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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사기단-5화 (5/147)

<-- 유 아 소 뷰티풀 -->                               “읍…! 음으…….”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그녀의 잡은 손이 놀란 듯 가볍게 떨려온다. 그녀의 입술은 너무도 달콤하다. 그녀의 입술은 보드랍고 마치 갓 태어난 작은 생명 같다.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작은 생명이, 따듯한 체온을 원하며 꼭 붙어서는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츄읍… 읏. 으흐음…….”

혀 밑에서 배어나는 적당한 물기와 그로 인한 입술의 점착력은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한층 더 깊이 음미할 수 있게 도와준다.

“쯉…츄읏…….”

입술의 마찰이 사랑스러운 소리를 낸다. 어떤 음악보다도 아름다운 이 소리는 새근거리는 그녀의 호흡과 하모니를 이루며 나의 말초신경을 춤추게 한다.

“흐으음……. 읍! 응으… 음……!”

한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들어가며, 매끄러운 머릿결과 가녀린 목의 살결을 느껴본다. 잡티 하나 없는 그녀의 깨끗한 피부가 느껴진다.

그녀를 더 알고 싶고, 더 느끼고 싶다. 물기가 많아진 입술을 가볍게 빨자, 그녀의 몸이 전하는 떨림이 짙어져 간다.

“으읍…! 음! 흐으음… 츄읍……. 쪽.”

손을 가볍게 움직이며 그녀의 살결을 보다 노골적으로 어루만진다. 그녀는 몸을 뭉그적거린다. 반응하는 것에 서투른 모양이다. 그렇지만 그런 반응마저 사랑스럽고 귀여울 따름이다.

때론 밀어붙이며 격렬하게, 때론 끌어당기며 부드럽게 그녀와 영원히 끝내고 싶지 않은 입술의 다툼.

“츕읏……! 츄. 아… 하아…….”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움직임을 멈춘다. 야릇하게 상기된 분위기에 호흡이 조금 거칠어져 있다. 그녀와의 입술을 천천히 떼자 타액으로 이어진 실이 부드럽게 연결된다.

“아…….”

그녀가 무심코 손을 들어 떨어지려는 타액을 받아낸다. 나는 그녀의 손가락 끝에 떨어진 타액 방울을 입을 맞춰 가볍게 핥는다. 그녀는 그저 거칠어진 호흡을 내뱉으며, 안타까운 듯한 표정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랑스러운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라 쳐다보자, 이내 부끄러웠던지 홱 시선을 돌린다.

“저… 이러시면……. 으읍!”

전보다 거칠게, 더욱 강하게 입술을 밀어붙인다. 그녀의 양 볼을 잡고 저돌적으로 음미한다. 입술의 움직임에 따라 얼굴의 방향도 수시로 바뀐다. 짐승의 것처럼 날이 선 호흡이 오간다.

그녀의 입술을 탐한다. 오직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다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마음이 그녀를 한껏 탐식해간다.

“쮸웁… 츕……! 흐음…! 츄웁!”

내 혀는 욕심 많은 뱀처럼 높게 쳐진 저항이라는 벽을 허물어간다. 달큼한 입술의 맛을 강하게 느끼면서, 그녀의 여린 숨결마저 탐낸다.

“헤읍…! 응… 읍……! 쪼옥… 쪽! 츕……! 흐응…….”

그녀의 가지런한 이로 굳게 닫힌 내면의 안식처는 서서히 내 혀의 침입을 허락한다. 그 안에 자리 잡은 너무나도 작고 가녀린 또 하나의 그녀. 거친 외부의 침입자에 맞서 열심히 반항하지만, 여리고 나약한 몸짓은 그저 앙탈처럼 느껴질 뿐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 완전히 얽혀 타락에 빠진 서로의 혓바닥이, 열락의 시간을 누리고 있다. 그녀의 혓바닥은 처음 성에 눈을 뜬 소녀처럼 서툴면서도 때론 과감하게 내 혀와 정열적인 온기를 나눈다.

“후웁… 페에……! 에읍…! 레루…….”

말은 필요 없다. 추잡함과 달콤함이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내는 소리만이 그녀와 내가 머문 공간을 메우고 있을 뿐이다.

“음읏……!”

손을 내려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한쪽 팔에 들어올 정도로 가는 그녀의 허리. 하늘거리는 옷 결 위로 탄력적인 몸매가 느껴진다.

살짝 의자에 기댄 채 그녀의 허리를 내 위로 슬며시 이끈다. 그녀의 상반신이 마지못한 척 딸려온다. 겉보기와는 다른 풍만함이 내 가슴을 폭 눌러온다.

입술은 지속적인 즐거움을 취하면서, 양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감싸 안는다. 그녀는 양손으로 내 어깨를 밀며 최후의 저항을 하듯 상체를 살짝 떨어뜨리지만, 입술만은 열락에 빠져 뗄 줄을 모른다.

