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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지령
“휴학 신청하러 왔는데요.”
“네?”
“휴학 신청이요.”
다음날 아침이 밝자마자 학교에 온 유천은 휴학신청을 하러 왔다. 아직 학기 초임에도 불구하고 휴학 신청을 하는 것을 처음 본 터인지, 유천의 맞은 편에 앉은 남성 상담원은 꽤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어보고 있었다.
“아, 예…….”
‘귀찮아. 쓸데 없이 상당히 긴데?’
유천은 작성을 하는 도중에도 속으로 욕을 몇 번이나 지껄여가며 작성을 마친 유천은 휴학신청서의 마지막에 도장을 찍었다. 애초에 휴학 신청서가 어떻게 생긴지 조차 모르던 유천이었다. 제대로 일이 될 리가 있을 턱이 없었다. 무슨 경고가 이렇게도 많은지. 유천은 도장을 찍은 휴학 신청서를 내밀고는 그곳을 나왔다. 이미 두 번째 지령이 떨어진 이상 굳이 이 학교에 다닐 이유가 없었으니, 주저할 필요도 없었으니 말이다.
“유니온으로 가주세요.”
“네, 출발합니다.”
대학교를 나오자마자 택시를 잡아탄 유천은 그대로 유니온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제 주머니 속에서 회사에 들어갈 때 쓰라며 한성이 건네준 목걸이가 있었다. 사원증과 비슷하지만, 엄연히 테스터라는 신분이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카운터에 앉아있던 여성이 유천이 지나가자마자 인사치레를 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유천 또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엘리베이터를 잡아탔다. 어제처럼 회장실에 들어가 곧장 전파를 끊어버린다면 도청을 하고 있던 지원이 예상할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애초에 만나서 얘기를 나누지 않으면 될 것이 아닌가? 유천은 제가 있는 테스터들이 사용하는 방의 전화기를 들었다. 짧은 단축번호와 함께 한성이 연결시킨 유천은 곧 한성과 만날 약속을 잡았다. 회사 내에 있는 사내 카페에서 한성을 맞이한 유천은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테스터 일을 시작했는데요. 무엇부터 시작하면 되죠? 자세한 건 김한성 비서장님한테 물어보라던데.”
[지령이 내려 왔어요. 회장 할아버지의 암살.]
“아까 배정된 방 있지? 보아하니 짐도 챙겨 온 모양인데, 앞으로는 거기서 숙식하면서 테스터 일을 하면 돼. 그렇게 거창한 일은 아니고, 평소에는 게임 하다가 우리가 실험하거나 새로 만들 시스템 같은 걸 미리 테스트 하면 된다네.”
[어떻게 할 생각이지? 회장님을 진짜 죽일 생각인가?]
“그럼 달리 필요한 물건이 있거나 일이 있다면 어떻게 하죠?”
[설마, 내가 그럴 일이 있을까 봐요. 꾸밀 지는 몰라도, 진짜로 그럴 생각은 없어요.]
카페에 도착한 유천은 곧 문을 열고서 들어오는 한성을 향해 말을 건네며 들고 있던 종이에 펜을 휘갈겨 쓰기 시작했다. 유천의 쪽지를 보며 대충 상황을 파악한 한성은 유천의 의도대로 쪽지를 써내려 가며 입으로는 다른 내용으로 말을 건넸다. 쪽지로서 서로 대화를 나누던 유천은 곧 제 주머니를 툭 치며 한성을 뒤로하고 먼저 카페를 나섰다. 그리고는 제가 배정된 방에 들어가서는 비치된 캡슐에 들어가서는 낮게 중얼거렸다.
“현재 그 할아버지가 어디 있는 지 모르는 가운데 함부로 움직일 수야 없지.”
한마디만 남기고서는 게임을 시작한 유천은 기억하고 있는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대화 중에도 자신이 사라지는 것을 종종 봤던 발록이다. 자신이 사라진 것을 알고도 이미 갔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 유천 또한 발록을 찾기 보다는 그냥 가는 것이 더 빠르고 편한 일이었다.
“자네, 그 고대 마법들을 모두 익혔단 말인가?”
“어렵기야 했지만 익히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모두 하나같이 엄청난 위력의 것들이더군요.”
“그렇다면 얼마 전에 갑자기 새로 나타났던 북쪽의 숲도 자네 작품인가?”
“쓰던 도중에 죽을 뻔한 위기를 겨우 넘기긴 했지만 말이죠.”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당신은 감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 치 못했던 잊혀진 엘프들의 마법을 익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굳이 당신이 엘프들의 화합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당신이 북쪽에 만들어낸 새로운 숲은 충분히 푸른가지 부족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신분을 획득합니다.
-타락한 엘프 신분이, ‘흑마법을 익힌 엘프’ [크리스]의 신분으로 강화되었습니다.
