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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384화 (38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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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진짜 너랑 같이 있으면 세상에 온갖 불운은 다 몰려오는 것 같아."

"그러게. 나 왜 이러지."

"그냥 나가 죽어버리는 게 세상에 이로운 일이 되지 않을까."

"그런가. 진짜 그래야 되나?"

시작은 발록이었다. 몰려드는 키메라와, 그 키메라의 위에서 키메라를 다루며 양 손에 불꽃 하나씩은 달고 있는 네크로멘서들을 보며 유천을 타박하자, 크리스티나를 어깨에 걸친 채 유천이 중얼거렸다. 그러면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꼴은 전혀 그 말대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이어서 라이헤르의 타박에 유천은 그냥 고개만 이리저리 돌리며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 가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네크로멘서들의 가장 선두에 있던 청년이 외칠 때마다 일그러지던 유천의 입에서 결국 노성이 튀어나왔으니 말이다.

"너만 아니었으면 넬 할아버지는 죽지 않았어!"

"거참! 제대로 설명이나 하라고!"

여전히 달려오는 키메라들의 꼴을 보며 외친 유천은 곧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분명 자신이 있을 때보다는 훨씬 강력한 키메라들을 만들어낸 것 같긴 하지만, 자신은 키메라라고 하기도 뭣한 괴물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아직까지 속이 울렁거리는 마당에 그 역겨운 꼴을 보지 않기 위해 말로 해결하고 싶었던 유천이었지만, 저 꼴을 보아하니 말이 먹힐것 같지는 않다. 유천은 결국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콜 가디언."

키메라들이 지척에 다가왔을 즈음 유천의 코 앞의 공간을 세로로 길게 찢고서 나타난 역겹기 그지 없는 몸뚱아리는, 수많은 키메라들과 네크로멘서들의 몸뚱아리를 짓밟았고, 그들이 들고 있던 불꽃은 집어삼켰다. 그와 동시에 유천의 눈 앞으로 메세지가 떠올랐다.

-신성제국 소속[붕붕드링크]님을 쓰러트리셨습니다.

-모든 신전과의 우호도가 80% 하락합니다.

"미친, 이젠 유저들까지 네크로멘서가 됬냐?"

분명 자신은 이후 퀘스트까지는 진행하지 않아 흑마법사는커녕 네크로멘서도 전직이 불가능할텐데, 이 꼴을 보아하니 누군가 퀘스트를 진행시킨 모양이었다. 아직도 제 눈 앞으로 수많은 유저들의 이름이 떠오르는 것만 본다면 말이다. 뒤이어 오우거의 몸에 드레이크의 머리를 단 키메라들이 달려들며 입을 쩍 벌리자, 푸른 화염이 유천을 향해 뿜어졌다.

자그마치 열 다섯마리에 달하는 드레이크의 머리에서 뿜어져 나가는 화염이 장관을 이룰법도 했지만, 그 불꽃은 라이헤르가 만들어낸 바람에 막혀선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갈 뿐이었다. 이어서 오우거의 몸뚱아리가 그로테스크를 짓밟았다. 그 무거운 오우거의 몸뚱아리에 의해 그로테스크가 형편없이 찌그러 질 것이라 모두가 예상하는 가운데, 이변이 벌어졌다.

키에에에에-!

그로테스크의 몸 위로 발을 올린 모든 키메라들의 발이, 하반신을 포함해 명치부근까지 먹혔다. 오우거의 몸체가 약 5M에 달했던 것만 본다면 엄청난 것이었다. 순식간에 중심을 잃은 키메라들이 넘어지는 가운데, 그로테스크의 몸 여기저기에서 시체 썩은내를 풍기며 드래곤의 머리가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라이헤르가 인상을 찌푸리며 유천을 향해 욕을 지껄이고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유천은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 달려드는 키메라들을 향해 손을 내저으며 읊조렸다.

"쓸어버려."

