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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437화 (437/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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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이나 먹어라

-신성제국의 자랑. 절대 불가침의 영역 제약의 회의장에 입장하셨습니다.

-신성제국의 교황을 제외한 모든 이의 마력, 신성력, 내공의 사용이 금지됩니다.

-신성제국의 교황을 제외한 모든 이의 액티브 스킬 사용이 금지됩니다.

"이 새끼가?"

메세지가 떠오르기 무섭게 뒤로 빠지는 유천의 눈에 문을 가로막는 노우가 보였다.

"너 뭐하냐."

"어라, 제가 말 안했었나요. 저는 이길 확률이 높은 쪽에 모든걸 걸겠다고 말했을텐데."

문을 막고 그 앞에 선 노우가 실실 웃으며 유천을 약올렸다.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한번 훑은 노우가 제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

"어딜 보고 있어?"

이를 가는 유천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전혀 없는 펠프스가 검을 휘둘렀다. 펠프스에게 힘으로 밀리는 유천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많지 않았다. 회의장 밖이라면 좋다구나 하고 받아칠 유천은 욕을 지껄이며 크리스티나를 붙잡고 옆으로 굴렀다.

펠프스가 허공에 칼질 하는 사이 노우의 손이 허벅지에서 떨어졌다. 눈으로 확인하기도 힘들만큼 가는 침이 수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봐주는 거 없이 전력으로 간다!"

날카롭기 그지 없는 철침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투구를 눌러쓴 펠프스가 있는 힘껏 도약했다. 크리스티나의 앞에서 로브를 펼쳐 침을 막던 유천이 중얼거렸다.

"아오, 저 새끼 진짜."

열받네. 투덜거린 유천이 혹시나 싶어 발을 구르기도 하고 손으로 벽을 강타하기도 했으나, 밖의 복도와는 달리 쓸데없이 단단한 이 회의실은 부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뒤져라!"

유천의 머리위에서 검을 찍으며 펠프스가 외쳤다. 이건 위험하다 싶어 크리스티나를 살짝 밀쳐낸 유천이 손에 쥔 붉은 검을 들어올렸다.

까앙-

묵직한 쇳소리와 함께 유천의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버프를 비롯해 모든 마력의 서포트를 잃은 유천과 저 혼자 모든 버프와 신성력의 서포트를 받는 펠프스의 근력이 동등할 리가 없었다. 압도적인 힘 앞에 유천의 팔이 조금씩 굽혀졌다.

"네가 저번에 했던거지?"

펠프스가 웃으며 질문했다. 이어 제 힘을 버티기 바쁜 유천을 있는 힘껏 발로 걷어찬 펠프스가 인간 볼링공이 되어 원탁을 박살내고 집기를 무너트리는 것을 보며 크게 웃었다.

"너, 들어오지는 말고. 저 꼬맹이부터 죽여."

혹시라도 유천이 도망칠까 싶어 문을 막고 섰던 노우는 펠프스의 말에 망설임 없이 단검을 뽑아 집어던졌다.

"누구 맘대로 이 꼬맹이를 죽여?"

손에 든 검을 집어던지는 것으로 날아오던 단검을 째로 뭉게버린 유천이 말했다. 유천의 손에서 마지막 무기까지 뺏어내는 데 성공한 펠프스가 유천의 앞으로 다가갔다. 벽 끝에 다달아 물러설 곳도 없는 유천의 목에 검을 들이대며 펠프스가 질문했다.

"저 꼬맹이가 뭔데 계속 지켜? 어차피 우리한테는 이거나 저거나 다 똑같은 거잖아?"

제 검을 가리키며 질문하는 펠프스를 보며 유천이 한숨을  뱉었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도가 지나쳤다.

"그렇게 따지면 네 몸뚱아리도 그렇겠지."

