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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387화 (387/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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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 야자타임

"지겨워……."

여느날과 같이 책상에 엎드린 채 고개만 이리저리 돌리며 유천이 중얼거렸다. 어차피 지금은 쉬는 시간이라 누가 와서 방해할 일도 없었다. 다만 흘낏 거리며 저희들끼리 수군거릴 뿐.

"좋아, 낮잠을 자는거다."

어차피 작년에 다 듣고 배웠던 내용이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이제와서 유천은 투덜거릴 뿐이었다. '자의든 타의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결국 했으면 된 거지.' 어쨌든 몇번이고 들었던 내용을 듣는 것은 유천에게 있어 크나큰 고문으로 다가왔다. 고로 낮잠을 자기 위해 한쪽 팔을 쭉 뻗은 채, 그 팔을 베개삼은 유천은 눈을 감고 조용히 잠에 빠지려 했다.

"오~빠!"

그러나 그것도 곧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등록상의 오류인지, 민증 정보를 되살리자마자 다시 학교에 나오라는 소리에 유천이 좌절을 하던 것도 얼마 전의 일이었다. 2학년 주제에 3학년 반에 들어온 유정을 째려보는 이들이 몇 있기는 했으나 곧 사라졌다. 동생이나 오빠나 성격 더럽기는 학교 전체가 아는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왜 왔냐."

"조퇴하자."

형식상 왜 왔냐는 유천의 질문에 돌아오는 유정의 답은 유천의 어이가 반쯤은 나가게 했다. 당당하게 와서는 한다는 소리가 조퇴하자라니, 솔직히 저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는 지 궁금할 정도였다. 유천 또한 작년에 수많은 조퇴를 하기는 했지만 그 이유는 대다수가 제 눈 앞에 있는 꼬맹이의 작품이나 다름이 없었으니 말이다.

"너 오늘 잘못 먹었냐."

"그런 거 없는데?"

유천이 어이가 없다는 듯 유정을 보며 질문했다. '먹을 게 아니라면 또 뭐가 있지……?' 조용히 중얼거리는 유천의 머리를 붙잡고서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유정이 앙탈을 부려댔다.

"집에 가자~ 응~? 집에 가자 오빠~"

"그만해 미친 년아. 어지럽잖아."

유천이 결국 몸을 일으켜 유정의 두 팔을 떨쳐내며 말하자, 유정이 눈을 빛내며 유천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수업 종이 침과 동시에 작년과 같은 담임이자 국어 담당 교사인 재희가 들어오며 유정을 보며 뭐라 말을 하려던 그 순간 재희를 본 유정이 입을 외쳤다.

"선생님! 우리 오빠가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대요! 아무래도 조퇴를 시켜야겠어요!"

그리고 그 말을 듣자마자 자신으 강하게 노려보는 재희를 보며 유천의 안색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유천이라고 조퇴를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건 절대 아니었다. 다만 걸려서 재희에게 작살이 나고서 포기했을 뿐이었다. 예전에 현수와 함께 무단 외출을 하다 걸렸을 때의 기억이 유천의 안색을 창백하게 만들고, 절로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뭐, 진짜 아픈 모양이네. 조퇴증은 내가 끊어줄 테니까 집으로 가라고 해. 어차피 남아 있어도 할 일도 없는 놈이잖아."

유정은 의외로 간단하게 나온 조퇴 허가에 싱글벙글 거리며 유천을 질질 끌며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갔지만, 유천은 진짜 지옥문 앞까지 갔다가 온 것마냥 안색이 창백해져서는 유정의 손길대로 이리저리 끌려갈 뿐이었다. 결국 자신의 반에 가서도 꾀병으로 조퇴 허가를 받은 유정은 그대로 룰루랄라 휘파람마저 불어대며 유천을 끌고서 밖으로 나갔다.

"너, 너 정신 나갔냐!"

"응?"

결국 교문을 나서자마자 정신을 차린 유천이 유정을 노려보며 외쳤다. 아까 상황이 운이 좋아서 넘어갔지, 재희가 조금만 더 눈치가 빨랐다면 자신은 아마 지금쯤 교실의 바닥을 구르고 있었을 것이라 유천은 생각하며 몸을 떨었다. 그 이유를 모르는 유정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지만 말이다.

그런 유천을 무시하며 택시를 잡은 유정은 아직까지 몸을 떨어대는 유천을 택시 안에 구겨넣고서 자신 또한 올라탔다. 그러곤 그대로 목적지를 말했고, 택시는 부드럽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유정이 말한 목적지를 들으며 유천은 뒷목까지 잡아대며 중얼거렸다.

"고작 집에 가려고……!"

"뭐래. 옷 갈아입으러 가는 거야."

오빠나 나나 지금 교복인데 이러고 밖에 돌아다니다 걸리면 날라리밖에 더 되겠냐고.

유천의 말에 한심하다는 듯 대답해주며 덧붙이는 유정의 말에 유천은 그제서야 유정을 제대로 쳐다봤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신을 끌고서 조퇴한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해진 것이었다.

