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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430화 (43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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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이나 먹어라

상황이 좋지 않다. 그 생각이 유천과 펠프스의 머리를 스쳤다. 유천에게는 마나를 무지막지하게 쳐먹는 언데드 군단이 더 이상의 전과를 올리지 못했기에 든 생각이었다. 펠프스는 자신이 데려온 군사가 전공을 올리기도 전에 유천의 손에 스러져가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데드 제어는 포기해야겠군."

턱을 딱딱거리며 손가락을 튕기자 시야 한편에서 보이던 언데드들의 시점이 사라졌다. 해골 기사들에게 씌워진 검은 불꽃의 병장기가 사라졌다.

"놈은 내가 처리한다. 버텨라."

두 손으로 쥔 검에서 한 손을 뗀 펠프스가 제 허리춤에서 두번째 검을 뽑았다. 은빛 검날의 위에 불길한 보랏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 * *

"전군 데일을 향해 진군!"

로덴의 성벽 앞에서 현성이 검 끝을 데일 성을 향해 가리키며 외쳤다. 같은 시간 요새 크라운에서도 마탑의 마법사들이 데일 성를 가리키며 외쳤다. 데일 성을 향해 마법사들이 달렸다. 그들의 다리에는 녹탑의 바람이 함께했다. 가히 말과도 비견되는 속도로 이동하는 마법사들을 보며 성의 꼬마가 말했다.

"저 아저씨들도 마법산데 왜 뛰어다녀? 저번에 검은 형은 뿅! 하고 사라지던데."

꼬마의 말에 크라운의 텔레포트 마법사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놈이랑 쟤들은 비교가 안된다고. 그러나 어찌 초롱초롱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는 꼬마에게 그런 말을 하겠는가. 가히 동심에 좋지 않다.

"운동을 하려는게 아닐까?"

"거짓말. 저 아저씨들이 그 형보다 마법 실력이 떨어지는 거잖아. 아저씨도 마법사면서 그런 거 하나 몰라? 바보네 바보."

동심은 얼어죽을. 동심은 뒤진지 오래였다. 마법사는 총총걸음으로 제 집에 가는 꼬마의 뒤통수에 진심으로 짱돌을 던지고 싶었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성에 도착했을 땐 이미 유저들이 공성전을 벌이고 있었다. 검을 든 유저들이 발을 구르며 뛰어 오르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며 성벽 위에 내려앉았다.

"미친!"

사다리를 성벽에 대고 오를 줄 알고 화살과 뜨거운 기름을 준비하던 병사들은 욕설과 함께 그자리에 스러졌다.

""헬 스트라이크!""

성벽 앞에서는 네명이나 되는 오크 유저들이 성벽을 향한 채 팔을 뒤로 크게 뻗으며 외쳤다. 있는 힘껏 뒤로 뻗었던 팔이 허리의 회전과 함께 성문에 작렬했을때. 성문은 경첩 째로 떨어져 뒤로 날아갔다. 성문 뒤에서 기습을 준비하던 병사들은 내성벽과 외성의 떨어져 나간 성문 사이에서 피곤죽이 되어 죽었다.

그 중에서도 화탑주 헬리오스의 눈에 유별나게 들어온 유저가 있었다. 검은 마기를 풀풀 흘리며 검을 한번 휘둘렀다. 오크 유저들처럼 스킬을 사용하지도 않고 전신의 힘을 이용하는 것처럼 몸을 트는 행위도 없었다.

그러할진데 그의 검이 지나가는 자리는 병사와 성벽을 가리지 않고 쩍쩍 갈라졌다. 검은 투구의 사이에서 해골이 이를 부딪혔다.

"역시 게임은 강화가 최고야."

반면 녹탑의 탑주 대리인 그란의 눈에는 번쩍이는 칼날만이 보였다. 백색의 가벼운 경장이 한번 휘날릴 때 넉넉한 소매 틈새에서 나간 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빛을 반사했다. 유리 조각이 갑옷 틈새에 박힌 것 말고는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알고 그에게 다가서던 기사는 곳 갑옷 틈새에서 갑자기 솟아난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신기한 이동 방법이군."

제 턱수염을 매만지며 그란이 말했다. 근처의 얼음이 녹아 생긴 물 웅덩이로 뛰어든 백색 사내가 그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제 마탑의 여마법사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병사의 칼날 위에서 솟아나는게 아닌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검을 놓친 병사의 머리로 사내의 손도끼가 작렬했다. 얇은 가죽 투구는 투박한 손도끼조차 막을 수 없었다.

"괜찮으십니까?"

경장과는 달리 붉디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고개를 돌리고 안부를 묻는 사내의 말에 마탑의 여마법사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참 탐나는 인재로세."

저 상황에서 여자를 꼬시다니. 제 마탑의 제자를 꼬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란은 화는 커녕 그를 끌어들일 생각만 하고 있었다.

성벽위에서 병사가 집어 던진 손도끼가 화살을 메기던 궁수 유저의 머리에 박힌다.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본 화탑의 마법사가 깜짝 놀라 멈칫한 사이 궁수 유저의 손에서 하얀 빛이 모이더니 그 길로 도끼를 뽑았다. 분수처럼 솟아나던 피와 뇌수는 하얀 손에 닿기가 무섭게 잠잠해졌다.

"어느 쪽이 괴물인지 모르겠군."

