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22화 (32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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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지령

“여.”

[무슨 일이냐, 네가 나한테 전화를 다 하고.]

“이번 주말, 요트 하나 준비해라. 바다 한복판에 묻어버리면 아무도 모르겠지.”

제 방에 들어온 유천은 무작정 휴대전화를 꺼내선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지원은 비꼬듯 유천을 향해 말했지만, 이어진 유천의 말에 표정을 굳히며 진지한 어조로 되물었다. 설마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행동을 시작할 것이라 예상을 못 한 탓이었다.

[어디로 갈 건데.]

“몰라, 인천 아니면 부산일걸. 일단 둘 다 준비해.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요트 다룰 줄은 아냐?]

“내가 어느 집 자식 이었는지 생각해보고 지껄여라.”

행선지를 묻는 지원을 보며 아직 그것을 묻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리며 유천은 투덜거리며 대답했다. 그러며 이제는 대놓고 비꼬는 어투로 물어오는 지원의 목소리를 들으며 짜증이 일은 유천은 짧은 한마디를 끝내곤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곤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새끼, 도청하고 있으면서 그 말 하나 제대로 못 알아듣네. 병신이.”

그 말을 마치자 마자 울려오는 휴대전화 액정에 지원의 이름이 뜨는 걸 못 본 척 한 유천은 방을 나섰다. 생각해 보니 여태껏 밥도 먹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유천은 사내 식당으로 향했다. 테스터가 좋은 점이 이거구나 싶다며 중얼거리며 말이다. 물론 계속해서 울려대는 휴대전화의 배터리를 뽑은 채로 향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뭘 먹을까…….”

유천은 계속해서 식당 내부의 작은 전광판 위로 지나가는 메뉴들을 보며 입맛을 다시는 유천이 중얼거리고 있을 때, 뒤에서 좀비마냥 퀭하니 들어간 눈으로 갑자기 나타난 우진이 가리키는 메뉴대로 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뭐라도 먹이지 않는다면 정말 쓰러질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테스터들에게는 돈을 안 받는다는 말을 들으며 유천은 실실 웃으며 곧 만들어져 나오는 요리를 받고서 우진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아……고마워…….”

“뭘 했길래 하루 만에 몰골이 이 모양 이 꼴로 변했냐?”

유천이 가져온 제 몫의 음식을 받으며 멍하니 중얼거리는 우진을 보며 유천은 측은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그랬기에 얌전히 밥을 먹는 우진을 방해하지 않을 법도 했지만, 아직 유천은 자신을 골탕먹인 우진을 기억하고 있었다. 쉽게 녀석이 원하는 대로 일을 풀어줄 마음이 없다는 소리였다.

“그게……교수누나가 어제 밤에 집으로 찾아와서…….”

“또 쳐 맞았냐?”

우진이 수프 한 숟갈을 떠먹고는 말을 이어가고, 얼마 가지 않아 또 수프를 떠먹으려 하는 우진의 행동을 막으며 질문했다. 잠시 뚱한 눈으로 유천을 노려보던 우진은 곧 한숨을 내쉬며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질문에 대답을 했다.

“계속 술만 마셨어. 그러다가 누나가 잠이 들었는데…….”

“오냐, 이 발정 난 개새끼. 밤새도록 덮친다고 몸에 힘이 다 빠졌다 이거지?”

“아니라고…….”

아예 식사를 포기하고서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를 시작한 우진의 대화를 중간 중간 끊어가며 유천이 딴지를 걸자, 억울하다는 표정만 지어대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예상 외의 대답이 나오자, 되려 당황한 유천이 입을 열었다.

“그럼 왜 그런 얼굴 이냐고, 밤새 뭔 일이라도 있었냐?”

“나 때리다 잠들었어.”

“쳐 맞은 거 맞네.”

답답하기 그지없는 우진의 태도에 유천이 자신의 앞에 놓인 밥을 한 숟갈 퍼먹으며 물었다. 자신은 밥을 못 먹게 방해를 하면서, 혼자만 먹기 바쁜 유천을 노려보던 우진이었지만, 유천이 그렇다고 눈 하나 깜짝할 인간인가, 무심히 질문을 하며 밥만 먹을 뿐이었다. 그리고 힘껏 억울한 표정을 지어가며 대답하는 우진을 보며 유천은 무심히 대답을 하며 밥 한 숟갈을 더 먹을 뿐이었다.

“아니, 어제 낮처럼 세게 때리거나 하이힐로 찍은 건 아닌데…….”

“다행히 변태 짓은 안 했구나. 그 정도 선에서 끝난 걸 보면.”

“잠이 든 것도 든 건데, 하필 때리다 잠들어서 내 무릎을 베고 잠들었는데…….”

“그래. 덮쳤구나, 이 개새끼.”

웅얼거리듯 말을 이어가는 우진을 보며 유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밥을 먹었다. 별 상관은 없겠지만 이 녀석이 아예 죽는다면 모를까 제 앞에서 죽은 소리를 해대는 놈을 아예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되려 제 앞에서 괴롭힌다면 모를까(이게 더 악질이다)절대 외면은 하지 않는 유천이었다. 하여튼 결론은 죽지 않아 다행이라는 것. 그러나 뒤이어 들려온 우진의 대답을 들으며 유천은 우진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아니라고……진짜. 그 누나 때문에 내가 밤새 잠도 못 잔 게 누구 때문인데…….”

“그게 누구 탓인데, 함부로 입술 들이 댄 네 잘못이지.”

