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성에서 생긴 일 -->
그날 저녁. 왕궁의 저택을 돌며 체르엘과 가벼운 산책을 마쳤다. 비록 작은 나라의 한 도시라고는 해도, 왕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지금껏 봐온 어떤 장소보다 화려하고 정갈한 느낌에 공기마저 웅장한 느낌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왕녀와 왕궁에서 산책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역시 사람 일이란 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니까…….
물론 왕녀가 산책을 흔쾌히 승낙한 건 아니었다. 다만 왕비의 권유에 대놓고 거절할 도리는 없던 모양이다. 얼마 전 벌인 일에 비하면 산책 정도야 어렵지 않은 일일 테니 말이다.
방문을 열고 그녀의 방에 들어서자 날카로운 목소리가 귀에 꽂힌다.
“큭……. 어째서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거지? 분명 잔디밭에 날 눕혀 놓고 사정없이 유린할 생각이었을 텐데?!”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같이 야경이나 감상하지?”
여전히 과다망상증을 드러내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발코니로 이끈다.
저 멀리 환한 불빛이 아름다운 밤 풍경을 수놓는다. 왕성은 저녁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문전성시였다. 꽤 많은 사람이 모여 있음에도 이곳은 거리가 있다 보니 그들이 내는 소음이 그리 거슬리진 않는다.
“왕궁의 공기는 유독 깨끗한 것 같아.”
시원한 밤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러나 왕녀는 여전히 긴장한 표정이다.
아침과 달리, 레이스 달린 원피스를 입고 있는데, 이렇게 보니 또 색다른 매력이 있다.
“설마 여기서 나를…….”
무슨 행동만 했다 하면 겁탈당할 것부터 생각하니, 억울해서라도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다.
나는 그녀의 뒤에서 원피스를 들추고 그녀의 갈라진 틈새로 손가락을 거칠게 쑤셔 넣었다.
“앗?! 아아윽!!! 끄그으윽……! 안…. 돼……. 하아윽…!”
바로 몇 시간 첫 경험을 한 터라, 그녀의 내부는 손가락의 침입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다.
“뭐가 안 돼……?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거 아니야? 식사 때도 산책 때도 애원하던 걸 해주겠다는데 왜?”
질쩍-! 질쩍-! 질쩍-! 질쩍-! 질쩍-!
“원한 적 없……! 끄흣! 하아……!”
고통스러운 얼굴로 인상을 찌푸리며 가까스로 버티고 선 왕녀. 나는 그녀의 옆에 바짝 붙어 귓가에 살며시 속삭인다.
“야경이 참 아름다워. 저 사람들은 아마 상상도 못 할 거야. 자기 나라의 왕녀가 훤히 보이는 곳에서 처음 본 남자와 음란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격이 땅으로 추락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체르엘의 호감이 1 하락했습니다. (현재 18-)’
그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얘기를 꺼내자, 그녀의 밑부분이 촉촉이 젖어들었다.
“끄흐으으윽……! 그런 추악한 말 따위에……! 굴복하지……. 않아!”
-‘체르엘의 굴복이 1 상승했습니다. (현재 77+)’
말은 그렇게 해도 그녀의 굴복도는 착실히 올라간다. 그녀의 복종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역시 굴복을 제일 먼저 올리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일단 굴복은 올려 두면 호감도 빨리 오르고 떨어질 일도 거의 없기에 노예를 조교 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략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나저나 돼도 않는 악당 말투 고집하려니까 이것도 은근히 힘들다.
질쩍-! 질쩍-! 질쩍-! 질쩍-! 질쩍-!
“흐-으아응! 아-아읏! 흐읍!”
근처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후우……. 단장님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왕녀는 혹시 들킬까 하는 생각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다.
“내가 고생은 뭘, 애들 잘 인솔해준 자네가 고생 많았지.”
우리가 행위 중인 발코니 바로 아래다. 그곳엔 레마테리어의 왕실 기사단으로 보이는 자들이 무거운 철제 투구를 벗어 둔 채 쉬고 있었다.
질쩍-! 질쩍-! 질쩍-! 질쩍-! 질쩍-!
“흐응! 응-읏! 으윽, 읏!”
“그렇게 소리 내면 아래 있는 기사들이 들을 텐데.”
왕녀는 새어 나오는 신음이 그들에게 닿지 않도록 최대한 입을 틀어막는다.
“앞으로 며칠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아주 죽겠습니다.”
“우리는 긍지 높은 레마테리어의 기사단이다. 이런 일로 죽겠다는 나약한 소리는 내뱉는 거 아니다. 우리가 그런 말을 하면 국민들은 누굴 믿을 수 있겠어?”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단장님!”
