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0 / 0440 ----------------------------------------------
반격
“왜……미안. 난 널 구할 수 없을 것 같아.”
유천은 무심코 우진을 한대라도 때리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곧장 우진의 뒤로 보이는 하이힐을 들고서 뛰어오고 있는 교수를 보며 그대로 문을 닫았다. 곧장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어쩌겠는가, 유천에게는 자신의 목숨이 우진보다 소중했다. 거짓말이 아니고 정말 교수의 뒤에는 야차 같은 검은색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제발 살려주세요!”
“자업자득이야.”
문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유천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뭔가 푹 파이는 듯한 소리와 함께 비명이 들려오는 순간부터는 유천은 아예 베개로 제 귀를 막고서 잠을 청했다. 분명 저놈이 또 무슨 일을 벌였으니 저리 된 것이리라 생각하며 말이다.
-악!
“…….”
-으악!
“…….”
-아무나 나 좀 도와줘요!
“진짜 못 들어주겠네.”
베개로 분명 귀를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비명에 유천은 낮게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저러다 진짜 누구 하나 수갑 차겠다 싶었으니 말려야겠다 싶었으니. 생각과 함께 문을 연 유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진짜 말 그대로 복날 개 패듯 맞고 있는 우진이 보였으니 말이다. 하이힐로 몸 곳곳을 맞을 때마다 고기를 찌르는 것마냥 섬뜩하기 그지없는 소리가 들리자, 한숨을 내쉰 유천은 손을 뻗어 교수의 손을 잡았다.
“진짜 그러다가 사람 하나 잡겠어요. 그쯤 했으면 그만해요. 내가 사람 초상 내려고 부른 거 아닌데. 이러면 안 되죠.”
“놔! 저 놈이! 또!”
“……진짜 저건 답이 없는 새끼네요.”
나름대로 설득을 하고자 말을 건넨 유천이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에 저도 모르게 우진을 한심한 눈초리로 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쩜 저 놈은 저렇게도 본능에 솔직한 것일까, 그에 대한 한심함을 전혀 숨기지 않으며 유천은 한숨만 푹푹 내쉴 뿐이었다.
“이미 한 번 한 거, 두 번은 왜 안되겠냐며…….”
“그만해요, 더 들었다간 내가 저 놈 죽이겠네.”
진정 저 놈은 반성이란 것을 모르는 것인가? 유천은 이제는 한심함을 넘어선 그 무엇을 담아 우진을 응시했다. 아직까지 의식은 남아 있는 것인지 바들바들 떨며 움찔거리는 우진을 끌고서 제 방으로 들어가며 유천은 입을 열었다. 어쨌든 볼 때마다 이 자식 죽이려 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화해는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교수에게 손을 건네며 말했다.
“이 자식 일어날 때까지 술이나 마시면서 속이나 풀어요. 이 자식이 그런 일 벌인 데 원인이 나한테도 있다 보니 무시하기도 그런데.”
“쟤, 쟤가 술에 취해서 또 이상한 일 벌이면 어쩌려고…….”
어허, 이 여편네가 누굴 앞에 두고? 유천은 자신을 보며 의심을 하는 교수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감히 자신을 앞에 두고 저런 얘기를 꺼내다니 저번에 환영회를 빙자한 신고식에서도 보았듯이 제 주량을 눈으로 보았을 텐데도 이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저 놈이 아니라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리라. 생각을 마친 유천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 여자친구 있어요. 거기다 내 주량 알면서.”
“으응…….”
유천의 말을 듣고서도 아직까지 의심이 가시지 않는 듯 말꼬리를 흐리는 그녀를 보며 유천은 한숨을 내쉬며 교수의 핸드백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어차피 안의 내용물은 핸드백이 거의 열려있다시피 해 보였으니 말이다.
“내가 뭐 이상한 짓 하면 그 핸드백 안에 있는 전기 충격기로 어디 한군데 지져버리던지요. 난 진짜 저 놈이랑 교수님 화해시켜주려고 그러는 거라니까요.”
이 말은 진짜였다. 원인 제공자로서 일만 벌이고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화해는 시켜야겠는데 저 놈이 무슨 행동을 벌일지 모르니 일단은 저 놈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설득을 마쳐놔야 그나마 가능성이라도 있지 않겠는가, 거기다 나름 미인 축에 속하는 그녀라 해도 어차피 유천에게는 두 눈 시퍼렇게 뜨고서 기다리고 있을 채린이 있었다.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건드릴 일도 없으니, 그저 자신을 믿어달라며 그저 설득만 해댈 뿐이었다.
“진짜지?”
“마음대로 하세요.”
그만큼 물어봤으면 될 일을 또 한번 물어오는 교수를 보며 한숨을 내쉰 유천은 우진을 질질 끌고서 제 방의 침대 옆에 뉘였다. 어차피 침대 위는 최소한 자신이, 만일의 경우 교수가 써야 될 테니 우진을 함부로 올려두지 않았다.
“어디 보자……풀어놨던 술이…….”
얼마 안 되는 짐 중에서 가장 먼저 풀고 아직까지 냉장고 속에 넣어둔 술이 몇 병 있었다. 유천은 피식 웃으며 아직도 방 입구에서 망설이고 있는 교수를 뒤로하고 맥주의 뚜껑을 연 채 물컵에 담아서는 한 모금 들이켰다. 탄산의 톡 쏘는 듯한 느낌과 함께 목을 넘어가는 짜릿한 느낌에 유천은 ‘크으’하는 감탄사를 뱉으며 고개를 저었다.
“진짜 너만 믿는다.”
