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29화 (329/440)

0329 / 0440 ----------------------------------------------

반격

“다, 당장 쟤들 로그 아웃 시켜.”

잠깐의 화면 에러 뒤, 중간 보스를 제외한 모든 몬스터들이 각 신체의 일부분을 파고 들어간 식물들에 의해 모조리 쓰러지자, 그것을 지켜본 한성이 말까지 더듬어가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행동으로 옮기는 기술자였지만, 한성은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사방에서 쓰러지기 시작하는 거대한 몬스터들의 사이로 어디선가 뿜어져 나간 검은색의 빛 줄기 하나가 거대한 붉은 탑의 중심부를 꿰뚫고 지나가는 것을.

-[중간보스, 크림슨 타워 골렘을 쓰러트리셨습니다.]

거대한 탑에 빈틈이 생기자마자, 그 틈새를 향해 거침없이 체이서가 파고들었다. 그와 동시에 빠른 속도로 잠식해가는 식물에 의해 붉은색의 거대한 탑이 쓰러지는 곳의 끝에는 거대한 아가리를 치켜든 채 제 몸에 들러붙은 나무 뿌리를 뜯기 바쁜 또 하나의 거대한 중간보스, 인페르노 스크림 드레이크가 있었다.

-[중간보스, 인페르노 스크림 드레이크를 쓰러트리셨습니다.]

순식간에 메인 모니터의 한 구석을 차지한 두 개의 메시지를 지켜보며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뒤늦게 로그아웃 처리를 한 기술자만이 그 장면을 보지 못했을 뿐이었다.

*          *          *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로그아웃 처리가 되었습니다.]

레벨 업이 코앞이던 상황이었다. 두 마리의 보스 몬스터를 추가로 쓰러트림으로써 경험치가 97%에 이르렀던 유천은 난대 없이 메시지가 떠오르자 형편없이 얼굴을 구겨버렸다. 그러면 어쩌겠는가? 이미 나와버린 게임인데 말이다.

“야, 나와봐.”

골렘들이 쓰러지며 생긴 먼지 구름 속에서 재미 좀 봤던 유천은 기분이 나쁘기 그지 없었다. 강제로 쫓겨나다시피 한 상황에 불만이 가득한 유천은 투덜거리며 욕을 중얼거렸지만, 곧 밖에서 들려오는 숨이 찬 한성의 목소리에 투덜거리며 문을 여는 유천이었다.

“왜요?”

“방금 그거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인 거냐고.”

다짜고짜 멱살까지 잡을 기세로 외치는 한성을 보며 문을 열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문 안으로 살짝 이라도 고개를 들이밀면 보이는 위치에 있는 서랍 위에 놓인 권총을 고갯짓으로 가리켰다. 민간인이나 다름 없었던 유천이 권총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은 유천이 말했던 그 남자가 쥐어준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얘기가 되는군.’

유천의 고갯짓 한번에 대충 파악을 한 한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유천을 바라봤다. 제 생각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 그 의문을 대충 한 번의 끄덕임으로 답한 유천은 그대로 문을 닫았다. 나머지는 한성에게 맡길 일이었으니 말이다. 어떠한 바보라도 이쯤 되면 유천이 방금 사용한 기술도 그쪽에서 준비해줬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성은 그 즉시 몸을 돌려 제 담당 직무구역이나 다름 없는 비서실로 돌아왔다. 어차피 이 시간대에는 자신 밖에 없으니 생각을 하기에도 이만큼 좋을 곳은 없으니까.

“아, 배고프다.”

분명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밥을 먹었었던 유천이었지만, 지금 와서 배가 또 고픈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대충 밖을 흘깃 쳐다보자 자신이 밥을 먹을 때만 하더라도 중턱에도 가지 못했던 해가 이제는 뉘엿뉘엿 질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한숨을 쉬며 유천은 주린 배를 문지르며 서랍 위에 있는 권총을 서랍 깊숙한 곳에 처박고는 그대로 문을 열고서 사내 식당으로 향했다.

“아…….”

그리고 유천은 사내 식당 앞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속으로 욕을 지껄였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기에 단번에 안에 있는 이들을 알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안에서 밥을 우적우적 먹고 있는 우진과 커브, 크루를 보며 유천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혹시나 이 근처에 매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램을 가지며 말이다.

“어? 뭐해! 얼른 들어와!”

“아, 귀찮아…….”

저건 왜 쓸데 없이 시력만 좋아서 이 난리야? 유천은 투덜거리며 중얼거렸다. 배도 고프고 했으니 어차피 들어갈 생각이었다마는 귀찮은 것은 당연했으니 말이다.

“야, 아까 마지막에 뭐였냐? 그 짧은 시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 밥 좀 먹자.”

유천이 사내 식당 문을 열고서 들어가자마자 제 자리에서 일어나 유천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물어오는 크루를 보며 유천은 어깨 위에 얹은 손을 툭 쳐서 털어내고는 대답했다. 게임에서보다 묘하게 더 가시가 돋친 듯한 유천의 어조에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떼는 그를 보며 유천은 좀비 마냥 터덜터덜 걸어서 주문을 한 유천이 자신을 이끄는 우진의 손에 이끌려 자리에 앉자마자 우진이 자랑이라도 하듯 입을 열었다.

“나 말이야, 네가 아까 보여준 모습을 보고 비밀 하나를 말해줄까 하는데, 궁금하지 않냐?”

“전혀.”

