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의 정령 아이즈 --> 찔꺽-! 찔꺽-! 찔꺽-!
“꺄읏! 눈으로… 뭐해……! 차가워! 하아…! 응, 흣! 하응!”
그녀의 반응에 잔뜩 흥분해서 그녀의 몸을 번쩍 들어서 삽입을 시도한다 떨어질까 무서운지 내 목을 감싸고 찰싹 붙어있다.
“내 얼굴 봐요.”
찔꺽-! 찔꺽-! 찔꺽-!
“흐으……! 으윽! 하아……! 응…….”
그녀는 내 눈을 잠시 쳐다보고는 민망함에 다시 고개를 돌린다. 나는 에르에니를 몸쪽으로 바짝 끌어당겨 입을 맞춘다.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입술을 피한다.
찔꺽-! 찔꺽-! 찔꺽-!
“읏! 안돼……. 키스는 하지 마…….”
연인이 아닌 사이에 키스는 거부감이 드는 모양이다. 그보다 더 진한 걸 하고 있으면서 뺀다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런 것도 잠시.
쾌락에 점차 빠져들던 그녀가 오히려 내 입술을 탐해오기 시작한다.
“헤룹! 흐윽! 혀 좀 더 써봐. 츄읍……. 흣!”
그녀의 요구에 따라 혀를 내밀자 연인 사이에서나 볼 법한 딥키스로 내 혀를 감아온다.
“츕-! 흐읍! 하웁……. 쪽. 쪽.”
그녀와의 행위를 지속할수록 과연 처음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맹렬하게 불타오른다.
찔꺽-! 찔꺽-! 찔꺽-!
“하아응! 으읏! 너 키스 진짜 잘한다. 하아…….”
“아까 남자친구 때문에 안 하려던 거 아니었어요?
“게임이니까 괜찮아, 흣! 응! 하아……!”
그녀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생각해보니 게임에서 성관계를 맺은 건 한 걸로 치지 않는 건가? 괜히 쓸데없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녀가 내 고개를 잡고 자기 얼굴을 바라보게 한다.
“야……! 나한테 집중해. 누나가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하아……. 감히 다른 생각을 해?!”
찔꺽-! 찔꺽-! 찔꺽-!
“미안해요.
여자의 감이란 정말 무섭구나, 그 잠깐 다른 생각하는 걸 잡아내다니…….
하, 씨이……. 진짜……. 미칠 것 같아. 이런 걸 그동안! 왜 참고! 흣! 있었……. 끼햐읏?!!”
미안함에 대한 보답으로 이제는 눈밭에 이리저리 쓸리며 붉어진 그녀의 몸을 눕히고 더욱 깊이 쑤셔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처음이고 해서 비교적 상냥하게 했지만, 사실 그건 내 취향이 아니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앗! 하악! 야! 흣! 차가웟! 꺄앗! 아아! 하으!”
차가운 눈에 쓸려 그녀의 뽀얀 피부가 더욱 탱글탱글하게 느껴진다. 힘차게 허리를 쳐올릴수록 아담한 가슴이 출렁거리며 시선을 빼앗는다.
찹-! 찹-! 찹-! 찹-!
“하앙! 앙! 앙! 흐읏! 읏! 아! 미치겠어! 정말! 하웃!!”
“곧 가요!”
“아! 안에는 안 돼! 안에 싸지 마! 하앗! 윽! 앙! 흑!”
게임인 데다가 임신하는 시스템의 구현도 안 돼 있지만, 그럼에도 꺼려지는지 안에다 하는 건 극구 거부한다. 뭐 그 정도야 들어줄 수 있지.
점차 오르는 세속적 쾌락에 아득해지는 정신을 부여잡으며 소중이 끝에 감각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그녀도 함께 갈 수 있도록 테크닉을 발휘해 그녀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린다.
“앗! 꺄! 앗 흐앗! 야! 이거! 아응, 읏!! 거기가! 막 타는 것 같아!”
프리지아의 여체 분석이라면 처음이라 해도 느끼는 건 순식간이지!
찹-! 찹-! 찹-! 찹-! 찹-!