-[흑마법을 익힌 타락한 엘프 ‘크리스’]
푸른 가지 일족에서 태어난 뛰어난 엘프 크리스는 어려서부터 많은 마법들을 익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에도 관심을 가진 크리스는 이어서 검술에서도 뛰어난 경지를 이룩해냈습니다. 그러나, 더욱 더 강한 힘을 찾아 헤매던 크리스는 흑마법에 눈을 돌렸습니다. 좀 더 뛰어나고, 강력한 위력을 가진 그것을 얻기 위해 주저 없이 제 이지를 넘긴 크리스는 푸른 가지 일족은 물론이고, 근처에 서식 중이던 모든 몬스터들을 해치우고 그 위에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마성에 휩싸인 크리스는 결국 같은 일족의 엘프마저 공격을 했고, 곧 그 끔찍한 참사에 개입한 블랙 드래곤 ‘카디스 키르 덴’의 손에 봉인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끔찍한 참사가 일어난 지 500년이 지나고, 크리스는 스스로 봉인을 깨고서 다시 세상에 강림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크리스는 마성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성을 다스리고 그 힘을 이용해 부족을 공격하는 외부 세력들을 물리침으로써 실추된 옛 명예를 조금이지만 되찾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언제 그 마성이 다시 폭주할 지 모를 크리스를 감히 함부로 가까이 하는 엘프는 없습니다. 크리스는 뛰어난 검술과 흑마법을 다룹니다. 봉인이 채 풀리지 않아 마법의 수준이 대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감히 그에게 대드는 자는 감히 드래곤이라 할 지도 쉽게 살아 돌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
“만족했는가? 실제로 예전에 우리 부족에 있었던 일이라네. 비록 아직까지 봉인에서 풀려나지 못한 채 마을 깊숙한 곳에 수정에 봉인된 채로 머물고 있지만 말이지. 자네라면 그에게 전혀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 내 장담할 수 있다네.”
유천은 제 눈 앞을 메운 메시지를 보며 짧은 감탄사를 뱉으며 중얼거렸다. 그러는 유천을 보며 기분 좋게 허허 하고 웃어 보인 엘프는 천천히(그러나 인간에 비해선 빠른)걸음으로 유천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GM한성: 회장님의 임시 거처가 네 옆방으로 지정됐다. 회장님을 부탁한다.
그리고 이어서 제 눈 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며 유천은 씩 웃어 보였다. 이것으로 어제 밤을 세워가며 만든 자신의 계획이 반 이상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제 와?”
“아니, 또 가야 될 것 같은데. 뒤에서 뾰루퉁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는 라이헤르랑 놀고 있어.”
“내가 애냐, 기다리면서 놀고 있게.”
“뭐 어때, 게임 종료.”
유천이 메시지를 보며 한창 실실 웃고 있을 때, 유천의 뒤에서 발록이 튀어나오며 말했다. 그러나 유천은 그런 발록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부정을 표하고는 저 뒤에서 꼬마 엘프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라이헤르를 가리키며 말하자, 일그러진 표정으로 따지듯 중얼거리는 발록을 뒤로하고 유천은 게임을 종료했다. 어차피 발록이 삐쳐봤자 나중에 풀어주면 그만인데 뭘. 이라는 안일한 생각과 함께 말이다.
“회장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게.”
유천은 그대로 곧장 제 방에서 나오고는 회장실로 향했다. 그러고는 제 귀를 가리키며 동시에 입을 가리킨 유천은 익숙하게 인사를 건네며 마치 처음 보는 듯 연기를 했다. 마찬가지로 이미 열린 문을 보며 들어오라며 손짓을 하는 회장을 보며 유천은 입을 열었다.
“이번 주말에 사내 직원들의 화합을 위해 단체 합숙을 한다는데, 저도 껴도 될까요? 회장님도 낀다는 소문이 있어 왔습니다만.”
“끌끌……글쎄, 이 노인네가 가는 합숙이 재미라도 있을까 봐 그리 같이 가려 하는가? 같이 가겠다니 굳이 부정은 하지 않겠다 만은 재미가 없어도 내 탓은 하지 말게나.”
유천은 익숙하게 거짓말을 해냈다. 사실 이번 주말은 합숙은커녕 철야까지 일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앞에 있는 것이 누구던가 회장이다. 이 세계적인 게임 사로 웬만한 대기업보다 입김이 센. 그런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없는 단합 합숙 따위 만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다. 들어올 때부터 유천의 제스처를 보았던 회장은 익숙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유천을 보며 나가기로 했고, 유천은 마지막으로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요새 민물고기보다는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가 더 맛있다는데, 손맛도 느껴볼 겸 바다낚시 어떻습니까?”
“젊은 이가 늙은이 취향을 잘 아는구먼. 기대하겠네.”
“그럼 이만.”
유천의 말을 듣고서 회장은 간단한 대답과 함께 유천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나가라는 제스처. 어차피 통보는 끝났으니 유천은 굳이 안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회장실 밖으로 유천이 나가자마자 회장은 한성에게 연락을 넣었다.
“입 무거운 잠수부들을 준비하게.”
[네, 회장님.]
============================ 작품 후기 ============================
끝이 보인다. 완결도 보이고, 연참의 끝도 보이고, 자고 나서 두편 올리든 자기 전에 두편 더 올리든 그건 내맘이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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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al : 첫코납치 흠 저것들 엮콴쾅 핲치다
//역관광은 아직 멀었
덱스트린 : 아옼 슈1발 다 죽여버리짘
//아직 뜯어 먹을 게 남았음여
파릇초 : 이제 3개밖에 안남음? 에이
//밖에라니요, 얼마나 많은건데
거지쿠마 : 3개밖에 안남았다니... 이벤트 한번 더 하시죠? ㅋ
//나 이거 습작 돌리고 잠수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 더 하면 나 죽어요
인핀 : 음 제가 컴 고칠때 다시하죠 참고로 조아라는 마굴입니다
//안해요, 이제 기념일도 없는데 뭔 이벤이여...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