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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이나 먹어라
노구의 몸에 꽂혀 덜렁거리는 제 팔을 뽑아 어깨에 붙인 유천이 고개를 휙 돌렸다. 텅빈 동공에서 푸른 불꽃이 튀자 펠프스는 저도 몰래 뒤로 펄쩍 뛰었다.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데스패널티가 적용됩니다.
"어이, 어차피 너나 나나 지금 죽으면 서로 이득 볼 건 없다고? 솔직히 너 지금 따라다니는 놈들 귀찮잖아. 떨굴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냐?"
"내가 말하지 않았나? 지금 너한테는 선택지가 세개 말고는 없어."
유천의 스산한 음성에 다시 한번 뒤로 한걸음 물러난 펠프스의 머릿 속에 한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근데 저 새끼는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날 못죽여서 안달이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 의문은 정확했다. 유천과 펠프스가 딱히 원수를 지어서 그 난리를 친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많이 싸워서? 그렇게 따지면 유천과 함께다니는 친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유천의 손에 죽어났으리라.
유천을 몇번 죽여서? 그 이유라면 의문의 여지가 적을 수 있으나 유천은 펠프스와 싸워서 죽은 횟수보다는 다른 몬스터들이나 NPC들과 싸우며 죽은 횟수가 더 많다. 물론 그 모든 몬스터와 NPC는 유천의 손에 죽었다.
사사건건 방해해서? 그런 이유라면 자신도 할 말이 적지않다. 게임사에서 여는 이벤트라고는 태반이 펠프스와 유천을 겨냥한 이벤트나 다름이 없었다. 펠프스가 유천을 향해 음모를 세우고 유천을 방해한만큼, 유천 또한 펠프스를 향해 수도 없이 많은 방해공작을 펼쳐오지 않았던가?
레벨 랭킹에서 펠프스가 유천의 위에 있기 때문에? 유천이 작정하고 레벨링에 전념한다면 펠프스는 순식간에 뒤로 쳐질 수 밖에 없다. 대규모 던전이나 레이드를 하기 위해서 자신이 이끄는 병력이 경험치를 나눠갔는다면 유천은 오롯이 혼자서 던전을 공략할 수 있다. 던전에서 쓰러트린 몬스터는 곧 살아나 유천의 수족이 될테니까. 수익 면에서 비교가 안되리라.
덧붙여 유천이 경쟁에서 누군가에게 밀리기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유만은 아니리라. 단순히 밀리기 싫어하는 이유라면 시험이나 운동에서 그동안 유천의 위에 있었던 이들은 지금쯤 병원이나 땅 속에 있어야했다.
"하나만 묻자."
목울대 위로 쳐올라오는 억울함을 누르며 펠프스가 입을 열었다. 이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면 한번쯤 죽어도 속은 후련할 것 같았다. 오해가 있다면 풀면 되는 것이다.
"너랑 나 사이에 무슨 대화가 필요해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내가 너랑 항상 볼 때마다 치고 받고 싸울 이유가 있나?"
싸움은 포기했다.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펠프스는 착용중인 장비를 해제해 우편으로 자신에게 보냈다. 이걸로 죽어도 떨어트리는 것은 골드 외에는 없으리라. 마지막으로 검을 보내려던 차에 유천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냐. 그런데 그런 오해 없이 순수히 자연 그대로의 네가 싫은거야."
"그러니까 도대체 왜 그렇게 날 싫어하는 건냐고 묻잖아."
오해가 없는 것은 이걸로 확실해졌다. 그러나 억울함은 커져갔다. 이미 우편으로 보내버린 제 성검을 찾던 펠프스는 제 앞에 박힌 검을 쥐었다. 멀리서 포기하지 말라며 고함을 치는 제 소속의 유저들이 보였다. 그건 저 새끼 대답 여하에 달린거야. 펠프스가 이를 갈았다.
"쟤 지금 뭐하는 건지 아는 사람 있어?"
"나름 유천이 녀석이 지를 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궁금한거 같네요."
"음, 그건 나도 궁금했어."
채린의 질문에 현수가 친절히 옆에서 설명했다. 그 옆에서 제국측 유저의 목에 칼을 대고 있던 현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어깨가 함께 움직이며 유저의 목을 베어냈다. 지나치게 성능이 뛰어난 검의 탓이었다.
"오! 득템이다!"
현성이 기분 좋다는 듯 뼈밖에 없는 턱을 딱딱 부딪히며 외쳤다. 유저의 시체가 사라지고 남은 아이템을 챙긴 현성이 현수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넌 왜 유천이가 저 놈을 싫어하는 지 알아? 물론 펠프스 저 놈이 보는 사람을 빡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걸로는 설명이 안돼."
