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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귀찮게 왜 자꾸 들러붙고 난리야.”
계속해서 자신에게 들러붙어 주먹을 날려대는 둘에게서 겨우 빠져 나온 유천은 인벤토리 구석에 처박혀 있던 스크롤 하나를 찢어버리며 도주했다. 설마 예전에 퀘스트를 완료하고 덤으로 받았던 마을귀환 스크롤을 이렇게 쓰자 유천은 결심했다.
“이거, 그 녀석들한테서 도망치는 데는 딱 이겠다.”
생각도 길지 않았지만, 행동은 더욱 짧았다. 곧장 잡화점으로 달려간 유천은 잡화점에 있는 스크롤이란 스크롤은 다 쓸어갈 기세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유천의 주위로 천천히 npc 경비대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잠시 우리를 따라와줘야겠다.”
“응?”
그리곤 자신의 양 팔을 붙잡으며 말을 건네는 두 경비대원을 보며 유천은 경비대원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제 머리 위를 봤다. 그리고 그곳에는 평범한 npc를 가리키는 노란색 이름도, 명성 혹은 레벨이 높은 npc를 가리키는 초록색의 이름도, 평범한 유저를 가리키는 흰색 이름도, 명성 혹은 레벨이 높은 유저를 가리키는 금빛의 이름도 아닌 악명이 매우 높아 극악 성향을 가진 보스 몬스터나 가질법한 검붉은색의 닉네임이 자리잡고 있었다.
-제 3차 유저 레이드 이벤트로 인해 마을과 사냥터에서 몬스터 취급을 받게 됩니다.
“아 씨…….”
그리고 동시에 제 눈 앞에 떠오르는 메시지와 서서히 주위로 몰리는 유저들을 보며 유천은 욕을 중얼거렸다. 다가오는 유저들이 하나같이 닉네임을 가려놓거나 혹은 금빛과 붉은빛의 닉네임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필이면 귀환한 마을도 현재 새로 오픈 된 인스턴트 던전의 근처에 자리잡은 마을이라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미치겠네.”
자신의 두 팔을 잡고 있는 npc 덕에 팔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유천이 중얼거렸다. 이놈의 npc는 레벨이 몇이고, 힘을 얼마나 찍었길래 이만한 악력이 나오는지 궁금해진 유천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그런데, 내가 평범한 마법사처럼 보였나.”
유천은 중얼거리며 팔을 들어올렸다. 그저 팔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할 뿐, 움직이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악력만 센 것인지 유천이 되려 경비대의 팔을 잡고 뒤로 빼자, 끌고 가려던 모습은 어디 가고, 끌려가는 듯한 모습이 된 것이었다.
-특수형태 [보스 몬스터]상태가 되셨습니다. 모든 스탯이 일시적으로 1.5배가 됩니다. 체력과 마력이 일시적으로 2배가 됩니다. 악명이 50,000 상승합니다. 성향이 [극악]에서 [더 이상 악해질 수 없을 만큼 악해진]으로 바뀝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명은 증가합니다. 앞으로 현실 시간으로 한 달간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부디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뭐야? 인간들한테 잡혀 있어? 한심하네. 리치 이름표 떼라 그냥.]
“……아오, 개 같은 ‘씨팔’년이 이건 안 뒤졌나.”
메시지가 끝나자마자 유천의 귓속으로 울려 퍼지는 익숙한 음성에 유천은 욕을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분명히 자신이 죽인(물을 들어 부어버린)줄만 알았던 씨팔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었으니 말이다.
‘너 안 뒤졌냐?’
유천이 아직까지 제 팔을 붙들고 있는 경비대원 둘을 질질 끌며 말했다. 그러는 유천의 뒤로 다른 경비대원들과 유저들을 쫓아오는 것을 보며 유천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뭐, 그래도 신생 마을이라 다행이네. 함부로 공격도 못하고.”
신생 마을의 장점은 유천 같은 범죄자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개발도가 낮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필요하고. 그 때문에 악명이 높거나 머더러(PK유저)도 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그 이유였다. 자연스레 발전도가 낮은 마을이니만큼 함부로 공격을 해서 손상을 입히면 마을 내부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기에 마을 안에서의 공격은 쉽지가 않았던 것이었다.
