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90화 (39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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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Doe

[앤티러스트 스피어]

이름 모를 전투 천사, 발키리가 떨어트린 창이다. 절대 녹슬지 않고, 파괴되지 않는다는 특징 외에는 특별히 강력한 주문효과가 없어 유명한 신물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마어마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기원에 전해지는 대로 전사자(戰死者)를 접대하거나 훈련시키며, 인간계의 전쟁에서 용감한 전사자가 발생할 시, 여신 프레이야의 통솔 아래 전사자들을 발할라로 인도하는 천사들, 그 수도 엄청나게 많지만 그 무엇보다 그녀들이 강력한 이유는, 개인의 무력이 뛰어남에도 있지만 그녀들이 무리지어 다닌 다는 것에 있다. 심지어 그 개인에게 주어지는 무기와 방어구 모두 신급이라는 등급이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다. 이 무기를 다룰 수 있는 자는 발키리의 인정을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소지하는 것 자체로 이미 하나의 성기사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주인: 크란

등급: S- (신) 내구도: ∞

착용 제한: 레벨 680 힘 1,000 이상, 명성 8,957,000 이상

용도: 무기, 분류: 창

아이템 효과: 공격력 2,400, 장착 시 신앙심, 정신력, 강인함, 맷집 스탯 생성 [신앙심 1,500 상승, 정신력 80 상승, 강인함 100 상승, 맷집 120 상승]

특수 효과: [아머 브레이크]: 방어구 관통력 100%, 공격 시 무조건 상대의 전체 체력 15%의 피해를 입힌다. [블레스]: 공격 성공 시 자신의 체력 2% 회복, 회피 혹은 방어 시 옷스탯과 방어력 3% 일시적 상승(최대 20회 중첩) [디바인 그라운드]: 모든 악성향 혹은 언데드는 소유자의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 올스탯 4% 감소(사정거리 5M)

"시, 심봤다!"

현수는 뒤늦게 다 끝난 전장에 끼어들어 온통 피만 흩뿌려진 채 사람의 그림자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일하게 천사의 시체 옆에 주저 앉아 4시간을 머물었고, 바로 지금 그 보상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격렬히 환호를 하며 제 손에 들린 창을 껴안고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전후사정을 모르고 있는 상태라면 누가봐도 미친 놈이라 볼 상태였으나, 현수는 그딴 것에 신경을 쓸 기색이 없었다.

"근데……."

이 개같은 레벨 제한은 또 뭐야, 680이 어디 옆집 개 이름이냐?

현 랭킹 1위인 펠프스 그 느끼한 버터자식의 레벨도 공개된 바로는 637이라고 했다. 자신이 도착하자마자 들었던 말로는 유천의 레벨도 622라고 했다. 당연하게도 둘 다 미친 폐인이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으나, 그런 폐인 새끼들도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신에게 요구하고 있단 것이었다. 이 창은.

"젠장. 내 군번에 까라면 까야지."

투덜거리면서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발걸음을 옮기는 현수, 그의 레벨은 574였다. 말 그대로 유천과 펠프스를 상대로 폐인이니 뭐니 지껄일 만한 자격조차 안된다는 뜻이었다.

*          *          *

"거참, 그만 따라오라고."

유천이 한숨을 내쉬며 귀찮다는 듯한 음성으로 낮게 읊조렸다. 아까 전부터 가라고 가라고 그렇게 말을 했건만 덩치를 다시 줄인 펜리르는 유천의 뒤를 졸졸 따라오며 연신 유천의 다리에 제 볼을 부벼댈 뿐이었다.

분명 멀지 않은 곳에 자신을 그렇게 아껴주는 발록도 있을 텐데 제 곁을 떨어지지 않는 펜리르를 보며 유천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발걸음만 옮겼다. 짧은 다리로 쫄래쫄래 따라오는 펜리르는 유천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 말고는 별다른 성과를 얻을 수 없었다.

"그 때는 그렇게 몰고 다녔는데도 마나가 남아 돌았는데, 왜 이번에는 이 모양이 된 거지?"

유천이 말하는 그 때라는 것은 유저 레이드 당시 발록과 라이헤르에게 쫓겨 던전에 떨어진 그 때였다. 아무리 보스 몬스터 상태라 능력치가 뻥튀기 되어 있었다고는 하지만, 끌고 다니던 언데드의 수준도 아까 전 막 불러내서 끌고 다닌 키메라를 상회하는 정도였으니 소모치는 더 심할 것이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나의 소비는 되려 적었다. 검둥이가 멋대로 뽑아쓴 것만 제외하면 유천이 발동한 스킬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도대체 뭐가 달랐던 거지?"

온갖 생각이 떠올라 울리기 시작한 머리를 붙잡으며 유천은 혼자 중얼거렸다. 그런다고 고민이 줄어들 리가 없었지만, 한번 터져나온 한숨과 주저리는 끊임 없이 이어졌다. 그 사이에 유천의 머리 위로 올라간 펜리르가 유천의 머리를 물고 이리저리 움직이자, 귀찮다는 듯 목덜미를 집어들어 저 멀리 집어 던진 유천은 다시 한숨을 푹푹 뱉어댔다. 그런 유천의 앞으로 한 줄의 메세지가 떠올랐다.

-[긴급 서버 점검이 시작됩니다. 5분 후 모든 계정이 게임에서 강제 종료 됩니다.]

"그래, 오류로 취급하고 얼른 수정이나 해라. 로그 아웃."

그리고 그 메시지를 확인한 유천은 차라리 잘됬다며 즉시 로그아웃을 했다. 하지만 던전에 들어가 막 사냥을 시작한 유저들은 왜 하필 지금이냐며 투덜거리기 바빴지만, 방금 전에 신급 아이템을 손에 넣은 현수는 부들부들 떨며 중얼거렸다.