"근데, 너 혼자 조퇴핻 될 걸 왜 나까지 끌어들였냐."

"혼자 놀면 심심하잖아?"

"……."

"풋."

당당하다는 듯 대답하는 유정의 대답을 들으며 유천은 그대로 굳어졌고, 되려 운전을 하던 운전기사가 작게 웃었다가, 유천의 째림을 받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유천도 곧 포기하고서 오늘 하루만큼은 유정에게 쓰자며 자기 위로를 시작했다. '어차피 오늘 하루, 딱 하루 만 시달려주는 것 뿐이니까……. 그래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내일 쉬면…….'

조용히 자기 위로를 하던 유천이 갑자기 뭔가 떠오른 것 마냥 몸을 움찔하며 앞좌석에 앉은 유정의 뒤통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너, 다른 목적 있지?"

움찔-

유천의 질문에 몸을 떠는 유정을 보며 유천은 자신의 생각에 좀 더 무게를 주기 시작했다. 저 녀석은 지금 그냥 놀자고 자신을 끌고 나온 게 아니었다. 밤 새도록 놀면서 누가 먼저 쓰러지기 전까지 놀겠지.

"오늘만큼은 네 속셈에 당해주지 않겠어 난 이제 집에 도착하면 잠을……."

"아, 새언니도 같이 놀기로 했지 아마?"

그리고 자신만만하게 승리를 장담하고서 유정을 비웃듯 말하던 유천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유정이 언니라고 부를 여자는 꽤 많았다. 사촌 누나들을 비롯해 현수의 여자 친구인 혜연과 언제 눈이 맞았는지 술자리에서 현성과 사귄다며 낄낄거리던 세희도 있었다. 그러나 절대 '새언니'라는 호칭에 맞지 않았다. 단 한명이 있다면 스킨십이란 스킨십은 다 해놓고서 아직까지 제대로 된 고백하나 못한 채린이 남았을 뿐.

"너……."

"도착했습니다. 5,400원 되겠습니다."

유천이 그제서야 유정을 보며 따지려던 그 순간 목적지에 도착한 택시가 멈춰서고 계산을 마친 유정이 "안전운전 하세요~"라며 먼저 택시에서 내려버리자, 말이 끊긴 유천은 단지 표정을 구기며 택시에서 내렸다. 그 뒤로는 간단했다. 말을 걸려는 유천을 요리조리 피하며 엘리베이터에 탄 유정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집 안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러 제 방에 쏙 들어가버렸으니 말이다.

"짐도 다 빼놨던 주제에 다시 기어들어오기나 하고 말이야."

결국 유정에게 이기기를 포기한 유천이 투덜거리며 저 또한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고, 얼마 안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 유정이 옷을 갈아입고 나온 유천을 다시 끌고서 집 밖으로 나섰다. 어딘지 모르게 급해보이는 유정을 보며 유천은 입을 열었다.

"예매한 영화표 시간이 얼마 안남았나 봐?"

낄낄거리며 '어디 내 동생 덕에 금요일에 학교도 째고 그 시간에 낮잠을 자는구나? 좋은걸?'라며 유정의 속을 박박 긁어대던 유천은 당황했다. 당연히 엘리베이터를 1층을 누를 것이라 예상했더니, 유정이 갑자기 지하 2층을 누른 것 때문이었다.

"야, 나 면허 없다. 운전 못해. 차가 좋으면 뭐해. 면허증이 없는데."

몇달 전 재욱이 채린이랑 드라이브나 할 때 쓰라며 사준 차가 하나 있었다.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고 너무 싼 것도 아닌 승용차, 꽤나 돈을 들인 것인지 내부가 좋기는 했다만 유천은 아직 면허증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있는 지하로 가니 당황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걱정 마. 운전기사는 따로 있으니까."

당황한 유천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괜찮다는 유정이 미덥지 못했지만 유천은 그저 한숨을 쉬며 유정을 따라갈 뿐이었다. 곧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둘의 앞으로 자동차 하나가 그들의 앞에 섰다. 10명쯤은 탈법한 승합차에 먼저 올라탄 유정을 따라 올라타자, 차 안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유천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너 때문에 늦겠다. 얼른 올라타 새꺄."

올라타자마자 자신을 반기며 손을 흔들며 말하는 채린과 유천의 머리카락을 헝클이며 유천을 타박하는 강혁을 보며 피식 웃은 유천이 강혁을 밀어서 제 자리를 만들고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졸지에 바닥에 밀려난 강혁을 불쌍하게 보는 이들은 꽤 있었으나 도와주는 이는 없었다. 다만 서로 입을 가리며 실실 웃어댈 뿐이었다.

어디로 가는 지 목적지도 알려주지 않은 채 고속도로로 진입해 한참을 달리는 현수를 보며 유천은 피식 웃었다. 얼마 전에 면허 땄다고 그렇게 자랑하더니 결국 운전기사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러던 와중에 대화 거리가 떨어졌는 지 유정이 조용히 있다 가만히 입을 열었다.

