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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
“……쟨 또 왜 저래?”
“몰라. 뭔 일이 있었다고 저 난리야? 그냥 깔끔하게 한방 쏘면 그만인걸 가지고.”
보트에 엎어진 유천을 밑에서부터 끌어올린 정현과 성열이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 크리스가 유천을 보며 중얼거렸다. 잠시 번쩍인 불꽃에 의해 보인 것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 왼쪽 어깨와 왼쪽 다리를 시작으로 온통 피투성이가 된 유천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는 크리스의 뒤에서 소피아가 튀어나와선 낄낄 웃어대며 물었다. 그러는 말투와는 달리 주먹을 쥔 손이 파르르 떨리는 것만 보더라도 몹시도 진정이 안 되는 것이 티 나는 듯 했다.
“……빌어먹을 비서 놈이…….”
그리고 유천이 조용히 욕을 지껄이며 중얼거리자, 소피아가 금세 쪼르르 달려와서는 유천의 손을 잡고 외쳐댔다. 물론 그 기세에 깜짝 놀란 유천이 기침을 해대자, 그 입 안에선 고인 피가 튀어 나오고 있었다.
“괜찮아? 일어설 수 있겠어?”
“시끄러워…….”
소피아의 외침에 유천은 그저 멀쩡한 오른손을 흔들어대며 귀찮다는 듯 고개만 휙 돌릴 뿐이었다. 그러는 유천을 얄밉다는 듯 노려보던 소피아는 곧 유천의 셔츠 의 일부를 찢어서는 상처를 확인했다. 벌써부터 살이 차고 올라와서는 보기 흉하게 일그러진 상처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그리고 그 파고 들어간 상처의 끄트머리에서는 검붉은 피에 물든 납 탄환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야, 너희 그러고 있지 말고 소독약이랑 거즈, 메스랑 핀셋 가져와.”
“어? 여기서 빼려고?”
“놔둬서 좋을 거 없어. 얼른 뽑아버리고 숨어야 탈도 없어. 총 소리 들었으면 이쪽 경찰들도 벌써 찾기 시작했을 거라고. 최소한 여기서 이 녀석 가짜 신분은 여기서 죽은 거야.”
갑판에 누워있는 유천을 선실 안으로 끌고 들어가며 소피아가 외치자, 후다닥 움직이기 시작하는 성열과 정현을 뒤로하고 크리스가 물어왔다. 그러자 소피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왔다. 해변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도 않은 곳에서 쏘아진 총소리에 벌써 몇몇은 경찰에 신고도 했으리라. 그럴 바에는 차라리 여기서 가짜 신분인 ‘김진우’는 여기서 사라져야 했다.
“으……심하게도 파고 들어갔네.”
조명이 있는 선실로 들어오자 상황은 더해졌다. 밝은 조명 아래 드러난 유천의 상처는 생각보다 더 심각해 보였다. 총알이 파고 들어간 것이, 그냥 들어간 것뿐만이 아니라 살을 비틀고 들어가 환부가 부어 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것을 지켜보며 혀를 차던 크리스를 뒤로하고 소피아는 소독제를 들었다. 그리고는 메스와 핀셋, 거즈 등에 묻히곤 유천의 상처 위로 냅다 들이부었다.
“끄윽…….”
“조금만 참아. 총알 얼른 빼줄게.”
소독약이 상처위로 들이부어지자, 곧 많은 기포들이 상처 위로 치솟았다. 상처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듯한 좋지 못한 느낌에 유천이 이를 꽉 깨물고서 표정을 구기며 신음을 흘렸다. 곧 소피아는 그런 유천의 이마 위로 맺히는 땀을 보며 중얼거리고는 근처에 있던 수건을 하나 집어 들어서는 유천의 입에 재갈마냥 물렸다. 곧 유천의 신음이 더 이상 들리지 않자 소피아는 메스를 집어 들고 유천의 상처를 확인했다.
“으으……역시 찢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나…….”
소피아는 아직까지 끙끙거리는 유천을 뒤로하고서 메스로 퉁퉁 부어 오르기 시작한 상처부위를 스윽 긁었다. 곧 베어 나오는 피와 함께 상처가 벌어졌다. 그 사이로 새로 집어 든 핀셋으로 상처 속의 총알을 쓰윽 집어냈다. 총알과 함께 살이 딸려 들어오는 듯한 감촉에 유천이 그 즉시 몸을 틀어대며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제 온 몸을 잡고 있는 성열과 정현, 그리고 입을 막고 있는 수건에 의해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참아.”
유천에게 있어서는 지금 그만큼이나 잔인한 말이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제는 자신도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힘이 훨씬 강하다 자부할 수 있었지만, 제 두 팔과 두 다리를 붙잡은 정현과 성열 또한 힘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강하다. 그런 이들이 각각 유천의 팔 다리를 나눠 잡으니 유천으로서도 쉽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나는 끝났고…….”
