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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380화 (38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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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레벨 업! 추가 능력치 5가 지급되었습니다. 현재 사용하지 않은 추가 능력치: 340

"그래서 말인데 자네가……."

"……"

기껏 퀘스트를 완료하자마자 갑자기 피투성이가 되서는 병사들의 등에 업혀 온 힐튼 공작과 그 옆에서 우물쭈물 말을 건네기 시작한 공작을 보며 유천은 조용히 제 머리를 붙잡았다. 악명이 좀 늘어나더라도 퀘스트를 실패해야 했었다는 짧은 후회를 말이다.

"그렇게 되었으니 힐튼의 가족만이라도 어떻게……."

"……아오 진짜……."

설명을 듣다가 말고 유천은 결국 벨리튼 공작의 말을 끊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공작과 힐튼은 시찰을 돌던 중에 도망쳤다 치더라도 그의 가족들은 성 안에 있을 게 당연하고, 성은 키메라와 신성제국의 강력한 병력에게 공격받고 있다. 심지어 이미 벨리튼 공작이 빠져나올 때는 성문이 파괴되어있는 상태였다면 이미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 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럼, 대려왔다고 치자. 어디로 도망갈건데? 숨을 곳은 있고?"

공작의 말을 끊었을 때부터 기사들은 유천을 죽일듯 노려보더니 반말로 따지고 들었더니 몇몇은 아예 칼까지 뽑아들었따. 도대체가 구해줬떠니 사지에 몰아넣는 꼴이었다. 물에 빠진 놈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었으니, 어이를 상실한 유천은 얼빠진 표정으로 기사들을 응시했고, 동시에 기사들의 입에서 노성이 터져나왔다.

""무례하다! 감히 공작님께!""

"어쩌라고 입만 바른 개새끼들아, 내가 너희 나라 국민이라도 되냐? 내가 잘 모르긴 몰라도 내 실력 수준이 어느 나라를 가도 최소 대장군 자리는 노릴 수 있어. 최소로 누릴 권력이 공작급이라고, 근데 내가 이제 국민도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을 나라의 공작한테 존대를 해야겠냐? 무례는 너희가 저지르고 있지."

저 새끼들이 제 분수도 모르고 말이야.

기사들의 외침과 함께 유천이 거친 욕설과 함께 말을 이어갔다. 따지고 보면 유천은 어느 나라에도 소속되지 않은 자유민이었고, 유천의 명성과 레벨, 그리고 전투 경력만 봐도 여느 나라의 대장군에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 악명도 명성이라고 한다면 온갖 기부를 일삼은 펠프스의 두배가까이 된다. 심지어 명예와 명성만 하더라도 펠프스 급이라는 게 더욱 놀라운 점이지만 말이다.

"내가 귀찮아서 그렇지. 난 충분히 펠프스놈처럼 나라 하나는 거뜬하게 세울 수 있다고."

더군다나 유천은 나라까지 세울 생각은 커녕 네크로 폴리스 하나 짓는것만 하더라도 귀찮아 죽으려던 놈이었다. 귀찮은 일은 질색인데 이런 일마저 시키곤 더 부려먹으려 드는 그들이 좋게 보일리가 없었다. 이미 몇몇 고급 아이템의 효과 덕에 빠르게 마나가 차고 있었기 때문에 간단한 마법정도는 사용할 수 있었던 유천의 손에 검붉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미안하네, 젊은 녀석들이 혈기만 앞세운 모양이군."

결국 고개를 숙인건 기사도, 유천도 아닌 벨리튼 공작 본인이었다. 되려 기사들이 고개를 숙인 공작을 말리고 일으키려 애썼지만, 공작의 서슬퍼런 눈에 기가 죽은 채 뒤로 물러날 뿐이었다.

"힐튼이 펠프스놈의 기습으로 쓰러지기 전에 내게 말했네. 자네는 최소 펠프스, 그자와 동급일테니 자네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다른 이방인들과도 궤를 달리하는 펠프스를 상대하려면 그에 맞서 우리도 궤를 달리하는 자네가 필요할 거라 말했다네.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결국 고개를 숙인 건 정말 미안해서가 아니라 이거지?

유천이 공작의 말을 듣고서 표정이 더 굳어버린 걸 모른 채 말을 이어가는 공작을 보며 유천은 기어코 다시 한번 그의 말을 끊었다.

"진심도 아닌 사과 따위 받을 생각 없어."

-띠링! 퀘스트[힐튼의 가족을 구하라!]가 변경되었습니다.

-퀘스트 [벨리튼 공작을 보호하라!]가 갱신되었습니다.

피융-

유천이 등을 돌리자마자 퀘스트를 거부한다는 반응을 아직 보이지 않은 탓인지, 퀘스트가 갱신되었다는 메세지가 귀를 울렸고, 그와 동시에 화살 한발이 유천의 귀를 스치고 지나가 벽에 박혔다. 이제는 될대로 되라는 듯 그냥 무시하고서 걸어가는 유천을 보며 기사들이 외쳤다.