“후릅… 에로……. 읏응… 츄읍…….”

오늘 처음 만난 사이 임에도, 우린 오랜 연인처럼 정열적인 키스를 나눈다. 그녀의 뺨, 그녀의 귀, 그녀의 목, 그녀의 허리. 아름다운 그녀의 옆 선을 따라 하나씩, 하나씩 손으로 훑어내린다. 그 순간…….

“응! 으읍…! 읍읏!! 프읏…! 프흐으으응! 으읏……!!! 프으으…….”

그녀의 혀가 동그랗게 말리더니 몸에 전기가 통한 듯 전신에 여러 차례 경련을 일으킨다.

“푸후……. 하읏……. 하아아…….”

그녀가 나에게서 입술을 간신히 뗀다. 내 위에서 힘이 빠진 듯 고개를 수그린 채 숨을 몰아쉬던 그녀는 작게 입을 연다.

“허윽…… 이게… 이게 무슨……. 하아…….”

“왜 그래요?”

처음으로 맞은 듯한 그녀의 절정에 나는 궁금한 듯 짐짓 묻는다.

“가슴이… 찌릿하더니…… 그게… 허리까지 내려와서……. 갑자기…….”

그녀를 보고 있으니 사랑스러움에 웃음이 흘러나온다. 말을 채 끝마치지 못하는 그녀를 더 바짝 끌어안고, 그녀와 눈을 마주친다. 그녀는 잘못을 저지른 소녀처럼 긴장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한 번 더 느껴볼래요?”

“네? 하아……. 아, 아니 저…….”

갈등하는 것 같은 그녀의 눈치. 그러나 그 이상의 말은 필요 없다. 내가 원하는 대답은 이미 그녀의 몸이 대신 해주고 있으니까.

“으읏……!”

한 손은 그녀의 허리를 부여잡고, 다른 한 손은 그녀의 부드러울 것 같은 가슴으로 향한다. 그때였다.

그녀가 양손으로 내 몸을 확 밀치며 급히 일어난다.

“자, 잠깐만요……!”

그런 말을 남긴 채 그녀는 바깥으로 뛰쳐나간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됐나 보다. 도중에 끊긴 것 같아서 아쉽긴 하지만, 그런 것쯤이야 얼마든지 기다려줄 수 있답니다.

나는 다시 자세를 바로 앉고, 좀 전의 감촉을 떠올려본다. 지금 이 기분이 믿어지지 않는다. NPC라고는 해도 너무 생생해서, 진짜 사람을 상대하는 기분이다. 더군다나 현실에서도 본 적 없는 미녀를…….

“흐흐흐.”

미친놈처럼 웃음이 실실 나온다. 아무래도 직업을 진짜 미친 부랑자로 바꿔야 할까 봐…….

그로부터 두 시간 뒤.

“흐흐흐흐.”

나는 진짜 미친놈이 되었다.

“야 이 미친놈아! 안 닥쳐? 독방에 들어가야 조용 할래?!”

간수의 위협에 나는 조용히 침묵 상태로 돌아선다. 그렇다. 나는 지금 도시 어딘가쯤 위치해 있는 감옥에 들어와 있다. 이게 어찌 된 일인고 하면.

나는 분명 일레이나와의 다음 행위를 기대하며 가슴 설레고 있었다. 그런데 몇 분 뒤 뛰쳐나갔던, 일레이나가 돌아오더니 바깥의 누군가에게 이렇게 소리치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요! 저 사람이에요! 저, 저 사람이 저를 강제로 덮치려고 했어요! 저를 못 움직이게 붙잡더니, 저를 강제로……. 흐흑…, 흐윽…….”

그녀의 눈물이 쏟아지더니, 그 눈물만큼 경비병들도 쏟아져 들어오더라. 그렇게 경비병들에게 사정없이 두들겨 맞고, 정신을 차려보니 감옥이다.

오늘의 교훈. 침묵은 결코, 긍정이 아니다.

깨달았으니, 다음번엔 강제로라도 긍정을 하게 만든 뒤 실행하겠어. 반드시……!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을 꾹 쥐어본다. 이 주먹은 결의로 똘똘 뭉쳐있다. 이 주먹에 걸고 맹세하건대, 내 뒤통수를 친 인간들은 절대 가만두지 않으리라.

그나저나 이제 여길 어떻게 나간담? 간수를 쳐다본다. 성격이 고와 보이진 않는다. 이럴 땐 최대한 불쌍한 모습으로 나가렷다. 궁둥이에 붙은 볏짚을 팡팡 털고 일어나 철창 가까이 다가가 무릎을 꿇는다.

“존경하는 간수님. 저는 여기서 언제쯤 나갈 수 있겠습니까?”

“뭐?! 나가? 여자를 겁탈하려다가 이제 막 들어 온 놈이……. 넌 나가려면 한 달은 더 있어야 돼.”

