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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379화 (379/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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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크워어어어!"

아, 진짜 더럽게 시끄럽네. 유천이 조용히 투덜거렸다. 겨우 몸뚱아리 조각내서 붙인 키메라 주제에 덩치에 맞먹는 목청이라니, 고블린 대가리에 맞지 않는 고함이라 생각하며 유천은 재빨리 몸을 옆으로 굴렸다.

쾅-!

그리고 방금 전까지 유천이 달리던 땅거죽이 고블린 대가리의 키메라의 여섯개의 손 중 한 손에 들려있던 거대한 나무에 맞아 뒤짚어졌다. 겨우 한번 후려친 주제에 땅거죽이 뒤짚어지는 모습을 보며 유천은 치를 떨며 투덜거렸다.

"왜 하필 내가 미끼야."

유천은 투덜거리며 이어서 제 머리를 노리고 다시 떨어져내려오는 몽둥이를 피하며 아까 전의 일을 떠올렸다. 기껏 구해줬더니 하는 소리라고는 '미안하지만, 저 놈의 시선을 끌어주지 않겠는가?' 였다. 유천의 성격상 당연히 거절하고도 남았겠지만, 상황은 유천에게 좋게 돌아갈 리가 없었다.

-띠링!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벨리튼 공작 일행이 도망칠 시간을 벌어라!]

난이도: B-

유형: 단발성 연계 퀘스트

분류: 타임어택

레벨제한: 500이상

퀘스트 설명

지나가던 당신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벨리튼 공작 일행은 당신이 쓰러트린 신성제국의 키메라, 성기사와 사제부대의 원군이 도착하는 것을 보며 경악했다. 마음만 같아서는 어떤 도움이라도 주고 싶지만, 힐튼의 큰 부상으로 도움조차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벨리튼 공작일행은 염치 없지만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몰려드는 키메라 부대에게서 10분을 버티거나 모두 처리하고 벨리튼 공작 일행을 찾아가라.

퀘스트 성공 요건: 몰려드는 키메라 부대에게서 10분을 버티거나 몰려든 키메라를 모두 쓰러트릴 것(이 경우, 제한시간 없음).

퀘스트 실패 요건: 키메라 부대를 10분 이상 막지 못할 시, 퀘스트 수행 유저의 사망

성공시 보상: 추가 퀘스트(퀘스트 성적에 의해 난이도 조절), 10분을 버텼을 시, 경험치 90,000 명성과 명예 25,000 지급. 모든 키메라를 처치할 시, 경험치와 명성, 명예 20% 추가 지급.

실패시 패널티: 벨리튼 공국의 살아남은 국민들과의 우호도 대폭 하락, 악명 30,000 상승. 펠리온 왕국의 모든 국민들의 우호도 대폭 하락. 대륙 전역의 검사들과의 우호도 대폭 하락.

-[연계 퀘스트를 수행중인 유저는 거부할 수 없는 퀘스트입니다.]

-[퀘스트가 강제로 수락됩니다.]

-남은 시간 [00:07:57:52]

한번 봤던 문구지만, 다시 보려니 유천은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겨우 큼직한 나무 뒤에 숨어 한숨을 돌렸다지만, 아직 거의 8분 가량 남아있다는 말이었으니까. 실패 패널티가 아까 전에 성공한 퀘스트 덕에 줄어든 것 같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치명적이기 그지없었다. 다시금 키메라가 벨리튼 공작 일행이 도망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며 유천은 다시 한번 욕을 지껄였다.

"에라이, 개새끼야!"

저 거대한 덩치 어느곳을 봐도 개새끼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지금 유천의 머리에 가득 찬 욕은 그것 하나 뿐이었다. 벌써 그 큰 키메라 일곱 중 세마리를 처리했다. 거의 2분가량 사이에 3마리를 처리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것이었지만, 되려 그것이 치명적이었다.

"마나가 오링이라니."

어찌된 영문인지 스킬이 여태까지 쓰던것보다 배는 더 많은 마나를 잡아먹었다. 반도 채 안남았던 마나는 결국 바닥이 드러날 수 밖에 없었고, 유천은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나머지 둘을 스킬 없이 잡는 건 그야말로 난이도가 극악한 것임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많던 포션도 다 써버린 지 오래고……."

