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45화 (345/440)

0345 / 0440 ----------------------------------------------

시작

[이미르의 가시덤불]

유천은 제 눈 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며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곧 유천의 목을 움켜쥐고 있던 청년이 이상함을 느끼고 뒤로 빠지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의 발등을 뚫고서 솟아오른 가시덤불이 그의 몸을 꽁꽁 묶어버렸으니 말이다.

“자, 이제 제대로 가볼까?”

키득거리며 대꾸하는 유천의 두 발은 이미 땅에 맞닿아 있었고, 팔을 돌리며 어깨를 풀고 있는 유천의 오른손에는 날이 선 검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난 말이야, 네가 그 무식하게 커다란 돌덩이만큼 단단할 거라고는 생각 안 해.”

중얼거리는 유천의 밋밋하기 그지없는 은빛의 검신은 곧 유천의 말이 끝나자마자 검은색의 오러 블레이드가 치솟았다. 깜짝 놀라 크게 부릅뜬 눈으로 유천을 노려보자, 키득거리며 유천은 그대로 검을 내리쳤다.

“오오.”

“잘한다.”

물론 그러는 유천의 뒤에서는 어디서 난 것인지 모를 과자를 우물거리며 감탄사를 내뱉어대는 발록과 라이헤르가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유천은 웃는 표정 그대로 제 검을 막아낸 청년을 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상점에서나 팔법한 싸구려 롱소드로는 무리다 이거지?”

유천이 바라보고 있는 곳에는 팔만 부분적으로 바뀐 비늘 군데군데에 가시덤불이 박혀 보기만 해도 독 기운이 묻어 나오는 듯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핏방울이 떨어지는 곳에는 유천이 만들어낸 가시덤불 외의 다른 식물은 메마르고, 땅은 푹푹 빠지기 시작했지만 그와는 달리 유천의 검은 부분적으로 바뀐 마룡의 팔에 막혀 있었다. 유천이 혀를 차며 중얼거리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던 마룡도 곧 이를 보이며 웃기 시작했다.

“건방진 리치군. 도대체 나랑 무슨 척을 졌다고 날 이리 대하는 것인지.”

“님아 즐. 모르면 얌전히 닥쳐라.”

저 뻔뻔한 새끼가. 유천은 조용히 덧붙였다. 누구는 정신줄 멀쩡히 잡힌 상태에서 생으로 씹혀 먹히는 그 더러운 통증을 느껴야 했는데 이토록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는 마룡을 보며 유천은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욕을 지껄였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는 못한 것 같지만 곧 조롱기 가득한 유천의 태도에 욕인 줄은 알았는지 표정을 일그러뜨리기 시작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곧 가시덤불이 하나 둘 청년의 살갗을 파고들며 피를 자아내는 것을 지켜보며 유천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피가 베어 나오는 피부 위로 하나 둘 생겨나는 비늘을 지켜보던 유천은 곧 인벤토리로 제가 들고 있던 검을 집어 넣었다.

“덤벼.”

그 뒤로 유천이 꺼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천은 제 팔을 쫙 펴서는 도발이라도 하듯 마룡에게 말을 건네었다. 그와 동시에 마룡을 묶고 있던 가시 덤불이 찢겨져서는 사방으로 튕겨져 나가고, 표정이 더욱 일그러지는 마룡을 보며 유천은 키득거렸다.

“그렇게 보여도 신이란 놈 힘으로 만든 식물이다. 신이 직접 키운 덤불을 찢어놨으니 네 상태도 정상은 아니겠지. 애초에 묶인 것 자체부터가 저주의 연속인데 말이야.”

날개의 부드러운 피막부분 일부가 찢어져 하늘조차 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유천은 키득거리며 마룡을 도발했다. 어차피 그 가시덤불은 이것으로 용도가 다한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놈이 자신에게 달려들게 하는 게 중요했다.

[한낱 리치 따위가!]

“오, 화났어? 이제?”

입을 쩍 벌리고서 자신을 향해 외치는 마룡을 보며 유천은 오래 기다렸다는 듯 하품을 내쉬며 대답했다. 이 뒤로 저 거대한 아가리에서 튀어나올 공격은 알고 있었다. 드래곤 자체의 마나가 섞인 강산. 산성이 듬뿍 담긴 브레스가 튀어 나올 것이 당연했으니 말이다.

“나와.”