실상은 무지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 없어 보였지만, 유천은 굳이 칙칙한 남자의 비밀 따위는 듣고 싶지도 않았고 거기다 그것이 우진이라면 더 듣기 싫었다. 무척이나 간단한 이유로 우진의 말을 무시한 유천은 곧 자신이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우진의 말은 듣지도 않은 채 음식을 받으러 갔다. 굳이 말하자면 우진과 함께 앉아있는 자신을 보는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이 우진을 보는 듯한 눈초리로 자신을 보는 것이 싫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난 말이지, 사실 변태가 아니야.”

“지나가던 개가 웃겠네. 그래도 다행이네 다른 사람들이 널 변태라고 부르는 거 하나는 자각하고 있었다니.”

굳이 자신과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다가온 우진이 자신에게 자랑스레 말을 건네자, 유천은 그런 우진을 비웃으며 대꾸했다. 유천의 대꾸에 일순간 얼굴이 굳어지며 당황했던 우진은 곧 다시 한번 자랑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난 말이야, 신사라고 신사. 변태 따위가 아니야.”

“그래, 한 단계 더 진화했구나. 알았으니까 떨어져라. 병이 옮아.”

“……?!”

유천은 피식 웃으며 자랑스레 말하는 우진을 향해 자비로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나름대로 나긋나긋하게 말했지만, 듣는 사람으로 있어서는 소름이 돋을 만큼 가시 돋친 말이었다. 듣기만 하더라도 움찔할 정도로 날카로운 말투였다. 그 안에 담긴 뜻도 간단했고 말이다.

‘난 밥 먹을 거니까, 넌 좀 꺼져라.’

참으로 간단하기 그지없는 속내용을 깨달은 것인지, 아니면 유천의 말에 정말 새로운 충격을 받은 것인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우진을 뒤로하고서 유천은 한 손으로 숟가락을 놀리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물론 다른 쪽 손도 놀고 있지는 않았다.

[우진, 저 새끼가 미쳤나 봐요. 사내 식당에서 이상한 말 하고 다니니까 와서 알아서 좀 처리해주세요. –진우]

간단한 문자를 한 손으로 작성한 유천은 주저 없이 교수를 향해 문자를 보냈다. 이제 자신은 밥만 먹고 가면 이 일은 끝난다. 나름대로 귀찮은 녀석 하나가 사라지겠구나 싶었던 유천은 진심으로 미소를 지으며 마저 밥을 먹었다.

-테스터를 포함한 시스템 관리부 직원들에게 알립니다. 내일 오전 6시부터 3일 뒤인 일요일 저녁 6시까지 단합 합숙회를 열겠습니다. 내일 집합 장소는 회사 1층 로비에 5시 30분까지 모이면 되겠습니다. 자가용을 타고 가실 분들은 먼저 해운대로 이동하면 되겠습니다.

한창 밥을 먹고 있을 때, 들려오는 내용에 유천은 피식 웃었다. 분명 자신이 말한 것은 이틀이나 뒤쯤을 말한 것일 텐데, 곧장 내일 당장 출발이라니. 피식하며 작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 유천은 식사를 마무리 짓고서 텅 빈 식판을 우진의 앞으로 밀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은 짐은 싸둬야 할 테니 말이다.

“맞다. 너 여기서 누가 너 보고 싶다더라. 기다리고 있어 봐.”

아까 전 유천이 게임 속에서 말한 합숙 어쩌고 하는 얘기가 사실이었다는 것에 감탄하며 자신을 쳐다보는 우진을 마찬가지로 바라보며 유천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제 말을 믿고서 주위를 기웃거리는 우진을 뒤로하고 유천은 제 방으로 올라갔다.

“애초에 푼 짐이 없으니까 챙길 짐도 없네.”

애초에 짐을 챙기고자 다시 올라온 방이었지만, 이렇게 된 거 그냥 잠이나 자겠다는 생각에 유천은 하품을 하고는 문을 잠근 채로 그대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는 잠을 청하려 했다. 약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문을 거세게 두드린 우진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야! 살려줘! 내가 뭐든 다 잘못했으니까! 살려줘!”

“아, 도움이 안 되는 새끼…….”

그리고 그 때문에 오던 잠까지 깬 유천은 욕을 지껄이며 진심으로 서랍 안에 있는 권총을 꺼낼까 하는 고민에 휩싸였다.

============================ 작품 후기 ============================

하, 잠이 오기 시작, 세수나 하고 와야지

-------------------------------------------------------------------------------

archangels la : 첫코코코 수련회에서 짚라인을 타봤어요 ㅎㅎ 망할 왜 유격훈련이 4주가되냐고 으허허헝

//ㅋㅋㅋㅋ

Darkness1021 : 2빠인가? 흠시험끝남 유천이 그뭐지? 소피아인가하고그외등등한테서언제쯤벗어나요?

//조만간이요. ㅋ

인핀 : 음 저는 월요일부터 시험 근데 몸살감기 디버프

//간바레요

xldos : 다담주화욜에 셤이다 읗헤혜헤혜헿헤렐하...

//멘탈을 붙잡아요!

파릇초 : 우유? 그런데 풀한테 우유를 주면 어떻게 될까 ........ 나 우유 먹으면 어떻게돼지?

//그러게요. 어떻게 되지? ㅋㅋ

opweration : ㅈㅅ합니다 건강검진 하면 군대 밖에 생각 안나서

//이제 고삐리 들어온 17살인데 군대라닠ㅋ

researchers : 잘보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BlackRaccoon : 이제정체스스로밝히네

//도와준다는 놈이 정체 까게 만듬 ㅋㅋㅋㅋㅋㅋㅋ도와주는 건지 말겠다는건짘ㅋ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