화탑의 마법사가 중얼거렸다. 상처를 치료한 궁수가 화살을 활에 메어 성벽 위를 겨눴다. 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제 머리에 손도끼를 꽂은 병사의 척추를 강철 화살이 꿰뚫었다. 병사를 쫓던 유저가 항의했으나 궁수는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화탑의 마법사는 그 모습과 겹치는 장면이 떠올랐다.

'고든 남작! 이 놈은 내가 쫓던 놈이지 않소!'

'어허. 내 눈에 먼저 들어왔거늘, 어찌 자네가 쫓던 사냥감인가? 이 놈은 내가 먼저 쫓은 사냥감이 맞네.'

화탑의 마법사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이 놈들은 지금 제 정신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이건 전쟁도 싸움도 그 무엇도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상대로 벌이는 사냥이었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압도적인 폭력. 그 앞의 저항은 무의미했다. 이미 주전력은 펠프스의 지휘 아래 성 밖으로 나간지 오래.

'사나운 어미를 바깥에 끌어내고, 그 새끼를 잡는건가. 실로 악랄한 생각이다.'

전쟁 도중 멍하니 제 자리에서 생각을 하는 적을 살려둘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성에 남아있던 몇 안되는 기사가 검을 들어 마법사의 목을 내리쳤다.

"언제부터 기사라는 이름이 저항할 힘도 없는 이까지 기습할 정도로 저급해졌지?"

백은의 갑옷 사이 흘러내리는 단정한 흑발을 정리하며 한 손으로 기사의 검을 막은 여인이 질문했다. 기사의 입이 채 열리기도 전에 여인의 비어있던 손에서 솟아난 순은의 검이 기사의 목을 베었다.

-기사왕 브리튼이 전장에 합류합니다. 기사왕의 기백은 모든 아군의 회복속도, 공격력, 치명타 확률, 회피율, 방어력, 이동속도가 상승합니다.

-기사 클래스 유저의 모든 능력치가 5%상승 합니다.

압도적인 싸움판에 전 기사 랭킹 1위. 채린이 난입했다. 유저들의 환호와 함께 내성문이 박살났다. 항복의 의미로 흰 깃발을 들고 노인이 성 밖으로 나왔다.

"저희 데일의 모든 주민은 이 이상 싸울 의사가 없습니다. 부디 칼을 넣어주십시오."

가죽이 뼈에 들러붙었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처참한 몰골으로 건낸 노인의 말은 효과가 있었다. 격렬히 저항하던 병력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상태. 항복하는 이와 민간인은 건들지 말라는 유천의 명령이 있었기에 유저들과 마탑의 마법사들은 무기를 거뒀다. 성 안으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유저들 중 드워프와 오크 유저들이 나와 성문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박살이 난 성문을 어렵지 않게 수리 한 뒤 경비를 위해 성벽 위에 올라선 이들은 볼 수 있었다.

-으워어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망자의 무리들을 보며 유저와 NPC 그 누구도 빠짐 없이 질린 표정을 지었다. 유저들은 수차례나 유천이 다루는 저 불사의 군단에 패배했고 NPC들은 언데드들의 공포에 대해 듣고 자랐다. 어떤 의미로 두 부류 모두 유천에 대한 공포를 갖고있었다. 성 안의 전부를 합한 것보다 많아 보이는 언데드가 성벽 바깥에서 방황하는 것을 보며 현성이 입을 열었다.

"저 놈이 이럴 리가 없는데."

지금 돌아다니는 언데드들보다 배는 되는 숫자를 눈 하나 깜빡이지않고 전부 제 통제하에 두던 유천이었다. 제가 부른 언데드조차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 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총사령관을 도우러 갈 별동대를 짜겠다. 자원자만 받는다. 희망자는 거수해라."

유저 측에서는 일부만 제외하고서 거의 모든 유저가 손을 들었다. 거의 만날 때마다 치고받고 싸운다지만 그 싸움을 본 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것을 제 눈으로 볼 기회인데 포기할 리가 있나.

"내가 직접 가지."

"영감님 연세에는 몸 좀 챙기셔야죠. 제가 가겠습니다."

"제 발로 걸을 줄도 모르는 녹탑의 약골들보다 배는 건강할걸세."

화탑주 헬리오스가 손을 들며 나서자 헬리오스의 팔을 제 손으로 내리며 그란이 대답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그란의 팔을 떨쳐낸 헬리오스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소매를 타고 오르는 불꽃을 바람으로 날려버린 그란이 그에 지지 않고 헬리오스를 노려봤다. 거센 바람이 둘 사이로 흐르기 시작했다.

"싸울 시간 없으니 둘 다 가는 걸로 하시죠."

바람을 가르며 둘 사이에서 나타난 현수가 둘의 팔을 잡았다. 성을 둘러싼 언데드 무리를 뚫고 지나야 한다는 현성의 말을 들었을 때, 마탑과 유저들은 전투준비를 했으나,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길을 열어라."

몇 안되는 지휘관 급 언데드. 데스 나이트가 자신들의 선두에 있었으니까. 흉흉한 기세를 풍기는 언데드들의 통제권을 얻은 현성이 제 시야 한켠에 들어오는 언데드 몇몇의 시야를 보며 신음을 흘렸다. 상황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역시 집이 최고야...명절따위 엿이나 먹으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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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tsuRyu//ㅇㅇ 쉬움

가이오가//옆에서 보면 꿀잼

제이스 올드윈//듣고 보니까 그러네요, 개새끼네 이거?

덱스트린//남자친구가 게임한다고 안놀아줌. 주륵

은or//별 수 있나여 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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