현성의 질문에 채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둘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 현수가 불쌍해 죽겠다는 듯 눈물을 글썽이며 펠프스를 바라봤다.
"저 놈이 그런 이유가 있어서 남을 갈굴리가 없잖아."
저 놈은 중학교 때부터 저랬어. 지 맘에 안 드는 놈은 오해고 나발이고 일단 갈구고 봤지.
현수의 설명에 둘의 눈이 동정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 결코 펠프스를 진심으로 불쌍하다 여기지는 않았다. 펠프스가 유천에게는 몰라도 분명 그들에게는 충분히 미움을 살 행동을 했었으니까.
"여튼 좀 아쉽네요. 저 새끼를 이벤트 도중에 족쳐야 지긋지긋한 게임 속에 안 들어올 수 있을텐데."
"그러니까. 저거 우릴 봉으로 보는게 분명하다니까요."
한숨을 내쉬며 현성과 현수가 투덜거렸다. 현수는 한살 어린 제 여자친구가 학교 마칠 시간부터 불러다 강제로 부려먹는 유천이 불만이었고, 현성은 썸녀가 있었으나 유천의 강제 징용으로 답장을 두시간이나 보내지 않는 참사를 벌였고 그 날로 솔로부대에 복귀했다.
"그만큼 너희가 중요하다는 거겠지."
나는 부르지도 않던데. 입술을 뾰로퉁 내민 채린이 배부른 고민이라며 일축했다.
"이상하네."
"뭐가 그렇게 이상하다는 거지?"
유천이 고개를 갸웃하며 건넨 반문에 펠프스가 대답했다. 이마 위에 솟아난 핏줄이 교차로를 그리고 있었다. 저거 눌러보고 싶네. 유천이 속으로 생각한 것을 묵히고 펠프스를 바라봤다.
"내가 다른 사람 싫다는데 거기에 이유가 필요해?"
무덤덤하게 혼자 말하고 혼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인 유천의 대답이 펠프스의 귓속을 때렸다.
"개새끼야!"
펠프스가 더 이상 억울함을 참지 않고 유천을 향해 검을 들어 달려들었다. 펠프스의 고함소리에 현성이 중얼거렸다.
"이런 말을 누나 앞에서 해서 참 유감이지만, 저 말에 반박을 할 수가 없네요."
"사실이니까."
멍하니 유천을 바라보는 채린을 옆에 두고 현성과 현수가 말했다. 그들이 보기에는 솔직히 개새끼라는 단어가 아까웠다. 개새끼보다 상위의 단어가 있었다면 기꺼이 유천에게 붙여줬을텐데.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듯 씁쓸히 중얼거리는 둘을 보며 채린은 할 말을 잊었다. 쟤들 진짜 친구들 맞지 유천아? 채린이 속으로 유천에게물었다.
"이게 무슨……?"
"너 내가 누군지 잊었냐?"
보라색이 넘실 거리는 검으로 유천을 찔렀을 펠프스는 기겁했다. 가르지 못하는 것이 없던 그 검이 볼품 없는 노구의 손에 잡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쓸만한 시체를 앞에 두고 쓰지 않을 거라 생각했나?"
어렵지 않게 펠프스의 손에서 검을 뺏어낸 노인이 유천에게 공손히 검을 건넸다. 비틀거리며 몸을 돌린 노인의 눈은 초점이 잡히지 않아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네 질문에 대답했으니까 이제 내 질문에도 대답해야지? 몇 번이냐?"
"엿이나 먹어 새꺄."
무기조차 빼앗기고 수많은 언데드들에게 둘러 쌓인 채 제압당한 펠프스가 꿇린 무릎을 피며 일어나서는 유천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1번."
펠프스에게서 뺏은 검을 쥐고 그대로 펠프스의 목을 내리쳤다. 두고 볼 것도 없이 깔끔한 일격에 펠프스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옛다. 이거 둘다 네가 써라."
펠프스놈은 패널티 끝나자마자 사라지겠지만.
유천의 손이 닿기가 무섭게 잘려나간 목이 들러붙었다. 흐릿한 초점을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난 펠프스와 노인을 제 뒤에 있던 사내에게 집어 던진 유천이 게임을 종료했다. 푸른 빛무리가 일어났다 사라지자 펠프스와 노인을 제외한 모든 언데드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성벽 위에서 NPC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했다!"
'글쎄, 두고 볼 일이지.'
유천에게서 두 언데드를 받은 강혁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유천에게 그만큼이나 농락당해놓고 조용히 짜지는 놈은 여태껏 본 기억이 없었다.
거기다 유천이 누구인가 들어온 싸움은 결코 마다않는 미친개다. 이 전쟁은 설사 이벤트가 끝나더라도 둘 중 하나가 게임을 접기 전까지는 계속 되리라. 규모만이 달라지겠지. 한숨을 돌린 강혁이 제 손에 들어온 두 언데드를 살폈다.
