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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지령
“그래, 그 영감이 뭐라 하든?”
[아버지를 그 따위로 부르지 마라. 두 번째 지령은 네가 돌아오면 그 때 알려주지.]
“웃기는 놈일세. 지금 들으나 나중에 들으나 차이가 뭐라고.”
유천이 지원의 말을 듣고서 곧장 비꼬아가며 대답하는 유천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되받아 치는 지원이 전화를 끊어버리자 유천은 휴대 전화를 내려다보며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 사이,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그곳에는 회장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저번에도 한번 와본 곳이었지만, 묘하게 적응이 안 되는 곳이라 중얼거리며 유천은 한성이 이끄는 대로 회장실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무슨 일로 연락도 없이 자네가…….”
“손님을 데려왔습니다. 회장님.”
“할아버지 오랜만이죠?”
회장실의 문을 턱 하고 열어버리는 한성에게 결재 중이던 서류에서 눈을 돌리며 질문을 하는 회장의 시선에 한성이 가리키고 있는, 자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는 청년을 보며 회장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명히 지금까지도 신문도, 뉴스도, 기사에서도 죽은 이라 말하는 이가 왜 자신의 방에 있는 가? 그에 대한 의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성이 회장에게 말했다.
“제 단독으로 지금 이 방 전체에 전파 차단을 했습니다. 이 녀석이 살아 있다는 거, 알아 봤자 좋을 사람은 별로 없지 않지 않습니까.”
“그게 사실이지. 굳이 살아있음에도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이니,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좋을 것이 없지.”
“할아버지 눈치가 빠른 건 여전히 맘에 드네요. 질문이 있는데요. 게임 만들다가 도중에 사라진 기술자가 몇이나 되죠. 그 내 직업 만든 박 뭐시기 박사랑 말이죠.”
한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한 회장은 유천을 보며 반가운 표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한성의 빠른 행동을 칭찬했다. 확실히 이렇게 전파를 모조리 차단한다면 개인적인 일이나 회사에서 자신이 해야 될 크고 작은 일을 몇 차례 정도 하지 못할 터지만, 지금은 유천이 말하는 대화 내용이 조금 더 중요했다.
“박회준, 그 친구를 비롯해 사라진 기술자만 숫자가 백에 다다르네. 그런데 그것은 왜 묻는 것이지? 이미 사라진 친구들인데 말이야.”
“내가 그 새끼들한테 잡혀가서 이용당하고 있다면요?”
유천의 질문에 의문을 느끼면서도 대답을 해주는 회장은 곧 그 의문을 풀 수 있었다. 애초에 유천이 제 직업을 누가 디자인한 것인지를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뭔가 알고 있다는 뜻이니 짐작은 했던 일이지만, 막상 들으니 그것도 나름 충격적이었다.
“놈들이 무슨 목적인지는 나도 자세히는커녕 티끌만큼도 알지 못해요. 다만 내가 아는 건 그 녀석들이 게임 안에 싱크로율을 이용해서 인간 같지 인간들을 만들고 있다는 거. 그리고 그 일이 벌써 몇 차례나 성공했다는 거. 그 중에 저도 얼마 전에 끼었죠. 원한 건 아니지만.’
“……그 친구, 결국 일을 벌였구먼.”
“그 영감, 전쟁을 원하고 있어요. 애초에 이 가상현실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군사목적으로 만들어지고 개발 되어야 했다고 입에 달고 사니까. 아마 시간이 지나면 나랑은 비교도 안 되는 괴물이 나올 거에요. 싱크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현실에서도 게임 안에서의 일이 불가능 보다는 가능에 가까워지니까. 내가 지금 92% 싱크로율을 유지하고 있던 것도 놈들 때문이죠. 덕분에 멈춘 거라고만 생각했던 키도 좀 더 컸지만. 리스크도 클 거라고 봐요.”
유천의 설명을 들으며 회장은 제 미간을 찌푸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한성이 이해를 하지 못한 듯 자신과 회장을 번갈아 보고 있자, 유천은 한숨을 쉬고는 설명을 이어가는 유천을 보며 둘의 입은 점점 벌어져만 갔다. 그 증거로 유천이 쥐고 있던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연필 꽂이 하나가 유천의 손 위에서 찌그러진 채로 그들 앞에 제 찌그러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었다.
“지금은 내가 가장 싱크로율이 높겠지만, 언제 내 위가 나올지 몰라요. 그리고 아마 외국 서버 자체도 그 놈들이 벌인 일 같은데. 맞죠?”
“……사실인 모양이군. 그 친구, 어디에 있는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외국 서버는 모두 그곳의 메인 컴퓨터 통제 하에 있는데 말이죠. 녀석은 언제라도 회장직을 넘볼 거에요. 아마 날 여기 취직하라고 시킨 것만 봐도 대충은 짐작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취직 시키겠다고 사격까지 가르치는 미친 놈이 어디 있겠냐고요.”
유천이 찌그러진 연필 꽂이를 바닥에 떨어트리고는 회장에게 질문했다. 그리고 그런 유천의 행동과 태도에 약간이나마 유천에게 품었던 의심을 푸는 회장이었다. 그에 이어 자신이 궁금했던 것을 물어 왔지만, 유천은 고개를 저으며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듯 설명을 시작했다. 뒤에 가서는 푸념에 가까워졌지만 말이다.
“하여튼, 몸 조심하세요 할아버지. 언제 날 노렸던 놈들이 할아버지 노릴 지 모르니까. 그리고, 사하라 사막 쪽 위성 살펴봐요. 빽이 있으면 그 정도는 가능하겠죠? 그럼 난 갑니다. 내일부터 여기로 출근할 거고, 학교는 휴학 넣을 거니까. 내 숙식 할 곳은 알아서 잡아줘요 되도록이면 할아버지 집 근처로.”
