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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439화 (439/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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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이나 먹어라

가장 먼저 일어난 것은 수많은 구울과 좀비 떼였다. 보기만 해도 토가 쏠릴만큼 역겨운 외견으로 나타난 드러낸 두 종류의 망자들. 다만 그들은 모습을 드러내기가 무섭게 주위에 잔뜩 퍼진 신성력을 버티지 못하고 재가 되어 사방에 날리는 꼴을 피할 수 없었다.

뒤이어 일어난 것은 약간의 스켈레톤과 빛바랜 갑옷을 입은 해골기사들. 그러나 그들이라고 이전의 망자들과 같은 꼴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병신 같은 놈. 뒤져가면서 쓴 마법이 겨우 저거냐?"

땅을 뚫고 나온 손을 발로 지긋이 밟아 부러트린 펠프스가 으스댔다. 낄낄거리며 유천의 라이프베슬이 박살난 자리를 보던 펠프스가 등을돌렸다. 그 사이 그의 곁으로 다가온 사제 유저 하나까 말했다.

"설마 또 살아나지는 않겠죠?"

"재수 없는 소리말고 잔당이나 처리하도록."

펠프스와 매한가지로 실실 웃으며 같은 장소를 바라보던 사제가 펠프스를 향해 어깨를 으쓱하고는 손을 까딱였다.

"참회의 빛."

직후 사제의 등 뒤에서 솟아난 빛이 일어나던 검은 망토의 유령들과 전신이 투명한 마녀들을 그대로 지워버렸다.

"뭐, 이 정도면 충분하겠네요."

언데드들이 쓰러지며 날린 먼지를 손으로 털어낸 사제가 실실 웃으며 등을 돌린 때였다. 사제의 등 뒤에서 가슴을 뚫고 나온 뼈가 핏방울을 뚝뚝 흘렸다.

"그래. 그 정도면 꽤 충분한 거 같은 걸."

턱을 딱딱 부딪히며 유천이 쓰러진 사제의 머리를 밟았다. 맥 없이 박살난 사제의 시체가 회색으로 변했다.

"끈질긴 새끼! 또 살아났냐!"

경악에 가득찬 펠프스의 고함이 전장을 뒤덮었다. 강혁이 그거 보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뭐 뒤진 척 하고 시체 밑에 숨는 바퀴벌레도 있는데 나라고 못하겠냐."

턱을 딱딱 부딪히며 기분 나쁘게 웃던 유천이 돌연 허공에 손을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공간이 쩍 갈라졌다.

"이게 무슨!"

아무리 좋게 봐줘도 펠프스와 유천의 거리는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 굳이 좁히자면 좁히지 못할 것도 없었으나 둘 사이엔 분명히 거리가 존재했다.

"이제 끝낼 때 좀 되지 않았냐."

난데없이 튀어나온 뼈가 펠프스의 머리통을 바닥에 쳐박자마자 유천이 말했다.

"성부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명……."

"가당찮기는."

펠프스가 한음절 한음절 내뱉을 때마다 그 몸뚱아리에서 솟구치는 빛줄기를 보며 유천이 읊조렸다. 여전히 한 쪽 팔을 갈라진 공간에 찌르고 있는 중이었다.

"불타라."

단 한마디에 불과했다. 유천의 앞에서 작게 피어오른 불씨가 벌어진 공간에 빨려들어갔다. 그 직후 펠프스의 전신에서 시퍼런 불꽃이 터져나왔다.

"초열지옥."

몇 남지 않은 펠프스의 방어구를 불사르며 그의 몸을 탐하던 불꽃이 터져나갔다. 갈라진 불꽃은 땅에 닿기가 무섭게 게걸스럽게 모든 것을 탐했다. 이미 쓰러진 유저의 시체. 비틀거리며 주위를 돌아다니는 언데드. 폭발 소리에 몰려온 사제와 성기사들까지.

