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아웃>되돌리고 싶은 일 --> 허리를 밀어 올릴수록 느껴지는 쾌감에 페로렌은 눈을 찡긋거리면서도 끝까지 시선을 맞춘다. 내 눈에 담긴 감정을 읽고 싶어하는 것 같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뭘! 하아! 나랑 하는 거… 진짜 좋은 거지……?! 으으읏! 하아읏!”
투명한 피부에 붉게 상기된 얼굴로 자꾸만 확인하려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페로렌한테 이런 면모가 있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그녀의 허리를 한 손으로 바짝 끌어안는다. 너무 가냘파서 한 손으로 전부 감아진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아응! 응, 읏! 키스할래……. 뭘! 나 키스해 줘. 뭘 때문에, 다른 남자랑 키스 못 했으니까……! 뭘이 대신해줘! 내가 하는 거 말고. 뭘이 해줘.”
나 때문에 키스를 못 했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해달라면 해줘야지.
페로렌의 입술을 간질이듯 혀로 핥자 그녀도 따라서 혀를 내민다. 혀끼리 장난치듯 마찰을 일으키자 야릇한 기분이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페로렌은 못 참겠다는 듯 내 혀를 입술로 앙! 물더니 자신의 입안에서 우물우물 할짝거린다. 이제 결벽증이 불러오는 나에 대한 거부감은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
이제 그녀의 바람대로 진한 입맞춤을 한다.
“쮸웁-! 응!! 으읏-! 흐읍-! 츄읍! 응!”
자연동굴을 지나는 바람 소리처럼 거센 호흡이 오가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나를 바짝 끌어안은 그녀의 가슴으로부터 미약한 심장의 고동 소리가 두근두근 느껴진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지, 작은 가슴이 좋은 이유는 심장 소리를 느낄 수 있어서라고…….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난 큰 가슴이 좋지만…….
그녀를 끌어안은 채 뒤로 눕자 그녀가 내 가슴에 손을 지탱한 채 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허리를 흔든다.
“아으응……! 흐응-! 으읏, 흥……!”
페로렌의 작은 가슴을 살살 건드리면 앙탈 부리는 듯한 신음을 터뜨린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접합부에서 나는 질척거림이 청각을 통해 들어와 내 힘의 근원인 심부를 강타한다.
“하아-! 앙! 하앗! 뭘! 나! 기분이 이상해! 나 화장실……! 화장실 가고 싶어!”
“쌀 것 같으면 그냥 싸도 돼요.”
“아응! 안 돼……. 앙, 읏! 난 애가 아닌데! 하읏!”
“괜찮아요. 관계 중엔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재차 입을 맞춰주고는 작지만 유려하게 굴곡진 골반을 양손으로 잡는다. 그리고는 떠오르는 그녀의 몸을 끌어당겨 삽입의 강도를 높인다. 소중이가 상하로 움직일 때마다 꽃잎의 여린 살결이 굵은 기둥을 바쁘게 따라다닌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아앙! 아읏! 흐읏! 안 돼! 뭘! 나 진짜……! 쌀 것 같단 말이야! 꺄흣?!”
손가락 하나를 펴서 그녀의 가슴 중심부터 배꼽까지 간질이듯 쭉 그어 내리자. 짧은 비명을 내지른다. 그와 함께 따듯한 느낌이 하반신을 축인다.
찔꺽-! 찔꺽-! 찔꺽-! 찰박-! 찰박-!
“아, 하아앙-! 보지 마……! 흐윽! 앙, 앗! 으으흣!”
참지 못하고 내버렸다는 게 부끄러운지 내가 보지 못하도록 나를 바짝 끌어안는다.
찰박-! 찰박-! 찔꺽-! 찔꺽-! 찔꺽-!
“참았는데, 흑!”
코끝이 빨개져서는 울상 짓는 그녀를 보니 왜 이렇게 귀여운지 모르겠다. 귀여운 그녀를 보며 나도 슬슬 방출을 준비한다. 체위를 정상위로 바꿔 그녀를 아래로 눕힌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아가씨 오늘 아기 가져봅시다!”
“하응, 읏?! 뭣 읏! 무, 무슨 소리… 흐앙-! 아읏!”
“안쪽이 꽉 찰 정도로 싸줄게요!”
“흣, 윽! 하아! 아읏! 아이 갖는 게! 그렇게 쉬운 줄…! 흐윽! 하앙!”
폭죽이 터지듯 생체에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전기적 신호에 내 몸은 스스로 쾌락을 원하며 한껏 움직인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아앗! 앗! 아응-! 뭘! 나! 나! 또! 읏! 하아! 하아!”