단장으로 보이는 사내의 말에 부하가 믿음직한 모습으로 경례한다.
“저 기사단장이라는 사람 꽤 믿음직한데?”
“그래… 읏! 우리 기사단은 너 같은 악당하고……. 하아…. 비교도 안 될 정도… 하아-으읍!”
왕녀의 음핵을 중지로 강하게 켜자 다리가 풀렸는지 주저앉으려 한다. 그러나 나는 가랑이 사이에 넣은 손을 끌어당긴다. 그녀는 넘어지지 못하고 도로 일어서서 내가 주는 쾌감을 오롯이 느끼고 있다.
“비교도 뭐?”
“하아아……! 이, 이런……. 비겁한……! 끄흐응…!”
재밌는 왕녀의 반응을 즐기며 조금은 단단해진 그녀의 음핵을 집요하게 괴롭힌다.
“아, 그보다 오늘 행사에 체르엘 왕녀님께서 방문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안 오셨을까요?”
“음……. 최근 왕비님께서 체르엘 왕녀님의 혼사 문제로 걱정을 많이 하셨으니까……. 아무래도 그 영향 때문에 못 오신 게 아닐까 싶다.”
“혹시……. 서운하십니까?”
“내가 서운할 게 뭐가 있겠냐……. 나라도 애지중지하는 딸이 검을 들겠다고 하면 반대할 거야.”
“오랜만에 왕녀님 방문하신다고 준비 많이 하셨잖습니까? 갑옷 손질도 깨끗이 하셨고 말입니다.”
이것 봐라. 낌새가 수상한데? 기사 단장이라는 사내가 왕녀를 좋아하는 건가?
기사 단장은 단원의 말에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어 보인다.
“그래서 뭐? 왕녀님께서 방문하신다는데, 깨끗이 보이는 건 당연한 거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니까 쓸데없는 추측으로 일에 힘 빼지 마라.”
“그래도……. 체르엘 왕녀님을 좋아하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물론, 좋아하지. 내 순정을 받치고 싶을 만큼 좋아한다. 그렇지만 나는 너도 좋아하고 이 나라 국민 모두를 좋아한다. 왕녀님 역시 순정을 받치고 싶은 대상 이전에 기사단으로써 지켜야 할 국민에 지나지 않아. 그건 내가 기사 단장의 이름을 내려놓지 않는 한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야.”
멋지고 미련한 녀석이구나. 기사단의 긍지 때문에 좋아하는 여자에게 속마음을 내비치지도 못하다니.
그렇지만 이곳에선 어찌 보면 당연한 거겠지. 신분의 차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질 만큼 크게 다가오는 곳이니까.
“왕녀. 당신 인기 많아서 좋겠는데? 그렇게 인기많은 여자가, 내 손가락 하나에 좋아서 물이나 질질 흘리고 말이야…….”
질쩍-! 질쩍-! 질쩍-! 질쩍-! 질쩍-!
“크읏-! 웃기지……맛! 하아-앙!”
비꼬듯 속삭이자, 결국 참고 있던 신음을 입 밖으로 내고 만다.
“음? 이게 뭔 소리지……? 단장님 방금 무슨 소리…….”
“음, 우리가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다. 충분히 쉬었으니 슬슬 돌아가자. 오늘 정말 고생 많았다.”
그들이 돌아가고 왕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절정의 여운을 감당하고 있었다.
“하아으……. 흐으…….”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주저앉아있으면 안 되지.”
그녀의 팔을 잡고 일으켜 침대 위로 내팽개친다. 나는 바지를 벗어 내리고는 천천히 다가간다.
“으읏! 내 처녀를 가져간 것도 모자라……. 이런 끔찍한 일을……!”
“말은 똑바로 해야지. 나한테 처녀를 받친 건 당신이야. 욕망으로 가득 찬 당신의 망상이 오히려 나를 간음한 거라고.”
“그런 식으로 나를 홀려서 우리 왕국을 차지할 속셈을 모를 줄 알고? 어디 할 테면… 해 보아라! 그래 봤자 내가 너 같은 악마에게 무릎 꿇을 일은 결코 없을 테니!”
그로부터 45분 뒤. 무릎 꿇을 일 없다던 그녀는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엎드린 채 엉덩이를 앞뒤로 펌프질하고 있다. 이미 쾌락에 반쯤 정신을 놓은 듯 보인다.
그녀 안에는 이미, 앞서 3차례나 흘려 넣은 백탁액이 우아한 엉덩이의 움직임에 따라 쭈욱 뿜어지며 침대로 떨어져 내린다.