"도, 도와주십시오!"

그 외침을 듣고서 유천이 멈춘 것도 아주 잠깐이었다. 곧 다시 움직이며 유천은 조용히 입을 열었고, 기사들이 그 말을 이해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아직 너희 머리가 너무 높은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

"오, 화살 또 날아온다."

유천의 중얼거림을 이해하지 못한 기사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동안 날아오는 화살을 보며 유천이 태평하게 입을 열었다. 기사라는 일 자체에 나름 품위와 긍지를 가지고 있던 그들이었지만 그 순간에서는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엎드려서는 화살을 피하는 데 바빴다.

"실드."

그러나 화살은 그들의 근처도 닿을 수 없었다. 닿기 전에 유천이 이미 막아버렸으니 말이다. 하나같이 엎드려 있는 꼴을 보며 유천은 키득거리며 입을 열었다. '머리가 그렇게 낮은 곳에 있으니 다들 보기가 좋네?' 짧은 중얼거림이었지만 기사들의 얼굴은 이미 수치심으로 붉게 물들어 더 붉어질 기미가 없었다.

"일단은 도와주는 걸로 알겠습니다. 이번 일의 대가는 놈들의 공격을 막은 뒤에 받겠습니다."

대장격으로 보이는 기사가 유천에게 와서는 이를 갈며 말을 하고서 등을 돌려 나무 뒤에 숨어있는 공작을 이끌고 오자, 유천은 실드를 풀며 피식 웃었다. 그게 가능할 것 같았으면 가만히 놔두지도 않았겠지. 그리고 유천의 눈은 오직 단 한군데만 바라보고 있었다.

[퀘스트 성공시: 경험치 200,000]

그 문구 하나만 보고서 유천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다짐한 것이었다. 난이도가 어떻게 되었건 유천은 신경쓰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날아오는 화살쯤은 충분히 막아낼 마나가 회복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간간히 날아오는 화살쯤은 그냥 검으로도 쳐낼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 있었으니까.

피융-

유천이 실드를 취소시키기가 무섭게, 묵직한 검은빛의 철시가 유천을 노리고 날아왔다. 나름 머리를 써서 실드를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를 우선적으로 처리할 생각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생각에 쉽게 당해줄 리 없는 유천은 검을 들어 그 철시를 어느새 인벤토리에서 뽑은 롱소드로 내리쳤다. 그러나 그것이 실수라는 것을 알게 되는 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콰앙-

유천의 검이 닿자마자 폭발해버리는 철시, 그 폭발에 의해 기사들과 벨리튼 공작이 저만치 나뒹굴자, 나무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궁수들은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죽은것으로 판명되는 대상에게 허비할 시간이 부족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검은색으로 일관한 복장 중 유일하게 각각의 어깨에는 백금색의 십자가가 자리잡고 있었다.

신성제국 교황 직속 암살단, 침묵의 수호자(Guardians of Silence). 그것이 그들의 이름이었다. 교황의 명령 아래 여태껏 그들의 암살은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간과한 것이 있다면, 그들이 지금 공격한 상대가 그들의 교황인 펠프스도 쉽게 승리를 다짐하지 못하는 유천이라는 게 문제였다.

"어딜 가 개자식아."

여태껏 기사들과 벨리튼이 보고 있어 함부로 흑마법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폭발로 연기가 피어올라 숲을 가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폭발의 여파로 푹 파인 땅을 짚고서 앞으로 나아가는 암살자 하나의 목을 움켜잡아 땅에 처박은 유천은 욕을 지껄였다. 제 목을 잡고 숨통을 조이는데도 역시나 암살자라는 것인지 허벅지에서 단검을 뽑아 유천을 향해 휘두르는 암살자였지만, 유천 역시 얌전히 있지는 않았다.

"뱀파이어릭 터치."

순식간에 검게 물든 유천의 손에 잡혀 있던 암살자의 목은 순식간에 말라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목에서 이어 위로는 머리로, 아래로는 양 어깨를 거쳐 서서히 말라가는 모습은 목과 손목 등 일부 피부가 드러난 그들의 옷 사이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이미 단검을 떨어트리고 켁켁거리는 암살자를 보며 효과는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HP:75% / MP:30%]

짧은 수치. 그것을 확인한 유천은 스킬을 취소시키고는 다음 목표를 찾기 시작했다. 이 연기 속에서라면 웬만한 흑마법 따위는 써도 걸리지 않을 게 당연하다 생각하며 말이다.

"드레인."

연기가 자욱하게 퍼진 나무 위에 몸을 숨긴 채 기사들의 빈틈을 노리던 암살자의 머리를 붙잡고서 스킬을 사용하자마자 암살자 하나는 힘 없이 땅을 향해 떨어졌다. 뱀파이어릭 터치가 흡수력은 높지만 그 효과가 발생하는 데 서서히 발동되는 것에 비하면 흡수력은 떨어지라도 효과가 즉각 발동되는 드레인은 이 상황에 있어 절묘하기 그지 없는 한 수였다.