피아의 구분 없이 모든 것을 탐한 불꽃은 얼마 가지 못해 꺼졌다. 스위치가 꺼진 듯 작은 불씨 없이 죄다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천재]교황 펠프스가 사망했습니다. 전쟁의 승자는 벨리튼 공국입니다.

-MP가 부족합니다!

-공헌도를 계산중입니다. 공헌도에 따라 보상이 차등 지급됩니다.

제 눈 앞에 떠오른 메세지에 유천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 난리를 치고는 한방에 죽어버린 펠프스가 우스워서였다.

"뒤져라!"

유천이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무섭게 뒤에서 나타난 유저 하나가 유천의 등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더는 같은 편도 아니라 이거구만."

몸을 틀은 유천의 갈비뼈를 푸른 기운을 두른 검이 긁고 지나갔다. 그 틈에 유천은 허리춤에 두른 주머니에서 푸른 빛을 띄는 보석과 포션을 꺼냈다.

-쨍그랑!

유리병의 주둥아리를 채 입에 넣기도 전에 날아온 화살이 병과 보석을 깨트렸다.

"얼마나 버티나 보자!"

다시금 검을 찔러오며 유저가 외쳤다. 맘에 들지 않는 다는 듯 턱을 딱딱거리며 유천이 손을 뻗었다. 소매 속에서 튀어나온 붉은 검날이 다가오는 검을 쳐냈다."

"니들이 그렇게 나오면 나도 좋다 이거…컥!"

유천이 으르렁거리는 사이 펠프스의 시체 근처에서 검은 보석이 반짝였다. 그와 동시에 유천의 입에서 헛바람 빠지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있을리 없는 호흡기관이 대기를 탐했다. 입을 쩍 벌린 유천이 주변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틈을 놓치지 않고 불꽃을 두른 화살과 푸른 기운을 두른 검이 유천을 노리고 쇄도했다.

"헬 파이어."

최후는 길지 않았다. 지근거리까지 다가온 검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녹아내렸고, 그 검의 주인은 검이 녹기 전에 이미 재조차 남기지 못하고 타올랐다.

"저격수도 처리 완료."

낄낄 웃으며 현성이 축 늘어진 회색 시체를 수풀 밖으로 질질 끌고왔다.

"미안한데, 먼저 나가 있어라."

"에엑! 이런 게 어딨어!"

붉은 검으로 현성을 푹 찌른 유천이 말했다. 말할 것도 없이 전투로 피폐해진 현성의 체력은 유천의 검이 닿기가 무섭게 0이 되었다.

"이럴려고 준비한 건 아닌데 말이야."

펠프스의 시체 근처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주워들은 유천이 중얼거렸다. 작게 숨을 들이키는 것과 동시에 방금 전 소모한 MP가 다시 차올랐다.

-공헌도 계산이 종료되었습니다.

-공헌도 87%! 말이 전쟁이지 사실상 원맨쇼입니다! 신조차 혀를 내두를 업적에 찬사를 보냅니다!

-전체 적군 킬 중 95%만큼 관여했습니다. 쓰러진 적 중 당신의 손이 닿디 않은 적을 찾기가 더 힘들겠군요!

-적의 수괴 펠프스의 전체 체력 70%를 혼자서 깎아냈습니다. 신성제국의 인원이라면 당신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 경기를 일으키게 됩니다.

-포로로 잡은 교황을 언데드로 만드셨습니다. 신을 조금이라도 섬기는 이에게 다시 없을 원한을 삽니다. 사실상 대륙 전역의 사람들에게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셨군요!

-처치한 교황의 지지도 및 평판에 역사에 유례가 없을 만큼 바닥을 칩니다. 교황 펠프스에게 조금이라도 반감을 가진 사람에게 둘도 없을 친구가 됩니다.

-전쟁의 종막을 내리셨습니다.

-전쟁 도중 발생한 모든 정황과 공헌도의 보상이 이루어집니다.

-레벨이 100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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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이제 당신이 레벨 랭킹 1위 입니다!

