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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이야, 이거 말이야. 처음 거기 끌려갈 때 생각나는데?”
한참 동안 시트에 누워선 미동도 않던 녀석이 일어나서는 지껄이는 소리라는 게 저 따위다. 몸 구석구석 안 맞은 곳을 찾는 게 힘들 정도로 다쳐서 돌아온 유천을 걱정해 줬더니만 정작 자신은 처음 그곳에 갈 때가 떠오른다는 둥 쓸데 없는 실 없는 소리를 내뱉는 유천이 얄미워 소피아는 유천의 수갑을 지그시 눌렀다.
“윽…….”
그리고 수갑이 채워진 손목까지 맞아서 시커먼 피멍이 든 유천은 소피아의 의도대로 신음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했다. 어차피 소피아는 그런 유천을 보며 ‘흥’하고 콧방귀만 뀌고는 자업자득이라며 제 앞으로 온 기내식을 먹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와 함께 곧 착륙한다는 소리가 들리자, 유천은 몸을 내밀어 창 밖을 바라봤다. 절대 크다고 보기 힘든 공항과 그 규모, 그러나 관광객만큼은 좀 있는 공항의 모습을 보며 유천은 중얼거렸다. ‘도착했다’라고. 그리고 그런 유천을 살벌한 기세로 노려보는 사내들이 있었지만, 유천은 살포시 중지를 올려 보이곤 시트에 편히 누웠다.
“야, 나도 벨트 좀 채워줘라.”
“내가 왜?”
“그럼 이 손에 내가 하리?”
그리고 소피아를 향해 말을 건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쌀쌀하기 그지 없었다. 그 원인을 모르는 유천은 자신 또한 퉁명스레 수갑을 찬 제 손을 보여줬고, 그런 유천을 보며 소피아는 순간이나마 유천을 보며 웃고 말았다.
“그러게 누가 그 밤중에 사고 치래?”
말은 그리 하면서도 안전벨트를 채워준 소피아는 비행기가 착륙하고 나서도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만 좀 웃어라 미친년아.”
결국 비행기에서 내릴 즈음에서야 유천이 수갑을 찬 제 팔을 들어 소피아의 머리를 내려친 후에서야 제 머리를 잡고 울상을 지으며 웃음을 멈출 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또 뭐 타고 갈 거냐?”
“똑같지. 뭐, 다를 게 있나.”
그리고 유천과 소피아는 공항의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며 곧 도착할 자동차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캐리어 가방 두 개는 소피아가 끌었고, 유천의 팔은 후드티마냥 연결된 주머니 속에서 수갑에 채워진 채 밖 구경도 못하고 있었다.
“왔다.”
본의 아니게 죄수복 비스무리하게 되어 팔을 못 움직이는 유천이 고갯짓으로 한 방향을 가리키자 소피아가 그 방향을 바라보았고, 그 곳에는 저번에 왔을 때도 한번 봤던 그 사내가 운전대에 앉아 뒷좌석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 양반들은 뭐 타고 가냐?”
“다시 돌아갈걸. 어차피 여기선 감시도 필요 없으니까.”
“자신 만만한걸.”
뒷좌석에 올라탄 유천이 고갯짓으로 사내들을 가리키며 묻자, 소피아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유천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물론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운전대의 사내는 관심도 없었지만, 소피아 또한 유천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으니 유천의 그 말을 별다르게 생각하는 이는 없었다.
“도착했네.”
한참을 그렇게 달려 전에도 보았던 발전기들 앞에 멈춘 차에서 유천이 중얼거리고는 소피아를 발로 툭툭 차며 말했다. 퉁명스레 유천을 쏘아보던 소피아는 곧 문을 열고서는 익숙하게 태양광 발전기들 사이로 가방을 끌며 걸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 유천이 따라 걷기 시작했다.
“젠장. 더워 죽겠는데 이게 무슨 꼴이야.”
물론 투덜거리는 것을 잊지 않고서 말이다.
“도착했나.”
“아아, 덕분에.”
그리고 발전기들 사이의 지하로 향한 입구에 서 있는 회준의 꺼림칙한 표정과 퉁명스럽기 그지 없는 말투에 웃으며 제 묶인 팔을 옷 위로 들어 보이며 대답하는 유천이었다. 소피아와 회준의 표정이 동시에 찌푸려졌지만 유천은 신경도 쓰지 않고서 먼저 입구로 들어가며 말했다.
“근데, 이건 언제 풀어줄 거지? 어차피 여기선 묶어봤자 그쪽이나 나나 하등 도움이 될 게 없을 텐데.”
“그건 봐야 알 일이지.”
여전히 구겨진 표정으로, 딱딱한 어조로 유천에게 몰아붙이듯 말하며 회준은 유천을 앞질러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유천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벽면을 둘러싸고 있는 자그마한 구멍 속에 있는 감시 카메라들을.
‘나 하나 감시하겠다고 깐 것 치곤 너무 많은데.’
