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93화 (39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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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Doe

"이번에도 꽝인가."

벌써 서른마리의 드레이크들을 헬 파이어 한방으로 쓰러트리고 언데드로 되살렸다. 그러나 그 중에 태반이 신체 일부가 되살아나자마자 몸을 일으키던 도중 신체 대부분이 재로 흩날려 다시 엎어진 것이 스물 다섯, 그나마 거동이 가능한 좀비 드레이크가 다섯이었다.

"위력은 확실히 뛰어난데 말이지."

위력은 확실히 펠프스가 이끌고 온 키메라보다 뛰어났다. 다만 그 뿐이었다. 위력만 뛰어났다 뿐이지 실상 소모되는 MP가 무지막지했다. 재로 흩날려 흩어졌다가 재구성을 하며 소모되는 MP는 둘째치고 움직이는 순간부터가 소모되는 MP가 장난이 아니었다. 투덜거리며 움직이고 있는 좀비 드레이크들을 보며 손을 휘젔자, 좀비 드레이크들은 실 끊어진 인형마냥 엎어져 재로 흩날렸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유천의 머리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졌다.

콰직-

"뭐야?"

동굴 안이었지만 무슨 장치가 되어있는 지 환하기 그지 없던 동굴이 갑자기 굉음과 함께 어두워지자 유천이 당황해 고개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런다고 어두워진 시야가 밝아질 리가 없었지만 말이다. 아무리 봐도 밝아질 기미가 안보이자 유천은 손가락을 튕기며 입을 열었다.

"라이트."

-[자이언트 인페르노 드레이크]가 등장했습니다.

곧 유천의 손가락 위로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가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유천의 눈 앞에 메세지 또한 떠올랐다. 긴장한 유천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경계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천장의 색이 칙칙한 회색의 돌덩이에서 금방이라도 피가 나올 것 같은 선홍색으로 바뀐 것 하나뿐.

"거참, 운영자 미적 센스 하고는."

쿵-!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별다른 일반 몬스터도 보이지 않아 태평하게 운영자의 미적센스에 대해 논하던 유천의 귓가에 동공을 울리는 거대한 발걸음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유천은 '그래, 자이언트란 이름이 붙을 정도면 발걸음에 이런 소리는 나 줘야지.'라며 태평하게 중얼거리며 다시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치익-!

-[자이언트 인페르노 드레이크]의 강력한 산성 위액에 왼쪽 어깨가 닿았습니다. 해당 부위의 장비 내구도가 급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20초 동안 초당 체력이 75씩 감소합니다.

"위냐!"

어깨에 묵직한 충격과 함께 떠오른 메세지를 보며 즉시 발을 박차고서 뒤로 물러난 유천이 위를 바라봤지만, 여전히 라이트의 불빛에 비치는 것은 선홍색 동굴 뿐이었다. 자이언트라는 이름에 맞을 정도라면 분명 눈에 띄어야 될 텐데 보이지 않자 유천은 다시 당황했다. 분명 자신의 몸을 감추는 몬스터가 있다는 것을 들어는 봤지만 보스 몬스터 중에 그런 녀석이 있다고는 듣지 못했다. 심지어 드레이크 종류가 투명화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은 이미 밸런스 붕괴나 다름 없었으니 말이다.

"그 놈들한테 물리면 엄청 아픈데."

이미 유니크급 로브와 그 안에입은 방어구를 포함한 장신구, 신발과 장갑을 갖추고 거의 쓰지는 않지만 지팡이도 상당히 좋은 아이템이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상위 랭커 중 대다수의 전사 유저들은 유천의 방어력보다 낮을 것이다. 그들 또한 고급 아이템으로 무장을 했겠지만 이미 수많은 칭호와 타이틀, 명예와 업적, 명성은 유천의 능력치를 유저들 중 최상위에 위치하게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유천이 드레이크에게 물렸을 때 무려 체력의 15% 가량이 빠져나갔다. 아무런 방어 스킬도 발동하지 않고 방심하던 차에 필드의 몬스터와는 급이 다른 던전 몬스터에게 물렸다고는 하나 어이가 없을 정도로 무식한 공격력이었다.

