서 튀어나온 사람 같아. 분명 외모 관리를 받으시는 거겠지……? 저 정도 외모라면 분명 많은 여자가 뒤따를 거야.’

내가 에르나의 기분을 읽는 게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그녀가 말할 때와 하는 생각이 너무 다르다.

“이 근처는 사람이 안 지나가네요.”

“네, 아무래도 볼테이온의 영역이니까요. 위험을 감수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 넓은 가슴팍에 꽉 안겨봤으면……. 입술도 엄청 부드러워 보여……. 저런 입술에 키스할 수 있는 여자는 어떤 사람일까?’

입 밖으로 내면 부끄러울 듯한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구나. 그런 생각들이 전부 느껴지니 계속 모른 척하기도 힘들다. 속으론 저런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는 티를 안 낸단 말이지?

틈을 안 주겠다면 내가 직접 만든다.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나도 그와 입을 맞추고 싶어.’

“입 맞춰도 돼요.”

“네. 네?!”

“방금 입 맞추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내가 입 밖으로 낸 건가?’

자기가 진짜로 말했는지,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아니, 아닙니다. 제가 뭔가 말실수를 한……. 으읍?!”

공격은 상대가 혼란스러울 때 해야 확실한 효과를 보는 법이다. 입을 맞추고 혀를 사용해서 입술에 침을 바른다.

‘안 돼……. 이건 안 돼……!’

너무 갑작스러웠는지 에르나는 나를 밀어내려 한다. 아까 개화한 기술이 인간한테도 동하는지 확인해보자.

“밀어내지 말아요.”

명령을 내린다. 그 순간 나를 밀어내려는 팔을 멈춘다.

-‘에르나는 90% 확률로 당신의 명령에 따릅니다.’

-‘에르나는 95% 확률로 당신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각인 전용 상태창에 관련 메시지가 계속 떠오른다. 명령과 부탁이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신경 쓸 여유 없이 행위에 집중한다.

“츕… 혀 좀 더 내밀어 볼래요?”

“쯉- 츕…! 헤읍……. 응읍…….”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러면 안 되는데……. 이 입맞춤… 생각보다 더 부드럽고 좋아서 제어가 안 돼.’

“츄웁-! 읏! 하아……! 하음……. 으음…….”

조심스럽게 입을 때니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 입을 가리고 헛기침을 한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실례를……!”

“당신이 사과할 필요 없어요. 제가 한 거잖아요. 아까 당신 몸 너무 이뻤는데, 자세히 보여줄 수 있어요?”

“제 몸 말입니까……? 그……. 원하신다면…….”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갑옷을 하나씩 풀어 내린다.

‘이게 뭐야……? 낯선 사람 앞에서 옷을 벗으면서 왜 아무렇지가 않은 거야? 나는 뭘 기대하고 있는 거지?’

“몸을 칭찬받은 적은… 처음입니다.”

“정말요? 이렇게 이쁜 몸인데……. 만져봐도 돼요?”

에르나가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조심히 손을 펴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부드럽게 잡고 주물러 본다.

“음……. 으음…….”

‘만져지고 있어……. 상냥한 손길로…….’

그리고 천천히 그녀를 눕히며 진도를 나간다. 진한 타액을 서로 나누면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츄읍……. 읏! 흥읏……!”

‘기분이 이상해……. 이상한 목소리가 자꾸 나와. 나한테 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거야?’

“목소리 참지 않아도 돼요.”

탄력 있게 올라붙은 그녀의 복근을 따라 숲길을 누비면 딱딱한 말투와 달리 생크림처럼 달콤한 신음이 새어 나온다.

“다리 좀 벌려볼래요?”

수줍은 듯 굳게 닫혔던 다리를 천천히 열자. 세로로 예쁘게 닫힌 국부가 시선의 감탄사를 자아낸다. 한 줄기 선 따라 숨어있는 콩알을 혀로 돌리면서 굳게 닫힌 꽃잎을 만개시킨다.

“읏! 하아 읍…….

‘아, 이런 기분 처음이야……. 몸이 움찔움찔 떨려…….’

그녀의 젖어 든 국부를 손가락으로 질척거리게 문지르면서 바지를 벗는다.

‘엄청 커……. 알고 있던 것보다도 훨씬……!’

“에르나. 당신 때문에 이렇게 커졌어요. 책임져 줄래요?”

그녀의 국부에 흐른 애액을 소중이에 묻혀가며 의견을 묻는다.

“아…….”

‘정말……. 정말 하는 거야……? 오늘 처음 본 사람하고? 이건 아닌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혹시……. 볼테이온을 길들인 것처럼 나에게도 뭔가를 한 건……?”

에르나가 자신이 하는 행동에 의구심을 품는가 싶더니 나를 확 밀쳐낸다.

-‘에르나의 의지로 당신의 부탁을 저항했습니다.’

저항했다고? 이거 좋지 않은데…….

“당신, 혹시 저한테 마법 같은 걸 거신 건가요?!”

그녀가 내 능력을 간파했다. 잘못 말했다간 일이 틀어질 수 있으니 일단은 발뺌하자.

“에르나…….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예요? 내가 무슨 마법을 걸었다는 거예요?”

그 순간 높은 카리스마의 효과가 발동한다.

-‘당신의 카리스마가 에르나의 의지를 뒤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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