속으로 중얼거리며 유천은 보폭을 늦춰 자신을 뒤따라 온 소피아에게 말을 건넸다. 물론 여전히 퉁명스러운 기색의 소피아였지만, 어차피 목적은 자신의 탈출인 이상 자신을 도와줄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부탄 가스 같은 거 있으면 좀 모아봐.”
말을 마치며 유천은 다시 발걸음을 빨리 했고, 곧 유천의 눈에는 언제나 회준이 처박혀있던 방의 문이 보였다. 그리고 마치 들어오라는 듯 열린 문 사이로 발을 집어넣어 문을 열어젖힌 유천의 눈에 회준이 앉아서 자신에게 손짓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꽤 재미있는 일을 벌였더군.”
“비행기에서 한 일?”
“아시아 서버에서 벌인 일.”
회준의 말을 들으며 유천은 웃고 있던 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기 시작했다. 머리 속으로는 저 남자가 어디까지 자신이 한 일을 알고 있는지, 또 자신의 일을 방해할 만큼 알고 있는 지를 가늠하기 위해 간을 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저 질문 자체가 자신의 간을 보기 위한 것일 수도 있었으니 일단은 대답을 해야 했다.
“그 일에 대해서는 모르겠는데. 난 당신이 시킨 대로 게임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내가 언제 마음대로 싱크로율을 조절하고 멋대로 서버의 운영권을 휘두르라고 했지?”
‘알고 있다. 내가 한 일들을 알고 있어.’
유천의 시치미에도 불구하고 확신을 가진 눈초리로 유천을 노려보는 회준을 향해 유천은 눈을 피하지 않기 위해 더 똑바로 눈을 치켜 뜨고서 그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웃기지마. 싱크로율이야 보스 몬스터를 잡기 위해선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가 있었어. 안 그랬다면 내 직업 특성상 약해빠진 방어력으로 한대만 맞아도 최소가 빈사, 최대는 쇼크로 죽을 테니. 나도 업데이트 때문에 골치 썩고 있던 건 마찬가지라고.”
그러면서도 말은 억울하다는 듯한 어조로 항변하는 것을 그치지 않았다.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는 몰라도, 일단은 최대한 모른 척 잡아떼야 했으니까.
“슬로스라고 했나. 네가 지어준 이름이.”
‘그 개새끼가!’
그리고 회준의 입에서 나온 말에 유천은 욕설을 속으로 지껄였다. 그런 유천을 보며 피식 웃은 회준은 유천의 팔을 한쪽으로 잡아당기고는 같이 옷 밖으로 삐져 나온 수갑을 손수 풀어주며 입을 열었다.
“너랑 난, 참 닮은 구석이 많아. 그래서 더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군.”
“시답잖은 소리 집어 치워. 난 남자 따위의 관심은 백 번 죽었다 깨어나도 사양이니까.”
그의 웃음이 유천에게 있어서는 들통날 거짓말을 한 아이에게 날리는 비웃음으로 보였기에 자연스레, 아니 애초에 그의 말 전부를 비뚤게 받아들이고 있던 유천의 목소리는 자연스레 짜증이 담겨 있었다.
“하나 알려줄까?”
“…….”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너무나도 쉽지. 그러나 누군가 그리던 그림을 이어 그리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은 찾기 힘들 거야. 애초에 무슨 생각으로 그리는 지 조차도 알지 못하니까. 안 그런가?”
선문답이라도 하듯 뭐라 대답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한 유천이 대답을 하지 않자, 회준은 이어서 한 마디를 내뱉었다.
“마치 자네의 두 명의 어머니처럼 말이지.”
“……무슨 개소리야.”
회준의 이어진 말에 표정을 왈칵 일그러뜨린 유천이 이를 꽉 물며 반박했다. 그리고 이어진 회준의 말이 끝나자, 유천은 욕설을 지껄여대며 발악을 시작했고, 곧 회준의 멱살은 유천의 손에 잡혔다.
“애초에 자네의 기억에는 친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 그러니 자연스레 지금의 아버지가 제 친부마냥 느껴져 더 살갑고 편히 대할 수 있었지. 이게 바로 거의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경우, 반대로 지금 자네의 어머니의 경우는 어떤가? 자네를 낳아준 친모와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었겠지. 그에 견디지 못한 자네는 반항을 했을 테고, 자연스레 거리가 멀어졌겠군. 안 그런가?”
“이 개새끼가!”
대부분의 사람은 모르는,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것은 유천에게 있어 역린이나 다름 없었다. 그랬기에 그렇게 당당히, 장난스레 그 화제를 언급하는 회준을 유천은 용서할 수 없었다. 발악을 하며 멀쩡한 팔로 회준의 멱살을 쥐어 틀어 올리고 그의 근처에 있던 유리 탁자로 내동댕이치려던 순간 유천의 관자놀이 옆으로 차가운 금속의 느낌이 전해졌다.
“그쯤 하는 게 어때. 네가 자꾸 그렇게 나오면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주기 힘들다고.”
============================ 작품 후기 ============================
여러분 미안여, 너무 늦었...금요일 밤샘하려다 실신, 토요일 농구 갔다와서 실신. 결과가 이모양...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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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 리리플
gksguq963 : 칼댓
//빠...빠르다!