첫 번째 경험을 최고로 안겨주기 위해 작은 작전을 마친 나는, 그녀의 목과 귓불을 간질이면서 흥분을 끌어올린다.
“응! 흣! 꺄흣-♡ 흑! 기분이-! 아, 아앗! 하-으앗-!”
그녀의 신음이 고조되고 톤이 높아지고 허리를 들썩이며 절정에 가까워졌을 때……!
“꺄읏……. 끄히으으으읏?!?!”
각인을 검과 동시에 그녀 안에 깊숙이 넣고 진한 크림을 그녀 안에 방출한다.
“끼야아아아아앗!!! 응그그으으으읏! 아아아!!! 커흐으그!! 흐으으그! 으윽! 아아아앙!! 아읏! 흐으윽!”
그녀는 물 밖으로 튀어나온 생선에게 전기 충격을 더한 것처럼 팔딱거리며 참을 수 없는 경련을 일으킨다. 각인을 건다고 해서 지금까지 이 정도로 난리 친 여인은 없었는데, 페로렌은 유독 민감한 모양이다.
내 몸을 끌어안은 그녀의 팔이 오들오들 떨린다.
“흐에윽…… 흐으윽……. 흐아앙……. 방금 뭐야아……. 흐윽… 나 죽는 줄 알았어. 흑…….”
“잘 해줬어요. 이제 끝났어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자 두 주먹을 말아쥐고 입을 가린 채 나를 바라본다. 새끼 살쾡이처럼 앙증맞다. 언제 또 이런 귀여운 행동은 배운 거야, 이거……?
페로렌이 자기 배를 문지르며 허공을 응시한다.
“아가 방이 가득 찼어……. 정말 임신하면 어떻게 해……?”
초조해하는 걸 보니 진짜 걱정스럽긴 한 모양이다.
“내가 책임져 줄게요.”
“아기한테 미안해서 어쩌냐구……. 아빠가 이런 사람인데……. 왕자님 같은 사람이 아니어서 미안해, 아가야…….”
인제 보니 임신할까 봐 걱정한 게 아니라 그냥 나를 까내릴 생각이었구먼……?
서서히 그녀 안에서 소중이를 빼내려는데 그녀가 나를 멈춰 세운다.
“빼지 마……. 아직……. 조금만, 조금만 이대로…….”
나는 요구에 따라 삽입을 유지한 채 그녀를 한껏 끌어안고 서로의 온기를 한동안 느꼈다.
*
“이걸로는 안 된다고요?!”
그녀와의 행위를 마친 후 뒤늦게 아이셀 업그레이드를 위해 페로렌의 파과혈을 박박 긁어모았는데, 이걸로는 안 된단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아니라고 했잖아, 이 바보야. 너랑 관계를 맺은 순간부터 난 더 이상 처녀가 아닌 거니까…….”
아뿔싸……. 처녀의 피라고 했는데, 난 왜 당연하게 첫 경험 때 나오는 피를 생각한 걸까……? 단순 욕망에 사로잡혀 어리석은 선택을 한 나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럽구나…….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내가 미리 뽑아둔 건 있으니까. 그걸로 조율할 수 있어.”
하아……. 그렇다면 참 다행인데. 그전에 잠깐…….
“그럼 나한테 말 안 해줬던 건 그냥 장난친 거였어요? 얼굴은 왜 빨개진 건데요?”
“내, 내가 언제 얼굴이 빨개졌다고?!”
얼굴을 마주 보고 있으니 또 얼굴이 빨개진다. 그냥 호감도가 높아서 빨개진 거였나…….
“날 가지고 장난 치다니!”
“꺄앗?! 꺄하하핫! 간지러워! 하지 마! 아하하하! 꺄아아아!”
그렇게 페로렌과의 첫날밤은, 어쩐지 처음 듣는 듯한 그녀의 행복한 웃음소리와 함께 한없이 깊어만 간다.
* * *
오늘은 하연이와 만나는 날이었다. 최근 하연이와 통화하면서 목소리에 기운이 없는 듯하여 하루를 느긋하게 보내자는 차원에서 힐링 카페에 들렀다.