"제, 제발 백섭만은!"

유천은 어디선가 누군가의 사무친 절규를 들은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곧 온통 시커멓게 변하는 제 시야를 확인하곤 캡슐의 커버를 툭 쳐서 열었다. 그와 함께 캡슐 근처를 기웃거리던 검은 그림자 하나가 후다닥 병실의 문을 열고서 도망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유천이 뒤쫓았다. 하지만, 병실 밖으로 나갔을 때는 이미 복도에는 어떤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철컥-

"뭐 사라진 물건은 없나?"

어차피 찾기엔 너무 늦었다고 판단한 유천은 활짝 열어 젖힌 병실의 문을 닫은 채로 병실 안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침입자가 있던 것과는 상관 없이 병실은 깨끗했다. 얼핏 옷차림이 지저분했던 것을 떠올려 도둑이 아닌가 생각했던 유천은 그 생각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상황을 보고 그 누가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하겠는가?

"멍청아, 일어나서 보조 침대에서 자. 난 집에 갈테니까."

혹시 몰라 좀 더 병실 내부를 살피던 유천은 역시 아무런 흔적도 발견할 수 없자, 방 한구석에 놓여 있던 캐리어를 챙기곤 소파에 엎어져 잠을 자던 정현을 발로 걷어차 깨우곤 병실 문을 열고서 병실을 나서려 했다. 그런 유천의 행동에 잠에서 깨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욕을 몇마디 지껄이던 정현은 곧 바닥에 떨어진 종이 한장을 주워선 유천에게 건넸다.

"야……이거, 네 캐리어 가방에서 떨어졌는데?"

잠에서 덜 깬 표정으로 문을 막 나선 유천에게 꼬깃꼬깃하게 구겨진 종이 한장을 건네준 정현은 하품을 하며 병실의 문을 닫아버렸다. 그런 정현의 모습을 보며 유천이 어지간히 졸린 모양이다 싶어 조용히 캐리어를 끌며 정현이 건넨 종이를 펼쳤다.

[김성준(金成峻)]

그리고 그 종이를 확인한 유천은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어졌다. 이 이름을 알고 있는 이가 없는 이곳에서 이 이름을 남기고 갈 사람이 누가 있다는 것인지, 유천은 갑자기 이를 갈며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냐 아들, 용돈 떨어졌냐?]

"시덥잖은 농담은 넘어가고, 내 이름 알고 있는 사람 몇명이나 돼?"

[이 대한민국에 그렇게 대대적인 사고를 친 신우그룹 회장 손자 신 유천을 누가 몰라?]

"김성준, 그 이름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냐고."

유천의 전화를 받은 재욱이 농담을 걸며 유천에게 인사를 건네자, 유천은 단칼에 그 농담을 무시하곤 제 용건을 꺼냈다. 하지만 유천의 질문이 제대로 의미를 전달하지 못 했는지 유천이 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는 제 아버지를 향해 유천은 딱딱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그와 동시에 전화 저편의 재욱 또한 굳어진 채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살아 있는 사람만 말한다면 한 손에 꼽을 수 있어. 나, 너, 회장님, 네 엄마 그리고……아니다. 넌 몰라도 돼.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거냐?]

"병실에 어떤 놈이 쳐들어와선 몰래 내 이름 석자 적힌 종이 쪼가리만 떨어트리고 갔어."

[……내가 알아보마. 넌 섯부르게 행동하지 말고 조용히 평상시처럼 행동해.]

유천의 딱딱한 어조와 그 대답에 정신이 번쩍 든 것인지, 재욱또한 차분한 목소리로 유천에게 대답을 하고 유천이 해야 할 행동을 지시했다. 곧 재욱과의 통화를 끊은 유천은 묘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머리를 긁적이고는 제 집을 향해 걸어갔다. 어차피 이곳에서 그렇게 먼 곳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김성준, 신유천."

그리고 그런 유천의 뒤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어느 건물의 그림자 아래 자세히 보지 않는 다면 보이지도 않을 위치에 있던 노숙자 하나가 몸을 둥글게 말아 웅크린 채 조용히 두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유천은 얼마가지 않아 제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어락 비밀번호는 아직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였기에, 익숙하게 문을 열고 들어선 유천은 캐리어 가방을 현관 구석에 세우곤 터벅터벅 걸어 제 방에 들어가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병실에서부터 피곤을 참았던 것은 정현만은 아닌 것인지, 유천은 빠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으음……?"

"……푹신해-."

그리고 잠에 푹 취한 유천의 옆에서 조용히 침음성이 울렸고, 유천은 좀 더 이불 깊숙히 파고들어가며 오랜만에 자신의 침대에서 편하게 잠을 취했다.

============================ 작품 후기 ============================

아, 늦었다. 11시부터 쓰기 시작했더니...ㅋ 이번 소제목 정하기 어려웠음. ㅇㅇ 그거 하나만 알아줬으면 좋겠네여, 여튼 이번 파트는 무게 잡아보려고 노력은 해볼건데, 안되겠지. 쓰는 놈이 나잖아. 어쨌든 나름 떡밥이라고 던져봤으니까 아무나 추리해봐여.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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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화 리리플은 과감히 생략한다. 절대 적현월님이 내 꿈을 산산히 박살내서가 아니야. ...아마도. 예고한대로 금요일 연참합니다. 34개였으니까 2연참 ㅇㅇㅋ 아마 금요일 밤에서 새벽까지 이어질 듯

이번 파트 소제목 [John Doe] 부제 [Phantom Pain]

절대 유식한 척 하고 싶어서 영어 쓴 거 아님. 이제 난 자러감여 ㅂㅂ

얼른 이 지긋지긋한 놈 완결내고 초반부 수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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