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92화 (39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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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Doe

"도착했어. 내려"

"……어? 알겠어."

아파트 앞에 도착한 재욱이 유천의 어깨를 툭툭 치며 잠을 깨웠다. 입을 벌리고 자던 중이었는지, 어어? 하는 둥의 깜짝 놀랐다는 둥의 반응을 보이고는 고개를 끄덕인 뒤 유정의 머리를 툭 치곤 차에서 내렸다.

"도착했네? 가서 자야지."

물론 유천과는 달리 어깨만 한번 쳤을 뿐인데도 잠이 깬듯 고개를 들곤 혼자 중얼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그 모습을 본 재욱은 차 창문을 내리며 유정을 가리키곤 유천을 보며 한껏 웃어보인 뒤 입을 열었다.

"너도 네 동생 반만 닮아봐라."

"몰라, 졸려 죽겠는데 잔소리 하지마."

재욱의 농담이 시비조로 들려서일까, 졸린 마당에 뭐가 짜증나지 않겠냐마는 투덜거리며 대충 대답한 유천은 비틀거리며 아파트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엘리베이터 구석에 몸을 기대어 쪽잠을 청하는 제 오빠를 보며 유정은 한숨을 쉬었다.

"진짜 잠 못자서 죽은 귀신이 붙었나."

유천을 보며 투덜거리던 유정은 곧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유천의 목덜미를 잡고 질질 끌며 제 집으로 향한 것이었다. 아직 자신의 짐은 옮기지 않았지만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꿨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으니 당연히 잠에 빠진 유천을 깨울 필요도 없었다.

삑-

"응?"

"요 꼬맹아, 내가 미쳤다고 비밀번호 안 바꿨겠냐."

유정이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빨간 불이 점멸하며 문이 열리지 않자, 당황한 유정과는 달리, 유정의 어깨에 팔을 얹은 채 투덜거리며 유천이 문을 열었다. 아직 채린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 지 바닥에서는 냉기가 올라왔으며 현관에는 채린의 신발이 없었다. 유천은 채린이 오면 부르라며 제 방에 들어가선 캡슐에 몸을 뉘였다.

"내가 미쳤지. 저 넓은 침대보단 이제 이 캡슐 안이 더 편하다고 느껴지는 걸 보면."

투덜거리며 눈을 감은 유천은 곧 한숨을 내쉬며 '게임 시작'이라는 말을 낮게 읊조렸다. 곧 캡슐의 커버가 내려오고, 시야가 어두워지더니 헤드기어가 유천의 머리에 씌워졌다. 그 뒤 서서히 제 앞에 떠오르는 문구를 보며 유천은 피식 웃었다.

[아침에는 미안했어.]

다른 방법으로도 메세지를 남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캡슐에 메세지를 남겼다는 것, 그것만 보더라도 채린이 자신의 행동반경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 지 알려주는 것이었다. 유천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메세지를 닫고는 이어서 나오는 개임 소개를 가볍게 스킵하고는 게임에 접속했다.

[서버 점검과 동시에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업데이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공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껏 해봤자 밸런스 패치겠지."

마법사 유저들이 욕을 그만큼 했는데, 패치를 안하는 게 더 이상하리라 생각한 유천은 별 생각 없이 넘어가려 했다. 하나의 메세지가 떠오르기 전까지 말이다.

-사악한 네크로맨서들의 본거지로 알려진 네크로맨서들의 마탑 네크로폴리스 소속의 네크로맨서들을 몰락시켰습니다.

-타이틀 [마탑을 몰락시킨]을 획득하셨습니다.

-대륙의 모든 이들이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명성이 50,000 상승합니다. 명예가 12,000 상승합니다.

-[신성제국 가이아]의 치부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신성제국의 모든 교단이 당신을 적대하기 시작합니다.

"뭐야?"

공지를 닫으려 손을 뻗는 순간 제 눈 앞에 떠오른 메세지들을 보며 유천이 중얼거렸다. 마탑이라니?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단어에 유천이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번에 업데이트 된 내용인가 싶어 메세지들을 차례로 닫고는 마지막으로 공지를 눌렀다.

[대륙에 마탑이 나타났습니다.]

