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51화 (35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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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음?”

제 방에서 가만히 앉아 화면을 들여보던 회준은 곧 하나 둘씩 꺼지는 모니터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럴 일은 일어날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어났다는 소리는 두 가지 경우가 있었다. 첫째로는 이 아지트 곳곳의 cctv를 다루는 컴퓨터가 다운되었거나, 해킹을 당해 강제로 종료되었을 경우. 그러나 회준은 이 일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제 감시체제를 맹신하고 있던 탓이었다.

“그 놈도 문이 잠긴 방에서 나온 흔적은 보이지 않고 말이지.”

아지트 곳곳에 설치된 cctv를 맹신한 회준은 그 이상의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유천은 그저 제 방에서 제 무력함을 알고 가만히 찌그러져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그의 생각과는 달리, 그 유천이 잠긴 문을 뚫고 나와 아지트 내부를 활보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번도 할 수 없었다.

*          *          *

“에취!”

그리고 한창 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려가던 유천은 갑자기 터져 나오는 재채기를 참지 못했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누군가 제 욕을 한다 생각하니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오늘만은 봐줄 의향이 있었다. 여태껏 자신에게 대들던 씨팔에게 제대로 엿을 처먹였으니 말이다.

“근데, 그 영감이 눈치는 챘을까?”

그리고 작게 중얼거리는 유천의 음색은 살짝 불안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유천의 생각과는 달리, 회준은 그를 의심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천이 노린 것은 아니지만, 아까 전 메인 컴퓨터실의 C열에 있는 컴퓨터들 대다수는 게임 내 관리도 하지만 주 목적은 아지트 내의 감시였다. 그리고 그 대표격 컴퓨터가 C-8. 바로 유천이 엿을, 아니 물을 먹여버린 컴퓨터였다.

“뭐, 알아도 이젠 상관 없지.”

유천은 뒤이어 덧붙이고는 제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애초에 온갖 도청장치는 다 깔려있었지만, 문자까지 그럴까라는 유천의 생각과 어차피 들킬 거 화끈하게 일이나 벌리자는 생각에 유천은 주저 없이 소피아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었다.

[무기고.]

짧은 단어 하나만을 남기고 유천은 제 앞에 있는 거대한 문을 열어젖혔다. 그러는 유천을 감시카메라가 바라보고는 있었지만 제 역할을 다하지는 못했다. 저장될 폐쇄 회로마저 씨팔과 함께 맛이 간 마당에 제대로 된 역할 수행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오, 확실히 무기고 다운걸.”

유천은 조용히 감탄사를 뱉으며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지하에다가 무기고를 처박아놨나 했던 의문은 들어오자마자 풀렸다. 유천이 서 있는 위치에서는 천장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은 곳을 당당하게 세 개의 거대한 미사일이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밖에도 온갖 총기와 수류탄이 종류별로 나뉘어 진열된 것을 바라보며 유천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권총을 두어 개 더 챙겼다. 탄창도 서너 개를 꺼내 주머니에 넣기는 했지만, 아마 재장전할 틈도 없을 테니 무의미한 일이나 다름 없었다.

“으음…….”

“어, 벌써 일어났냐?”

제 머리를 매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정현을 보며 유천은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곧 자신과 눈을 마주친 정현이 주위의 물건들을 보고 기겁을 하며 제 권총이 있던 주머니를 뒤적거리고 있을 때, 유천은 정현에게서 뺏은 권총을 그의 눈 앞에 들이밀었다.

“이거 찾아?”

“너……!”

유천의 태연하기까지 한 그 말투에 할 말을 잃은 정현은 유천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그러나 그도 잠시, 유천이 정현에게 권총을 내밀자, 정현은 당황하고 말았다. 도무지 유천의 속을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던 탓이었다.

“네가 날 도와줘야겠다. 소피아 하나로는 무리야.”

“웃기는 소리 마. 내가 왜 널 도와줘?”

유천의 말에 대강이나마 유천의 속셈을 눈치 챈 정현이 유천의 제안을 거절하며 말했다. 묻지 않아도 뻔했다. 유천은 회준을 죽일 생각이 분명해 보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그의 생각과는 달리 유천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생각지 못한 말이었다.

“나 그 인간 죽일 생각 없거든. 오히려 살리는 게 목적이니까 협력해라. 여기 놔두면 그냥 모두 다 죽는 거야. 그 인간 하나 잡아서 끌고 가면, 다 산다고. 그 인간도 저 쪽에서는 중요한 인물이니까 죽이지도 못할 테고.”