긴 말은 필요 없었다. 그 짧은 한마디를 듣고서 모든 고개를 달려드는 키메라들을 향한 그로테스크의 모든 아가리에서 서로 다른 제각각의 브레스가 쏘아져나간 것을 막을 수 있는 키메라는 단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어차피 넬 할아버지도 죽고, 퀘스트도 실패한 마당에 내가 너희를 죽이지 못할 이유는 없지."

어차피 오랫동안 만난 사이도 아니었다. 얼굴도 다 모르는 상황에 자신을 향해 이를 갈며 덤벼드는 이들을 유천이 굳이 살릴 이유도 느끼지 못하고 공격하고 있을 때, 유천의 뒤에서 한 청년이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죽어!"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거면 버티기를 왜 버텼겠냐. 그냥 내가 혀 깨물고 뒈져버리지."

채앵-!

머리를 노리고 찔러들어오는 검은 간단히 들고 있던 티르빙을 드는 것으로 패링한 유천은 하품을 크게 쉬어가며 자신을 노리고 검을 찔러넣었던 청년의 머리에 검을 찌르는 것으로 한방에 쓰러트렸다.

-신성제국 소속[네이쳐]님을 쓰러트리셨습니다.

-모든 신전과의 우호도가 최악으로 하락합니다.

"그 새끼가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좋은 걸 깔아줬는데. 써먹고 봐야지. 일어서라, 리빙 데드. 애니메이트 데드."

유천의 투덜거림이 끝나고, 이어진 마법의 발동에 산주검이 저 혼자 일어나는가 하면, 시체가 저절로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대부분이 네크로멘서들이 이끌어온 키메라였던 것을 보면 그 수만 봐도 장난이 아니었다. 심지어 몇몇 유저와 NPC의 시체들도 언데드로 다시 일어서고 있었으니 유천은 그것을 보며 피식 웃어댈 뿐이었다.

"벌써 끝이야?"

유천이 너무 빨리 끝났다는 듯 작게 투덜거렸다. 그러나 주변 상황은 결코 벌써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주위의 동료 하나가 죽으면 자신을 공격하던 언데드와 함께 새로운 언데드가 되어 자신을 몰아붙인다. 하나가 둘이되고, 둘이 셋이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언데드들을 막을 길이 없었다. 소환 시에만 마나를 잡아먹지 유지에는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그로테스크를 역소환하고 마나포션을 들이킨 유천이 빈 포션병을 아무렇게나 집어 던지고서는 입을 열었다. 언데드들의 수가 많으니 줄어드는 마나의 단위부터가 남달랐으니, 유천은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낼 생각이었다.

"달려. 목표는 놈의 꼬리다."

마을이라고는 하나 성벽까지 있는 거대마을이다. 신생마을이라는 말이 우스울 정도로 큰 그 마을을 공격하려면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범위에서 몰래 숨어있으려면 그 수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있게 공격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는 것과 뒤이어 올 지원부대가 있다는 것이 분명했으니, 유천은 지원부대를 노릴 생각이었다.

우어어어-

언데드가 되며 지능을 잃은 하급 언데드들이 벌어진 입으로 새는 소리를 주체 못하고 움직일 때, 유천은 어깨에 들쳐맨 크리스티나가 귀찮다는 듯 쳐다보며 아직 옆에 있던 발록에게 크리스티나를 휙 던졌다. 그럴 것이라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무덤덤하게 받아드는 발록을 뒤로하고 유천은 짧게 입술을 달싹였다.

"그 꼬맹이, 알아서 해. 블링크."

"참 솔직하기도 해라. 저런 거 보면 진짜 깨물어주고 싶다니까."

