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403화 (403/440)

0403 / 0440 ----------------------------------------------

John Doe

[포로에게 상해를 입히셨습니다. 악명이 대폭 상승합니다.]

[포로를 살해하셨습니다. 악명이 극도로 상승합니다.]

[사로잡은 모든 포로를 살해했습니다. 타이틀 [적에게 자비를 베풀지않은]을 획득하셨습니다.]

[모든 포로는 30분후 부활합니다. 포로 상태의 유저들은 데스 패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떠오른 메시지들을 보며 유천은 히죽 웃더니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사라지지 않는 샌드백이라니 어쩜 이리도 좋을 수가 있겠는가. 지나가던 NPC고 유저들이고 유천을 미친놈 보듯 바라봤지만 뭐라 할 수는 없었다. 여기 있는 포로들이 어떻게 잡혔는지는 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 이게 무슨 일인가!"

유천의 행동에 광장 한복판에 유저들이 몰려들자, 무슨 일이냐며 달려온 벨리튼이 한 명도 남지 않은 포로들을 보며 고함을 질러댔다. 물론 그 시선의 끝은 아직까지 히죽거리고 있는 유천에게 있었다.

"뭐긴 뭐야. 화풀이 중이지."

벨리튼 공작의 말에도 태평하게 대답하는 유천을 보며 감히 공작에게 그 따위 무례한 말이라니! 라고 외치려던 그의 머리에 얼마 전의 일이 떠올랐다. 저 놈에게는 귀족같은 건 아무런 방해 요소가 못된다는 걸 다시금 깨달은 벨리튼 공작이 목을 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어째서 포로들을 모두 죽였는가? 그들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 지 알고는 있나?"

"모르지는 않지."

자신의 물음에도 태평히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는 유천을 보던 벨리튼 공작은 머리속에 퓨즈가 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포로의 가치를 모르지도 않으면서 포로를 죽이다니, 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그걸 알면서 이런 짓으 벌였다는 건가!"

"어차피 얼마 안가서 다시 살아날 놈들이고, 거의 내가 혼자 다 쓸어담은 놈들인데 내가 마음대로 못하냐?"

지들은 뭐 구경만 해놓고 이제와서 내 밥상에 숟가락 얻기냐? 적반하장에 가까운 공작의 태도에 유천 또한 퓨즈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얼마 되지 않아 되살아날 녀석들을 죽이고 살리고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게 무슨 망발인가!"

이제는 막 나가자는거냐? 내가 귀찮아서 포로 넘겨줬더니, 내 마음대로도 못한다 이거지?

공작의 고함에 유천은 그나마 잡고 있던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애초에 그냥 경험치만 보고 했던 퀘스트였다. 더 이상 퀘스트도 나오지 않는데 굳이 이 곳에 붙어있을 이유 또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 니들끼리 알아서 해 보던지."

어차피 서로의 필요성이 존재했기에 협력했던 것이었다. 이미 더 이상의 필요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걸음을 돌려 마을을 나서던 유천의 목에 누군가 칼을 들이밀었다.

"아직은 자네의 힘이 필요하네. 미안하지만 협력해 주시게."

등을 돌린 유천의 목에 칼을 겨눈 것 치고는 무척이나 담담한 말투였다. 윟벼하려는 용도인지 직접적으로 목에 칼을 겨누고 있지는 않았지만 언제라도 벨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은은한 오러까지 담은 그 검의 주인은 대륙 유일의 그랜드 마스터라 알려진 힐튼이었다.

"기껏 죽어가는 영감 살려놨더니 내 모가지에 칼을 겨눌 줄은 몰랐는 걸."

"죽어가는 영감의 검에 다치기 싫다면 저항은 포기하는 게 좋을 걸세, 근접 거리 전투에서는 마법사는 결코 기사를 이길 수 없다네."

이 거리라면 내 마나로도 충분히 자네의 마법에 훼방을 놓을 수도 있다네. 작게 덧붙이는 힐튼의 말에 유천이 피식 웃었다. 기껏해야 펠프스놈 기습에 당한 주제에 허세는. 투덜거리며 조용히 손을 들었다.

"죽기 싫으면 나한테서 떨어지는 게 좋을거야 영감."

유천의 말에 얼핏 든 불안감에 즉시 검을 휘두르려던 힐튼은 곧 검을 뒤로 물릴 수 밖에 없었다. 유천의 전신에서 갑작스레 피어오른 화염이 그를 잡아먹을 것 처럼 달려들었으니 말이다. 급하게 마나를 불어넣어 유천의 마법에 훼방을 놓으려 했으나 그것 또한 여의치 않았다.

"처음부터 자폭을 노린건가."

쓸데 없이 자존심만 높아서는. 방금 전의 화염으로 인해 피어오른 검은 구름을 보며 힐튼이 중얼거렸다. 별달리 방어를 위한 마법의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자폭을 한 줄 알고서 이제는 자신의 공격으로 망신창이가 되었을 유천을 향해 다가가던 그에게 난데없이 은색의 장검이 쇄도했다.

"무슨?!"

"날 평범한 마법사 정도로 보고 덤볐다간 큰 코 다칠거야. 스트랭스."

기겁을 하며 고개를 숙여 검을 피하는 힐튼을 향해 나지막이 중얼거린 유천은 그대로 검을 내리쳤다. 힐튼 또한 예상 외로 강한 힘으로 눌러오는 유천의 검을 그리 어렵지 않게 막고서는 입을 열었다.