본래라면 원래 레이드를 하며 다 써버렸던 포션을 마을로 돌아가서 다시 살 생각이었다. 단지 예상하지 못한 게 있었다면, 레이드 도중 경비병을 공격하고 건물을 불태우고 파괴함으로써 신생마을 베론과의 우호도가 최하로 떨어졌다는 것. 그 덕에 마을 출입은 고사하고 근처만 가도 공격이 날아올 지경이었으니, 마나 포션을 구경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쳐다보지마 도와줄 생각 없으니까."

"아, 나도 도와줄 생각 없어. 그 정도는 너 알아서 해야지."

별로 기대는 안했지만 막상 직접 듣자니 기분이 상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젠장. 짧게 욕을 지껄이며 유천은 조용히 입술을 달싹였다. 도움도 안되는 녀석들이라 단정을 지으며 어느새 제 주위를 포위한 키메라들을 보며 유천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한놈씩 덤벼들어야 해볼만할텐데, 단체로 달려드는 꼴을 보니 잡는 것은 고사하고 도망치기도 급급해보였으니 말이다.

"일단 한놈부터!"

유천은 크게 외치며 덩치 큰 키메라의 다리 사이로 뛰어 들어갔다. 키메라들을 조종하는 술사가 있다면 자살이나 다름 없는 짓이지만 다행히 키메라 셋을 처치할 때 함께 처리한 덕에 유천은 그 상태에서 자신이 공격당할 것이란 걱정 따위는 전혀 하지 않았다.

"크아악!"

그리고 결국 그것은 사실이었다. 아무리 마나가 바닥이 났다고 하지만 걸려있던 버프가 취소되지는 않았다. 재빨리 몸을 놀리는 유천을 향해 각자 손에 쥐고 있던 몽둥이(이미 크기로 봐서는 몽둥이라 표현하기도 뭣할 정도로 흉악했다)가 유천이 몸을 감춘 키메라의 몸뚱아리를 두들기기 시작하자, 그 커다란 입으로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뒤틀었지만, 곧 그것이 그 키메라의 최후의 발악이나 다름이 없었다.

푸욱-

"한놈 처리."

덩치도 크고 허울도 좋았지만 결국 본질은 몬스터들의 신체를 더덕더덕 붙인 것에 불과했다. 몸놀림 또한 느릴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고 연결 또한 실체에 비해 부실하기 그지 없었다. 고로 모가지 하나만 떨궈도 충분히 승리를 장담해낼 수 있다는 얘기였다. 몬스터로 분류되는 무덤에서나 간혹 발견되는 키메라라면 또 모를까,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든 키메라는 각 신체의 연결이 약했기에, 유천은 그 세마리와 지금의 한마리를 모두 머리만 처리하는 것으로 해치웠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시간 또한 그리 많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말이다.

콰직-

그러나 모든 것이 마냥 유천의 뜻대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나무보다도 높은 곳에 위치한 키메라의 모가지를 따기 위해 키메라의 어깨 위까지 키메라의 몸 울퉁불퉁한 곳 이곳저곳을 밟아가며 올라갔지만, 떨어질 때는 발디딜 곳이 있을리가 없었다. 모가지가 떨어져나간 순간 키메라의 몸뚱이는 그대로 땅으로 엎어졌으니, 떨어지던 도중 한 키메라가 마구잡이로 휘두른 몽둥이에 맞아 유천은 근처의 나무에 처박히는 꼴을 면하지 못했다.

"제기랄, 더럽게 많이 다네."

싱크로율을 높인 채 온갖 공격은 다 맞아본 터라 싱크로율도 반 이상 낮춘 이깟 공격은 그리 아프지도 않다고 생각한 유천이었지만 시스템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보다. 척 보기에도 꽉 차 있던 체력이 대략 10%가량 날아가버렸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키메라 또한 멀쩡한 꼴은 될 수 없었다.

파지직-

유천이 입가에 고인 침을 뱉으며 고개를 돌리자, 제 몸을 몽둥이로 두들긴 키메라는 검은 번개에 휘감겨 가만히 서 있었다. 멍하니 입을 벌려 침을 벌리고 있는 꼴 하며, 동공이 허옇게 들어난 모습은 최소한 기절임이 당연했으니 유천은 남은 두마리의 키메라를 쳐다보곤 흘낏 눈을 돌려 남은 시간을 체크했다.