하, 한 달? 머리 안에 있던 검은 먹구름이 천둥을 울린다.

이 게임엔 특이한 시스템 하나가 있다. 죄수나, 노예 등.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하는 유저들은 역할 수행 수준에 따라 ‘수행도와 억압도’라는 수치가 올라가는데, 하루 한 번씩 수행도가 초기화될 때 모인 수치에 따라 유저들의 통장으로 돈을 지급해준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 모아둔 수행도는 억압도로 최종 환산해서 일정수치를 넘기면 한 달에 한 번씩 억압된 생활에서 벗어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 바로 이날을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이날 벗어나지 못하면 다시 한 달간 노예 생활을 해야 한다.

물론 중간에 탈옥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실패 시 한 달간 다시 버텨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억압도와 수행도도 바닥으로 내려간다니, 주의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억압된 유저들이 쉽게 질리는 걸 방지하는 차원에서 만들어놓은 시스템 같은데, 하루 온종일 게임만 켜놔도 가벼운 아르바이트만큼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보니 왠지 이걸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싫다고! 한 달 동안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버텨야 한다니……. 이런 식으로 돈 벌 거였으면 차라리 일을 하고 말지!

그러나 씨알도 안 먹힐듯할 간수의 말본새에 나는 구석으로 조용히 가서 꿇어앉는다.

“크흑…….”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참을 좌절하고 있던 때, 간수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이봐 너! 이름이 뭐야?”

“뭘.”

“너 이름 뭐냐고 임마.”

“뭘!”

“말귀를 못 알아 처먹나! 이름!!”

“아, 뭘요! 뭘!”

“이 새끼가 한 번 해보자는 거지?! 너 정신교육 좀 받아야겠다. ”

그러더니 간수가 감옥의 문을 따고 들어온다. 그렇게 나는 한참 동안을 바닥의 볏짚이 잘게 부서지도록 처맞았다.

*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코피도 줄줄 나온다. 헝클어진 머리로 바닥에 앉아있는 내 모습이 왜 이리도 처량하게 느껴지는지……. 그렇게 맞고도 안 죽은 게 용할 따름이다.

“‘내 이름은 뭘 입니다.’ 이렇게 말해야지 이 자식이 오해하게!”

간수의 말에 기가 차다 못해 끓어 넘치려고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했던가? 때린 사람이 되레 성을 내고 있으니, 너만은 내가 꼭 기억했다가 잘근잘근 씹어 삼켜주마. 소처럼 되새김질도 할 거야.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요?”

이제 극진한 말투도 표정도 귀찮다. 어차피 못 나갈 거 아니까 나도 막 나가겠다 이거야. 그런데 간수는 딱히 상관없는 듯하다. 솔직히, 말하면서도 쫄렸는데 내심 다행이다.

“뭐 초범이고 해서, 내가 원래 십만 셀 정도 받고 그냥 풀어주려고 했는데. 조금 전 일도 있고 하니까, 그냥 있는 돈만 전부 내고 나가게 해줄게.”

그가 풀어주겠단다. 탈옥이라도 해야 하나 싶었는데, 뜻밖의 횡재다. 돈을 받는다는 건 마음에 안 들지만, 한 달 있을 거 바로 나가게 해준다는데 그 정도는 얼마든지 내줄 수 있다. 내겐 시간이 더 소중하니까.

가만있어 보자. 나한테 돈이 있던가? 인벤토리를 여니 힐링 포션 2개와 20만 셀이 있다. 초기 자본금은 10만 셀이 지원된다고 했는데, 부랑자는 기본 무기가 없다 보니 10만 셀을 추가로 주는 모양이었다.

근데 잠깐만. 지금 20만 셀 있으니 얼마를 내줘야 하는 거지? 일단은, 양심껏 주자.

“여기요. 천 셀.”

간수에게 천 셀짜리 동전을 건넸는데. 여전히, 손바닥을 내밀고 있다.

“이봐, 이렇게 적지 않잖아?”

걸린 모양이다. 그래 1,000셀은 너무하긴 했지. 조금 더 쓸까? 멋쩍게 2,000셀을 더 내밀자 간수가 아니꼽게 나를 쳐다본다.

“분명히 있는 돈만 ‘전부’ 내라고 했을 텐데? 이게 전부는 아니잖아? 네가 얼마 있는지 난 다 알고 있어.”

뭐야, 그럼 20만 셀을 다 달라는 거야? 설마 했는데 이런 양아치를 봤나?! 감옥에 들어와 있어야 할 사람이 나뿐이 아니었네!

그러나 곧, 간수가 장난스레 웃으며 철창문을 열기 시작한다.

“농담이야. 부랑자가 돈이 어딨겠나? 다신 들어오지 말라고! 가 봐.”

만약, 진담이었으면 네놈 양쪽 콧구멍에 10만 셀씩 나눠서 박아넣었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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