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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Doe
"그러니까 제 아버지는……히끅!"
"또 뭐하러 왔냐?"
이제 막 울음을 그치고 울먹이며 제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 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던 크리스티나가 갑자기 나타난 유천을 보고 괴성에 가까운 딸꾹질을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발록이 아니꼬운 표정으로 유천을 노려보며 제 뒤로 크리스티나를 감췄다.
"어떻게 할거야."
크리스티나를 감싼 발록과 라이헤르를 뒤로 물리고서 유천이 말했다. 다짜고짜 던진 유천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듯 눈만 꿈뻑인 크리스티나가 유천을 응시하자 유천이 머리를 부여잡고서 중얼거렸다.
"다시 돌아갈래, 여기서 살래?"
유천의 연이은 질문 또한 이해를 못한 크리스티나가 유천을 응시하자 유천이 제 머리를 마구 헝클이고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다시 펠프스놈한테 갈 지, 여기 남을 지. 정하라며 윽박지르자 크리스티나는 깜짝 놀라 라이헤르의 뒤로 도망쳤다.
"너 안 죽이니까 겁 먹지마."
계속 이어지는 유천의 강압적인 태도에 발록이 유천을 노려보며 이를 갈자, 유천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물론 그렇다고 크리스티나가 단번에 경계를 풀지는 않았다. 단지 라이헤르의 옷깃을 꽉 쥐고서 고개만 빼꼼 내밀어 중얼거릴 뿐이었다.
"아, 안 가요! 아직 누가 거짓말을 하는 지도 모르고, 여기가 제일 안전하니까!"
그래 그렇겠지. 여기만큼 안전한 곳이 어디있겠냐. 유천이 중얼거리며 라이헤르와 발록을 바라봤다. 고작 윽박 몇번 질렀다고 자신을 죽일 듯 노려보는 둘을 보며 저만한 팔불출들도 드물거라며 한차례 투덜거린 뒤에서야 그 장소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 기죽여서 미안하다 미안해. 됐냐."
"알았으면 꺼져."
여부가 있겠습니까. 제기랄. 끝까지 투덜거리는 것을 끝내지 않았던 유천은 끝까지 자신에게 욕설을 뱉어대는 라이헤르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세우곤 입을 열었다.
"게임 종료."
어차피 무슨 뜻인지도 못 알아보겠지만 저 녀석들은 단순히 자신의 행동이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괴롭힐 줄 아는 녀석들이었다. 시기 적절하게 시비를 걸고 적절한 때에 빠질 줄 아는 남자, 그게 바로 유천이었다.
"별로 오래 있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벌써 나갔나."
커버를 열고 캡슐 밖으로 나온 유천이 중얼거렸다. 욕실은 불이 꺼지고 문이 열려 있었다. 거기다 열기가 식은 채 식탁 위 접시에 올려져 있는 토스트를 보며 유천이 피식 웃었다. 아침부터 스케쥴이 잡혀있다며 서두르더니 제 아침을 챙겨줄 정신은 있었더 것인가, 새삼 채린의 정성과 마음을 실감한 유천이 토스트를 우물거리며 제 방으로 들어갔다.
"뭘 입어야될까."
침대 시트는 일찌감치 세탁기에 넣어둔 지 오래였다. 저번에 빨아둔 시트를 새로 깔고 침대 정리를 하며 유천은 중얼거렸다. 아직 저녁이 되려면 시간이 남아도 한참이 남았건만 벌써부터 놀 생각에 유천은 히죽히죽 웃어대더니 곧 옷장에서 옷을 꺼내 침대 위에 늘어놓더니 전신 거울 앞에서 옷 하나하나를 몸에 대며 비교를 시작했다.
"이게 더 어울리려나?"
옷을 대어보다가 뭐가 또 불만인지 인상을 구기며 다른 옷으로 바꿔 입기를 수십번. 30분이 넘도록 같은짓을 반복하던 유천은 곧 거울에 비친 제 머리를 보았다. 새집도 이런 새집이 없을 거란 생각과 함께 곧장 욕실로 들어간 유천은 깨끗이 씻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시작해 면도를 하고 이어서 샤워까지 마친 유천은 평소에 찾지도 않던 향수까지 찾아선 뿌려댔다.
"……."
그리고 시계를 확인한 유천은 곧 굳어졌다. 오후 3시. 11시가 조금 넘어 일어나서 게임 좀 하다가 생 난리를 쳤다는 것을 떠올린 유천은 곧 침대위에 널려진 제 옷들을 차곡차곡 하나씩 장농에 구겨넣고는 다시금 거울을 바라봤다. 갈색 염색이 서서히 풀려 머리 곳곳에 검은 기운이 도는 것과, 눈을 찌를 듯이 내려온 머리카락을 본 뒤 머리카락을 정리할 겸 미리 집을 나선 유천이었다.
"타겟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는 눈이 많아. 인적 드문 곳으로 몰아서 처리한다.]
유천이 아파트에서 나서는 것을 건물 옥상에서 망원경을 통해 내려다보던 청년 하나가 귀에 꽂고 있던 이어셋의 마이크를 입가로 옮기며 중얼거렸다. 곧 되돌아온 명령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비우는 청년이 자리를 비우자, 반대편 건물 옥상에서 청년을 지켜보던 사내 또한 이어셋을 향해 말을 건넸다.