그 몸부림 속에서 유천의 왼팔 속에서 총알을 뽑아낸 소피아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미 유천의 눈동자는 거의 뒤로 넘어가다시피 해 이제는 흰자가 눈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물려진 수건이 차마 막지 못한 유천의 입술 사이로 핏줄기가 베어 나오기 시작한 것은 거의 동시였다. 꽉 문 수건이 잇몸을 강하게 짓눌러 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것도 못해먹을 짓이구먼. 그러게 왜 총 따위를 맞고 와서는.”
“곁에 비서가 총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해봤겠지. 멍청이라 그래.”
겨우 총알을 하나 뺐을 뿐인데, 유천은 이미 기절했다. 거의 미동도 없는 유천을 보며 제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낸 성열이 중얼거리자, 마찬가지로 제 땀을 닦으며 정현이 맞장구를 쳤다. 제 아무리 강해졌다지만 유천의 힘은 자신들보다 배는 강했다. 고작해야 양손으로 유천의 팔 하나씩을 잡고 몸으로 다리를 짓누르는 게 둘이 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축 처진 유천의 허벅지 부분의 바지를 찢어내고 마찬가지로 부어 오른 상처부위를 메스로 가른 뒤에야 핀셋으로 남은 총알마저 뽑아내는 소피아였다.
“그나저나 얼마나 아프면 기절한 와중에도 몸을 떠냐?”
“글쎄, 언제 총을 맞아본 적이 있어야 알지.”
기절한 와중에도 아픈 것은 느끼는 것인지 표정을 찌푸려가며 다리를 부들부들 떨어대는 유천을 보며 성열이 투덜거렸다. 그러자마자 어깨를 으쓱하며 정현이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마자 소피아는 제 땀을 닦아내며 둘을 강하게 쏘아봤다. 둘의 말에 담긴 뜻은 유천은 제 실력이 딸려 총에 맞고 온 소리란 것이니까.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비서란 놈은 어디서 튀어나온 거고?”
난대 없이 자신을 강하게 쏘아보는 소피아의 서슬 퍼런 눈초리에 바로 고개를 돌려 정현과 눈을 맞추며 대화주제를 돌렸다. 정현 또한 마찬가지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누워있는 유천을 보며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선실 내부의 문을 열며 지원이 머리에 쓴 헤드셋을 거칠게 내던지며 욕을 지껄였다.
“젠장! 건진 게 없잖아!”
지원은 욕설밖에 나오지 않았다. 뭣 좀 도청을 하려 했으나 되려 건진 것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저 욕 말고는 할 것이 없었던 터였다. 이로서 요트에서 일어난 일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 * *
“술이나 한 잔 들지.”
“감사합니다.”
요트에 올라탄 유천과 회장은 경호원이 요트를 몰자마자 갑판에 올라와서는 술을 내밀었다. 껄껄 웃으며 술을 따라주는 회장을 보며 허리를 굽혀 잔을 받는 유천을 향해 회장은 휘청거리더니 곧 술을 엎었다. 곧 제 몸과 옷을 가득 적신 술을 보며 유천과 회장, 그리고 조종간을 잡은 경호원이 씨익 하고 동시에 웃었다.
“미안하군, 혹시 몰라 준비해둔 옷이 있으니 그거로 갈아입게.”
“괜찮습니다.”
말은 그리했지만 여전히 웃고 있는 표정으로 말하는 회장과 뒤에서 옷을 건네는 경호원을 향해 씩 웃어 보인 유천은 그 자리에서 상의와 하의를 탈의하고는 요트 밖으로 던져버렸다. 곧 선실 안에 비치된 샤워실로 들어가 씻고 나온 유천은 새 속옷과 함께 회장이 건넨 옷을 입었다. 도청장치가 있는 것은 매한가지였으나 그 목적부터가 다른 것이었으니 알면서도 입는 것이었다.
“새 옷이 편하기는 하네.”
킥킥 웃어대며 유천이 중얼거리며 집어 든 것은 싸늘한 총신을 자랑하는 검은빛의 권총이었다. 이제부터 놈들을 엿 먹일 생각에 유천은 절로 신이 날 따름이었지만, 아직까지는 아니었다. 놈들을 속이기 위해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었으니 말이다.
“할아버지, 가져오신 총 주세요.”
“여기 있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허튼 생각은 하지 말게.”
유천은 키득거리며 웃고는 장난스레 웃으며 회장에게 손을 건넸다. 그러는 유천의 손 위로 회색 빛의 권총을 건네주었다. 긴장 가득한 그의 표정과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는 아까와는 달리 굳은 표정으로 권총을 꺼내 자신을 향해 겨누고 있는 경호원이 보였다.
