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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그래? 그거 정말 잘 됐네.’
자신을 바라보는 소피아의 얼굴을 마주하며 마찬가지로 입술을 달싹인 유천은 피식 웃었다. 사람을 부리는 위치에 선 인간이 어쩜 이렇게도 단순할까. 유천은 지금도 제가 벌인 일을 찾으며 골머리를 굴리고 있을 회준을 생각하며 키득였다.
‘백날을 거기를 뒤져봐라. 내가 한 일이 보이나.’
속으로 그를 비웃으며 중얼거린 유천의 표정을 보며 전혀 걱정이란 걸 하지 않는듯한 유천을 보며 한숨을 내쉰 소피아는 곧 고개를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만큼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는데 당사자란 놈은 다른 생각을 하며 키득이기 바쁘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어올리는 소피아의 눈에 보인 것은 고작 둘이 탈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크기의 커다란 전세기였다.
“미친, 돈이 남아도네.”
그리고 걸음을 멈춘 소피아를 보며 몸을 일으킨 유천은 욕을 지껄였다. 물론 놀란 이유는 소피아와 마찬가지였다. 이만한 전세기는 자신이 제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해외로 출장을 나갈 때도 이만한 걸 본적은 있었다. 다만 그때는 수행원들로 비행기의 반이 찼으니 이 정도는 아니었다. 고작 둘이 타는데 크기는 보잉 747에 버금간다.
“하하……이번에는 아버지도 무리하신 것 같은데.”
누가 봐도 당황한 눈초리로 유천을 응시하며 소피아 또한 중얼거렸다. 그래도 유천은 그 이상 불평은 이어지지 않았다. 몸을 일으켜 직접 비행기에 올라타려 하자, 여태까지 유천을 들것에 실어 들고 왔던 사내들이 그러는 유천을 다시 눕히고는 들것에 실어서 비행기에 태웠으니 말이다.
“어어? 그건 왜 가져가. 내 거라며!”
물론 그 얌전한 태도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불행히도 비행기에 올라탄 유천이 급히 헤드 기어를 쓰고 게임을 시작하려 하자 헤드 기어를 빼앗고 나선 사내들 때문이었다. 유천이 반항하듯 몸을 일으키자, 유천의 어깨를 지그시 누르는 사내의 행동에 유천은 이를 물며 밀려나고 말았다.
“이 새끼가……!”
“수상한 짓 하시 마십쇼.”
유천의 욕이 이어지던 말건 제 말만 끝내고서 기장실로 들어가 헤드 기어를 두고 오며 사내가 유천을 바라보며 경고했다. 그제서야 유천은 이해가 갔다. 어찌된 영문인지 소피아 또한 그런 사내들을 말리지 않는 행동을 보아하니 벌써 알고 있는 듯 했으니까.
‘아버지가 네가 아시아 서버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다는 걸 눈치 챘어.’
“제기랄.”
그 말이 이 뜻이었냐? 유천이 욕을 지껄이며 소피아를 노려보자 소피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푹신한 제 좌석에 앉아선 등을 기대고는 눈을 감았다.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무리는 개뿔이, 감시하려고 했네.”
욕을 지껄이며 유천은 주위를 돌아봤다. 여기까지 자신들을 데려온 사내들은 기내 곳곳에 서서는 자신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앉아있는 제 눈에 보이는 감시 카메라만 네 개다. 수상한 행동 말라는 건 이걸 두고 말한 듯싶었다.
“몰라, 젠장. 그래 너희 맘대로 다 해 쳐먹어라.”
욕을 실컷 중얼거리고서도 한참 동안 유천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얼마 가지 않아 기내식이랍시고 준 음식을 깨작거리면서도 유천은 욕을 궁시렁거리고 있었다. 몸만 멀쩡했다면 힘으로는 자신이 밀릴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제 상처를 눌러 자신을 밀어붙인 그 사내의 얼굴을 떠올리며 욕을 지껄이며 유천은 기장실을 노려보았다.
‘두 놈 정도면 해볼만하다.’
유천은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얼핏 보기에 아까 보았던 공항의 풍경은 예전에 보았던 중국의 공항 중 하나였다. 여기서 아프리카까지 곧장 간다고 쳐도 지금 시간이 시간이니, 곧 밤이 되면 기장에게 기내의 불을 꺼달라고 하면 된다.
‘벌써부터 서버에는 아무런 짓을 하지 않았다는 걸 걸리면 곤란하지.’