“…….”

정말 억울한 표정으로 유천을 향해 항의라도 하듯이 작게 외치는 그를 보며 유천은 정확히 우진의 잘못된 단어 선택을 지적하며 쌀쌀맞게 대답했다. 그러나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던 우진도, 곧 이제는 자신에게 신경을 끈 채 밥을 먹어대는 유천을 보며 그저 제 앞에 놓인 수프를 먹어댈 뿐이었다.

“너, 너!”

“아, 잘 먹었다.”

“야, 야! 나 버리지 마!”

곧 구내식당에서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서, 산발이 된 머리로 술 냄새를 풍기며 사내 식당으로 들어온 교수가 고함을 지르는 것을 지켜보며 유천은 아직 다섯 숟갈은 더 남아있는 듯한 그릇과 함께 들고 온 쟁반에 그릇들을 얹고는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우진을 보며 씨익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유천이었다. 그러는 유천의 팔을 붙잡으며 외쳐대는 우진을 보며 유천은 그저 한마디를 남길 뿐이었다.

“자업자득이야 새끼야. 넌 소화 걱정은 없겠다. 처 맞다 보면 알아서 될 테니까.”

믿었던(?) 유천의 배신을 눈 앞에서 지켜 본 우진이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을 때, 벌서 코 앞에 다가온 교수를 뒤로하고 한 손으로 우진의 손을 털어낸 유천은 자리에서 일어나 배식대로 가서 움직이며 먹어 댄 결과 텅 비어버린 식기들을 올려두고는 한 마디를 남기곤 식당을 나섰다.

“잘 먹었습니다.”

낄낄 웃어대며 식당을 나서는 유천의 손에는 한성이 아까 전 카페에서 건네 준 업무용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액정에는 교수라는 이름이 떠올라 있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유천은 단지 우진을 잡아 둔 것에 불과했고, 그 사이 휴대전화를 통해 대화를 듣고 있던 교수가 튀어온 것이란 얘기였다. 이것으로 교수에게는 유천이 자신의 편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고, 우진에게는 사형 선고를 내린 것이었다.

그리고 식당을 나서는 유천은 비릿하게 웃으며 한마디를 남길 뿐이었다. 신 유천, 제 주머니를 노린 놈에게는 일말의 자비도 없는. 그런 남자였다. 물론 우진이 어째서 잠을 못 잔 것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저렇게 쓸 대 없이 수위를 넘나드는 언변과 행동을 하는 놈일수록 막상 진짜로 상황에 닥치면 먹여준 떡도 못 받아먹는 경우가 허다한 경우가 있었으니 말이다.

‘아마 밤새 이 떡을 먹어야 하는 건가, 말아야 하는 건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 날이 샜겠지. 뭐,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지만.’

정말 납치 되기 전후를 비롯해 유천이 여태껏 살아오면서 이리 환한 미소를 지어보았던 놈은 아니었다. 비릿한 썩은 미소를 짓고서 다니던 이미지가 더 익숙했으니까. 마치 후광이 비치는 듯한 환한 미소에 이른 점심을 먹으러 오던 한성은 과연 저것이 제가 알던 유천이 맞나 하는 착각을 느꼈다고 한다.

“아, 진짜 오늘 내가 한가지 확실한 건 정말 보람 찬 하루였어.”

아직 채 반도 지나지 않은 시간의 유천이 남긴 한 마디였다. 물론 이것으로 유천의 원한이 다 풀렸다면 그것은 상당한 착각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미소를 짓던 유천은 낄낄 웃어대며 사내에 지정된 제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올 때부터 생각했던 것이지만 한 명에게 배정된 것 치고는 꽤 큰 방이란 것을 생각하며 유천은 만족한 표정으로 침대에 누웠다. 그 넓이가 납치 됐을 때 거의 수감되었던 제 방만하지 않던가.

-[김우진, 김진우 테스터 지금 즉시 접속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아, 소화할 시간은 좀 주지.”

침대에 누워서 보람찬 하루를 느끼며 소화할(사실은 낮잠)시간을 즐기려던 유천의 기대를 무참히 무너트리는 방송이 들려오자, 유천은 그저 속 편한 소리를 하며 불평을 했지만, 곧 유천은 한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근데, 걔 살아 있으려나. 죽었으면 나 혼자 일해야 된다는 소리인데.”

============================ 작품 후기 ============================

본격 신유천 자폭샷.

아직 하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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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al : 첫코납치닷 우우우우우우우우 크리스를 저렇게 나쁘게 보다니

//ㅋㅋ 글쎄여

researchers : 6연참이라니!! 강력한 연참이닷!! 그의미로 추천투척!!

//땡큐여...하나 남았다..

DeButy : 유천이 또 굴리기만해봐요

//?! 벌써 굴리고 있는데!

AQ240 : 현실반 게임반 좋았어

//이번편 풀 현실 ㅋ

인간님 : 오오미 작가님 고생 많았음요 덕분에 공부 망ㅋ함ㅋ

//나 아직 한편 더 남았긔, 이거 하고 길어진 머리 좀 자르러 가야지.

파릇초 : 으아아아락?!

//으아아아락?!

가이오가 : 자고일어났는데 4편이나 올라와있다니..ㅎㅎ 대단해요ㅋㅋㅋ 아. 이제 끝이 보인다니 뭔가 아쉽기도... 잘보고가요~!!ㅎ

//근데 아직 좀 더 남았긔, 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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