“헬 파이어.”
물론 유천에게 있어선 다른 의미인 듯싶었다. ‘어차피 복구도 내가 할 수 있는데 뭘. 손상이야 입히던 말던 내 맘이지.’따위의 생각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유천은 주위를 향해 제 주위에 있는 불덩이를 주저 없이 던질 수 있었다. 어차피 이 곳에 있는 유저들은 하나같이 고레벨 유저들이라 화염 저항력이 높아 근처에 있는 것으로는 쉽게 데미지를 입히긴 쉽지 않을 것이지만. 어차피 길을 뚫는 목적인 유천은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신생마을 [베론]의 건물에 방화를 일으켰습니다. 악명이 높게 치솟으며 [베론]의 경비대와 npc들은 당신을 곱게 보지 않을 것입니다.
-신생마을 [베론]의 출입이 제한됩니다.
-악명이 5,150 상승합니다.
-신생마을 [베론]의 경비대원 [카론]에게 큰 화상을 입히셨습니다. [베론]의 모든 npc와의 호감도가 최악으로 하락합니다.
-악명이 7,800 상승합니다. 명성이 1,250 상승합니다. 명예가 50 하락합니다.
-레벨 420의 레인저[내일은 기자왕]님을 일격에 사망시켰습니다. 명성이 54,250 상승합니다. 머더러 수치가 상승합니다. 사망할 시 착용 중인 아이템 중 2개가 랜덤으로 100% 드랍됩니다. [내일은 기자왕]님의 길드인 [기자들 모여라]와의 호감도가 최악으로 하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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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야, 발록. 그 새끼 어디로 갔는지 알겠어?”
“몰라. 그 망할 자식. 어디로 도망친 거야?”
애초에 마법을 이용해 도망친 것이라면 둘의 손아귀에서 유천이 도망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단지 아이템을 애용한 것이었기에 눈속임을 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둘이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어느 한 곳을 바라봤다. 산 중턱에 있어 그 먼 곳을 보기는 쉽지 않았지만. 둘에게 있어선 멀리 있는 것쯤은 쉽게 볼 수 있었다. 연기가 피어 오르는 작은 마을을 보며 생긋 웃은 둘은 서로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네.”
“응. 그러게.”
둘의 표정이 묘하게 생기가 없어 보여 싸늘한 기색을 연출했지만 이곳에는 그것을 지적할 사람이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곧 나무 한 그루를 아예 뽑아 들고서 붕붕 돌리는 발록을 보며 라이헤르는 어느 한 지역을 보며 입을 열었다.
“텔레포트.”
도망친 유천을 잡기 위해 두 명, 아니 두 마리의 괴물이 출동했다.
* * *
“흐흥~”
나잉여 기자는 기분이 좋았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제목만 자극적이게 짠다면 기사의 조횟수는 기가 막힐 정도로 치고 올라왔다. 특히 유명인사면 유명인사일수록 그 효과는 더 컸다. 이번에도 그 큰 효과를 입어 많은 조회수와 그에 달린 리플들을 보며 나잉여는 웃으며 국장실에서 나왔다. 국장의 문책이 있었지만 그에 이어진 칭찬이 그녀에게 있어선 더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기사를 멋대로 써놓고 나중에 그룹차원에서 반박기사를 올리면서 우리한테 압박을 가하면 우린 말 그대로 풍비박산이야! 알아!”
“에이, 우리나라가 어떤 나란데요. 어차피 그냥 ‘아님 말고’식으로 하고 잠잠해질 때까지 얌전히 보도기사나 흘리면 되는 거지. 어차피 이번에 제 기사로 우리 회사도 큰 홍보효과 봤잖아요. 우리 회사 대표기자가 누군데.”
“그래. 어쨌든 이번에는 수고했어. 그만 들어가봐.”
나잉여는 국장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점심을 먹기 위해 회사를 나서 근처의 식당으로 향했다. 한참 후, 식사를 마치고 사내의 점심시간이란 이유로 미적거리며 놀던 그녀가 회사로 들어올 때, 그녀는 볼 수 있었다.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나오며 큰 상자에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자료 등을 들고 나오는 것을 보며 나잉여 기자는 후다닥 뛰쳐가 그들의 앞을 막으며 외쳤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경찰 부르기 전에 당장 그거 제자리로 돌려놔요!”