헤드 기어 속에는 분명히 자신이 플레이한 게임의 정보는 당연히 들어간다. 더군다나 플레이 영상이 들어있기라도 한다면 그건 정말 자신에게 치명적이게 다가온다. 정말 운이 좋다면 탈환을, 운이 나쁘다면 헤드 기어를 제 손으로 박살을 낼 준비까지 된 유천이었다.
‘지금이다.’
자신의 생각대로 한참을 눈을 감고 있다가 시간이 되었다 싶어 실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자, 해는 이미 저물어 있었다. 감시를 하던 사내들도 자신과 소피아가 자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자신들 또한 근처의 좌석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오자 유천은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으음?”
그리고 최대한 사내들이 없는 방향으로 움직인 유천이 기장실의 문을 열려 하자, 기장실의 근처에 있던 의자에 앉아있던 사내가 눈을 끔뻑이며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이야 이미 어두워진 주위를 바라보며 익숙해졌다지만 사내는 아직이었다. 재빨리 사내의 등 뒤로 몸을 옮긴 유천은 제 손을 뻗었다.
“……!”
소리 없는 아우성. 딱 그 짝이었다.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사내의 눈과 입을 손으로 강하게 압박을 한 유천의 행동에 사내는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기절 한 채로 축 늘어졌다.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한 사내는 죄 없는 좌석의 푹신한 시트만을 찢었을 뿐이었다.
‘혹시 모르니까.’
유천은 사내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권총을 주워 들며 중얼거렸다. 곧 다시 몸을 일으킨 유천은 아까보다 더욱 조심스런 몸짓으로 기장실의 문을 열었다. 다행히도 그 때까지는 밖에 있던 사내들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기에 마음을 놓고 유천은 기장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
특유의 커다란 몸체 덕에 기장실 또한 만만치 않게 큰 탓 일까. 기장과 부기장은 유천이 몰래 들어온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서로 저마다 도란도란 이야기만 주고 받을 뿐, 유천은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서 제 헤드 기어를 찾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그리고는 짧게 욕을 지껄였다. 다행히 그 목소리가 작았던 탓에 주위에 울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기장과 기장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주제와 부기장의 손 위에 올려져 있는 제 헤드 기어가 갑자기 제 손 위로 뿅 하고 나타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거 내놔.”
어차피 들킬 각오는 했었다. 유천은 부기장에게 권총을 들이밀며 헤드 기어를 내놓을 것을 종용했다. 갑작스레 저희들의 뒤에서 나타난 유천을 보며 기장과 부기장이 놀라고, 그 대상이 자신들이 태우고 있는 사내들이 엄중히 감시하고 있는 청년이란 것을 알고 또 한번 놀랐다.
“죽기 싫으면 내놔.”
아무런 말 없이 벌벌 떨고만 있는 유천을 보며 기장과 부기장이 서로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각 그들의 머리 속으로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고 있었다. 총을 들고 있는 유천은 사실 범죄자고, 비밀리에 외국으로 모종의 세력이 빼돌리기 위해 전세기에 몸을 숨기고 도망가는 것이라고. 물론 비슷하기는 했으나 유천은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들이 떨면서 제 멋대로 착각하고 있는 동안 유천은 헤드 기어를 빼앗는 데에 성공했다.
“좋아, 이제 이걸…….”
“그래, 그걸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유천이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헤드기어를 한 손에 들고 등을 돌린 순간, 제 뒤에는 아까 전 제 상처를 누르던 사내가 제 허연 이를 보이며 서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며 유천이 욕을 지껄이며 제 권총을 사내에게 겨눴다.
“씨발.”
“어이쿠, 무서워라. 얘들아, 나와라.”
유천의 거친 욕설과 제 몸을 향해 겨눠진 권총을 보며 여유로운 말투와 표정으로 짐짓 장난스러운 말투로 유천을 비웃으며 사내가 말하자, 유천을 둘러싸고 이미 수많은 권총이 유천을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사내의 부하 중 하나가 유천의 뒤통수에 총을 겨누자, 유천은 저항을 포기한다는 듯 고개를 젓고는 헤드 기어를 먼저 땅에 내려놨다.
“그래도 저건 가만히 못 두지.”