-남은 시간 [00:04:05:17]

대략 4분 정도 남은 시간을 보며 유천은 몸을 일으키며 손에 쥔 붉은 검을 다시 강하게 움켜쥐었다. 남아 있는 두 키메라는 몸놀림도 그리 빠르지 않고, 힘도 먼저 처리한 다섯보다 떨어지는 것이 확실했다. 그리고 유천은 제 시야에서 깜빡이며 점멸하기 시작한 버프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곤 등을 돌렸다.

"이젠 나도 몰라."

그리고 유천은 후다닥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헤이스트의 효과를 받아 재빠른 속도로 도망치자, 조금씩 둔한 몸짓으로 두 키메라가 자신을 쫓는 것을 보며 유천은 제 앞의 발록의 주위에서 뽈뽈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는 펜리르의 뒷덜미를 움켜쥐며 들어올렸다.

"넌 주인이 위험한데 그러고 있냐!"

어째 주인이라기 보다는 강아지 괴롭히기 좋아하는 동네 꼬마로 보는 게 옳을 지 몰랐다. 솔직히 유천은 불러놓기만 하고 별달리 관심을 보이기는 커녕 보이기만 하면 괴롭혔으니 말이다. 펜리르가 유천을 보며 그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이자마자, 유천은 펜리르를 달려오는 두 키메라들을 향해 집어 던지며 외쳤다.

"가라 펜리르! 너로 정했다!"

마치 모자라도 쓰고 있었다면 챙을 잡고 모자를 돌려 쓴채 작은 공을 던지며 뱉을법한 대사를 읊으며 유천은 자신만만하게 키메라 중 하나를 가리키며 또 한번 외쳤다.

"펜리르, 키메라 1을 향해 물어뜯기!"

"에라이 화상아!"

유천의 자신만만한 미소를 본 발록은 머릿속의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유천의 뒤통수를 강하게 내리쳤다. 아까 전 키메라들에게 얻어맞으며 줄어든 것보다 더 많은 체력의 감소치를 보며 유천은 조용히 혀를 차며 머릿속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도와주지도 않을 거면서 내 소환수 좀 써먹겠다는데 참견이야. 하여간, 힘만 더럽게 세요. 씨름이나 시켜볼까, 잘 할 것 같은데.'

제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한 키메라에게 달려들어 목덜미를 물어뜯는 키메라를 지켜보며 유천은 아까 전 발록이 때린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이 상황에 별 도움도 되지 않을 망상을 하며 혼자 피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녹색의 머리칼을 휘날리며 붕- 하고 넘어가는 라이헤르와 결국에 라이헤르를 땅에 패대기 치고서 제 샅바를 풀어 머리 위로 돌리며 환호하는 발록. 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유천은 피식 웃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쪼개고 난리야?"

그리고 그런 유천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라이헤르가 중얼거렸다. 발록은 펜리르를 구하겠답시고 키메라를 향해 달려든 모양이지만 라이헤르는 별로 펜리르를 좋아하지도 않은듯 유천의 머리를 툭툭 치며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은 결국 펜리르와 함께 두 키메라를 순식간에 처리하고 온 발록이 다시금 유천의 뒤통수를 내리칠 때까지 계속되었다.

============================ 작품 후기 ============================

신유천 지우 빙의설.

아, 더럽게 심심하다. 게임 추천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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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트린//허허, 나 미자요. 복권이고 로또고 살 나이가 안됨여

킴치맨//걘 그래도 다른 복은 있잖아요 ㅠㅠ 난 뭐 별다른 운도 없고 ㅠ

적현월//퀘스트로 굴려버리면 되죠. 개고생만 시켜야지. 생 노가다로.

BlackRaccoon//잌

호랭이가죽//네 ㅠㅠ

AQ240//포풍같은 너프에 실망한듯 ㅋ

은or//왜 구르라는 저 놈은 안구르고 내가 구르는 건지 모르겟...ㄱ-

researchers//히히 세상은 똥이야 히히히

arcadia1019//뭘요 ㅎ 요 지긋지긋한 놈 완결내려면 성실하게 해야죠

소마광랑//아, 그런 심각한 패널티가 있었..

불행마스터리//이제 괜찮기는 한데, 씁쓸한 건 어쩔 수가 없긔.ㅋㅋ

TetsuRyu//내 힘낼게여 ㅋㅋ

심심판타지//그러게 네가 맞춘 수만큼이나 충격과 공포인듯.

인간님//응원 감사함닼ㅋㅋ

RedDregon//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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