가녀린 꽃잎은 과격한 움직임에 찢어질 수 있다는 건 생각도 않은 채 오로지 쾌락의 명령 하에 기계처럼 허리를 놀려댄다. 그녀도 싫지 않은지 내 허리에 장단을 맞춰 꿍떡꿍떡 엉덩이를 움직여댄다.
“하! 하아-! 아-! 아-! 아아! 뭔가! 뭔가가! 아아아아아으아앗!!! 아흐으으읏!!!”
밀려드는 쾌락의 파도에 에르에니는 발가락을 꽉 오므리며 아기가 기저귀 갈 때의 모습으로 하반신을 부르르 떤다.
“하악! 하악-! 하으으으으……! 하아아……. 하아…….”
그녀가 극락세계로 가는 모습을 보며 요염하게 들썩거리는 그녀의 가슴 위에 백탁액을 뿌려간다.
조금 과격했나……? 중간까지도 나오지 않았던 피가 다 끝나고 나니 조금 묻어있다. 마지막을 너무 과하게 밀어붙여서 내내 잘 버티고 있던 질 막이 조금 파열된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쾌감으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때문에 고통은 많이 못 느끼는 것 같다.
* * *
“으음, 으으……. 하, 진짜……. 정신 나가는 줄 알았네……. 응……? 얘 어디 갔어?”
에르에니 본인은 인지 못 했지만, 상상 이상의 쾌감으로 인해 정신을 잠깐 놓았었다. 그러나 그가 일어난 후 이미 뭘은 사라지고 난 뒤였다.
설마 파렴치하게 그 짓을 벌여놓고 그냥 내뺀 건가 싶었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아이템 주머니 하나가 놓여있었다.
“와! 진짜 준 거야……?!”
그래도 인성은 되어 있구나 싶었다. 에르에니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템 주머니를 개봉했다.
*
나는 우올로에 올라타서 특수 능력치를 어디에 찍을까 고민하고 있다. 이번 에르에니와 이전 셀리아와의 관계로 특수 능력치 2개를 올릴 수 있는데 뭐가 좋을지 감이 안 잡힌 탓이다. 카리스마? 근성? 그냥 조금 더 모아볼까.
일반 능력치와 달리 레벨업을 안 해도 아무 때나 올릴 수 있기에 모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선원실에서 잠깐 자고 있던 드웍프가 언제 나왔는지 내 옆으로 다가온다.
“형님, 오셨네요? 근데, 그 누님한테 서리한 진짜 줬어요?”
“내가 미쳤냐? 5억 셀짜리를 주게?”
“어? 근데 꽤 오래 있었잖아요? 은밀한 거래 그런 거 아니었어요?”
“음……. 뭐, 거래하긴 했지. 서리한은 아니지만…….”
* * *
-‘초월 아이즈의 파편 100개를 습득하였습니다.’
“이, 이게 뭐야……?”
있어야 할 서리한은 어디 가고 겨우 초월 아이즈 파편 100개뿐이었다. 물론 이게 나쁘다곤 할 수 없었다. 개당 10만 셀씩 100개면 총 1,000만 셀이라는 비싼 값어치를 하니 말이었다. 그런데 이건, 기분이 달랐다.
‘아니겠지…….’
설마 하는 마음에 아이템 주머니를 더 뒤져봤지만 찬 공기만 한가득 들어있을 뿐이었다.
“하……!”
아이템을 주기로 약속한 뒤 남자친구와도 한 적 없는 관계를 맺었는데, 얻은 건 파편 100개뿐이라니……. 에르에니는 뒤통수를 10톤짜리 망치로 후려 맞은 듯한 느낌에 극한의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뒷골이 당길 정도로 먹먹함이 머리끝까지 차올랐을 때 비로소 분노에 찬 그녀의 외침이 터져나갔다.
“야 이 나쁜 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게 그란트 월 산 정상에는 이름 모를 여인의 한 맺힌 비명이 한참동안이나 울려 퍼졌다고 한다.
* * *
〈선택지〉
1. 에르에니에게 사실을 고하고 서리한 하나를 양보한다.
2. 에르에니에게 서리한 먹은 걸 비밀로 하면서 입을 꾹 다문다.
