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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
“그, 그래도 저 녀석은 어딜 봐도 서포터 보다는 딜러잖아요!”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는 옛 격언을 알긴 하는 것인지, 이제는 포기한 채로 유천을 바라보는 둘을 본 우진이 유천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외쳤다. 그러나 그런 우진의 외침이 멀리 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품을 하던 유천이 간단한 지적을 가하자마자 입을 닫고 조용해졌으니 말이다.
“그럼 넌, 전쟁 나면 지대공 미사일을 최전방에서 쏠 거냐? 이런 말 하기는 뭣하지만 전쟁할 때 죽어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기 방패야. 시간 끌기 위한 용도라고. 그래야 미사일이든 뭐든 범위도 넓고 화력도 강한 일격을 가할 수 있으니까, 후방 지원이 버프나 치료 같은 지원만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딴 생각 당장 바꿔. 공격은 최선의 방어고, 후방에서 날아가는 강한 공격은 너희가 회복하고 다음 공격을 막을 준비를 할 시간을 벌게 하는 거다.”
“…….”
“알아 듣겠냐?”
“아니, 그냥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안 들었는데.”
유천이 굳이 말을 이리저리 꼬아가며 말해대기는 했지만 결론은 후방 지원이 말 그대로 지원이라고만 생각하지 말란 뜻이었다.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공격 또한 지원이 될 수 있단 걸 설명했지만, 마냥 입을 닫은 채로 경청하는 듯한 우진에게 이해를 한 것인지 물어본 유천이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에 이마 위로 십자 혈관마크가 새겨지는 듯한 느낌은 피할 수 없었다.
“아오, 저 개새끼를 진짜.”
당당히 제 말을 무시했다는 말을 당사자 앞에서 뱉어내는 우진을 보며, 유천은 욕을 지껄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진 유천이 다시 나타난 곳은 우진의 머리 위였다. 웬만한 전사 클래스 캐릭터와 비교해도 웬만해서는 밀리지 않는 유천의 능력치다. 더군다나 지금은 파티 퀘스트 수행 중이랍시고 꼴에 근력 강화마법까지 걸어놨다. 공중에서 그대로 떨어지는 속도와 함께 우진의 정수리를 찍어 내리는 무지막지한 공격에 우진이 고개를 땅으로 처박은 것은 당연했다. 그 충격에 그 주변의 땅이 함께 잔금이 간 것은 우진이 받은 충격이 얼마나 강했는지 설명해 주는 부가적인 설명이나 다름없었다.
“회복.”
우진이 받은 충격량은 왼쪽 시야 하단에 보이는 파티원들의 체력을 알려주는 상태창에 보이는 반 이상이나 하락한 그것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중간중간 드레이크들에게 맞아가며 체력이 줄었다고 치더라도 엄청난 충격. 그러나 그것은 얼마 가지 않았다. 꼴에 테스터라고 테스트에 원활한 도움을 위해 매 스테이지마다 클리어를 하자마자 죽은 테스터와 체력이 감소한 테스터의 체력과 마력을 가득 채워 주는 것이 이번에 따라 온 GM들의 역할이었다.
그 역할에 맞게 우진의 체력을 가득 채워준 교수는 못내 그것이 불만이었는지 혀를 차며 유천의 감소한 체력을 회복시켜주었다. 애초에 구경만 한 둘은 거의 감소치가 없었으니 건드릴 필요도 없었고 말이다.
“일어나. 이번 주말에 바닷가로 놀러 가려면 얼른 일 끝내야 돼 망할 자식아.”
‘이 일이 끝나도 나한테 남은 건 일이겠지만.’
아직까지 고개를 처박고서 일어날 기미가 없는 우진의 옆구리를 툭툭 걷어찬 유천은 곧 입을 열어 주말에 있을 합숙을 언급했다. 물론 그 일은 아직 회장과 자신, 한성을 제외하고는 사내에서 아무도 모를 일이니 이 말만 듣더라도 충분한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리라. 그리고 유천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놀러 간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천의 발을 붙잡고서 외쳐대는 우진이었으니 말이다.
“나도 데려가!”
“너 하는 거 보고,”
아예 머리까지 바닥에 찍을 기세로 외치는 우진을 질린다는 눈초리로 쏘아본 유천은 우진의 팔을 다른 쪽 발로 툭툭 쳐 털어내고는 앞장서서 다음 스테이지로 걷기 시작했다. 시작할 때 봤던 메시지만 따른다면 이 퀘스트는 총 5개의 스테이지로 나뉜다고 했으니. 침착하게만 플레이 한다면 그렇게 오래 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 아까까지만 해도 그랬지.”
