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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신고식
“아……이 망할 년이, 아직도 안 했어?”
유천은 잠시 제 오른팔을 내려다보더니 욕을 지껄이며 중얼거렸다. 분명히 미리 연락을 넣어 싱크로율을 낮추라 말을 했을 터였다. 일단은 소피아는 제가 시킨 일은 다 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거의 실제에 가까운 쓰라림이 느껴진다는 것. 그것은 제 이름의 이명에 맞게 나태하게 놀았다는 뜻이겠지.
“시스템 서버 관리자 권한 싱크로율 감소. 유저 지정 크리스. 해당 캐릭터 싱크로율 50% 하향.”
-결국 네가 직접 할 거면서 왜 나한테 시킨 거야? 귀찮게.”
“이러려고 넘긴 서버 관리자 권한인 거 다 아니까 다물어라.”
한숨을 내쉰 유천이 입을 웅얼거리며 제 눈 앞에 떠오른 반투명한 패널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곧 제 눈 앞에 강제로 싱크로율이 감소했다는 메시지를 보며 유천은 다시 패널을 조작해 제 눈에 떠오른 메시지와 패널을 눈 앞에서 치웠다. 그러자마자 머리 속을 울리며 들려오는 장난기 가득한 어조에 이를 갈며 대답하는 유천이었다.
-재미 없기는.
“시끄러워. 야, 발록 근처에 던전 알아 본 데는 없냐?”
혀 차는 소리를 숨기지 않으며 짧게 대꾸하는 슬로스를 무시하고서 유천은 자신의 옆에서 제 빛나는 금발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꼬기 바쁜 발록을 보며 물었다. 아까부터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움직이길 바라는 것으로 보아 작은 곳이나마 아는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북쪽 외각에 지하 동공 하나 발견했어. 흔적을 보아하니 지렁이 종류 같던데.”
“가자.”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네. 얼른 가자.”
곧 손가락으로 북쪽을 가리키며 말하는 발록을 보며 자리를 털고 일어난 유천이 중얼거렸다. 엘프들이 건네준 기록과 말만 들으며 스킬을 얻기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 예로 아까 전처럼 마나가 꼬여 제 멋대로 터지거나 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던 것이었다. 처음에는 쉽사리 끝날 것 같다고 믿었던 제 자신을 후회 가득하게 만들어 버리는 그것이었다. 물론 유천이 그리 얌전히 있을 위인은 아니었기에 엘프들의 말을 토대로 약간의 꼼수를 부리기 시작했었다. 모양과 위력 등이 비슷한 스킬을 만들어 간 것이 그 대표적 예였다.
엘프 특유의 마나를 모아 한 점에 집중시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움직임을 갖게 하는 기술과 제 마법을 살짝 합쳐 만든 전룡이 그 예였다. 그 외에 유천이 익혀야 될 스킬은 다양했다. 숲의 요정이라 불리는 엘프들에게 맞지 않는 화룡이라던지, 순식간에 거목을 자라나게 하는 고대의 마법. 그 외에 시간을 다루는 마법 등, 위력과 모양새 모두 정상이 아닌 마법들을 유천은 근 2개월간 3개의 마법만을 익히는 데 성공했다.
“이제 두 개 남았지?”
“어. 불 도마뱀은 거의 다 됐고, 남은 건 순식간에 많은 나무들을 자라나게 하는 건데 말이야. 번개 도마뱀 이라던지, 시간 관련 마법 이라던지. 수많은 적들을 한번에 전투불능으로 생포하는 마법 같은 건 비슷한 마법을 아니까 가능했던 거라고. 불 도마뱀은 그나마 비슷한 게 있으니까 그나마 그거랑 비슷하게 만드는 거고.”
“얼마 안 남았네. 힘내. 어차피 그 전처럼 꼼수만 부리면 되는 건데 뭘.”
한창 나무들 사이를 뛰어 넘으며 발록이 유천을 향해 질문했다. 유천은 그저 넌더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가며 중얼거릴 뿐이었다. 단순히 스킬북처럼 읽기만 하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닌 죽어라 실패까지 경험해가며 직접 스킬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일단 또 가서 실험해 봐야지. 전룡도 그렇고, 이번 것도 발동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그래서 환각 걸면서 엄살은.”