유천은 그 말을 끝으로 회장실 문을 열고서 나가버렸다. 한성과 회장은 나가는 유천을 말리기는커녕 유천이 한 말들을 받아들이는 데 온 힘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유천보다는 덜하지만 그에 준하는 괴물들이 최소가 여섯이라고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언제라도 제 목숨을 노릴 것이란 유천의 경고 아닌 경고가 더욱 더 실감나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유천이 납치 당하고, 그곳에서의 탄피는 그들 역시 자료를 받았었다. 특수 강화코팅이 된 강철 탄환. 제정신이라면 총이 쉽게 맛이 갈 수 있을만한 그런 탄환을 쓰지는 않았겠지만, 그 때문에 당시의 유천의 손바닥은 깨끗하게 뚫렸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의 문까지 뚫었지 않았던가? 그 자료들을 떠올리며 둘은 온 몸에 드는 오한에 몸을 떨었다.
* * *
“자, 이제 말해 보시지. 그 두 번째 지령인지 뭔지.”
“이 영감이 누군지는 너도 잘 알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록만 봐도 넌 그 영감과 두 번 이상을 접촉했었어.”
“가상현실게임 리트머스 대륙전기를 운영하고 있는 유니온의 회장을 왜 보여주는 건데.”
“이번 지령이다. 이 영감을 죽여. 이 지령은 곧 다시 한국으로 들어올 성열, 정현, 크리스도 함께 할 거야. 당분간은 그 영감이랑 친하게 지내면서 지내는 곳이든, 하다못해 친분이라도 쌓아서 방심을 유도해.”
집에 도착한 유천은 거실에 모여 있는 소피아와 지원을 보며 자리에 채 앉기도 전 질문했다. 그러는 유천을 향해 사진 하나를 건네며 지원이 질문했다. 사진 속의 사내를 보며 유천이 간단히 그 사진 안의 주인공을 가리키며 말하자, 지원은 제 자리에서 일어나며 유천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유천의 멱살을 쥐어 틀며 으르렁거렸다.
“함부로 행동하지마. 네 옷 곳곳에는 도청장치가 달려 있어. 알았어?”
그리고 유천은 제 멱살을 잡고 있는 지원의 이마를 툭 하고 밀치며 아까 전 지령을 설명한답시고 지원이 떠들고 있을 때, 소피아가 쥐어준 권총을 지원의 명치에 겨누며 마찬가지로 낮게 으르렁거리며 욕을 지껄였다.
“좆까 병신아.”
“너, 이 새끼…….”
“너도 한번 총 맞아볼래? 나도 사람 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연습이라도 해봐야지. 너희는 연습 필요 없을 거 아니야?”
유천의 욕설에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마찬가지로 욕을 지껄이는 지원을 향해 유천은 그 총구를 지원의 왼손에 겨누며 말했다. 그와 동시에 소피아가 움찔했다. 그 곳은 자신이 유천을 향해 쏜 곳이니까. 유천의 노골적인 경고에 지원은 방문을 박차고서 들어가 방 문을 박차서 닫아버리는 지원을 보며 유천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일 뿐이었다.
“네 작품이지?”
“응? 뭐가?”
“아니다. 일단 이 지령은 내가 단독으로 최대한 빨리 끝내야겠네. 그래야 너도 그렇고 저 새끼도 그렇고, 그 협박만 줄기차게 해대는 그 영감도 그만 볼 거 아냐. 지가 원하는 거 다 얻고 나면 난 볼 필요도 없겠지.”
유천은 제 방에 들어간 지원의 방문을 노려보다 소피아를 보며 물었다. 소피아가 짐짓 모르는 척을 하며 되묻자, 유천은 굳이 더 파고들기를 포기했다. 이 집안에도 도청장치가 없으리란 일은 없으니까. 그리고는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지원이 들어간 방을, 뒤이어 소피아를 가리키며 넌더리가 나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중얼거렸다. 그러는 유천을 보며 희미하게 웃던 소피아였지만, 유천은 다시 한번 진지하게 중얼거렸다.
“회장 할아버지는 내가 처리해. 함부로 간섭하려 들지 마.”
“…….”
진심이 담긴 목소리와 경고, 그것을 지켜보며 소피아는 아무런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유천의 눈은 진심을 담고서 경고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것은 더 이상 제 일에 참견하지 말라는 유천의 협박이나 다름 없었다. 그 증거로 지원의 방문을 향하던 권총은 소피아의 머리를 향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이제 3개 남았나, 진짜 3개만 더 올리고 수요일까지 잠수만 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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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al : 저거 죽이지 말고 물리거세요 그리고 에스트로겐 대량 집어넣고 한요
//으잌 거세 시키면 안댐여. 굴리는데 지장생김
opweration : 그러니까 왜 했어
//왠 반말인지.
장기장장기장 : 4화남으면셧나?크크크크크크
//3개 남음 젡
BlackRaccoon : 이제가르친사격으로크리뜨리라
//글쎄여 ㅋㅋ
researchers : 연참 연참!! 추천 투척!!
//아, 다음주까지 잠수탈까..
심심판타지 : 허허...머리를날려버릴까볼까?
//엌
범생지망자 : 교수의 주장을 돋고서 ->듣고서 오타네요 위쪽에 말씀 들이겠습니다->드리겠습니다
//수정 완료했습니다. 오타 지적 감사요.
AQ240 : 400편안에 끝내실거니 뭐 빨리하면좋죠 ㅋ 원래 작가는 주인공닮아가는거죠 (그러니까 닥치고 굴러전개) 라든가
//쟤가 나 닮아가는 걸지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