-타이틀[최강의],[전쟁영웅]을 획득합니다.

읽기가 겁날 정도로 쏟아지는 메세지의 세례 속에서 유천은 성으로 향했다. 마주치는 이는 적군과 아군을가리지 않고 모두 죽였다.

-축하합니다! 레벨 800을 달성하셨습니…….

그 메세지를 마지막으로 유천은 알림창을 꺼버렸다. 전쟁 보상으로 받은 삐까번쩍한 지팡이를 들고 성 앞에 도착한 유천이 저를 쳐다보고 있는 크리스티나를 발견했다.

"역시 여기 있었냐."

"이제 어떻게 할 거죠?"

크리스티나가 질문했다. 유천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렇게."

유천이 들고 있던 지팡이로 땅을 강하게 찍었다. 아직까지 검은 연기가 가득한 하늘 위로 불타는 운석이 공간을 찢고 나타났다.

"결정해. 이대로 이 땅이랑 함께 죽던지. 날 죽이고 교황으로써 다시 이 땅을 다스릴 건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린 크리스티나의 얼굴을 보며 유천이 선언했다.

"내가 어떻게……."

가능의 여부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죽던가 죽이던가. 둘 중 하나의 선택에서 성년도 채 되지못한 소녀가 무너져내렸다.

"내가 전에도 물었지? 전쟁이 끝나고 나면 어쩔거냐고."

유천의 말에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유천의 로브자락을 붙잡은 크리스티나가 유천에게  말했다.

"이, 이렇게 재미 없는 농담이 어디 있어요. 이제 다 좋은 일만 있을텐데 왜 갑자기……."

"결정해."

매달린들 유천의 질문이 바뀔리는 없었다.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저를 쳐다보는 꼬마와 눈을 맞추며 유천이 말을 이었다.

"나는 리치다. 마법의 연구에 미쳐 악마에게 내 영혼을 바친 마법사지. 또, 죽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망자의 우두머리다. 내가 살아있는 것들을 죽이는 데 그 이상의 이유가 필요한가? 결정해라 황녀. 수만이 넘는 네 백성이 소중한지, 그 모두를 죽이려하는 내가 중요한지."

유천이 낄낄 웃으며 크리스티나의 손에 총을 쥐어줬다.

"쓰는 방법은 알고 있겠지? 여길 쏘는 거다."

제 주머니에서 꺼낸 검은 보석을 던져 준 유천이 두 손으로 지팡이를 잡았다. 그 직후 운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 네가 정 원한다면야 이런 결말도 나쁘진 않겠지."

선택은 길지 않았다. 움직인 운석이 커지기가 무섭게 크리스티나는 보석을 갈겨버렸다.

"거봐, 잘 하네."

"뭐가 잘했다는 거야. 멍청아."

보석을 총으로 갈기기가 무섭게 유천이 웃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센 체 하는 꼬마를 향해 들고 있던 지팡이를 던져준 유천이 바닥에 엎어졌다. 조금씩 가루로 흩어져가는 제 몸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럴땐 '네놈들을 죽이지 못하다니 원통하다!'라고 해야되는건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불어온 바람이 유천의 몸을 잿덩이로 만들어 날려버렸다.

-신성제국의 백성들이 황녀 크리스티나의 용단에 찬사를 보냅니다. 리치의 손에 쓰러진 교황을 대신해 그 리치를 쓰러트린 그녀를 교황으로 내세웠습니다.

-타이틀 [퀸 메이커]를 획득하셨습니다.

-라이프베슬이 완파되었습니다. 신기에 깃든 사이한 힘이 라이프베슬의 재생을 방해합니다.

-신기에 깃든 사이한 힘이 라이프베슬에 깃든 막대한 힘을 NPC 크리스티나에게 전달합니다.

-캐릭터가 삭제됩니다.

============================ 작품 후기 ============================

일 시작하고 나니까 디게 바쁘네여 깨작깨작 써둔거 올림니다 이제 거의다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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