유천의 모습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발록이 중얼거렸다. 그 많은 NPC와 이방인들을 처리하면서도 어깨에 들쳐매고 있던 크리스티나를 내려놓지도 않고, 심지어 오는 공격마저 막아냈던 주제에 알아서 하란다. 유천의 행동이 우스웠던 것인지 발록은 키득거리며 계속 중얼거렸다. 유천이 들었다면 기겁을 하며 도망쳤을 얘기들을 말이다.

*          *          *

"고위 사제는 기사들을 향해 방어력과 체력 버프를! 하급 사제는 병사들에게 공격력과 사기 버프를 사용해라! 투석기 부대! 던질 돌이 없으면 주위에서 가져와!"

그리고 그시각 펠프스는 마을의 입구에서 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베론의 성문을 보며 욕을 지껄이며 주위의 사제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날려보낸 거대한 돌들과 미리 안에 잠입시켜 둔 암살자들 덕에 파괴도를 증가시키긴 했지만 그 뿐이었다. 돌은 바닥이 나버렸고, 암살자는 마을 내의 유저들에게 포위당해 모두 죽었다. 지원 부대만 제때 도착한다면 이제 베론의 침공은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이었다.

[신생마을 베론의 파괴도:48%]

[대륙 전체에 여신 가이아의 뜻을 전파하라]

난이도:S-

유형: 직업 퀘스트

레벨제한: 600이상, 직위 대주교 이상

퀘스트 설명

아직 대륙에는 당신이 섬기는 평화와 자애의 여신 가이아의 뜻을 모르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가이아의 뜻을 전파해 대륙을 가이아의 신도로 가득 채워라.

-퀘스트 성공 조건: 대륙의 80% 이상을 가이아의 신도로 만들 것.

-퀘스트 실패 조건: 신성제국의 멸망, 직위 박탈

-퀘스트 성공 보상: 주신 가이아의 영구 축복, 칭호 [대륙의 전도사],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교황으로 기록

-퀘스트 실패 패널티: 모든 신전과의 우호도 90% 하락, 신성제국의 추격을 받게 됨, 여신의 분노를 사게 됨

[대륙의 가이아 신도: 54%]

[신생마을 베론을 정벌하라!]

난이도:B-

유형: 하위 퀘스트

레벨제한: 600이상

퀘스트 설명

대륙에 가이아의 뜻을 무력으로 전하기로 결심한 당신의 뜻대로 북부의 모든 왕국과 남부의 자유도시 프리온과 벨리튼 공국을 신성제국의 가이아의 이름 아래 통일했다. 이제 신생마을 베론만 점령한다면 남부의 크고 작은 군소 왕국들과 남부의 가장 큰 왕국인 펠리온 왕국을 신성제국 가이아의 이름 아래 통일하고, 가이아의 뜻을 펼칠 수 있으리라.

-퀘스트 성공 조건: 신생마을 베론의 파괴도 60% 이상

-퀘스트 실패 조건: 퀘스트 수행자의 사망

-퀘스트 성공 보상: 경험치 425,000지급, 명예 -50,000 명성 50,000지급, 악명 120,000지급

-퀘스트 실패 패널티: 악명 250,000증가, 명예, 명성 100,000하락, 칭호[왕국의 침공자] 획득

자신의 캐릭터가 속한 신전을 버리고 주신의 대주교가 되면서 교황의 자리에 오른 펠프스는 제 눈 앞에 떠오른 메세지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제 지원부대와 함께 12%만 채워넣으면 이번 퀘스트도 순조롭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키메라의 대부분도 아직 성벽을 공격하고 있고, 지원부대에 있는 키메라도 막강한 위력을 발휘해 성벽을 무너트릴테니 퀘스트 성공을 눈 앞에 둔 펠프스는 그저 기분이 좋았다. 전 신성제국의 황녀라는 년은 제 말에 속아 유천을 웬수로 보고 있었고, 네크로멘서의 수장으로 새로 오른 타이브라는 청년 또한 유천을 웬수로 보고 있었다. 자진해서 유천을 죽이러 간 만큼 충분히 시간을 끌 수 있으리라.