“믿을 수 없어. 네가 어째서 아버지를 살리려 노력한다는 거지? 널 그렇게나 괴롭혔는데.”

유천의 말에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가 결여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은 정현은 유천의 뜻에 결코 따를 생각이 없었다. 첫째로 유천에게는 이 곳에서 나가기만 하면 감시의 눈이 깔려있을 것이다. 둘째로 유천에게는 그런 회준을 잡아갈 힘도, 지킬 힘도 없어 보였다.

“머저리. 그러니까 못 죽이는 거지. 날 그렇게 대했으면 평생은 감옥에서 썩고, 구를 생각은 해야 한다고. 잔머리 굴릴 생각하지 마. 그 커다란 대갈통 굴리는 소리 여기까지 다 들리니까.”

유천이 제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하자마자 또 다른 생각을 떠올리는 정현을 보며 유천이 한 말이었다. 폼으로 회준의 비서직을 수행하며 그의 일을 도왔던 그가 아니다. 유천과 관계된 중요한 일이나 그 목적, 그리고 각종 보안에 관한 일은 거의 아는 것이 없지만 잔머리 굴리는 속도 하나는 회준 그조차도 인정했던 정현이었다.

“내가 널 잡아서 아버지께 간다면?”

“여기로는 소피아가 오고 있어. 나 하나 구하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울 거고, 너도 알잖아? 내가 겨우 너한테 잡힐 놈도 아니라는 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정현을 무시하며 유천은 주위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자신과 자신을 도와줄 이들을 완전히 무혐의로 만들려면 필요한 물건이 여기에 있을 테니 말이다.

“찾았다.”

한참을 폭탄들 근처에서 서성이던 유천을 보며 정현은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그럴수록 유천의 뜻에 따르는 것 말고는 지금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였다. 당연하게도 유천은 얼마 가지 않아 자신이 찾던 물건을 찾아선 들고 왔고, 주저 없이 제 입에 한 개. 정현의 입에 한 개를 쑤셔 박았다. 기껏해야 알약의 크기를 조금 넘어선 그 물건은 아무런 방해 없이 정현과 유천의 식도를 지나갔다.

“무, 무슨 짓이야!”

“시끄럽고. 따라오기나 해.”

정현이 기겁을 하며 외쳤지만, 유천은 환하게 웃으며 그런 정현의 입을 다물게 했다. 곧 몸을 일으키고는 정현의 몸도 일으킨 유천은 제 허리춤에 꽂아뒀던 권총 하나를 꺼내서는 안전장치를 풀고는 총알 하나를 빼냈다. 제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 공포탄과 안전장치까지 채울 정도로 유천은 착하지도, 순진하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자, 출발하자.”

그 말을 마치며 먼저 유천이 무기고의 문을 열며 뛰쳐나갔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정현 또한 유천의 뒤를 쫓아 뛰기 시작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방금 자신과 유천이 삼킨 폭탄의 기폭장치가 유천의 손에 들려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저 자식……!’

물론 속으로는 열심히 유천을 씹어대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          *

“아프리카 쪽의 동의는 확실히 구했나?”

“예, 회장님. 이미 국정원에서 모든 절차를 처리해둔 상태입니다. 더군다나 놈들의 아지트 근처로 아프리카 측에서 방해전파까지 깔아뒀다고 하니, 내부의 스파이가 정보를 유출시킬 염려도 없습니다.”

“그럼 출발하지.”

언제나 유천이 비행기를 타고 들어왔던,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의 작은 공항에서, 유천의 옷에 붙여둔 도청기에서 유천의 전언을 듣고서 자신의 말 하나를 믿고 따라온 국정원에서 파견된 특수 요원들과 제 경호원들을 보며 회장은 제 비서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리고는 돌아오는 대답과 함께 다른 이들과 함께 각자 네 명씩 조를 짜서는 오프로드 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사막으로 들어가는 이들답지 않다고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옷 바깥으로도 보이는 선명한 검은색의 방탄복과, 허리춤에 차고 있는 각종 권총들이었다.

“곧 도착하겠군.”

