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19화 (319/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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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지령

“그러니까, 이분 주장대로면 이 남자분이 강제로 키스를…….”

“키스가 아니야! 뽀뽀라고!”

“넌 좀 닥치고 있어봐.”

경찰에 신고를 한 유천에 의해 대학 안으로 들어온 경찰들은 곧 폭행을 하고 있던 교수와 아예 정신 없이 맞으며 이제는 그저 꺽꺽 거리며 비명만 흘려대는 우진을 데리고서 유천을 증인으로 셋을 모두 경찰서로 데려 왔다. 곧 진술서를 작성하던 경찰이 교수의 주장을 듣고서 작성하는 도중, 수도 없이 많은 방해를 받았었다. 그 때문에 우진이 혼자 유치장 안에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물론 그럴 때 마다 근처에 있던 유천이 들고 있던 봉으로 우진의 복부를 쿡쿡 찔렀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남자분 주장대로면 그저 오해를 풀려다 실수로 한 행동…….”

“아니야! 고의라니까!”

‘……미치겠네. 이러다 오늘 안에 회사 구경이나 할 수 있으려나.’

정말 유천은 속이 답답했다. 교수의 주장을 듣고서 진술서를 작성하면 우진이 훼방을 놓고, 우진의 주장을 듣고서 진술서를 작성하면 교수가 훼방을 놓았다. 애초에 자신이 진술을 하면 될 일이지만, 그 편은 오히려 유천에게 불리했다. 저 경찰은 종종 유천이 사고를 쳤을 때마다 봤던 경찰이었으니까. 유천은 조용히 유치장에 있는 우진의 옆구리를 봉으로 쿡쿡 찌를 뿐이었다.

“김 한성입니다. 무슨 일인지 들을 수 있을까요?”

“선배! 저, 저 나쁜 새끼가 내, 내 첫 키스를!”

“키스가 아니라고! 뽀뽀라고! 몇 번을 말해!”

“개판이다 진짜.”

오랜만에 보는 듯한 한성이 도착하자마자 다시 고개를 휙 돌린 유천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한성은 곧 교수가 앉아있는 의자 옆에 앉아서는 경찰을 향해 질문했다. 경찰이 채 대답도 하기 전, 교수가 한성의 팔을 잡고서 울먹거리는 어조로 외쳐댔다. 그러자 억울하다는 어조로 유치장 안에서 외쳐대는 우진과 교수를 번갈아 보며 유천은 제 머리를 잡고서 중얼거리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일단 저희 쪽에서 처리해도 될 일인 듯 하니 제가 데리고 가도 될까요?”

원칙만 따진다면 아직 진술서도 작성하지 않아 데려가는 것은 절대 안될 일이었다. 그러나 뭘 어쩌겠는가, 상대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초 대기업이다. 거기다 내민 명함만 보더라도 웬만한 고위 인사인 것처럼 보이는데, 감히 그 부탁에 거절을 한다면 자신이 제 직장에서 모가지가 날아갈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안녕히 가십시오.”

“네, 위쪽에 말씀 잘 드리겠습니다. 협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유치장에 있던 우진은 유천이 뒷덜미를 잡고서 끌고 오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키스가 아니고 뽀뽀라며 외쳐대는 우진과, 그런 우진을 때리려 용을 쓰는 교수를 마찬가지로 질질 끌며 가는 한성은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 진짜 시끄럽다.’라고 말이다.

“……!”

“……!”

둘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한숨을 내쉬며 서로를 바라보던 한성은 무언가 충격을 받은 듯 깜짝 놀란 표정이었고, 무심코 제 얼굴을 한성에게 보인 유천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서 당황한 표정이었다.

“야, 민지야. 얘는 누구냐?”

“저거 죽여버릴……네? 얘요? 어제 내가 말했죠? 싱크로율 90%. 얘에요. 다행히 하향 조정은 시켰어요. 그나저나 저거 진짜 딱 한대만 때리면 안 되요? 진짜 한방으로 끝내버릴 자신 있는데.”