"그리 호언장담하는 것 치고는 그리 뛰어나지는 못한 솜씨군. 차라리 펠프스가 더 낫겠어."

"그걸 도발이라고 한 거라면 댁 칼이나 좀 제대로 살펴보고 해줬으면 좋겠는걸."

짧게 웃으며 유천을 향해 도발을 하던 힐튼은 곧 자신의 검을 보며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오러를 가득 담은 검이 흠집은 물론 이가 나가버린 것과 유천을 번갈아 쳐다보던 그가 유천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제법이군."

힐튼의 짧은 감탄사와 함께 둘은 다시금 격돌했다. 그리고 힐튼은 볼 수 있었다. 오러 하나 맺히지 않은 유천의 검이 오러가 가득 담긴 자신의 검과 부딪힐 때마다 이가 나가버리는 자신의 검을.

"이쯤에서 그만둔다면 나도 넘어갈 의향은 있는데."

"다 늙은 노인에게 호승심을 불러 일으킨 주제에 그리 쉽게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마시게."

일이 귀찮게 돌아가는구만. 한번 의중을 떠보고자 건넨 말도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그를 보며 유천은 한숨을 내쉬며 검에 힘을 불어넣었다. 곧 검 끝에서 밀고 올라오는 검붉은 색의 오러를 보던 힐튼의 눈이 조금 더 매서워 지는 가운데, 유천의 입이 열렸다.

"슬슬 끝내보자고 영감. 심연의 족쇄."

실없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리던 유천이 입술을 달싹이며 왼손을 까딱이자, 힐튼의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족쇄가 그의 오른팔을 묶으려 했다. 그러나 가볍게 손을 까딱인느 것으로 족쇄를 쳐낸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제 목을 향해 날아오는 유천의 검을 가까스로 피해내자 다시 한번 유천의 입이 열렸다.

"헬 플레어."

순식간에 유천의 주위로 피어오른 검붉은 불꽃을이 힐튼을 향해 날아가자 힐튼은 기겁을 하며 그것을 피해내기 바빴다. 그 와중에 건물 한두개에 불이 옮겨 붙었으나 싸움을 구경하던 유저도 NPC도 신경쓰지 않았다. 신성제국의 병력을 홀로 막아낸 유천과 대륙 유일의 그랜드 마스터의 싸움은 구경하기에도 바쁜 싸움이었으니까. 압도적인 힘으로 힐튼이 검을 내리그으면 유천은 공격을 흘리며 뒤로 빠져 마법을 날리고, 마법을 베거나 피하는 힐튼에게 다시 유천의 역공이 이어진다. 지겹도록 이어지는 둘의 대치 상황에 보는 이들의 긴장감이 더 심해지는 가운데, 유천이 잠시 키득거리더니 검을 인벤토리에 집어 넣었다.

"헬 파이어."

"미친!"

푸른 색의 귀화가 타오르며 다시금 힐튼이 경계를 시작할 때 유천의 공격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제 곧 부활할 포로들의 리스폰 지역, 그리고 벨리튼 공작이 서 있는 장소였다. 힐튼이 나이에 맞지 않은 욕설을 지껄이며 벨리튼 공작을 감싸안고 유천의 공격을 피해내는 동안 유천은 이미 자리를 비우고 도망친 지 오래였고, 곧 부활한 펠프스와 그 포로들은 부활하자마자 죽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벨리튼 공국]과의 우호도가 감소합니다.

"지들 마음대로 하라지."

한차례 투덜거리던 유천은 곧 실실 웃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 데이트는 어떻게 해야될 지에 대한 고민으로 바뀌었다. 어차피 도망쳐나온 지금 유천을 건들 놈도 없었을 뿐더러, 위치조차 모를테니까.

-[벨리튼 공국]의 벨리튼 공작이 전투의 승리로 얻은 포로와 공국의 시민들을 교환합니다.

"거 참, 그 놈들이 퍽이나 해주겠다."

멍청하기 그지 없는 영감 같으니. 투덜거리던 유천은 곧 그 자리에서 몸을 감췄다.

*          *          *

"오늘 행동을 시작한다."

"오늘 신유천 그 놈이 안나오면 어쩔건데?"

"쳐들어가는 거지."

햇살이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어느 방 안에서 지원이 입을 열자마자 수많은 이들이 지원을 보며 질문을 시작했다. 그럴때마다 지원은 키득거리며 간단히 대답을 하고는 중얼거렸다. 아버지를 찾았다고.

*          *          *

"오늘부터 신유천의 경호 숫자를 늘린다. 그동안 그 놈들이 눈치 못채게 정보를 흘린다고 수고 많았다."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검은 방 안에서 겨우 모니터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서로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그 주위로 나열해 있던 수많은 인원들이 아무런 의문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니온 사설 요인 경호 특수부대, 그것이 그들의 정체였다.

============================ 작품 후기 ============================

으아 할짓은 더럽게 없는데 글은 더럽게 안써진다

----------------------------------------------------------------------

BlackRaccoon//통구이잼

심심판타지//샌드백은 때려야 제맛

arcadia1019//불닭맛 헬파이어

인핀//그들은 조흔 스트레스 해소기였습니다

researchers//코멘트 감사합니다 ㅋ

덱스트린//유천: 그게 뭐지. 먹는건가?

인간님//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ㅋ

킴치맨//통구이잼

kreigh//아마 안만들걸요. 제가 정신이 나가지 않는 이상은

은or//어서와 통구이 체험은 처음이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