출발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눈 앞으로 다가오는 듯한 태양광 발전기들을 바라보며 회장은 중얼거렸다. 이제 오늘만 지나면 제 오랜 악연도, 자신을 믿어주는 꼬마(어디까지나 회장의 시선.)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회장이 둘러보는 다른 오프로드의 탑승자들 또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제 총기를 꺼내 들고 있었다. 오프로드 자동차 안에 숨겨져 있던 이 총들은 이들 국가에서 지원해준 물건이었다. 항상 써오던 것과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이 지역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물건을 사용하는 게 현명했다.

“자, 이제 시작하지.”

그리고 태양광 발전기들이 사막의 일부를 덮고 있는 아지트의 입구에 도착한 회장은 제 손으로 안전핀을 뽑아 아지트의 입구로 강하게 던져 넣었다. 그리고 곧 입구에서는 커다란 폭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예상 외로 비명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지만 상관 없었다. 이 싸움은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이었으니까.

============================ 작품 후기 ============================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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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ogg : 첫코?

//그런듯요

opweration : @보고있으면... 계속 느끼는건데.... 언제 리치로 돌아가서 제목대로 될껀지??

//그, 글쎄요...?

인핀 : @굿바이 씨판  아 오타 씨팔

//엌ㅋㅋㅋㅋㅋㅋ

심심판타지 : @빅엿..아주좋소

//그러나 유천이 준비한 빅엿은 이제 시작

적현월 : @좋아요. 아주 좋아요. C8이 침수. 이제 남은건 애들과 인간쓰레기에게 빅엿을 먹이는것 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게요

은or : ㅋㅋㅋㅋㅋ 엄청난 엿이다..ㅋㅋㅋ

//ㅋㅋ그래요?

당가 : 엿을대량투척해라ㅋㅋㅋㅋ복수에시작은엿이최고지ㅋㅋ

//전쟁의 시작은 토마호크 미사일이. 유천의 복수의 시작은 엿이 시작을 알리는 법이죠.

researchers : 유천의 s가 발동하기 시작했다ㅋㅋ 잘보고 갑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s발동ㅋㅋㅋㅋㅋㅋ

덱스트린 : 오 이거 점점 흥미롭게... 근데 씨팔이 좀 불쌍하네 맨날 씨팔씨팔 불리다가 물세례맞음. 뭐 적반하장이라는 말도 있긴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팔이 불쌍...

소마광랑 : 씨팔씨팔씨팔 냉각기고장났지?시원하게 물좀뿌려줄께.크하하하하(라는상황?) 역시...알아봤는데.세디.에세머의 일종으로 가학성쾌감(?)을즐기는자?로써 극에 달하면 생물이아닌 무생물을 가학한다고 친구놈이 캡쳐해주더군요.역시..유천이는 극에 달햇군요...무서운놈....ㅋ

//역시 저거 진성 새디스트였쿤여

BlackRaccoon : 이제불쇼해줘야되는데

//오오미. 불쇼 좋긔

킴치맨 : 유천 : 으아! 땅땅땅빵!

//엌ㅋㅋㅋㅋㅋ 땅땅땅빵이라닠ㅋㅋ 어딘가의 그브가 떠올랐 아니, 그브가 맞나?

제이스 올드윈 : 씨팔 결국 보복당했구낰ㅋㅋㅋ 근데 자꾸 씨팔이라 하니 기분이 이상한겁니다...

//어감도 이상. 기분도 이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입에는 착착

가이오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팔 죽음?ㅋㅋㅋㅋ 잘보고 가요~

//죽지는 않았어여, 복구만 하면 됨

TetsuRyu : 씨팔이 쥬금ㅋㅋ 역굴림의 시작!!

//[유천]:내가 여태껏 굴렀던 이유는 더 큰 굴림을 주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였지!

인간님 : ㅋㅋㅋ빌어먹을 씨팔ㅋㅋㅋ이번엔 유천이 씨팔한테 빅엿을ㅋㅋㅋ역관광의 시작!!

//복수의 시작을 알리는 씨팔이 침수

불행마스터리 : 예예 씨팔에게 물을 부어버려~

//예예~♬

TimeWorker : c8은 공기화되었네 씨팔이라니

//ㅋㅋㅋㅋㅋ공기홬ㅋㅋㅋㅋ

AQ240 : 빅엿을 두개나선사 ㅋ 이제 복수의 시작이다

//엿 추가요!

arcadia1019 : 누구든 유천이를 건드리면 아주 그냥 씨팔 되는거야

//익사하는 군요. 나르호도

Darkness1021 : 드디어반격의시작?

//넹, 그렇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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