유천의 코 앞에서 입을 쩌억 벌리고는 주변의 기운을 빨아들이는 마룡을 뒷짐을 지고서 지켜보던 유천이 낮게 읊조렸다. 가슴팍이 크게 부풀어 오른 마룡이 그 거친 숨을 내뱉기 전, 마룡의 머리 바로 위에서 공간이 찢어지는가 싶더니, 거대한 덩치를 가진 두 개의 피조물이 마룡의 머리를 붙잡고서는 땅에 처박아 버렸다.

[무, 무슨!]

“뭐긴 임마. 내 복수는 이제 겨우 시작인데.”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당황한 마룡이 외치자, 유천은 비웃으며 그에 화답했다. 물론 유천을 향해 내뱉으려던 그 산성의 입김은 엉뚱한 땅을 향해 쏘아졌고, 그 지대는 말 그대로 녹아 내려 새로운 절벽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자, 길게 끄는 건 너도 귀찮고 나도 귀찮지?”

[무슨 짓을 벌이려는 것이냐!]

“거참. 아직도 모르겠냐? 내가 네 밑에 있을 놈으로 보이냐고. 어디서 찍찍 명령에 반말질이야?”

깊게 만들어진 구덩이를 보며 중얼거리는 유천을 보며 그로테스크와 거대한 유천의 골렘에 의해 잡힌 날개를 퍼덕거리며 외쳐대는 마룡을 보며 심히 불편하다는 표정으로 유천이 외쳐댔다. 그 안에 담긴 마나량에 저도 모르게 움츠러든 마룡을 보며 유천은 키득이며 다시 인벤토리에서 롱소드를 뽑아 들었다.

“걱정 마. 이건 아까 것처럼 싸구려는 아니거든.”

자그마치 노가다의 상징으로 모은 것이나 다름 없는 물건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말만 노가다였다. 자신은 앉아서 구경만 하고 일은 저가 불러낸 언데드들이 알아서 했으니까. 고레벨 던전의 최하층에 놓여져 있던 검을 가져오는 것에는 좀비 몇 마리면 충분했다. 같은 언데드 계열 소환수는 적으로도 취급을 하지 않는 모양이었으니 말이다.

“시작한다. 사일런스.”

유천의 말과 함께 유천의 주변으로는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 하나 나지 않았다. 마룡 또한 갑자기 소리가 나오지 않는 제 발성기관에 놀란 듯 눈만 크게 떴지만, 유천은 무심하게 그 마룡의 눈을 향해 검을 뻗었다.

“쫄기는.”

제 눈 바로 앞에서 멈춘 검에 눈을 질끈 감은 마룡을 보며 유천은 중얼거렸다. 뭐라 반박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마룡을 보며 유천은 검을 세워서는 마룡의 앞발로 향해서는 발톱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이해가 안가는 듯한 눈치로 자신을 바라보는 발록과 라이헤르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유천을 보며 둘은 중얼거렸다.

“쟤 뭘 잘못 먹었어?”

“그냥 미친 것 같은데.”

그러나 아쉽게도 유천의 귀에까지 둘의 목소리는 전해지지 못했다. 유천의 주위로는 사일런스로 인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범위 밖에서의 뒷담에 너무나도 취약한 유천의 마법이었다.

“아, 이 짓도 진짜 더럽게 힘드네.”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허리를 굽힌 채 뭔가를 하던 유천이 굽혔던 허리를 펴며 중얼거렸다. 그러는 유천의 앞에 있는 마룡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전신을 감싸던 윤기가 흐르던 빛조차 삼키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던 흑색의 비늘은 이미 반 이상이 사라져있었다. 날개 위쪽에 이르러서는 아예 비늘이 없는 그 모습은 정말로 도마뱀을 생각나게 할 정도였다.

“미친 놈.”

“어떻게 저렇게 잔인한 짓을…….”

발록은 그 긴 시간 동안 한번도 몸을 일으키지 않고 비늘을 모조리 떼어낸 유천의 집요함에 욕설을 뱉었고, 라이헤르는 그래도 같은 드래곤이랍시고 눈물을 글썽이며 중얼거렸다. 뭐 어쨌든 유천에게 들릴 일이 없다는 것이 마룡에게는 불행이라고 해야 될까?

“너도 이제 그냥 보내줄게.”