“안돼. 그나저나 난 김한성이라고 한다. 전 이벤트 GM. 현재 회장 비서직을 맡고 있지. 물론 GM도 겸하고 있고 말이야.”

“김진우 입니다. 신입생이고 말이죠.”

“학생, 내가 아는 누구랑 상당히 많이 닮았군.”

교수를 보며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가며 유천을 가리키며 물어보는 한성이었다. 그리고 미련을 못 버린 듯 우진을 보며 주먹을 쥐는 교수를 보며 한성은 단칼에 그 부탁을 거절했다. 물론 그 말에 반박을 하려 했던 우진이었지만, 유천의 주먹에 의해 기절한 채, 진짜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서로 자기소개를 마친 한성이 유천을 보며 묘한 한마디를 남겼다. 그러자 유천은 피식 웃고서는 입을 열어 대답했다.

“한창 전성기 때의 원빈을 닮았다는 소리는 가끔 듣습니다.”

“농담이 재미있어.”

“진담입니다.”

“…….”

“…….”

정말 진심으로 한 소리는 아니었다. 분명 한성은 자신을 알아보았고, 유천은 나름대로 한성의 속을 떠보는 것이었다. 실없는 대화내용을 유도해 대화주제를 바꾼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애초에 여기서 집요하게 물어온다면 아직은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고, 묻지 않는다면, 확신을 내렸다는 뜻이었다. 그 사이에 있는 뜻은 상당했다. 의심한다는 것은 긴가 민가 하고 있다는 뜻. 더불어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과는 관계가 없다는 뜻이 될 일이고. 확신을 내린다면 두 가지 경우가 있었다. 지원과 소피아처럼 사내의 말을 듣고, 그의 지령을 받는 사람 이거나, 자신이 결정적인 힌트를 주었다는 것. 그렇게 둘은 길 한복판에 멈춰서는 약 2분간 눈싸움을 했다. 아무런 말 없이.

“뭐, 굳이 더 묻지는 않겠어. 프라이버시가 있을 테니 말이지. 그런데, 민지한테 설명은 들었나? 우린 테스터들의 기본적인 숙식을 제공하는데 말이야. 물론 희망자에 한해서지만 말이야.”

“당연히 OK죠.”

“그럼 일단 회사로 가지.”

이어진 한성의 말에 유천은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돌아오는 격주 아침마다 복불복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였으니 말이다. 곧 승합차 앞에 도착한 한성이 문을 열어 조수석에 교수를 앉히며 말했다. 아직까지도 기절한 우진을 노려보는 것으로 보아 뒷좌석에 앉혔다면 우진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기에 당연히 그로써 할 수 있는 조치를 한 것이라 생각한 유천은 피식 웃고선 끌고 온 우진을 뒷좌석에 아무렇게나 팽개쳐버렸다.

“선배, 오늘 말 많이 하네요. 그날 뒤로는 말도 자주 안 하더니.”

“아아, 저 녀석이 내가 아는 꼬맹이랑 닮았거든. 그래서 그런 거겠지. 왜, 아까 한동안 조용하니까 분위기 나빠지는 줄 알고 당황한거야?”

“꼬맹이랑 닮았다는 말은 취소하시죠. 내 키가 몇인데 꼬맹이 취급입니까?”

어차피 조수석에 앉은 지금은 우진을 때릴 방법이 없었다. 차라리 대화나 하자는 생각에 교수가 입을 열어 말을 건네자, 한성이 그 말에 웃으며 대답을 했고 유천은 표정을 구기며 따져댔다. 분명 저 인간은 자신을 알아봤다고, 그 동안 자란 키가 몇인데 그걸 알아보다니. 저 인간도 정상이 아니라 결론을 내린 유천은 손을 뻗어서 한성이 들고 있는 휴대폰을 가져왔다. 아직 시동조차 걸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알아 봤으면 시비는 작작 걸지, 아저씨. 도착하면 저 말괄량이 교수는 다른 곳에 두고, 저 변태자식은 여기 뒀다가 정신 차리면 알아서 가라고 해. 그 다음 우리는 할 얘기가 있으니 도청도 전파도 통하지 않는 곳으로 가서 얘기 좀 나눠야지. 안 그래?]