-[자이언트 인페르노 드레이크]의 강력한 신성 위액에 오른발이 닿았습니다. 해당 부위의 장비 내구도가 급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20초 동안 초당 체력이 80씩 감소합니다.

-2중 중첩 효과로 해당 지속효과가 발동되는 동안 추가로 초당 20의 피해를 입습니다.

-자이언트 인페르노 드레이크]의 강력한 신성 위액에 왼발이 닿았습니다. 해당 부위의 장비 내구도가 급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20초 동안 체력이 80씩 감소합니다.

-3중 중첩 효과로 해당 지속효과가 발동되는 동안 추가로 초당 50의 피해를 입습니다.

-[크리스의 고양의 발걸음]의 내구도가 20% 남았습니다.

"미친!"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유천은 순식간에 떠오르는 메세지들을 보며 욕을 지껄였다. 줄어드는 HP도 이미 30%가량 줄었다. 이 모든 일이 무려 1분 안에 일어난 일이란 것을 감안하면 끔찍하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황급히 유천은 신고 있는 두 신발을 벗고는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가 다시 꺼냈다. 리얼리티를 추구해 산성이나 화기가 근처에 다가오면 부식되거나 불이 붙는 장비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인벤토리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면 그 효과가 사라졌으니 말이다.

[크리스의 고양의 발걸음]

나뭇잎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신발이다. 수수해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하이 엘프의 마나를 주식으로 삼아 성장한 신수의 가지를 하이 엘프의 신성한 의식과 함께 꺾어 하이 엘프의 마나를 불어넣은 미스릴로 엮은 신발이다. 그 가치만 하더라도 이 신발의 가격은 부르는 것이 값이 될 것이며, 하이 엘프가 손수 만들어낸 신발은 대륙 유일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한가지 흠이 있다면 신발을 처음 만드는 것인 듯 중간중간 엉성한 부분이 보이고 신수의 나무껍질로 만든 신발 밑창에 크리스라는 이름이 각인된 것 뿐이다. 그 외에는 완벽이라는 단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신발임은 틀림이 없다. 누군가를 향한 정성스런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 포근하기까지 하다.

주인: 크리스(각인)

등급: A+(유일) 내구도: 58/350

착용 제한: 레벨 590 이상, 힘, 민첩, 지혜, 지능 스탯 300 이상, 타이틀 [엘프의 인정을 받은] 소유자

용도: 신발

재질: 나뭇잎, 나무껍질

아이템 효과: 이동속도 30% 증가, 주변에 나무와 풀이 있을 경우 HP와 MP 회복속도 30% 증가 모든 스탯 15% 상승(카리스마, 통솔력 등 특수 스탯 포함)

특수 효과: [고양]: 하루 3번 사용 가능, 주위의 모든 파티원들에게 [고양] 버프 사용 이동속도, 공격속도, 공격력, 방어력, MP, HP가 급증한다. [바람의 속삭임]: 바람의 정령의 힘을 빌어 이동속도를 높인다. [거스트 오브 윈드]: 7서클에 달하는 고등급 마법이지만 하이엘프의 신비한 가공 아래, 하루 3번 아무런 제한 없이 발동할 수 있다. 사정거리 1500M 내의 모든 존재를 거친 바람으로 쓸어버린다.

[각인 아이템의 경우 거래 불가 사망시 드랍되지 않는 아이템입니다.]

현재 상태: [내구도가 너무 낮아 특수효과의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현재 사용가능 특수 효과: [고양])]

"미치겠네."

아이템의 상태를 살펴본 유천이 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엘프의 마을을 떠나올 때, 유천의 도움을 받은 적 있는 하이엘프들이 감사의 표시라며 만들어 준 선물이 이모양이 되버렸으니 기분이 더욱 착잡해진 것이었다. 너무 고급 아이템이라며 쉽게 수리도 맡아주지도 않는 마당에 낮았던 내구도는 훨씬 빠르게 닳아버렸고, 게임 설정 상 내구도가 20% 이하로 떨어지면 내구도가 떨어지는 속도가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빨라지는 것을 생각하면 신고 돌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쩔 수 없네."