3. 에르에니에게 초월 아이즈 파편으로 고마움을 대신한다. (신규)
그때 내가 골랐던 선택지는 3번이었다. 에르에니의 제안 덕분에 3번 선택지가 본의 아니게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루트가 됐을 뿐.
“와, 형님 진짜 상 쓰레기네요.”
“애초에 난 서리한 준다는 말 한마디도 안 했어. 그리고 원래 이기적인 놈일수록 오래 살아남는 거야. 야, 그보다 넌 내가 묻고 싶었던 게 있는데, 헬파이어 구슬 어떻게 한 거야? 킹킹한테 훔쳤냐?”
“아니 형님! 훔치다니요! 눈앞에 아른거리길래 손에 쥐고 제 인벤토리에 넣었을 뿐이라고요!”
“그걸 줄여서 말하면 훔쳤다잖아……. 나 욕하더니 지도 만만찮은 쓰레기였네. 이 도둑놈이!”
“저를 사기꾼이라 욕하는 건 참아도 도둑놈이라고 욕하는 건 못 참습니다. 형님!”
드웍프는 인정하기 싫은지, 걸음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서로 남 욕할 게 아니라니까. 쓰레기끼리 잘 뭉치고 있는 거지.
뭐, 그래도 덕분에 서리한을 2개나 먹었으니 후회는 없다. 하나는 아이셀 만드는 데 쓰고…….
하나는 팔아서 길드나 하나 만들어볼까? 길드 창설 비용이 3억이었지? 나머지 2억은 어디에 쓰지? 1억 정도는 현금화해서 이번 달 생활비로 써야겠다. 이 게임도 계정비가 있어서 점차 쪼들리고 있는 실정이었으니까 마침 잘됐네.
이런 식으로 점점 돈이나 벌어볼까……?
갑자기 복권이라도 당첨된 것처럼 어떻게 돈을 쓸지에 대한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에드 하이리스를 향해 힘차게 날아간다.
*
그날 밤. 나는 이상한 꿈을 꿨다. 흐트러짐 없는 하얀 눈밭을 하염없이 걷는 꿈. 어느 정도 걷다 보니 왼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가 사라졌다는 느낌에 손을 내려다봤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커다란 상실감이 느껴졌다.
문득 앞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한 사내가 눈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다가오더니 예고 없이 내 심장에 커다란 칼을 꽂아 넣었다.
칼날이 비집은 틈 사이로 검붉은 피가 울컥 솟았다. 소리 내 울고 싶을 정도로 아픔이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말라붙은 입술에 침을 바르고는 사내를 향해 웃어 보였다.
왜 웃었을까……?
의문이 들기 시작할 무렵. 심장부에 꽂힌 칼날로부터 시간조차 얼려버릴 듯한 추운 기운이 세차게 뿜어져 나왔다. 붉은 피는 물론 내 심장에 칼을 꽂아 넣은 사내까지도 모두 하얗게 얼어가며 세상은 온통 끝나지 않은 것 같은 영원한 겨울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나조차도 내가 만든 겨울에 삼켜져 죽어가는 모습이 그려지며 꿈에서 깨어났다.
*
“으아아악!!! 콜록, 콜록……!”
소름 끼칠 정도로 생생하고 이상한 꿈에 발작하듯 급히 일어난다. 게임에서 꿈을 꾸다니……. 지금까지는 한 번도 없었던 이상한 일이다.
“콜록, 콜록.”
갑자기 왜 이렇게 기침이 나는 거지? 무심코 손을 들어 입을 가리자 무척 차가운 기운이 느껴진다. 입에서 나오는 공기도 입을 가린 손도…….
“이거 뭐야……? 콜록! 콜록!”
손에 하얗게 서리가 껴 있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침대와 이불은 딱딱하게 굳어 있고 온몸에선 차가운 김이 흘러나오고 있다. 에르에니를 배신한 죄로 저주라도 걸린 것일까? 신체에 두려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콜록! 콜록! 콜록!”
기침이 미친 듯이 나온다. 기침할 때마다 차가운 기운이 머리를 향해 올라오는 것 같다.