이곳이 뭐 하는 곳이냐면 그냥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일상에 지친 사회인들의 심신을 풀어주는 그런 장소. 하늘이 탁 트인 공중정원 같은 분위기인데, 해먹에 누워 잠을 청하거나 건물 안에 들어가 만화나 영화를 본다거나, 마실 것을 시켜놓고 온종일 수다 떠는 일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집에서도 할 수 있다지만 돈을 받는 만큼 치유를 위한 환경을 제대로 조성해놓은 장소라 집보다 완성도 높은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1시간에 2천 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
“야 송하란! 너 또 그 남자 때문이지? 그 사람 이상하다고 했잖아! 왜 말을 안 들어 진짜! …돈이고 뭐고! 저번에 가져간 돈은 어떻게 된 건데? 하아……. 난 모르겠으니까 네가 알아서 해!”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하란이의 성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연아. 무슨 전화를 그렇게 받아?”
“아, 오빠. 들었어요……? 그냥…… 아무것도 아니에요.”
언제나 본인이 힘든 일은 잘 털어놓지 않으려고 한다. 하연이가 너무 착하고 남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는 건 잘 알지만, 나로서는 조금 서운하긴 하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해도 어느 순간 보면 다시 멀어져 있곤 하니까. 내가 하연이의 남자친구가 된다면 사소한 것도 다 말해주려나?
전날의 간접 고백 이후로 여전히 하연이의 대답은 여전히 듣지 못한 채다. 그 날 이후로 한 번 더 떠보듯 넌지시 물었으나, 왠지 모를 망설임을 보였다. 씁쓸하긴 하지만 이 이상은 고백 때문에 부담 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못 미더워서 말하기 싫은 건 아니지?”
장난스레 물으니 손을 황급히 내젓는다.
“아…….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오빠.”
본인도 나에게 비밀로 하는 게 많아 미안하다고 생각했는지 곧 털어놓는다.
“사실은……. 저번에 봤던 제 동생 남자친구 있죠?”
김민철. 그 사람을 말하는 모양이다.
“그 사람이, 제 동생한테 돈을 요구하는 것 같아요. 그 날 이후로도 저한테 자꾸 연락이 와서 차단하긴 했는데…….”
“뭐 그런 새끼가……! 그 자식 연락처 좀 줘봐.”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했더니 정답이었네. 원래 이런 일에 나서는 성격은 아니지만, 하연이가 연관된 이상 가만히 손 놓고 지켜볼 순 없다.
그러나 하연이는 고개를 젓는다.
“일단은, 제가 알아서 해볼게요. 최대한 동생부터 설득해보려고요.”
“그래도 이건……! 하아……. 그래 알겠어. 대신 혼자 처리하기 힘들면 나한테 꼭 말해줘?”
그녀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한다.
“네, 그럴게요. 오빠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래도 안심이에요.”
김민철……. 앞으로 어떻게 나오나 두고 보자.
*
그녀를 바래다주는 길. 어느덧 그녀가 머무는 빌라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은… 왠지 조금 빨리 왔네요……?”
“아, 그러게. 거기가 지름길이었나 본데?”
걸어오는 중간 길에 샛길로 빠졌더니 30분은 더 일찍 도착한 것 같다.
“여태까지 전 그런 좋은 길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다녔어요.”
“하연아.”
“네?”
갑작스러운 부름에 나를 올려다본다.
“우리 본지도 꽤 됐고……. 너도 이제 말 편하게 하는 거 어때?”
“편하게요……?
“응, 존댓말을 굳이 쓸 필요 있나 싶어서. …조금 어려우려나……?”
시선을 떨구고 잠깐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럴게요.”
존댓말을 쓴다고 해서 불편한 건 아니지만, 하연이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그런 제안을 건넨 것이다. 흔쾌히 받아주니 다행이다.
“그럼 한번 해봐.”
“아, 음……. 오빠, 그……. 우, 우리 집에 올래……?”
“어……?”
말을 놓은 첫마디가 사람을 이토록 설레게 하는 말이라니, 하연이가 엄청난 재능을 가졌구나.
“아, 아니 저 그게… 차 못 마셨으니까…….”
샛길로 돌아오느라 평소 들르는 찻집을 안 갔는데, 그게 최고의 선택이었구나. 평소 비싼 척을 자주 하고 다니는 나지만, 이런 상황에서까지 그러는 미친놈은 아니다, 내가.
“어……! 당연하지! 당연히 가지.”
혹시나 말을 바꿀까 무서워 재빨리 대답한다.
*
“실례합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 인사하고 들어가는데 하연이가 웃는다.
“아무도 없어.”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 이보다 로망틱한 상황이 어디 있겠는가? 많이 발전했다 강기단. 하연이가 집까지 오게 할 정도로 신뢰하게 만든다니…….
집에 들어서자마자 하연이 몸에서 나는 향기가 집안 곳곳에서 느껴진다. 달콤 향긋하게 풍겨오는 냄새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