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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Doe
"소란 하나는 제대로 피운 모양이네. 그 녀석."
벌써 3층까지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주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유천이 그만큼이나 미끼역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는 말이나 다름 없었으니, 정현이 실실 웃으며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하는 소피아였다. 다만 불만이 하나 있었다면.
"왜 니가 안 간건데?"
"나도 내 목숨 소중한 건 알아."
쇠아가 볼을 부풀리고 불만을 표현하건 말건 정현은 제 목숨 소중한 것은 안다며 잠깐 계단에 앉혔던 소피아를 다시 업고서 계단을 내려갔다. 맞는 말이기에 반박하지 못한 소피아가 부들부들 떠는 것을 보고 낄낄 웃으면서.
* * *
"다행이라 해야되나, 큰일이라 해야되나 쓸데 없이 끈기있어 너희들."
한창 수술동까지 뛰어왔던 유천이 제 뒤를 쫓던 사내들을 보며 투덜거렸다. 여기까지 뛰어오며 쓰러트린 놈들만 여덟 가까이 된 거 같은데, 오히려 지금까지 보다 숫자가 더 늘어버린 것이었다. 이제는 총소리도 들리지 않기에 아무렇게나 수술동을 돌아다니며 남자를 쫓았지만 전혀 보이질 않으니 짜증까지 나기 시작한 것이 큰 이유였다.
"헥헥, 이제 그만 잡혀주는 건 어때? 우리한테 남자 괴롭히는 고약한 취미 같은건 없으니까 안심하고. 소피아 그 년이랑 정현 그 놈이 어디 있는지만 알려주면 보내줄게."
그래도 쫓아온 놈 중 하나가 대표랍시고 앞에 나서 유천의 설득을 시도했다. 숨이 차 헉헉거리는 와중에도 쇠아와 정현을 잡겠다며 유천을 설득하는 그 모습은 뭇 수많은 비지니스맨의 모범이 될 법한 모습이었지만 유천에게 있어 별다른 감흥을 주기엔 부족했다.
"이거 어쩌지, 너희랑 다르게 난 사람 괴롭히는 데 취미가 있어서 말이야. 그것도 아주 많이."
병실동과 수술동까지의 거리가 상당하다는 것은 이미 정현과 소피아가 도망칠만한 거리를 벌었다는 것과 비슷한 뜻이 되리라. 어차피 꽁꽁 숨은 남자를 찾는 것 보다는 이쪽을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이 쪽의 성미에 더욱 맞기도 하고. 말을 마친 유천은 곧장 바로 옆의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다. 사내의 턱 밑으로 팔뚝을 집어넣은 유천은 전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대로 복도의 벽에 충돌했다. 사내의 눈이 풀린 채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한동안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리라.
"협상 결렬이야."
한마디를 중얼거린 유천은 그대로 수술실 안으로 뛰쳐들어갔다. 생각 외로 느릿하게 열리는 수술실의 자동문을 부순 채 들어간 유천은 그대로 벽면에 기대어 기척을 죽였다. 뒤이어 유천을 쫓아온 사내들이 수술실로 들어오자마자 볼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수술 기구들이었다. 작게는 메스를 비롯해, 크게는 두개골을 가를 때 쓰는 톱과 작은 망치등을 비롯해 드릴까지.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날붙이를 던져대는 유천을 향해 이를 갈고는 사내들은 다시금 유천에게 달려들었다. 물론 날아드는 수술기구에 찔린 운없는 사내들은 유천을 쫓을 수 없었다.
"저……새낀 남자도 아냐……!"
유천이 자신을 쫓아온 사내들을 유유히 따돌리고 들어온 문으로 다시 나갈 때 쯔음, 망치에 영 좋지 못한 곳을 맞은 사내가 한마디를 웅얼거리고는 부들부들 떨며 앞으로 쓰러졌다. 얼마나 불쌍햇으면 유천을 쫓아 나가던 사내들조차 측은한 눈길로 그를 한번씩 쳐다보고 나갔겠는가.
"잡히면 가만두지 않겠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던 놈들이 지랄하네."
누가 모를 줄 알고. 니들 생각이야 뻔하지. 작게 덧붙이며 유천은 급히 코너를 틀어 비상구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주저 없이 비상구의 문을 들으라는 듯 강하게 닫고는 밑층으로 뛰어내려갔다. 난간을 넘어 아래층으로 뛰어내리는 등의 행동까지 서슴치 않으며 뛰어 내려온 유천은 곧 6층의 문을 슬며시 열어두고는 발소리를 죽여 재빨리 그 밑으로 내려갔다.
"이 새끼 여기서 빠졌어!"
"쫓아!"
그리고 우습게도 바로 밑층의 비상구 바깥에서 그 소리를 듣던 유천은 낄낄 웃으며 다시 병실동으로 뛰어갔다. 어째 하는 짓이 자신이 아는 누구와 심하게 닮아 더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거기 멈춰!"
"씨발 이건 또 뭐야!"
수술동에서 다시 병실동으로 넘어오는 동안 또 두명의 남녀를 쓰러트린 유천이 계단 밑에서 총구를 들이밀며 외치는 사내들을 보며 욕을 지껄였다. 그런 유천을 본 사내들은 곧 유천의 주머니에 꽂힌 권총을 보고는 자신들이 든 총기를 유천을 향해 들이밀며 외쳤다.