한숨을 내쉬며 신발을 다시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유천은 검은 가죽신발을 꺼내들었다. 무척이나 단조롭고 단순한 디자인의 신발을 보며 한숨을 내쉰 유천은 다시금 떠오른 메세지를 보며 차오르는 욕을 참을 수가 없었다.

-[자이언트 인페르노 드레이크]가 브레스를 사용하려 합니다. 벌써부터 치밀어 오르는 화기에 데미지를 입기 시작합니다.

"씨발! 이걸 어떻게 잡으라고!"

*          *          *

[언니, 얼른 들어와. 우리 오빠도 잘못한 건 아는 모양이니까 언니 오면 무릎꿇고 사과할 준비 끝났어! :)]

"풋."

집으로 돌아가는길 채린은 유정이 보낸 문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곤 알았다며 답장을 보내고는 자신의 앞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 매니저에게 말을 건넸다.

"언니, 조금만 더 빨리 가주세요.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요."

"남친이야?"

"……네, 히히."

그리고 채린의 독촉에 매니저가 룸미러로 잠시 채린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손가락을 베베 꼬며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붉힌 채린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며 히히 거리며 귀엽게 웃어보이자, 매니저는 심술궂은 얼굴을 하며 중얼거렸다.

"이것 참, 솔로는 서러워서 사나 몰라."

매니저의 놀림에 얼굴이 더욱 빨개져 허둥거리는 채린을 보며 키득거리던 매니저는 곧 도착했다며 채린에게 말을 건네며 잠긴 문을 열어주며 차에서 내리는 채린을 향해 남친이랑 잘 놀라는 말을 남기곤 차를 타고 떠났다. 남겨진 채린은 그 자리에서 '언니!'하고 크게 외치다 자신에게 몰리는 시선을 느끼곤 황급히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러던 도중, 한쪽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채린은 저도 몰래 그쪽으로 다가갔다.

"네가 어쩌다……."

"결국 너도 똑같아. 다른사람들 처럼 동정 가득한 눈빛으로만 쳐다보는구먼."

"아니 그게 아니라……!"

"다시 말하지만 네 도움 따위는 필요 없어! 날 그냥 가만히 놔둬!"

그리곤 재욱과 말다툼을 하고 있는 노숙자 마냥 지저분하고 기워진 옷을 입고 있는 사내를 번갈아보며 채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곧 얼마 가지않아 씩씩거리며 자리를 벗어나는 노숙자를 뒤로하고 채린은 재욱에게 다가갔다.

"아, 아가?"

"에?!"

그리고 재욱이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 채린은 깜짝 놀라 또다시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이거 쓰다가 날려먹은 것만 몇개야 진짜. 퉷 공지는 폭파했고, 그 리플은 리리플 생략한다. 왜 평소에 보이지도 않던 사람들이 보이는 겨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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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가//앜ㅋㅋㅋㅋㅋㅋㅋ

덱스트린//대한민국 모든 남성을 울리는 그 한마디, 입대

인핀//내가 했지만 조흔 드립이었다

심심판타지//ㅋ뭘 힘내 난 공부도 안하는데

youngjoon12//야는 가려면 멀었다

researchers//코멘트 감사합니다

BlackRaccoon//잌ㅋㅋㅋㅋㅋ

TetsuRyu//아...군대

arcadia1019//앜ㅋㅋ패깈ㅋㅋ

킴치맨//그러게요. 왔다는 눈은 어디갔길래 안보이지

제이스 올드윈//ㅋㅋㅋㅋ 조흔 제대 알림이다

적현월//해당 날짜 입영. ㅋㅋㅋㅋㅋㅋ

Killing Floor//20등이 아니라, 20등 안이요

가이오가//코멘트 감사합니다 ㅋㅋ

인간님//그러게요. 믿을 놈을 믿어야지 ㄲㄲ

은or//아마 요거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5년 안에 느낄 그 감정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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