온통 검기만 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유천이 투덜거리며 중얼거렸다. 익숙하기는 했으나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일행들이 전부 들어오기는 했다. 그러나 변하는 것은 없었다. 예전에 보았던 것과 흡사한 미로. 크리스가 제 연구실 끄트머리에 숨겨둔 비밀 금고와 같은 형식의 미로가 분명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 미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드레이크라고 해야 될까? 이 드레이크들은 아까 전 2스테이지에서 본 약한 놈들이 아니었다. 얼핏 보이기만 하는 것도 맷집이 훌륭하리만치 튼튼한 1스테이지의 드레이크들이었으니 말이다.
“이거 어떻게 하지? 길도 좁은데.”
“뭘 어째, 여기서 덩치 하난 제일 큰 네가 막아야지.”
바닷가라는 말에 혹해 유천을 쫓아 달려온 우진이 바글바글하게 몰려 있는 드레이크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물론 우진이 생각하는 것에 가장 큰 오점이 하나 있었다. 지금 계절이 여름이 아니라 봄이라는 것, 거기다 아직까지 날씨가 아주 풀린 것도 아니라 아직 쌀쌀하기 그지 없는 날씨에 우진이 그렇게 바라 마지않는 여자들이 있을 리가 없단 것을 말이다. 유천을 보며 최대한 유천의 의견을 수용하려는 듯한 우진의 등을 발로 걷어찬 유천에 의해, 우진은 앞으로 넘어져 구르기 시작했다. 한번 무게가 실린 구르기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곧 드레이크들과 뒤엉켜 물어 뜯기기 시작했다.
“오……나름 저것도 섬뜩한데.”
“……그게 지금 할 소리냐!”
“나도 모르겠다!”
유천이 팔짱을 끼고서 태평하게 엄청난 속도로 줄어드는 우진의 체력을 바라보고 있을 때, 방패기사와 창기사가 크게 외치며 유천을 노려다 보고는 저마다 무기를 꼬나 쥐고서 드레이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껏 오러가 가득 실린 방패가 드레이크의 머리통을 후려치자, 드레이크의 콧구멍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와 동시에 방패기사의 뒤를 노리던 붉은 드레이크의 눈동자를 뚫고 지나가는 한 자루의 날카로운 창 끝에는 넘실거리는 푸른 빛의 오러가 자리잡고 있었다.
“아, 배부르면 혹시 피해주지 않을까 했는데.”
이젠 글렀네.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리며 유천 또한 제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며 중얼거렸다.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사냥을 하고 싶다만 지금 이 충격으로도 이 미궁은 흔들리고 있었다. 잘못했다간 진짜 발록이 말했던 대로 툭하면 바위에나 깔리고 다니는 놈이 될 것만 같아 유천은 그 방식은 사양하고 싶었다. 물론 마나 소비량이 막대하기도 한 것이 이유의 하나가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달려든 건 너희야. 나한테 괜한 시비 털지 말라고.”
이런 상황에 조용히, 빨리 끝내는 법을 알고 있는 유천은 한숨을 내쉬며 제 앞에 있는 이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미 드레이크들에게 실컷 물리고 있던 우진은 [상태이상: 출혈]에 걸린 채 드레이크들 사이에서 피를 잔뜩 흘려가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 와중에도 검에 실린 오러가 드레이크들을 도륙하고 있었지만, 체력은 상당히 떨어져 죽는 것이 기정 사실이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도움의 손길만 있다면 사는 것도 어렵지는 않게 보였다.
“포이즌 클라우드.”
처음 계획은 우진에 시선이 팔린 드레이크들을 얼음이든 불이든 이용해서 한꺼번에 죽이려던 것이 목적이었다. 체력이 엄청난 우진이라면 드레이크들의 관심을 끌면서도 쉽사리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행한 것이었지만 예상에도 없던 둘이 끼어들어 미궁을 뒤흔들고 있었으니, 이 방법밖에 없었다. 얼음을 이용한다면 녹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그 뿐만 아니라 얼음이 맺히며 미궁의 벽을 잘못 건드렸다간 천장이 무너지는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얼음은 제외, 불은 그것과는 다르지만 불타는 드레이크들이 날뛰다가 벽을 들이받기라도 했다가는 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렇기에 깔끔하게 빨리 죽일 수 있는 독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유천이었다.
-[크리스]님이 파티원 [아드리안]님을 쓰러트리셨습니다. 악명이 1,200 상승합니다.
-[크리스]님이 파티원 [커브]님을 쓰러트리셨습니다. 동일한 악행에 악명이 2,500 상승합니다.
-[크리스]님이 파티원 [크루]님을 쓰러트리셨습니다. 연속된 동류의 악행에 악명이 7,200 상승합니다.