“딴 놈들한테도 먹힐지는 확실하지 않아.”
유천이 불만인 듯 표정을 살짝 구기며 웅얼거리자, 발록은 엄살 떨지 말라며 달리는 유천의 어깨를 툭 하고 밀치며 말했다. 유천은 잠시 중심을 잃는가 싶더니 가까스로 발목을 꺾어가며 넘어지는 것은 면한 유천이 제 어깨로 발록의 어깨를 밀치며 대답했다. 그렇게 투닥거리며 이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록은 곧 나무로 뒤덮인 바위 하나를 가리켰다. 누군가 지나간 듯 수풀이 양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을 보며 유천은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히 마을 안쪽에만 있는 것이 지루해 이곳 저곳을 뒤지다 발견한 것이 분명한 것일 테니 말이다.
“일단 들어가자. 다음부터는 혼자 행동하지 말고. 엘프들 덕에 그럴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만은 될 수 있으면 라이헤르랑 같이 행동해.”
“잔소리는 됐거든요. 베에-“
유천이 먼저 수풀을 해치며 들어가며 충고라도 하듯이 말하는 유천의 말에 혀를 내밀며 장난스레 응수하는 발록을 보며 유천은 그저 한숨만 뱉을 뿐이었다. 곧 근처의 나무 밑에 뚫린 거대한 구멍 속으로 발을 디딘 유천은 주위를 둘러보며 씩 웃었다. 수많은 덩치 큰 지렁이들이 근처에 있는 장면은 좀 혐오스럽기도 했으나, 그것은 잠시 뿐이었다. 이들은 혐오스러운 지렁이가 아니라, 훌륭한 마루타였으니까.
“고통의 대지. 플레어 그라운드.”
어차피 상대는 지렁이다. 눈이 없는 상대. 애써 환각으로 제 위치를 가릴 필요가 없다는 소리였다. 유천은 가벼운 환각으로 지렁이들이 느끼기에 자신들이 있는 그 땅에서 수많은 손이 올라와 제 몸을 잡고서 끌고 가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그런 지렁이들을 둘러싸고 불꽃의 고리가 지렁이들을 원형으로 감싸기 시작했다. 그 뒤, 유천은 제 오른손 위에 기운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아까와는 달랐다. 확실히 주위에 자신과 비슷한 기운이 있자, 실낱 같은 불 줄기는 좀 더 손쉽게 덩치를 불려갔다. 가벼운 힌트를 얻은 유천은 곧 저번에 우진을 향해 날린 전룡의 크기에 반도 못 미치는 화룡을 지렁이들을 향해 집어 던졌다. 곧 폭발과 함께 모여있던 지렁이들이 그 자리에서 흔적도 없이 증발한 것을 보며 유천은 씩하고 웃어 보였다.
[잊혀진 엘프의 마법을 익히셨습니다. [4/5]]
“좋아. 다음은…….”
제 눈 앞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며 유천은 환하게 웃었다. 역시 자신은 숲 안에서 얌전히 명상이라도 하듯이 수련을 쌓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렇게 던전의 한복판에서 직접 싸우는 편이 훨씬 더 잘 된다는 생각에 유천은 이어서 여태 생각해 왔던 일을 떠올리며 이제 자신을 향해 몰려오기 시작하는 지렁이들을 보며 비릿하게 웃기 시작했다.
“역시, 너도 그 안은 답답한 거였어.”
던전 안에 들어오자마자 따분한 표정은 어디론지 사라지고, 미친 듯이 웃어 보이며 주위로 마법을 난사하는 유천을 보며 발록은 그저 좋다는 듯 튀어나온 바위 위에 턱을 괴고 앉아선 다리를 흔들며 유천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웃을 뿐이었다.