[신성제국의 악몽]부활한 교황 펠프스
Lv: 672
유저
상태:사망(상태이상:언데드, 인형)
Hp: 22,872,500
신성력: 11,260,500('상태이상:언데드'에 의해 신성력 사용에 피해를 입습니다.)
언데드가 되어 이지를 잃었다. 지능과 지혜 스탯이 사라진 대신 그 능력치가 오롯이 체력과 민첩, 힘 스탯에 배가되었다. 그 무력은 가히 드래곤과도 맨몸으로 부딪힐 수 있으리라.
일주일의 데스패널티가 끝난 후 이 언데드는 소멸합니다.
[공간의 주인] 되살아난 길버트
Lv: 611
NPC
상태:사망(상태이상:언데드, 인형)
HP: 3,580,000
MP: 12,520,500
언데드가 되어 이지를 잃었다. 생전의 기억은 남지 않았으나 살아생전 사용하던 마법이 몸에 남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마법을 두른 그의 전신이 지나간 공간에는 그 무엇도 남지 않을 것이다.
"오오, 대박이다!"
설명창을 훑어보던 강혁이 감탄했다. 단순히 죽고 살아난 시체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치가 아닌가. 이게 랭킹 1위의 시체란 건가.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던 강혁이 펠프스의 시체를 툭툭 건드렸다. 오, 손가락도 안들어가. 이거 얼마나 단단한거야. 게이 마냥 펠프스의 시체 근육을 건드리며 웃는 강혁의 주위로, 상황을 살피기 위해 다가온 유저들마저 모이다 말고 뒷걸음질 쳤다. 사이코는 유천 하나가 아니었던가……! 그들의 머릿속에 공통적으로 솟은 생각이었다.
"이정도면 할만하지! 자, 작전 2단계를 시작한다."
2단계? 아무것도 듣지 못한 유저들이 당황한 사이, 성에서 내려온 NPC 부대가 강혁의 앞에 열을 맞춰 서기 시작했다. 이전에 유천의 명령으로 나뉜 십인장들과 그 부하들이었다. 강혁과 NPC의 무리를 번갈아 쳐다보던 유저들은 곧 강혁의 뒤로 나타나는 대인원에 기겁했다.
"저건 또 어디서 나타난 거야?"
유저들의 당황 아래, 강혁이 자신만만하게 팔을 펼쳐보이며 말했다.
"헹! 신 유천 그놈이 언데드를 부릴 수 있다면 난 인형을 부릴 수 있단 말이지!"
무력의 수준도 천차만별인 그런 오합지졸과는 급이 달라! 하늘을 찌를듯이 콧대를 쳐든 강혁이 손가락을 튕기자 대인원이 등에 메고 있던 짐을 내려놓았다. 꾸러미 속에서 나온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익숙한 물건이었다. 다름아니라 그들이 방금 전까지 싸운 이들이 입고 있던 것과 똑같은 갑옷이 아닌가.
"눈치 챘으면 빨리빨리 하자고."
적군의 목격자도 남김없이 제거한 지금, 유천의 두번째 계획이 시작되었다. 현성의 뒤에서 쫄레쫄레 따라오던 노우가 질린 눈으로 인형의 대부대를 지켜봤다. 유천에게 전략의 위대함을 일깨워 줄 생각이었는데, 이 놈은 자신에겐 기회를 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이래서야 보여주고 싶어도 보여줄 수가 없었다.
"나쁜 새끼."
'이럴거면 우리는 왜 데려온 거야?'
비록 무력에 굴복했다고는 하나 한 정보길드의 수장이 그녀다. 펠프스의 아래에서 전쟁을 준비하던 그녀와 그 부하들을 억지로 굴복시켜 끌고 다니던 주제에 제 주변의 이 말고는 도무지 활약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단신으로 성을 점령하지를 않나, 지휘관끼리 서로 부딪히고 있지를 않나, 그녀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입술을 짓씹으며 노우가 등을 돌렸다.
* * *
"저건 도대체 누가 잘못한 건지 모르겠네."
"누가 잘못하긴, 둘 다 잘못했지."
어느 가정집, 식사를 마치고서 게임 방송을 통해 유천과 펠프스의 대화를 들은 어느 부부가 말했다. 그들의 눈에는 딱히 이유 없이 펠프스를 괴롭힌 유천이나, 제 욕심을 위해 한 아이의 아비를 죽여놓고 누명을 씌운 펠프스나 그들의 눈에는 하나같이 나쁜 놈이었다.
* * *
"유천아, 얘기 좀 하자."