"총 버려!"
"……."
아까처럼 그냥 오합지졸로 쫓아오던 놈들이라면 모를까, 맨손도 아니고 총까지 들이밀며 외쳐대는 사내들을 보며 유천은 혀를 차며 주머니에 꽂았던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사내들이 시키는 대로 발로 차 그쪽으로 보냈다.
"어이, 거기 너희 둘 저 새끼 끌고 가. 나머지는 나랑 같이 남아있는 잔당을 쫓는다."
유천이 총을 발로 차서 넘겨주자마자 유천의 뒷덜미를 개머리판으로 후리며 유천을 앞으로 고꾸라트린 사내가 유천의 팔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고는 다른 사내 둘을 지목한 채 자신을 밑으로 끌고가라 명령했다. 그 뒤로 곧장 두 사내의 사이에 끼인 채로 로비까지 끌려내려간 유천은 볼 수 있었다. 저 쪽 수술동쪽에서도 자신과 꽤 비슷한 모양새로 끌려나오는 남자와 소피아와 정현,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수많은 기자들을.
"개떼가 따로 없구만."
"닥치고 걷기나 해!"
이 새끼들 봐라? 카메라 앞이라고 가오잡네? 유천이 이쪽을 보자마자 달려오는 기자들을 보며 중얼거리자, 유천의 팔을 잡고 끌고가던 사내 중 하나가 유천의 뒤통수를 후리며 외쳤다. 아까 전까진 제 옆의 사내와 수다 떨기 바쁘던 주제에 갑작스레 바뀐느 그의 태도를 보며 유천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신 유천이다!"
"유천씨! 이번 사태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이번 테러에 관련되었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지금 체포된 유천씨가 이번 테러의 용의자인가요?"
아, 벌써부터 눈 앞이 깜깜해지네. 유천이 한숨을 쉬며 중얼거리고는 눈을 감았다. 요 근래 나갔다 하면 사건을 터트린 덕에 제 부모가 유천에게 자택 근신을 시켜야 되느니 마니 하는 주제로 농담을 건네던 것을 떠올린 탓이었다. 모름지기 이 나이라면 나가서 놀아야 하는 것이 당연할텐데, 어째서 이런 곳에서 은팔찌를 차고 있어야 되는건지.
"얘에요! 이 애가 우리가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시선 끌어준 남자애에요!"
그리고 수많은 기자들을 뚫고서 다가온 아줌마 하나가 유천의 한쪽 어깨를 붙잡고서 외쳤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듣고서 더 시끄러워진 기자들을 보며 유천이 중얼거렸다.
"될대로 되라지."
* * *
[특종! 테러범까지 진압하는 고교생 신 유천 그와의 인터뷰 단독 입수!]
[신유천 그의 활약상에 대하여]
[어릴 때 부터 남다른 면모를 보여왔던 신 유천, 지금 그를 파헤친다.]
"형, 지금 형 인터넷에 대박인데요."
"닥쳐. 기분 안 좋으니까."
그리고 그 이튿날 학교에는 어제 일의 후유증이 크다며 전화를 하고서 학교를 빠진 유천이 게임에 들어가자마자 오늘은 개교기념일이라며 낄낄 웃던 청이 내민 것은 인터넷 가득 떠오른 유천의 기사 내용이었다. 실실 웃으며 유천에게 디스플레이를 띄워 인터넷 상황을 보여준 청은 곧 유천의 살벌한 눈초리와 함께 침몰했다.
"저것들은 도대체 내가 한마디도 안했는데 왜 저 지랄이야 진짜."
유천은 그저 부들부들 떨며 처이 내민 디스플레이만 바라볼 뿐이었다. 한참을 기사들을 훑어보던 유천은 욕을 지껄이며 디스플레이를 지웠다. 어느새 레벨 올리러 간다며 사라진 청을 뒤로하고, 유천은 한마디를 중얼거리곤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게 다 펠프스 그 새끼 때문이야."
라이헤르랑 발록이 꼬맹이 하나 붙들고 나한테 눈치 준것도 다 그놈 때문이고, 데이트하러 나갔다가 봉변 당한 것도 그놈 때문이고, 그것 때문에 데이트 취소된 것도 그놈 때문이지. 아니, 그놈은 태어난 거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속으로 수많은 생각, 주로 어제 일어난 병원 테러 사건으로 유야무야 없던 일로 되어버렸던 데이트에 대한 것이었다. 뒤이어 사라진 유천이 다시 나타난 장소는 그리 멀지 않은 장소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신성제국에 점령당했던 벨리튼 공국의 내성, 그것도 성주가 업무를 보는 집무실 쇼파 위였다.
"오늘부터 나도 그 신성제국 엿먹이기에 동참한다."
============================ 작품 후기 ============================
끵, 아무리 노력해도 전처럼 안써지는듯. 옌 약빨 다된 거 같음여. 새로 다른 거 지르고싶다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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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핀//피는 물보다 진하긔
심심판타지//내 손이 쥬근듯
소마광랑//넹 오랜만이에여
덱스트린//ㄴㄴ 눈 상해요
불행마스터리//읭 자꾸 띄우주시면 진짠 줄 압니다. 그르면 안대여
researchers//넹 오랜만이에요 앞으로 자주 쓸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