"우리, 야자타임 잠깐 해볼래?"

"콜."

"재미있겠다."

가장 연장자인 채린과 그 밑으로 유천, 강혁, 현수와 현성이 반대했지만 찬성의 유정과 혜연, 청과 형준 그리고 세희 덕에 졸지에 야자타임은 시작되고 말았다. 어차피 하게 된 거, 재미나 보자는 생각에 유천이 채린을 불렀다.

"채린아."

"응?"

"오빠라고 불러봐."

"……?"

유천의 부름에 무심코 대답했다가 돌아온 유천의 말에 채린은 당황했다. 야자타임이란 건 알았지만 시작부터 이런 걸 시킬 줄이야, 붉게 물든 볼을 고개를 숙여가며 애써 숨긴 채 채린이 작게 중얼거렸다.

"유, 유천 오빠아-."

"……."

시, 시킨 주제에 어떻게 아무런 반응도 없어! 채린이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유천을 째려봤지만, 유천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더니 곧 채린을 껴안으며 떠들어댔다.

"귀여워 죽겠네. 채린아 앞으로도 오빠라고 불러. 알았지?"

"……진짜 그럴까 오……."

"유천아 큰누나 목이 마르다. 물 좀 가져와라."

유천이 격하게 껴안으며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행동이 좋았는 지 볼을 더 붉게 물들이며 유천의 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려던 그 순간, 유정이 심기 불편하다는 표정으로 유천의 근처에 있는 물병을 발로 가리켰다. 그리고 그 순간, 좋은 분위기를 망친 유정을 향해 유천이 진심 가득 담아 한마디를 날렸다.

"누나, 나 누나 명치 존나 쎄게 때려도 되요?"

""…….""

유천의 진심 가득한 한마디에 유정을 비롯한 차 안의 모든 인원이 얼어붙었다. 어쩐지 갑자기 찬성파로 옮기더니 반박 수단, 아니 협박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니! 유정이 유천에 의해 깔끔하게 침몰하는 것을 지켜본 다른 막내들은 결국 유천과 채린을 피한 채 서로 지목하며 심부름을 시킬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야자타임이 끝나고 갈굼이 시작되자 형준이 억울하다는 듯 외쳤다.

"야, 야자타임에 있던 일로 갈구는 건 너무하잖아요!"

"무슨 소리야. 우린 그런 거 전혀 신경 안써. 안 그래?"

"당연한 소리. 우린 단지 네 뭉친 근육을 풀어주려는 거라고."

은근히 압박을 가하던 것은 세희라고 다르지 않았다. 결국 청은 조용히 물을 홀짝이며 구경만 했고, 형준만 혼자 신나서는 강혁과 현성을 갈군 결과가 야자타임이 끝나고서 돌아온 것이었다.

"야, 혜연아. 저것들 진짜 눈꼴 시렵지 않냐."

"그러게요, 오빠."

그리고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있던 현수와 혜연이 룸미러로 보이는 유천과 채린의 애정행각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린 것을 들켜 휴계소에 들렸을 때 현수가 얻어 터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차 내부 구도

현수,혜연

유천,채린

유정,세희

청,형준

현성,강혁

졸지에 커플 둘 제외하고는 남남여여로 앉았쿤. 근데 외전도 아이디어가 없으니까 쓰기 졸 귀찮네.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맞다 요즘 날씨도 추운데 감기 조심해요 난 친구놈이 목감기 옮김, ㅡㅡ 이걸로 내일 방과후 빠져야겠네. 고맙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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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dia1019//쟤 레벨이 레벨이다 보니, 보상 단위도 커지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 적응 안되는 건 저도 매한가짘ㅋㅋ

당가//레벨은 여전히 펠프스가 높아요. 단지 무력 시위하면 유천이한테 털리는 게 안습

덱스트린//훌륭한 트롤의 표본이로군요. 전 그냥 밀린다 싶으면 미드 오픈하라고 욕하는데

BlackRaccoon//ㄴㄴ여 주운 놈 다음화에 알려드림 ㅋ

RedDregon//왕귘ㅋㅋㅋ

심심판타지//템을 향한 집념

적현월//데미지 입어가면서 먹을 이유가 없달까. 어차피 쟤 돈도 넘치잖아요. 가지고 있어봐야 짐덩이인데 데미지 입어가며 먹을 이유가 부족했던거죠 저놈은. 나같으면 먹고 팔겠지만. 돈은 많아도 많아도 부족하잖아요? ㅋㅋ

인핀//빙고

researchers//탈탈

킴치맨//천사 클라스. 는 시체잖아? 안될거야..

TetsuRyu//낄낄 당연하죠

은or//ㅋㅋㅋㅋ주운 유저의 의지가 마치 쓰리 억제기 털렸는데 항복 안하던 내 친구를 생각나게 하네요

인간님//ㅋㅋㅋ근성

Darkness1021//ㄴㄴ여 버리고 감

AQ240//비밀 ㅋ 다음화 공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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