유천이 웃으며 손가락을 까딱였다. 노우와 크리스티나가 깜짝 놀란듯 입을 크게 벌렸다. 땅에 떨어진 붉은 검이 유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천을 향해 날아간 탓이었다. 물론 유천의 앞에서 펠프스가 유천의 목을 겨누고 있었으니 누가 고기방패가 되었는지는 자명한 일이었다.

"뭐, 일회용 기술이지만."

이만하면 쓸만하지?

펠프스가 검에 찔려 자세 그대로 앞으로 엎어지자 유천이 웃으며 펠프스의 등짝에서 검을 뽑아냈다.

"힐링!"

검을 뽑기가 무섭게 몸을 일으킨 펠프스가 제 몸에 회복마법을 시전했으나 뚝뚝 떨어지는 피는 그칠 기미가 없었다.

"꺼낸 순간부터 피를 보기 전까지는 검집에 꽂히는 것조차 거부하는 마검이 내린 저주가 그렇게 호락호락할까?"

전에 쓰던 놈이 얼마나 악랄한 놈인지 잘 알려주는 부분이지. 유천이 어깨를 으쓱이며 깐족거렸다. 저렇게 잔뜩 피를 떨어트리고 있는데 체력이 닳지 않을 리가 없지. 시간만 끌면 내 승리다.

피를 흘리기 시작하는 펠프스를 보며 당황한 노우를 흘깃 쳐다본 유천이 발치에 뒹구는 침을 집어던졌다.

"같잖은 짓을!"

날아오는 침을 새로운 침을 던지는 것으로 막아낸 노우가 외쳤다. 그 사이 크리스티나의 뒷덜미를 잡고 벽 근처로 달려온 유천이 입을 열었다.

"너, 나 믿냐?"

"네?"

"나 믿냐고."

"이 상황에 믿고 말고 할게 어디있어요! "

유천은 제 질문에 겁도없이 빼액 고함을 지르는 꼬맹이를 흘깃 쳐다보고는 품에서 권총을 꺼내 던져줬다.

"들고만 있어. 위협용으론 딱이니까 그거. 여기선 교황 말곤 마력이고 뭐고 못 쓰니까. 괜히 쇼하지 말고."

한숨을 내쉰 유천이 중얼거렸다. 이 새끼들은 뭐가 이렇게 느려? 그 사이 자세를 바로잡은 펠프스가 유천의 앞에서서 외쳤다.

"오냐. 오늘 누가 먼저 뒤지는지, 한번 해 보자고!"

두 손가득 제 피를 묻힌 펠프스가 고함을 지르며 손을 하늘로 뻗어올림과 동시에 눈부신 빛이 쏟아졌다. 언젠가의 기억이 떠오른 유천이 그를 막기 위해 검을 휘둘렀다.

"소용 없어."

빛에 노출되어 지속적으로 체력이 감소하는 유천을 보며 펠프스가 실없이 웃었다. 마법도 아니고 스킬의 보정을 받은 공격도 아닌 이상 지금의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 펠프스는 자신했다.

탕-!

들릴 리 없는 총성과 함께 펠프스의 오른쪽 어깨가 날아갔다. 제가 사용할 때보다 소리가 작긴 했지만 펠프스의 팔을 날린 것은 분명히 선명한 붉은 궤적이었다. 팔 한짝이 날아간 펠프스가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로 걷어찬 유천이 크리스티나의 허리를 끌어안고 뛰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에요!"

전에도 본 것 같은 묘한 기시감을 느끼며 유천의 머리통을 두드리며 외친 그녀는 곧 깨달았다. 이 미친놈은 지금 벽을 향해 달려들고 있다는 것을.

"이 미친놈아! 이거 아까 안깨지는 거 봤잖아!"

시끄럽기는. 쫑알쫑알거리는 꼬맹이의 입을 막은 유천이 투덜거렸다. 분명히 안에서 두드렸을때는 안깨졌다. 그렇다고 밖에서도 그러리란 법은 없지 않은가. 아직까지 발악하며 버둥거리는 꼬맹이를 더 세게 제 허리춤에 끼우고는 외쳤다.