탕-
유천의 중얼거림에 이어진 짧은 총성은 유천이 바닥에 내려놓은 헤드 기어를 총알과 함께 뚫고 지나갔다. 분명히 각종 전자장치가 달려있는 부위를 헤집고 지나간 탓에 헤드 기어 안은 정상이 아닐 터였다. 이제 회준 그 놈도 자신이 아시아 서버에 뭔가를 숨겼다는 확실한 확정을 내릴 것이 분명했다. 어차피 걸리지 않는다면 데이터 파기를, 걸린다면 헤드 기어를 박살낼 생각이었으니, 어느 쪽이든 회준의 확신은 얻어낼 수 있었다.
“…….”
그리고 사내는 무심한 눈길로 유천을 바라보고는 곧 씩 웃는 유천의 면상을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총을 내려 놓는 척을 하던 유천의 몸은 허리가 굽혀져 그의 발길질에 맞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이어진 구타와 함께 유천은 제 목 뒤로 느껴지는 찌릿한 느낌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 작품 후기 ============================
빌어먹을 시험기간. 컴 잡기도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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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스 올드윈 : 20편 달리고 나니 첫코랑께 아무튼 오랜만입니다 ㅋㅋ
//넹 ㅋ 오랜만이에옄ㅋㅋ
researchers : 유천은 역시 s(응?!)의 자질이 충분했어ㅋㅋ
//ㅋㅋㅋㅋㅋㅋ그러게옄ㅋ
DeButy : ㅋㅋㅋㅋㅋㅋㄹ SM플레이어
//M은 아직 없긔
당가 : 마룡에대한묵념....삼가고룡에명복을빕니다
//엌ㅋㅋㅋ 마룡에 대한 진심으로 동정하시는 분이 여기 계셨엌ㅋ
BlackRaccoon : 왠지마룡먹으면스텟올라갈거같은데
//근데 이제 뼈다귀랑 비늘밖에 안남았긔, 양분 다 털림
arcadia1019 : 진정한 S랰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성S 乃
은or : ...칭호ㅋㅋㅋㅋㅋ 잘보고가요..ㅋㅋㅋㅋ
//짧고 강력한 인상의 칭호. ㅋㅋㅋ
적현월 : 재밌게 읽고 갑니다. 마른고기는 육포로 먹는거죠. 노릇노릇하게 익었을테니.
//아녀, 고기가 없긔. 그냥 뼈다귀 ㅋ
킴치맨 : 진성S라.. 이제 마조가 되어보자.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opweration : 이야 대단하구먼 대단해
//ㅋㅋㅋㅋㅋ
AQ240 : 이제 유천은 겜속에선 신빼곤 최강자구만
//ㄴㄴ 게임 속 신이란 놈한테 권능도 뺏어옴. 시스템 권한 하나면 신도 안 무섭긔
인간님 : 새디스트 유천ㅋㅋ마조까지 생기면 조합 지존일텐데ㅋㅋㅋ
//그러게옄ㅋㅋ
덱스트린 : 가시리 가시리 있고 나는... 이라고 답시를 써보려햇건만 빌어먹을 돌대가리 패시브로 인하여...
//아아...저건 감성이 충만하다는 새벽 2시(물론 구라)에 멘탈이 쪼개지면 가능해져여
인핀 : ㅋㅋㅋ이제 마조가 나타나면 돼는건가
//제 말이 그 말이죠. ㅋㅋ
TetsuRyu : 새디스트라니ㅋㅋㅋ 마룡에게는 마조히스트칭호를ㄱㄱ
//고룡 모독입니닼ㅋㅋ
chercheur : 굴리는사람은굴리지아니하던사람이고또굴리는사람은굴리지아니하던사람이엇기도하니까굴리던사람이굴리는구경을하고싶거든 굴리지아니하던 아니하던사람이굴리걸구경하든지굴리지아니하는사람이굴리는것을구경하든지 굴리지아니하던사람이나굴리지아니하는사람이굴리지아니하는것을 구경하든지하였으면그만이다 ㅋㅋ 보스몹 오감도 님이 강림하셨읍니다. 쌤아 쌤아 교수님아 유천위에 타지마라 유천꽃이떨어지면 발록양이 울고간다.
//답시는 감사한대요. 도배는 자제 부탁드립니다.
vkdlfjs2 : 전캐릭 70찍고접은1ㅅ
//엌ㅋㅋㅋㅋㅋㅋ 이제 42 1ㅅ
소마광랑 : 전 1년째 무사한 겔노트..후훗... 그리고 울프팩은 늑대떼처럼 우르르몰려가는 전투방식을 말해요.ㅇㅅㅇ
//그러쿤요. 1년째 무사하다라. 제 폰도 1년은 무사했어요. 단지 그 뒤가 문제였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