킴치맨 : 첫코하신분빠르다!
//동감여...ㅋ
제이스 올드윈 : 요새 유천 자꾸 기절하네 ㅋㅋㅋㅋ
//보약이라도 지어줘야되나ㅋ
researchers : 담펀 기대하겠습니다!!
//현실은 공지였...쿨럭-
arcadia1019 : 유천이한테 너무 그로지 마요.... 너무 약해빠졌어.....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
BlackRaccoon : 주먹에맞은건가아님총에맞은건가
//3번, 발이요는 훼이크. 손이요
인핀 : 유천이는 이제 불쌍할지경
//앜ㅋㅋ 언제는 굴리라며옄ㅋㅋ
덱스트린 : 구타가 아니라 총으로 때려야 손마씌 느껴지지
//!?
DeButy : 유천이에게 엘릭서를 줘야돼.. 남자자식이 맞고다니다니
//그러게요. 사내새끼가 요새 맞고 다니네요. 보약 줘야됨
은or : 유천이가 요즘들어 약해보이는 이 불편한?진실...?ㅋㅋㅋ 잘보고가요!
//불편한데 사실 다굴 앞에 장사없...쿨럭
당가 : 유천요즘너무맞고사는거같네.....넘불쌍해보임ㅋㅋ나중에는빵셔틀되는거아님?ㅋㅋ
//오오미, 좋다
심심판타지 : 저도시험기간이라 컴잡기가힘든대 몰컴으로뻐긴다는함정카드 다들힘내죠
//몰컴 하다가 걸림ㅋ
vkdlfjs2 : 호....혹시 XE이시면 저랑같이.....야라나이카
//프리미어...ㅠ
AQ240 : 유천이 성격 마니죽었네 진짜 돌아이의 면모를보여줄시간이야
//곧 또라이 유천이 부활합니다.(파워스포)
불행마스터리 : AQ240님의 말에 적극 동참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엌ㅋ
348 리리플
gksguq963 : 이번에도칼뎃
//이...이분 빠르다!
researchers : 시험공부 열심히하세요ㅎ
//감사합니다 ㅋㅋ 잘 치고 왔....
TetsuRyu : 코멘을 누른다는게 잘못해서 추천 누름 칭찬해주셔요~//
//멋져요. 조흔 자세 칭찬칭찬.
당가 : 저도담주시험인데작가님도힘내세요ㅋㅋ
//넹 감사합니다 ㅋㅋ
은or : 글 올라온줄알고 왔다가 공지에 낚였다..ㅋㅋ 시험 잘 치세요~!
//하...이 몸의 낚시실력이란. 낚시꾼이나 해볼까봐요
제이스 올드윈 : ㅇㅅㅇ...시험기간이라 공지들이 많이 뜨는군요...
//그러나 이제 방학이 코앞! 그러나 방학식 하고 이틀 뒤 자격증 시험. 그리고 2주간 학교 또 가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DeButy : 시험...? 어디서 찍는 소리안들림@?
//그러게요? 어디서 들리지?
덱스트린 : 야호...!
//월척이다!
킴치맨 : 이구역에 미친놈은 유처니가아니고 그걸쓰는 자까님.. ㅁ..머지 욕이아닌대 욕가타. 젠장
//!?
BlackRaccoon : 미친놈앞에상이들어가야할거같은느낌이들어요
//안녕하세요. 이 구역의 상 미친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행마스터리 : 요새 시험기건이랑 소리 많이 하네 내 동생도 시험인데 ㅋㅋ
//시험 젡
가이오가 :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저 웃지요
인간님 : 전 방학한지 2주째ㅋㅋ역쉬 대학생의 방학은 좋규냐~~요호호호호호호호 셤공부 열심히 하셔요ㅋㅋ
//넹ㅋ 이제 자격증 공부해야되긔..
Darkness1021 : 시험따위 유천이는시험안보니까겁나굴러라
//그렇죠. 굴러야죠
opogg : 얜 진짜 뻑하면 다굴맞네 ㅋㅋㅋㅋㅋㄱㅋㅋㅋㅋㅋ
//다굴복 터짐
chercheur : 도배가아니라 오감도 패러디요.
//그거 말하는 게 아니라 한번에 네개 쓰지 마요. 다른 분들도 쓰는데 길어도 한개에 해주세요
창룡승천 : 그래! 이구역의 미친놈은 바로너야ㅇㅇ군...그래서? 완결은언제냐. 또 왜 시작이냐 챕터가
//닥쵸
소마광랑 : ㅋㅋㅋ전 오늘부터시험인데 오늘시험끝나고 애들이랑 족구했지욬ㅋㅋㅋㅋ헤딩골때려뒤져욬ㅋㅋ
//ㅋㅋㅋㅋㅋㅋ
아, 일제사격님 왕들의 게임이라고 꿀잼인데요 강추. 셤기간에도 잠깐씩 들어와서 봤...쿨럭- 개도 안걸리는 여름감기에 걸려서 고생중 1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