“콜록! 콜록! 콜록!!!”
참을 수 없는 기침과 함께 입 밖으로 무언가 확-! 튀어나온다. 가래침이라도 되나 싶었지만 그런 것 치곤 상당히 맑은 물이다. 휴지로 닦아내려는데 갑자기 움직인다. 뭐지, 무생물이 움직이다니…….
“흐아아아악!!! 뭐야?!!”
뒤늦게 느껴지는 섬뜩함에 이불을 박차고 튀어나온다. 물처럼 보이는 그것은 꾸물거리더니 점점 모양새를 갖춰간다. 그 모습이 마치 동화 속 요정을 보는 것 같다.
“어? 저거 아까……?”
저건 분명 아이즈를 잡고 난 뒤 내 배 위에 올라가 잠을 청하던 그 생물체가 아니던가?
“아이! 아이!”
“어어……! 다가오지 마!”
“아이……?”
아이는 무슨 아이야…….
“너 뭐야? 정체가 뭐야?”
내 물음에 그 녀석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날아다니더니 얼음 가루 같은 것을 뿌려 이상한 형상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 형상이 마치 아침에 잡았던 아이즈처럼 생겼다.
“아이즈? 너 설마 그 정령이야?”
“아이이!”
왠지 기쁜 듯한 어조로 보아 정답인 것 같다. 그럼 녀석이 아이즈 인 건 알겠는데 왜 여기에…….
“아…….”
뒤늦게 아이즈에게 각인을 걸었던 게 기억나기 시작한다. 설마 그것 때문에……?
이름: 아이즈 / 레벨: 120 / 몸 상태: 약해짐
직업: 물의 수호자
체력 3600 마력 2000
힘: 180 / 민첩: 200 / 지력: 200 / 건강: 180
기분: 아이!
각인정보 1차 각성
호감: 80 /애정: 0 /헌신: 0 /굴복: 80 = 복종: 40%
신체 정보
키: 11cm
가슴: 4cm / 밑가슴 4cm / 허리 4cm / 엉덩이 5cm
각인정보가 켜지는 걸 보니 정말이구나. 그나저나 능력치랑 레벨이 어마어마하네……. 기교나 노예랭크가 없는 걸로 봐선 노예로 팔 순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왜 아침이랑 모습이 다른 거야?”
분명 아이즈의 모습이라면 아까처럼 동그란 구 형태여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요정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아이즈는 나에게 설명해주려는 듯 다시 얼음 가루를 뿌리기 시작한다.
“아이! 아이!”
“사람들이…….”
“아이! 아이! 아이!”
“핵을 부숴서…….”
“아이! 아이! 아이!!”
“힘이 약해졌다고?”
“아이!”
아이즈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자신을 공격한 사람들이 원망스러운 듯 얼음 가루로 유저들의 모습을 그리더니 새끼손가락 두께만 한 팔로 주먹질을 마구 해댄다.
“아이이!!!”
화난 듯 분풀이를 하는 것 같다. 핵을 파손한 가장 큰 장본인이 나라는 사실을 알면 나한테 달려들겠지……?
“그래서 너는 왜 나를 따라온 건데?”
“아이! 아이, 아이. 아이!”
또 그 마법의 얼음 가루를 통해 설명하기를 나한테 좋은 힘이 느껴져서 따라오게 되었단다. 나랑 함께 있으면 힘을 키워서 금방 성체로 진화할 것 같다나 뭐라나.
“몸집이 점점 커지면 곤란한데…….”
초월 아이즈의 크기를 이미 한 번 봤던 터라, 그만한 크기의 정령이 따라다닌다고 생각하면 두려울 지경이다.
“아이!”
이런 부분에서도 방법은 있는지 자신의 몸을 마구 변형시키며 보여준다. 동그란 물방울 모양이 됐다가, 물고기 모양이 됐다가, 다시 사람처럼 바뀐다. 마음껏 변신할 수 있다는 걸 어필하는 모양이다.
뭐……. 그렇다면야……. 데려가도 상관없을 것 같다. 펫 한 마리 생긴 셈 치지 뭐, 싸움에서 도움이 될지도 모르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