자신의 휴대폰에 어떤 짓을 해뒀을 지 모르는 유천이었다. 그래서 굳이 한성의 휴대폰을 이용해 그에게 건넬 말을 쓴 것이고 말이다. 어차피 혜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자신의 번호는 굳이 그쪽에서도 건들지는 않을 것이라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들과 대화도 하고 싶었던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알겠어. 그럼 출발해 볼까, 그렇게 먼 곳도 아닌데 금새 도착할 테니 말이야.”

유천이 건넨 글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 한성은 곧 휴대전화를 내려두고는 시동을 걸어 차를 몰기 시작했다. 정말 얼마 가지 않아 도착한 회사에 들어가기 전, 우진을 차에 놔두고서 이제는 그나마 덜한 반응을(그러나 여전히 울먹이는 어조로, 팅팅 불어버린 눈으로, 말했다)보이는 교수와 함께 내린 뒤. 한성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함께 올라탄 교수조차도 회사 안으로 들어와서는 조용히 훌쩍이는 것 말고는 다른 난동을 피우지 않았다. 곧 도착한 층에서 내리는 교수를 뒤로하고 최상층으로 향하는 유천과 한성의 고요를 깨는 것이 있었다.

“전화 온 모양인데 받지 그래.”

“그럼, 실례.”

[도청남]

갑자기 울리는 진동에 휴대전화를 꺼내 든 유천을 보며 말을 건네는 한성에게 고개를 숙이며 유천은 액정을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마자 들려오는 것은 다급한 지원의 목소리였다. 뭔가에 쫓기기라도 하는 듯. 급한 어조로 지원은 외쳤다.

[너, 어디야!]

“나? 나 오늘부터 유니온 취직이라니까. 왜, 너희들이 취직하라며. 먼저 취직한다니까 부럽냐?”

다급한 어조로 물어오는 지원의 목소리를 듣고서 유천은 결론을 내렸다. 놈의 도청장치가 사라졌다고. 통화가 되는 것으로 보아 전파가 차단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위치를 짐작하지 못하고 외쳐대는 것은 분명 도청장치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한성이 허튼 짐작은 하지 못하게 친구와 대화하듯 태연히 장난기 가득한 어조로 받아 치는 유천이었다. 곧 진정을 한 듯이 나름대로 얌전해진 목소리로 지원이 말했다.

[새로운 지령이 내려왔어. 너 거기서 나오면 당장 여기로 돌아와.]

“오냐.”

드디어 올 것이 왔군. 분명히 취직이 될 것 같다고 말한 것이 오늘 아침인 것 같은데. 벌써 새 지령이 내려오다니, 유천은 나름 당황했지만 빠르게 정신을 잡았다.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었다. 단순히 취직 좀 시키겠다고 사격을 목숨까지 걸어가며 가르칠 리가 없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이제 몇개 남은거지 도전은 레알 함부로 하면 x망의 지름길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달은 하루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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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al : 내가 첫코납치범이다  우진이 죽여요 짜증남

//ㄴㄴ 안댐. 나름 개그 코드 캐릭이고 굴리는 재미가 있는 놈을 뭣하러...

덱스트린 : 엌 유천이 은근 순애파이구만

//꼴에 말이죠 ㅋ

arcadia1019 : 진우와 교수의 새로운 관계?.....인가

//우진요 ㅋ 헛갈리면 그냥 진우라고 하지 말고 유천이라고 해요 어차피 진우라는 이름 자체가 그리 많이 나올 건 아니라서

Darkness1021 : 오랜만에정주행하고컴백

//어제 안와서 감사합니닼ㅋㅋ

archangels la : ......우진이...그는 좋은 변태였습니다.(묵념)

//묵념

BlackRaccoon : 나면우진이저놈그냥묵념하고기다릴듯

//정보 공유 정신이 투철한놈인듯 낄

researchers : ㅋㅋ 잘보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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