뿍쩍-! 뿍쩍-! 뿍쩍-! 뿍쩍-! 뿍쩍-!
“후-윽! 하응! 크읏……. 꺄읏! 흥! 응! 응! 으응!”
분명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처녀였는데, 어쩜 이렇게 자연스럽게 허리를 흔드는 건지……. 더군다나 한 나라의 왕녀라는 사람이 말이다.
뿍쩍-! 뿍쩍-! 뿍쩍-! 뿍쩍-! 뿍쩍-!
“짐승으응! 흐윽! 읏! 언제까지이! 허윽! 하는! 흑-! 거, 흣…!”
그녀 스스로가 허리를 움직이고 있음에도 자각이란 게 없는지 내 탓만 주야장천 하고 있다.
뿍쩍-! 뿍쩍-! 뿍쩍-! 뿍쩍-! 뿍쩍-!
“정녕! 내 몸을……! 앗! 가, 가득 채울 때까지! 할! 생각인 건가앗! 아-앙!”
이제 얼추 느낌이 오는데……. 이건, 몸을 가득 채울 때까지 해달라는 소리 같다. 뭐 그게 소원이라면야…….
“원하는 대로 해주지!”
“꺗! 앗! 아아아앗! 하아! 하아아아응! 앗! 하앗! 흐아아앗!”
나는 그녀의 온몸을 백탁액으로 가득 채워 넣을 기세로 밤새도록 허리를 흔들며 시간을 보냈다. 너무도 무모하고 황당한 레마테리어의 왕녀의 조교가 무사히 끝날 수 있기를 기원하며…….
* * *
서너 명 정도 모인 작은 공터. 이곳의 밤은 유독 깜깜했다.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기술력으로 가로등이 설치된 공간임에도 빛은 고작 세 사람 딱 비추정도로 작게 비추고 있었다.
한 사내가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앞을 지나며 무언가를 하나씩 걷어가고 있었다. 그 앞에선 사내들은 어쩐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에 손에 쥐어진 꽤 많은 양의 금액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리스트는?”
사내가 묻자 한 사내가 떨리는 손으로 그에게 한 장의 종이를 건넸다.
내미는 리스트를 받아 들기 위해 내뻗은 손목에는 특이해 보이는 보라색 눈동자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받은 리스트를 쭉 훑었다. 특별할 것 없이 그저 유저 아이디로 보이는 이름의 나열이었다.
“오늘은……. 7명. 뭐, 좋아. 오늘은 기분 좋으니까 그냥 넘어갈게.”
그렇게 말하며 그는 리스트를 자신이 가지고 있던 리스트에 통합시키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 들린 리스트에는 이미 수백 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오직 그와 리스트를 건넨 사내만이 알고 있는 듯했다.
그는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리스트를 안주머니에 조심스럽게 집어넣었다.
* * *
“이제 곧 왕녀님께서 훈련장에 방문하신다. 다들 흐트러진 모습 보이지 않도록 해라.”
“예!!!”
기사 단장의 말에 100여 명 되는 왕실 기사단과 견습 기사단은 마치 한 몸인 양 대답을 마쳤다.
곧 왕녀가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사단의 갑옷을 입고 있음에도 언제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기사단장과 기사단 전원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와……. 아름다우시다.”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것 같네.”
“다들 정숙!”
왕녀는 기사단이 서 있는 단상 앞으로 나서 연설을 하기 전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왕녀 혼자가 아닌 처음 보는 한 명의 사내가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 * *
“그래, 다들……. 늠름하고 멋진 모습 유지하느라 고생이 많다. 오늘 내가 이곳에 방문하게 된 이유는 우리 긍지 높은 레마테리어 기사단의 기강을 확인하고 훈련의 성과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다들 훈련에 열심히 임하는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
왕녀는 약간은 붉어진 얼굴로 나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쪽은 내 친우로서, 오늘 너희의 훈련이 어떤지 함께 참관하기로 했다. 부끄럽지 않은 모습… 보여주기 바란다.”
친우라고 소개하자 다들 내가 누군가 궁금한 얼굴이지만, 기사 단장은 오히려 다른 게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왕녀님, 혹시 어디 편찮으십니까? 얼굴이 붉습니다.”
“아, 아니다. 아무것도……. 훈련을 진행하거라.”
그녀의 얼굴이 붉은 이유, 불안한 듯 계속 다리를 꼬는 이유. 바로 몇 분 전 그녀 안에 방출한 내 아기씨들이 안에서 바깥 구경을 하고 싶다고 아우성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녀의 속사정도 모른 채 기사단의 훈련은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