「대륙에 사라졌다고 알려진 마탑이 생성되었습니다. 설정의 변경과 함께 나타난 마탑은 이전의 마법사 길드가 하는 업무의 주 내용과 같으며, 추가된 내용으로는 각각의 탑주로 나타난 8서클 마도사의 등장과 함께 실전된 것으로 알려진 고서클 마법서들을 마탑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화염을 다루는 마법사들의 고향, 적탑의 탑주 헬리오스 필 로드

바람을 다루는 마법사들의 고향, 녹탑의 탑주 그란디스 랜드 리페어

물을 다루는 마법사들의 고향, 청탑의 탑주 아이작 코른 페이던

번개를 다루는 마법사들의 고향, 백탑의 탑주 아쥬커스 렌 피어

대지를 다루는 마법사들의 고향, 황탑의 탑주 레지스 칼 비어스

이 외에도 수많은 마탑과 학파가 있으나, 탑주의 자리가 공석으로 알려진 흑마법사들의 흑탑과 피를 다루는 혈탑, 고대 주술을 다루는 주술사 등의 직업 전직에 제한이 일부 해제됩니다. 이제 모든 마법사 유저들은 흑탑의 흑마법사 또는 혈탑의 혈마법사와 주술사로 전직이 가능합니다.

업데이트 이후 모든 마법사 유저들은 주로 다루던 마법의 속성 마탑으로 소속이 결정되며, 해당 마탑에 소속되어있는 동안 해당 속성의 마법의 위력이 40% 증가합니다.

업데이트 이후 일주일 이내에 마탑의 소속을 변경한 유저들은 소속되어 있던 마탑과의 우호도가 30% 감소 감소합니다. 공헌도 역시 15% 하락합니다. 단, 변경한 소속의 마탑의 경우 우호도 50%상승을 비롯해 공헌도가 5% 상승합니다. 또한 해당 마탑의 마법서들을 20%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단, 업데이트 이후부터 소속 마탑 이외의 속성 마법을 익힌다면 해당 속성 마법의 위력이 20% 감소, 해당 마법의 숙련도 상승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GM 가이아」

[피에 미친 흑마법사, 이제는 흑마법사의 정점에 오른 흑마도사인 크리스의 압도적인 무력을 경험한 모든 왕국과 제국들은 마법사들의 필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왕국에 소속된 마법사 유저들은 마법서나 좋은 수련환경을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지만 마탑에 소속되어 있을 때 보다 숙련도 상승이 조금 어려워집니다.]

"이걸 좋아해야되나, 슬퍼해야되나."

마법사들이 새로 생겨난 해당 마탑에 소속되기만 한다면 해당 마법의 40%가 늘어난다는 것은 거의 혁신적인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나, 유천에게 있어선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었다. 여태까지 열린 이벤트를 보나, 퀘스트를 보나 대륙의 남은 흑마법사라곤 유천 하나밖에 없는 모양이었으니 말이다. 지난번 펠프스와의 충돌 때 흑마법사 비스무리한 것을 보기는 했다만 결국 그것은 유천이 다 만들고 완료해둔 네크로맨서 퀘스트를 날치기 해 생성권을 얻어낸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까, 그 자식은 잘 지내려나."

유천은 흑마법사가 자신 혼자밖에 없다며 투덜거리던 도중 떠오른 인물이 있는 지 손뼉을 마주치며 말했다. 스토리대로라면 제 동생역인 로잔, 저번에 마룡과 나타났을 때를 마지막으로 본 적은 없었지만, 그 놈이라면 탑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하던 유천은 이를 갈며 입을 열었다.

"그 새끼가 날 탑 소속으로 넣어줄 리가 없지. 젠장."

결국 난 무소속으로 돌아다녀야 되나? 한창을 투덜거리던 유천의 눈 앞에 메세지가 떠올랐다. 아까부터 계속해서 떠오른 메세지들에 신경이 사나워진 유천은 즉시 메세지를 닫으려 했으나, 한쪽 구석에 적힌 퀘스트라는 단어를 보며 손을 멈췄다.

-퀘스트 발생!

[흑탑 건설]

등급: S 분류: 경쟁

레벨제한: 없음

퀘스트 설명

현재 대륙의 두명 뿐인 흑마법사인 로잔과 크리스, 둘은 형제사이지만 또한 연적사이다. 서로가 서로의 마탑에 들어갈 것을 거부할 것은 지당한 일이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또한 마탑을 세우더라도 정통성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 상대보다 먼저 마탑을 세워 상대보다 자신이 더 뛰어남을 입증해라!