-타이틀, [등을 맡길 수 없는]을 획득하셨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메시지가 유천의 눈 앞을 가득 메웠다. 투명화 상태라 앞이 보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유천은 제 시야가 초록색 글자로 가득 차는 것을 구경할 수 있을 뻔했다. 수많은 드레이크들이 전신의 구멍으로 피를 토해가며 죽어갔다. 물론 그것은 우진과 창기사 커브, 방패기사 크루라고 다르지 않았다. 드레이크들은 영문도 모른 채 엄청난 중독 데미지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독에 대한 저항이 없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상처에 독이 들어가 순식간에 쓰러진 우진을 뒤로하고, 커브는 제 창을 물고서 놓지 않는 드레이크에 의해 함께 독을 들이마시고서 엄청난 속도로 중첩되는 중독 효과에 체력을 모조리 잃고 사망했다.
“너……무슨 짓을…….”
“말했잖아요. 빨리 끝내야 한다고.”
가장 불쌍한 것은 방패기사 크루였다. 일행 중 가장 높은 방어력과 체력, 거기에 저항력을 고루 갖춘 크루는 가장 많은 중독의 중첩효과를 겪으며 가장 고통스레 죽은 것이었다. 물론 크루의 싱크로율이 그리 높은 것이 아니라 현실로 따진다면 뜨거운 열탕에 갑작스레 들어간 것 정도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
교수가 그런 유천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까지 더듬어가며 물어왔다. 어느새 유천의 머리 위로 떠오른 그 이름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유천은 교수의 물음에 태연히 대답했다. 자신은 지금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이 일을 끝내야 했기 때문에 이 일에 어떠한 희생을 해야 될 지라도 그것을 불사할 생각이었다.
“부활 시켜주세요. 어차피 이 미궁, 여기서 끝날 거 아닌 것 같으니까. 아까 하는 말 들어보니까 여기선 죽어도 테스터라서 패널티 없다면서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주말에 가야 되니까, 어떻게든 이거 끝낼 거에요.”
유천은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뻔뻔하리만치 태연한 얼굴로 교수에게 부활을 요구한 유천은 얼핏 보기에 비장하기까지 한 얼굴로 미궁 너머를 노려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 피곤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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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트린 : 원래 서폿이 제일 중요한거...(?)
//ㄴㄴ 주인공이 제일 중요한거 ㅋ
BlackRaccoon : 저기는서폿유천이원딜인데
//ㅇ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ordeal : 진짜 한달일 줄이야
//는 예상. 짧아질 수도, 길어질 수도 ㅋ
AQ240 : 서폿겸 딜러네 줄여서 사기캐
//다같이 외쳐! 신유천 개새끼!
Ψ魔皇Ψ : 슬슬 다시한번 죽일때가...ㅋㅋㅋ
//그러게요. 죽일 때가 온듯
xldos : 서폿..? 제가 서폿..일려나?
//으잌
인핀 : 우리학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후 4일연속으로 산을오르라 했지
//오우ㅋㅋ
archangels la : 결국 쩌리가되신 두 엑스트라..... 이름이라도 붙여줘요..불쌍하게도...이름도없다니..
//불쌍해서 게임 캐릭터명은 줌
archangels la : 이름붙이고 굴려버려요 같이... 유천무쌍따위 무다무다뮤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릇초 : 엑스뜨라 두명 등장!
//는 등장과 함께 공기화
킴치맨 : 극강 먼닭이 되었내요. 예전부터그랫지만. 구르는것은 능력과비례한다!
//강철의 연금술사를 보는 듯한 비례 법칙이다!
가이오가 : 히히
//헤헤(멘탈이 깨져 정신이 나간 것 같다. 내버려두자.)
DeButy : 그래도 공기좋은 지리산갔다오시니 건강에도 도움되고 ㅋ
//지리산은 나에게 그뉵통을 줬지요
은or : 산다녀오시느라 수고하셧슴돠- 유천이와 같이다니며 구경하는 불쌍한2분은..유천이가 구르는걸 볼수있을까!빠밤..!
//빠밤!
researchers : 등산이라니...고생하셨네요ㅋㅋ
//엉엉, 레알 강행군, 친구들 페이스 맞춘다고 선두에서 뭔 짓을 해댄거지..
Darkness1021 : 유천이는시험을안보니까 더열심히굴려주셈
//엌ㅋㅋㅋ
arcadia1019 : 유천이 빡돌아서 스킬난사 씬 있으면 감사....헤헷
//외면-
세리신스 : 배고파.....
//미투...
shadow0load : 아 저도 가족여행으로 아버지가 가자고 하셔서 진짜 힘들었었는데 (한번도 아니고 3번!!!) 노고 많으셨습니다
//눙물이 흐르네요. 님도 수고하셨어요..
인간님 : 야호!!!!시험이다!!!!
//야호 정신 나가겠다!!!
밀리리오 : ....저번개들은뭔가요....번식을하네.... .재료는드래이크용량은한계속성은번개 궁은전룡편..... 끝내주네....
//는 마나증발, 그러나 뒤에는 마나셔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