"타겟과 보호대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조는 타겟을 감시, 2조는 요인의 주변에서 위험요소를 배제한다.]
치직거리는 전자음과 함께 돌아오는 회신에 이어셋을 끼고 있던 사내는 담배 하나를 꼬나물고 건물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천이 지나가던 길목 어귀에서 누워있던 노숙자 하나가 유천이 지나가자마자 얼굴에 덮고 있던 신문지를 치우고 몸을 일으켜선 유천의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 그날 유천이 쫓아가다 놓친 뒤론 마주치지 못한 거지였다.
그리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흥얼거리며 택시를 잡은 유천은 설마 자신의 뒤를 쫓는 사람이 있을 것이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저녁에 있으 데이트 생각만 하기 바빴다.
"어디로 갈까요?"
"이 근처에서 머리 잘 자르기로 유명한 미용실로 가주세요."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택시기사의 물음에 답하는 유천의 모습을 보며 택시기사는 피식 웃으며 좋은 일이 있어 보인다며 말을 건네고, 유천은 그런 일이 있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키득거렸다. 택시기사는 오랜만에 재미있는 손님이 탔다며 좋아하고, 유천은 괜히 자신의 기분에 더 맞춰주는 기사를 보며 더욱 좋아했다. 오늘은 운수 좋은날이 분명하다며.
[병신.]
듣던 노래가 중간에 끊기고 시비조 가득한 욕설이 들려오자 유천의 표정이 괴이하게 뒤틀려졌다. 요새는 말도 잘 안 걸던 씨팔의 시비에 유천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왜 또 시비냐고.
[뒤통수나 조심해라. 목도 잘 닦고.]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다시 재생되는 노래를 들으며 유천이 괜히 기분만 잡쳤다며 투덜거리자, 택시기사는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차를 세웠다. 택시비를 지불하고 미용실로 들어간 유천은 긴 머리를 정리해달란 말과 함께 의자에 몸을 뉘였다. 그리곤 몰려드는 피곤에 유천은 그저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여기로 들어갔다고 했지?"
"어."
유천이 들어간 미용실 입구에서 대화를 주고 받던 남녀 한쌍의 눈은 미용실 의자에 몸을 뉘이고 잠을 자고 있는 유천을 응시하고 있었다. 곧 유천이 있는 미용실로 들어가려던 두 남녀는, 골목길에서 튀어나온 두명의 여자에게 붙잡혔다.
"저기, 저희 회사에서 새로운 화장품이 나왔는데요. 지금 설문조사 중인데 잠시만 참여해주세요. 얼마 안걸리니까."
"잠시면 됩니다."
뭔가 억지끼까지 있는 두 여자의 말에 두 남녀는 시간이 없다며 두 여자의 팔을 뿌리치려했다. 그러나 두 남녀는 두 여자의 손길에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두 여자의 손 끝에서 반짝이는 은색 바늘이 오후의 햇살에 잠깐 반짝이더니 둘의 소매로 들어갔다.
[타겟 둘 확보.]
그리고는 한 여자가 주머니에서 작은 마이크 하나를 꺼내서 중얼거리곤 다시 주머니에 마이크를 집어넣었다. 뒤이어 골목길로 들어온 봉고차 안으로 두명의 남녀를 집어 넣고서 다시금 미용실 근처로 돌아가는 두명은 결단코 화장품 설문조사 따위를 나온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 개운하다."
머리를 정리하고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잠이라도 깰 겸 박하사탕 하나를 집어먹은 유천이 중얼거렸다. 뭔지는 몰라도 미용실 근처로 사람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았지만 큰 신경은 쓰지 않았다. 그냥 오늘따라 시내가 한적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벌써 네명이 연락이 끊겼어."
"그 새끼가 눈치를 깐건가."
작은 승용차 안에서 크리스의 착잡한 목소리를 들으며 지원이 중얼거렸다. 운전석에서 성열이 그러게 한두명씩 깨작깨작 보내서는 유천을 못잡는다며 연신 잔소리를 해댔지만 지원은 크게 신경쓰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우리는 계획대로 아버지에게 간다. 남은 놈들은 알아서 그 놈 처리하라고 해."
지원의 말에 성열이 혀를 차며 반박했지만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지 않은 이상에야 제 맘대로 차를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차를 몰 뿐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시간이 남아돈다고 생각한 유천이 향한 다음 목적지는 소피아의 병실이었다.
============================ 작품 후기 ============================
아, 쓰기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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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마스터리//ㅋㅋ 리치잼
덱스트린//어디 가져다 붙이기 이만큼 좋은 단어가 없죠 ㅋㅋㅋ
BlackRaccoon//내 위장도 밥먹을 타이밍은 귀신같이 맞춤
kreigh//어떻게요?
TetsuRyu//좋다
인핀//ㅋㅋㅋㅋㅋㅋ어디가서 경험하기 힘든 체험
제이스 올드윈//삼겹살잼
researchers//겨울철 춥지 않게 해드립니다. -유천 ps. 따뜻하게 해드린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은or//부활후 끔살. 끄앙 쥬금!
덧붙여서 인트로 코드 축전편에서 댓글 단 것중에 나한테 잉여킹님처럼 연참하라던 심심판타지. 엿쳐머겅 두번머겅 계속머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