퀘스트 성공 보상: 흑탑의 탑주, 엄청난 명예와 명성, 타이틀 [대륙의 공적] 획득

퀘스트 실패 패널티: 흑탑 소속 불가, 명예와 명성의 대폭 하락 타이틀 [패배자] 획득

진행 상황:

크리스(플레이 중): 0%

로잔(제대 D-630):0%

"푸하하핫!"

그리고 퀘스트의 마지막 한줄을 읽은 유천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제대라니, 입대를 했다는 것이 아닌가. 막상 당사자가 있다면 유천의 멱살을 잡고 욕을 몇날 몇일을 해도 부족할 테지만 당사자도 없고, 있었다 해도 참을 위인이 아닌 유천은 한참을 그렇게 웃고만 있었다. 그리고 이 때의 유천은 1년 후 자신의 모습을 꿈도 꿀 수 없었다.

"뭐, 경쟁 상대라는 놈이 저꼴인데, 나도 대충대충 하면 되겠지."

연신 키득거리며 웃기 바쁜 유천이 찔끔 나온 눈물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곤 제 앞의 동굴로 들어가며 중얼거렸다.

"뭐, 마법사 유저 상향까지 시켰다는데, 설마 내 비정상적인 마나 소비량은 당연히 조정했겠지."

밸런스 유지는 언제나 중요하잖아? 연신 키득이며 중얼거리는 유천의 눈 앞에 인스턴트 던전의 입장을 알리는 메세지가 떠올랐지만, 유천은 가볍게 그 메세지를 치워버리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드레이크를 향해 손을 뻗으며 외쳤다.

"헬 파이어."

*          *          *

"야 발록, 그 새끼는 짐덩이 하나 떠넘기고 우리를 왜 안찾아오지?"

"몰라."

라이헤르의 레어, 발록과 라이헤르는 서로 차를 홀짝이며 대화를 주고받다 유천의 대한 주제가 나오자 라이헤르는 한쪽 구석의 침대에 누워서 일어날 기미가 안보이는 티나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것이 유천이 그들에게 티나를 넘겨주곤 몇일동안 찾아오지 않았고 티나는 하루를 잠에서 깨자마자 울다가 울다 지쳐 잠드는 것을 반복했다. 하루 종일 엉엉울다가 잠든 것도 방금 잠시, 원래 성격이 급하고 거리낄 게 없던 라이헤르의 인내심은 점차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발록이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설마 우릴 잊은 건 아니겠지."

"설마 그럴리가."

"그렇지? 설마 그녀석이 우리를 잊을 리가 없잖아.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말이야."

============================ 작품 후기 ============================

미안, 그 설마가 사람을 잡았네

어제 이놈 쓰다가 곯아 떨어짐 슈밤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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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판타지//난 평균 81나옴. 이번에도 아슬아슬하게 전교 20등 안에는 들듯

AQ240//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진지하게 고민중..

덱스트린//엌ㅋㅋㅋㅋㅋㅋㅋ

researchers//코멘트 감사합니다 ㅋㅋ

BlackRaccoon//그러게여 어떻게 했더라..

당가//그쳐? 쓰다보니 성격 개판이 돼버렸지만 구상단계에선 진지했긔

제이스 올드윈//증발 ㅠㅠ 긍데 요새 시루님이 여주 굴리는 재미도 쏠쏠하다길레 고민중여. 채린이도 굴려야되나 말아야되나

인핀//지금의 성격파탄자 유천이 만들어지게 된 과거썰이랄까

인간님//아녕, 그냥 그런 일이 있어서 쟤 성격이 저꼴이 됬다, 이정도 얘기

적현월//잌ㅋㅋㅋㅋ 존대 ㅋㅋㅋㅋㅋ 乃 참고로 John doe는 남자를, Jane Doe는 여자를 지칭하는 익명인이에여. 유식한 척한 김에 끝장을 볼 기세, 그러나 이게 끝

TetsuRyu//저도 뭐라고 리리플을 해야 재미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중이에여

arcadia1019//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끄러워 할 필요 없어옄ㅋ

Darkness1021//다구리는 답 없음여, 1대 1은 다 덤벼도 안되긔

불행마스터리//넹 ㅋㅋㅋ 코멘트 감사합니다

은or//증발 ㅠㅠㅠㅠ

킴치맨//쓰던 도중 나도 왜 그때 졸아버린 거지 하고 중간중간 피식, 과거의 나를 죽여버리고 싶네여, 왜 하필 그때 곯아떨어져서

울레자즈//제거 완료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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