유정에게 들은 비밀번호를 키패드에 입력해 집에 들어온 채린이 토라진듯 등을 돌린 유천의 등에 대고 말했다. 어제까지는 상황이 정 반대였던거 같은데. 손바닥 뒤집듯 바뀐 상황에 채린이 진땀을 흘리며 유천에게 말했다.
"앞으론 어제처럼 갑자기 문 닫는다던가 안할게."
유천이 게임을 종료한 것을 보고 잽싸게 따라 게임을 종료한 채린이 서둘러 내려와 벌써 한시간 동안 설득아닌 설득을 하고 있었다. 처음엔 방 안에 틀어박혀 있던 것을 억지로 꺼내오지 않았던가.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채린이 일어나 유천에게 다가갔다.
"엑!"
한시간 동안 무릎 꿇고 앉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탓일까. 일어나서 한발짝을 내딛기가 무섭게 다리에 힘이 풀렸다. 채린이 쾅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서 넘어지자, 유천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 집 안이 떠나가라 웃는 유천이 어느새 등을 돌린 채 그녀를 내려보고 있자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채린이 입술을 삐죽였다.
"너 말이야."
"응?"
솔직히 유천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삐진 척은 해야겠는데 반응 없이 있자니 답답하던 차에 채린이 이런 몸개그를 보여주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갑작스레 분위기를 잡으며 채린이 손을 뻗자 그 자리에서 반항 한번 하지 못한 채 채린에게 멱살을 잡혔다. 어라. 한대 맞는건가? 잘못 했으니까 한대 쯤은 맞아주자. 유천이 속으로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못됐어 정말."
힘을 쭉 빼고서 유천의 품에 몸을 기댄 채린의 머리를 쓰다듬던 유천이 조용히 사과했다. 다음부터는 오해를 일으킬 여지를 주지 않겠다고. 유천의 사과에 입술을 깨물고서 유천의 가슴팍에 손가락으로 빙빙 원만 그리던 채린이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뜬 채린이 유천의 가슴팍을 뒤로 밀쳤다.
"엥, 왜 이래?"
"너, 내가 배우인 건 알지?"
"당연하지.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데뷔일 물어봐도 대답할 수 있는데? 자신만만한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유천의 얼굴을 보며 씩 웃은 채린이 유천이 말하기 위해 벌린 입을 손으로 잡고서 말했다.
"이 누나는 말이야, 키스도 많이 해봤어.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
이제는 유천이 당황할 차례다. 아까까지 날 잘도 놀렸겠다. 흔들리는 유천의 동공을 보며 웃은 채린이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네가 말하려고 입을 연 정도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소리야."
불 꺼진 거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달빛 사이로 둘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고 혀와 혀가 만났다. 채린의 혀가 유천의 입천장을 간질이자, 질 수 없다는 듯 유천이 채린의 이를 하나 하나 훑어낸다. 채린의 손이 유천의 목을 감고, 유천의 손이 채린의 허리를 감고서 손이 슬슬 위로 가던 그 때. 현관 문이 덜컥 열렸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집을 잘못 찾은 거 같네요. 한 층 더 올라가야 되는건데."
"야!"
덜컥 소리에 굳기도 잠시 그 자리에서 언제 붙었다는 듯 멀찍이 떨어져 앉은 채린과 유천을 향해 고개를 숙여 사과한 유정이 다시 문을 닫았다. 그 뒤로 유천의 고함이 울렸고, 터질듯 붉게 물든 채린의 얼굴은 도무지 들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둘 사이에 침묵이 자리잡고, 어색함에 몸둘 바를 모르던 유천이 몸을 슬쩍 옆으로 옮겨 앉으며 채린에게 말했다.
"아까 하던거, 마저 할래?"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인 채, 채린이 작개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조용해진 거실에서 둘의 그림자가 하나로 합쳐졌다.
============================ 작품 후기 ============================
일하니까 힘드네여, 집에오자마자 자고..토요일에 일갔다 왔더니 사촌누가 결혼식이라고 퇴근하자마자 끌려감! 야호! 나도 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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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오가//넹, 축복이긴 한데. 문제는 운동을 해도 그뉵이 잘 안붙습니다. 어째서...
제이스 올드윈//방심왕의 뒤를 따르는 방심왕 주니어!
은or//아녀, 선택지를 세개 줬는데 누구 맘대로 선택지를 하나 더 늘리냐, 이런거져 뭐 ㅋㅋㅋ 객관식 6번은 저도 못봤어여!
TetsuRyu//언데드는 게임 오버에도 멈추지 않아 Boy~
esearchers//근데 싸우다 보면 항상 그걸 잊게 되더라구여. 내 한타 잘됬는데 말아먹음ㅂㄷㅂ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