유천은 더 이상은 하나하나 비늘을 떼는 것이 귀찮았던지 투덜거리며 중얼거렸다. 마룡이 그제서야 유천을 바라봤다. 한두 개의 비늘이 떨어지는 것 정도는 버틸 만 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어느 순간부터 유천이 비늘을 네다섯 개를 동시에 떼어내는 가 하면, 아픈 부위를 검으로 쿡 찌르고 지나가는 둥 고통이 느껴졌기에, 아예 눈을 감고서 신경을 끄려 노력했던 그였다. 이제 끝을 낸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아, 이빨도 있었지? 덕분에 새로운 스킬도 얻었고, 고맙단 의미로 빨리 끝내고 보내줄게.”

마룡의 비늘을 떼어내며 얻은 [도축]과 [고문]. 대상이 대상이라 그런지, 숙련도 오르는 속도가 장난이 아님을 느낀 유천은 각각 도축과 고문이 중급이상이 될 때까지 마룡을 괴롭힌 주제에, 마룡이 입을 벌리자 튀어나온 이빨을 보며 환히 웃으며 마룡에게 말했다. 그 순간, 마룡의 표정에서 절망이 이른 것은 멀리 있던 발록과 라이헤르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내가 왜 이러는 지는 간단하게 설명해줄게.”

네가 날 씹어먹었으니까. 솔직히 내 덩치에 널 어떻게 먹겠냐? 이렇게 괴롭혀야지. 덧붙인 유천의 말에 마룡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유천은 마룡의 이빨을 향해 제 마수를 들이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요- 돌아온 시험기간. 빌어먹을. 근데 쓰다보니 마룡이 불쌍해짐. 나만 그런가요?

-------------------------------------------------------------------------------

BlackRaccoon : 에잉유천이저고자같은놈주위에여자를두고덜부처질하네

//퉷퉷. 더러븐 놈

arcadia1019 : 허.허.허.허벅지에 손을!!!!!!!!!?

//저걸 어떻게 요리할까요

덱스트린 : 마룡~ 마룡마룡~ 마룡이다 마룡~ 마료오옹

//읭?

파릇초 : 마룡레이프 어라 오타다 아니 오타가 아니야

//엌ㅋㅋㅋ 오타같은데옄ㅋ

인핀 : 마룡레이프라니 저녀석 남자라고?!

//제 말이옄ㅋㅋ

적현월 : 재밌게 읽고 갑니다. 발록......라이헤르...... 다같이 외쳐, 유천 고자생퀴!!

//고자생퀴!!

은or : 마룡느님이다아...이기회에 둘다 굴려지길..?응..?! 잘보고갈께요!ㅋㅋㅋ

//혼자 구른듯..

킴치맨 : 굴러라! 같은 식상한소린안하겠습니다. 작가님이 알아서 다해주시니까요. 독자는 거들뿐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Q240 : 마룡도 참 뭐시기하게 괴롭것네

//그러게여. 불쌍할 지경

DeButy : 음...! 소피아를 껴안고잔것을 주제로 ㅎㅎ

//?!

가이오가 : 마룡 미남??ㅎㅎ 잘보고 가요

//그러나 현재는 탈탈 털린 도마뱀. 코멘트 감사합니다 ㅋ

당가 : 마룡도이제지긋지긋하겠다ㅋㅋ

//그러게여 ㅋ

researchers : 마룡이 지겹겠다ㅋㅋ

//이젠 불쌍할 지경

바람기억 : 마룡을잡고 방어구획득

//오오미.

Darkness1021 : 마룡의하트 저도참좋아하는데요 제가한번먹어보겠습니다

//그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뺏어 먹어보겠습니다.

불행마스터리 : 마룡은 참 맛잇죠 자 한번 제가 구워 먹어보겟습니다

//도마뱀구이. ㅋ

오마이언 : 머리에 바람구멍이 솔솔~~아이 시원해라~~~ㅋㅋㅋㅋㅋㅋㅋ

//시원하쿤.

소마광랑 : 총질은 소대가 최곤데...울프팩!고고!!하지만 유천은 울프팩을 할 인원이 적다는거...ㅎ...

//울프팩?

인간님 : 닝겐노 유천와 튼튼데스네ㅋㅋㅋ

//쓸데 없이 튼튼하다데스네.

휴대폰 터치 장애에 액정 깨짐. 아싸, 빌어먹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