연기가 걷히고, 유천의 검에 목줄기를 꿰뚫린 암살자를 끝으로 침묵의 수호자 소속 20명의 암살자는 모두 목숨을 달리하고 말았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경험치 200,000을 획득하셨습니다!

그리고 유천은 제 눈 앞으로 떠오르는 메세지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런 메세지의 옆에서 조용하게 떠 있는 메세지도 유천의 웃음에 한 몫을 일조하고 있었다.

[HP:92% / MP:57% ]

"자, 이제 어떻게 할래."

제 검에 꿰뚫려 있던 암살자를 발로 밀어내고서 유천이 입을 열었다. 설마 그 폭발과 암살자들 속에서 유천이 살아 돌아올 줄 몰랐다는 듯 깜짝 놀란 표정의 기사들을 지켜보며 말하자, 벨리튼 공작이 서둘러 유천의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

"이 근처에 우리 공국에서 새로 개척한 마을이 있다네. 그쪽으로 가도록 하지."

-퀘스트 [벨리튼을 보호하라!]가 [신생마을 베론으로 향해라.]로 갱신되었습니다.

"맙소사."

그리고 메세지를 본 유천의 입에서는 경악의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설마하니 자신이 깽판을 쳐버린 곳으로 향한다니. 이 새끼들이 날 죽이려는 계획은 아닌지, 유천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1대 1이라면 모를까, 온갖 버프 상태로 떡칠하고 포션을 챙기고 있지 않은 현재의 상태로는 물량으로 몰려드는 타 유저들을 이길 수 없으리라. 유천은 울며 겨자먹기로 벨리튼을 따라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유천의 눈은 한 곳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벨리튼과 그의 기사, 그리고 힐튼을 안전하게 신생마을 [베론]으로 데려갈 시, 추가 경험치 지급. 퀘스트 완료시 경험치 350,000 지급.]

연계 퀘스트는 연계 퀘스트라는 건지, 어마어마한 경험치를 지급한다는 한가지 위안만을 가지고 유천은 벨리튼 공작을 따를 뿐이었다.

"근데 발록, 이 인간은 왜 우리가 들고 있어야 되는 거야?"

"몰라, 가만보면 쟨 우리를 짐꾼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

============================ 작품 후기 ============================

맞아. 짐꾼으로 보고 있어.

피치 못할 사정(사실은 자고 일어나니까 이미 밤, 심지어 외식)으로 이제 올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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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weration//기사 활동이 아니라, 퀘스트 진행중이라고 보면 되요. 애초에 기사행세라 보기도 뭣한 꼴이니..ㅋ

심심판타지//그거 타격감 별로던데

덱스트린//그게 굴리기 가장 쉽긔 ㅠㅠ

researchers//불변의 법칙이죠 ㅋ

Hiria//태초마을의 하렘마스터를 모르다니, 포켓몬 보고 오시죠

Topmen//타 소설 홍보는 별로 신경 안쓰는 편이지만 다른 소설들에서도 그대로 복사 붙이기 해서 올리는 듯한 모습은 글을 읽고 코멘트를 올리기 보다는 자기 소설 홍보로 밖에 보이지 않아 보기에 껄끄로우니 되도록 보신 소설 감상평이나 그런 거 보고 해주세요. 인트로 코드도 그렇고 아는 형들 소설에 거의 복붙해서 코멘트만 옮겨 쓰고 있던데.

당가//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마나 오링...ㅋ

적현월//마비...하다가 무지막지한 노가다력에 질려서 gg...ㅋ

TetsuRyu//애들이랑 롤 하도 해댔더니 당분간은 AOS 관련 게임은 하기 싫..

arcadia1019//오오, 에오스 재밌겠다. 해볼게요

BlackRaccoon//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켓몬ㅋㅋㅋㅋ

youngjoon12//싫어

인핀//뭐, 그래도 그게 제일 쉽게 굴리긔

인간님//좀 웃김요?

TimeWorker//잌ㅋ 사양 쩔면 부담스러운뎈ㅋㅋ..

킴치맨//제 망상력도 같이 느는듯. 요새 가만히 멍때리면 웬 말도 안되는 상상하고 난리

AQ240//아아 ㅋ 개인적으로 도타 롤이랑 다른 점을 영웅 말고는 별로 찾기가 힘들어서 그닥 안끌리는..

은or//ㅠㅠㅠ

소마광랑//지갑전사들 무서워서 ㅎㄷㄷㄷ

RedDregon//지못미. ㅠㅠ

불행마스터리//리플이 달리고 있다는 건 어떤 의밀까요 ㅋㅋ

MMORPG 이번에 이카루스 오픈했다는데, 그거 해본 사람 감상평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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