"멍청한 새끼, 네가 그런 꼴만 보이고 다니니까 영원히 2위인 거다."

음흉하게 웃으며 유천의 욕을 하고 있던 그때, 후방에서 외침이 들려왔다. 중간중간에 키메라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지원부대인 것이 분명했다. 신성제국에 남은 유일한 최상위 등급의 성력장마저 가져갔으니 유천은 벌써 로그아웃당했으리라. 그러니 당연히 키메라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제 부하들 밖에 없었다. 웃으며 지원부대를 맞이하기 위해 걸음을 옮겨 지원부대를 반기는 유저들의 가장 앞에선 펠프스는 당황하고 말았다.

"너님 목표가 대륙 정벌이라는 말은 잘 들었습니다. 교황성하. 그 목표가 참 크고 아름답군요 그려."

"알면 닥치고 꺼져!"

"거, 누가 실수라도 방해하기라도 한다면……."

유천의 조롱 가득한 말에 열이 뻗친 펠프스가 유천을 향해 욕을 지껄였다. 그 뒤, 유천이 낮게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는 말에, 펠프스는 퀘스트의 한 조항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퀘스트 실패 조건: 퀘스트 진행자의 사망.]

"참 유감이겠군요?"

조롱기 가득한 유천의 놀림과 함께 유천의 뒤에 있는 수많은 키메라들 뒤에 숨어있는 언데드들을 보며 이를 갈며 펠프스가 결국 유천을 향해 입을 열며 인심이라도 쓰듯 손을 내밀었다.

"네가 무슨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을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우리 신성제국에서는 널 방해하지도, 공격하지도 않겠다고 맹세할 수 있다. 그러니 이번 일에선 빠지는 게 어때?"

"어디서 족발을 들이밀어. 치워라 귀축새끼."

애써 유천의 말을 듣고서 정신줄을 잡은 체 협력을 제안한 펠프스였지만 돌아온 유천의 대답에 꼭지가 돌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었다. 차마 다 끝난 일을 여기서 망칠 수는 없었떤 노릇인지, 다시금 정신을 가다듬고 펠프스는 손을 거두고는 팔을 벌려 연설이라도 하듯 말했다.

"혀, 협력은 모든 승리의 지름길이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펠프스는 제 머릿속에 주기도문을 외우며 선처라도 베푸는 듯 유천에게 다시 한번 협력을 제의하며 주먹을 꽉 쥐는 순간, 그가 기다리던 유천의 대답이 튀어나왔다. 물론 그 내용이 그가 바라던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닥쳐, 네가 그때 내 뒤통수를 친 순간부터 넌 뒤진 거야."

============================ 작품 후기 ============================

사실 모든 구름의 끝에는 저 놈이 있었지. 그리고 난 이제 야식을 먹고 자러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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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tsuRyu//이번 첫코찡은 내가 납치하도록 하죠

킴치맨//그 화풀이는 영 딴놈한테. ㅋ

kihara//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마광랑//부파 잼죠. ㅋㅋㅋㅋㅋ

은or//전 누굴 굴린다고 미리 말 한적이 없었죠. ㅋㅋㅋㅋ

인핀//앜ㅋㅋㅋㅋㅋㅋㅋ태어난 목적잌ㅋㅋㅋ

덱스트린//는 베리어로 살아나서 카서스 앞에서 도발. 낄낄

당가//그러합니다. ㅋㅋ

haf//그러게요. 긍데 요샌 선작이고 추천이고 별로 신경을 안써서 ㅋ 코멘만 있으면 되긔

researchers//유천의 몸 구성성분 중 70%는 굴림으로 되어있다는 썰이 있죠

적현월//마치 요릭이 일단 죽고나서 대화하자는 모양새군요. 아니 이 경우엔 바이인가

인간님//낄낄 구름 그거슨 진리

BlackRaccoon//데굴데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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