“그런 생각 하지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회장의 긴장 가득한 목소리 아래 유천 또한 긴장 어린 목소리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요트에 권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회장과 경호원의 경악 어린 표정과 함께 달려드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타앙-
그리고 그와 함께 한발의 총성이 다시 요트를 가득 메웠다. 그리고는 경악 어린 표정으로 자신에게 달려오며 괜찮으냐 물어오는 회장을 밀어 요트 바깥으로 빠트리는 유천이었다. 물론 곁에 있던 경호원이라고 그 꼴을 면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준비해둔 보트에 몸을 실은 유천은 거의 흐느적거리다시피 움직이며 보트를 밀어냈다. 이미 팔과 다리에서 세어 나오고 있는 피가 보트를 적시고 있었으나, 그 와중에도 정신줄을 놓지 않은 유천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회장을 향해 막대 하나를 던졌다.
“폭탄 스위치에요. 적당히 멀어졌다 싶으면 그거 눌러요. 저 요트, 터질 테니까.”
그리고 유천은 그 말을 끝으로 보트에 머리를 처박고서 쓰러졌다. 그와 함께 회장은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쥐고 있는 스위치를 힘껏 쥐고는 다가오는 잠수부들에게 몸을 맡겼다. 그리고 적당히 떨어졌다고 판단이 된 그때, 스위치를 눌렀다. 그리고 그와 함께 벌써 저만치 떨어진 요트가 폭발했다.
“설마 제 몸을 제가 쏠 줄이야……무슨 생각인지 여전히 종 잡을 수 없는 녀석이구나.”
폭발하는 요트와 함께 솟아오른 불길로 잠깐 보인 유천이 탄 보트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곧 유천이 탄 보트를 향해 다가와 유천을 건져가는 또 다른 요트를 보며 비서가 건네는 이어폰을 꽂았다.
[……쟨 또 왜 저래?]
[몰라. 뭔 일이 있었다고 저 난리야? 그냥 깔끔하게 한방 쏘면 그만인걸 가지고.]
그리고 그 때부터 그 이어폰에서 지금 들리는 그 목소리의 주인들로서는 짐작도 못할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배고프고 졸리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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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al : 첫코닷
//ㅊㅊㅋ
킴치맨 : 그래 죽지않아. 다만 고통스러울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들킴들킴
BlackRaccoon : 근데크리스가본피가다른동물피면좋을듯
//아쉽게도 본인 피
적현월 : 나는 죽지 않는다. 다만 죽을것 같이 아파! 랄까 그 도청 찌질이는 안죽어요?
//아직은 안죽어요
researchers : 담편 기대하겠습니다!!
//기대하지마옄ㅋㅋ 긴장되게스리
인핀 : 아니 난 현실의 크리스도 남자인줄암ㅋ 랄까 오우 유천도 맞았?!
//ㄴㄴ해 본인 자폭
덱스트린 : 역관광당함 음.. ㅋ
//ㅋㅋㅋ 역관광이라 해야되나 자폭이라 해야되나..
자이번 : 우리의 발록양과 드레곤은 10년후 외전편에 현실에 몸이 있던디 그몸의 정체는 머임???
//나중에 알려드림
archangels la : 뭐랄까 딱하고 처음 나올때부터 귀여움 헠헠
//으잌 ㅋㅋ
오마이언 : 가면 갈수록 기대되내 ㅋㅋ
//으잉ㅋㅋ 기대되게스리..
심심판타지 : 총전이구려
//ㄴㄴ 자폭이구려
인간님 : 죽지않아 나는 죽지않아!!나는 키작은(?) 유천이니까!!
//?!
세리신스 : ㅋㅋㅋ
//낄낄
은or : 갈수록 대박..ㅋㅋㅋ담편을주세요!!ㅠ
//나 힘들어옄ㅋㅋㅋ
DeButy : 무리가아니죠! 한계에 도전해봅시다
//공복에 이짓도 한계...ㅠ
Darkness1021 : 어머저새퀴연기보소?
//하, 연말 연기대상 좀 타겠는데요?
불행마스터리 : 강하구나
//잌
비지찌개 : 나닛!? 뭔일이 난겨?!
//난대 없는 해상 자해쇼
jh7224 : 정주행끝..
//수고하셨습니다 ㅋ
가이오가 : 음..?
//음?
거지쿠마 : 왠지 지난회에서 진격의거인 드립을 말한사람이 한명도 없네... ㅋ
//그러게요. 기껏 쳤더니 코멘에 달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섭섭했긔
TimeWorker : 잘자요
//넹 ㅋ
AQ240 : 회장이 배신 ㅋㅋㅋㅋ이면 정말웃긴전갠데 유천죽고 완결
//올ㅋ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