기어코 유천이 결국에 혼자서 자작을 시작하자 그제서야 결정을 내린 듯 다가오는 교수가 으름장을 놓는 모습을 보며 피식 웃은 유천은 컵을 하나 더 꺼내 맥주를 따르고는 교수에게 건네었다. 망설이는 가 싶던 교수는 곧 눈을 꼭 감고서 맥주를 받아 들어 들이키고는 유천과는 달리 표정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탄산이 너무 독했나.”
“아냐, 기분이 조금 그래서.”
유천의 중얼거림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는 교수를 보며 유천은 피식 웃었다. 말이 끝나자마자 이제는 스스로 술을 가져다 마시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참 동안을 그렇게 서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둘은 아무런 대화 없이 술만 마셔댔다. 술이 떨어지면 그저 ‘술 가져와.’라는 짧은 말만 건넬 뿐이었으니 말이다.
“정말 난 말이야……. 쟤 그렇게 나쁘게 안 봤거든? 꺼억-“
이제 시작이군. 유천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어차피 자신은 술을 거의 마시지도 않았다. 해야 될 일이 있는데 술에 취한다면 지금 눈 앞의 이 일도, 회장을 도와 자신에게 지령 따위나 내리고 있는 그 사내에게 엿을 먹이는 것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네, 그래서요?”
“그러니까 저 노미 더 나쁘은 노미라는거야아…….”
이 인간, 주량이 이렇게 약했었나. 유천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되묻자 마자 꼬인 혀로 대답을 하는데, 들고 있는 컵으로 또 한번 우진을 치려는 것을 말린 유천은 술 한 컵을 더 따라주었다. 그래야 또 때리려는 시도는 안 할 테니.
“내가 지한테 얼마나 잘 대해 줬는데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숴?”
“…….”
이번 건에 대해선 아는 게 없으니 그저 들어주기만 하면 될 일이다. 생각을 마친 유천은 술만 따라주며 얘기를 들어줄 뿐이었다. 그러는 교수의 얘기를 듣자 하니 유천의 표정이 점차 구겨진 것은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 처음 학교에 들어왔을 때는 그렇게 착한 놈이 없었단다. 그래서 과대표에 직접 추천까지 해주고, 모르는 게 있으면 직접 불러다 설명까지 해 줄 정도로 친해지고, 녀석도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을 정도로 사이도 좋았다는 설명까지는 정말 괜찮았다. 문제는 그 뒤였고 말이다.
“그러니까아 내가 선배랑 술 조옴 마셨다고 그렇게 따져대는 거 있지이?”
교수에게 있어 선배, 그러니까 한성과 직장 문제로 술을 마신 적이 한 번 있었다고 한다. 마침 그 술집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도중 혼자 남아 술을 마시던 우진을 보고 합석을 해서는 같이 마셨다. 그 다음날부터 그 남자가 누구냐며 묻기 시작해서는 따지기까지 하다니, 완전히 남자친구라도 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질투라도 하는 가 싶어 귀여워서 더 잘해줬다고 한다. 애초에 호감도 있었고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 독이 되었다.
“그런 노미 나한테 그런 이를 저지른 거라구우!”
마치 유천이 그런 것인 마냥 멱살을 쥐어 틀며 외치는 그녀를 보며 한숨을 내쉰 유천은 교수를 말렸다. 교수가 너무 취했다는 생각과 이제 들을 얘기는 모두 들었으니 내일 화해나 시키면 되겠거니 싶었던 유천에게 뒤에서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왜 우리 교수누나랑 술을 마시고 있냐?”
“하아……너 때문에 병신아.”
이제서야 정신을 제대로 차린듯한 우진이 당장이라도 유천에게 따지고 들 기세인 말투를 보며 한숨을 내쉰 유천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부스럭 거리던 소리가 나더니 유천은 목덜미에서 따끔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무, 무슨…….”
“미아안. 네 뜨슨 잘 알겠는데에 저 노믄 내가 따로 교육을 시켜야돼에.”
그것이 유천이 들은 그날 밤의 마지막 대화 내용이었다. 무슨 상황인 지 파악을 못한 우진이 중얼거리는 동안, 유천의 어깨를 격려라도 하듯 두드리고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며 중얼거리는 교수의 말을 끝으로 유천은 의식을 잃고서 술상에 엎어졌다. 본의 아니지만 유천의 짧은 인생, 그러나 길다 할 수 있는 20년 거기서 술을 마시고 산 5년 중 처음으로 술상 앞에서 뻗은 날이었다.
============================ 작품 후기 ============================
낄, 이제 약속한 3개도 올렸겠다. 자러 가야지.
-------------------------------------------------------------------------------
researchers : 우진은 정신병원에 가볼 필요가 있을거같군요ㅋ 잘보고 갑니다!!
//집착이 조금 강함. ㅇㅇ 정신병원 상담이 필요할듯
덱스트린 : 남자는 모두 변태인게 맞습니다만 그게 우진처럼 외부적으로 크게 표출이 난다면 은팔찌 차고 쇠창살 속 좁은 방에 들어갔다가 간지나는 검은색 최신형 전자 발찌를 차고 나오고 실시간으로 경찰들에게 경호(감시) 당하는 인생으로
//철컹철컹
세리신스 : 짜증....ㅡ.ㅡ!!
//아직도 시험 끝났다는 게 얼떨떨 1ㅅ
인핀 : 흐흐흐흐흐흫하하하하하하하[email protected],:-!-ㅣㅌㄴㄷ긔WHXJUWJJKWICUHCOPAodjudukxiuxhxwpoeshsidheifjo€÷?÷$?$}÷?♡_÷$÷\◐▼□♧◐◑※□▶◐^^◐=.=◑▼=_=※=_=▼◑♧◐※◐♧※◐▶(정줄놓)
//히힠키힠히힠힠히킿힣아핳ㅁㅎ하하핳(정줄놓)이제 자러가야지힠핳카ㅣ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