“공무집행 방해죄로 잡혀가기 전에 비키시죠.”
나잉여가 한 사내의 팔을 잡으며 외치자, 그 사내는 나잉여를 밀치며 제 가슴팍에 달린 주머니에서 한 장의 카드를 꺼냈다. 검찰청 소속. 거기다 이어서 꺼내 보여준 종이는 분명히 영장이 분명했다. 얼마 가지 않아 한 명의 사내가 나잉여에게 다가왔다.
“나잉여씨가 맞으십니까?”
“그런데요?”
자신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사내를 보며 불만스럽게 대답을 하던 나잉여에게 아까 전의 사내처럼 카드 하나를 보여줬다. 마찬가지로 검찰 소속.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잉여의 생각과는 다른 말이었다.
“특정 인물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이 접수되었습니다.”
“네?”
“일단 따라오시죠.”
그리고 나잉여는 그 사내의 손에 이끌려 한 승용차에 올라탔고, 곧 그는 차를 출발시켰다.
“이쪽은 검찰청 방향이 아닌데…….”
종종 기사거리를 위해 검찰청에 와봤던 그녀이기에 조용히 말을 건네던 그녀였지만, 곧 사내의 말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네. 나잉여씨는 고소를 당한 건 맞으시지만 소송은 거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에?”
사내의 말에 당황한 나잉여의 시선에는 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의 이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정원]
“당신은 건드려선 안될 사람들을 건드렸어요.”
============================ 작품 후기 ============================
"네?"
"당신 ㅈ 됬다고."
근데 왜 내 친구놈들은 평소엔 안부르더니 방학되니까 갑자기 부르고 난리여..귀찮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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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핀 : 솔찍히 우리나라가 그렇잖아요? 추측성 기사의 난무에 실적올릴려고 개ㅈㄹ떠는데
//ㅋㅋ 그렇죠
덱스트린 : 씨팔이 살려줘요 으엉 내 씨팔이 어떡게 해 씨팔씨팔이어서 합법적 욕이 가능한데 으앙
//살림요 ㅇㅇㅋ
제이스 올드윈 : 이제 직장도 잃고 더 심한 일을 겪을 듯한 기자에게 묵념
//묵념
은or : 나중에 잉여기자가 보복당해서 짤리고 짤리고 짤리면..bb 빠잉염.
//이제 거기서 끝나면 다행일듯
적현월 : 재밌게 읽고 갑니다. 신유천 저새끼는 눈치에 밥 말아먹은 바퀴벌레임에 틀림없습니다. 생존력 및 기타등등을 봐서 저녀석은 리치가 아니라 바퀴벌레가 운명이였으나 바퀴벌레라는 종족이 없어서 리치가 된 듯.
//아 들켰다
킴치맨 : 깨알같은 유정 찬사.
//들킴?
BlackRaccoon : 단언컨데 저 신유천은 세상에서 가징 눈치 없는 놈입니다.
//[유천]:뭐...뭐가!
심심판타지 : ㅋㅋ 난오늘짜장+탕수육이라는야식을먹는다하핫~ 쨋든유천은게임으로돌아오고~
//레이드 스타트
researchers : 나잉여 단언컨데 유천에게 100%보복당할것입니다ㅋㅋ
//보복의 시작.
소마광랑 : 나잉여님?기자 짤리고 깜 빵 10년에 출감일날 유천이한테 린치맞소 중환자실.33년행 티켓에 당첨되셨습니다.축하드려요
//[나잉여]:?!
Darkness1021 : 잉여기자짤린다에 유천손모가지를걸지(?)
//[유천]:...어째서!
gks마루 : 나잉여씨실종확정ㅋ
//ㅋㅋㅋㅋ
당가 : 저기자제가싫어하는데요 제가한번죽여보겠습니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
TetsuRyu : 우리나라 기자들의 특징이 제대로 드러난다ㅋ 것보다 나잉여기자는 참....유천이 대신 굴려져야 할듯?
//ㄴㄴ해여 둘다 굴릴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