-[부숴버려!]

-패시브 스킬. [언데드의 군주]가 발동합니다. 휘하 언데드의 모든 능력치가 소폭 상승합니다.

날아간 제 팔을 어렵지 않게 이어붙이던 펠프스는 벽을 향해 돌진하는 유천을 비웃었다. 저런 방법까지 생각해서 벽은 특별히 단단한 광물이란 광물은 제다 쏟아부었고, 작은 창문하나 두지 않았다. 안에서는 아까마냥 총이 또 그 위력을 보이지 않고서야 벽을 뭉개지는 못하리라.

"아, 뭐야. 왜 나는 안되는건데."

벽을 코앞에 두고서 유천이 투덜거렸다. 총을 뺏어들고는 제가 방아쇠를 당겨봤으나 사용이 불가능한 지역이라는 메세지만 떠오르지 않는가. NPC만 되는건가? 유천이 중얼거리는 도중, 벽이 흔들렸다. 팔을 완전히 붙인 펠프스가 여유만만하게 걸어오다 당황했으며, 품에서 버둥거리던 크리스티나의 움직임이 멎었다.

"유천아, 형 왔다!"

이어 벽이 박살나며 검은 갑옷을 둘러쓴 해골이 굴러들어왔다. 그 옆에 곳곳이 찢어진 낡은 로브를 걸친 노구가 유천의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었다. 수고했다며 둘의 어깨를 순서대로 툭툭 두드린 유천이 현성의 귓가에 속삭였다.

"알아서 피해."

황급히 달려오는 펠프스를 보며 유천이 웃었다. 이어 뚫린 벽으로 뛰어내린 유천이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제 입을 막던 유천의 손을 떼어낸 크리스티나가 외쳤다. 이 미친놈이 어쩌자고 뛰어내린거야! 한번 반말을 시작하고는 더는 감출 내숭도 없는건지, 라이헤르를 닮아가는건지 점점 걸걸해지는 말투를 듣던 유천이 저가 뛰어내린 구멍을 향해 손을 뻗었다.

"받은 만큼은 돌려줘야지?"

히죽거리는 유천의 등 뒤에서 검은 공간이 입을 쩍 벌렸다. 그 안에서 튀어나온 본 드래곤의 머리가 유천의 몸을 떠밀고 공중으로 끌어올렸다. 구멍이 뚫린 벽 앞까지 날아오른 본 드래곤의 머리 위에서 유천이 히죽 웃었다. 본 드래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어디 얼마나 튼튼한지 보자고."

현성이 욕을 지껄이며 좀 전의 유천처럼 땅을 향해 뛰어내렸다. 두고 볼 것도 없이 저런 게 막을 수 있는 종류의 물건일 리가 없지 않은가. 낙사로 뒤지던 몸이 녹아내리는 것을 지켜보며 뒤지던 똑같은 거라면 조금이라도 눈이 편한 편으로 죽고 싶은 게 당연한 것이다. 현성이 뛰어내리는 것을 확인한 본 드래곤의 입에서 초록색 불길이 쏟아졌다. 펠프스의 표정이 뭉게지는 것을 보며 기분좋게 웃던 유천의 귀에 펠프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성이 무너지는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유천은 신경쓰지 않았다.

[신성제국의 자랑을 면전에서 박살냈습니다! 악명이 대폭 상승합니다!]

[모든 보상은 추후 한꺼번에 지급됩니다.]

신성제국의 구조물을 박살냈다는 알림과 함께 수많은 보상 내역이 떠올랐다가 이어진 알림에 사라졌다. 만족스럽게 웃던 유천의 얼굴이 썩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전장의 천사 발키리가 등장합니다.]

"이 새끼가, 곱게 안 뒤지고!"

유천이 악을 쓰며 외쳤다. 이제 좀 끝내자고!

============================ 작품 후기 ============================

자고싶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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