가르릉-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발록의 말에 동의하듯 발록의 허벅지 위에서 엎드려서는 발록과 마찬가지로 마법을 난사하는 유천을 보며 기분 좋게 울어대는 펜리르의 주둥이를 놀고 있는 손으로 쓰다듬으며 발록이 중얼거렸다. 그런 발록의 손길을 느끼며 펜리르는 눈을 감고서 기분 좋게 울 뿐이었다. 마치 유천은 어떻게 되도 상관 없다는 듯이.
“라이프 드레인.”
대단위의 나무를 빠르게 자라나게 하는 것은 다른 마법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전룡과 화룡을 마법과 주변 환경을 이용해 만들어내고, 시간 계열 마법은, 9서클에 랭크 되어 있는 타임 슬립이라는 마법을 라이헤르에게 직접 듣고 설명을 들어가며 비슷한 마법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성공했다. 대단위의 적을 순식간에 잡는 것은 환각과 1서클의 바인드만 적절히 조절한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번 것은 달랐다. 시간을 빠르게 조절하기에는 소모되는 마나량이 상상을 초월했고, 바인드를 사용하거나 성장계열 마법을 사용해도 자라는 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유천이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다른 생명체의 생명력을 이용한다.’
어차피 자신이 지금 완성할 마법들은 엘프들이 원래 사용하던 목적과도 다르다. 자연에 피해가 가지 않고 화합을 위해 사용하는 엘프들의 마법과는 달리, 유천은 적을 쓰러트리기 위해 마법을 사용한다. 어차피 모습만 비슷하면 되었기에 흑마법까지 섞어가며 비슷하게 만들어 보일 수 있는 것이었다. 최악의 경우, 아예 환각으로 엘프들의 눈을 속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다.
“쾌속 성장.”
유천은 유일하게 이름이 남겨진 그 마법의 이름을 읊조렸다. 이미 손에 쥐고 있던 나무의 씨앗은 흡수한 생명력의 구체를 향해 날아간 지 오래였다. 곧 순식간에 씨앗에서 싹이 돋아나고, 덩치를 키워가는 것을 지켜보며 유천은 씩 웃었다. 이번 것은 성공이 분명하다고.
“저 미련한 녀석이…….”
컹-
단지 발록은 그것이 아니라는 듯 중얼거리며 들어왔던 입구로 다시 나갔고, 그런 발록에게 안겨있던 펜리르 또한 동의 한다는 듯 짧게 한번 짖을 뿐이었다. 그리고 곧 그 거대한 지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잠시 유천이 당황한 채 몸을 뒤로 움직인 사이, 무너진 천장의 흙과 바위더미가 자신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게 아닌데!”
내가 의도한 건 이게 아니었다고! 유천은 필사적으로 외치며 뒤로 물러날 뿐이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머리가 자리잡고 있던 곳에는 뾰족한 바위가 자리잡고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유천이 떨어지는 바위를 피하고 있을 때였다. 유천의 눈 앞에 메시지가 하나 떠올랐다.
-외부 관리자 권한으로 게임을 강제 종료합니다.
“내가 뭐라고 했어. 게임 하지 말고 그냥 자라고 했잖아. 얼른 준비해. 등교시간까지 30분 남았어.”
“땡큐. 갈아입을 꺼내두고 나가있어. 오늘도 아침은 밖에서…….”
“아니, 내가 미리 토스트 구워놨어.”
유천이 점멸한 시야에 눈부심을 느끼고 감고 있던 눈을 뜨자마자 볼 수 있었던 것은 아까까지 유천이 쓰고 있었던 헤드 기어였다. 이럴 줄 알았다는 듯 팔짱을 끼고서 볼을 부풀리며 말하는 소피아를 향해 짧은 감사인사를 전한 유천은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하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익숙하게 밖에서 아침을 챙겨먹겠다는 소리를 끊으며 말하는 소피아의 말에 유천의 얼굴은 형편없이 구겨졌다.
============================ 작품 후기 ============================
ㅋ...집에 오자마자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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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트린 : 어떻게올린거지...? 학교가 가까운건가
//밤새 쓰다가 곯아떨어진 거 아침에 일어나서 후딱 마저쓰고 올린 뒤 학교로 고고 간신히 버스 잡고 지각은 피했. 학교 꽤 멀어요
BlackRaccoon : 먼치킨×먼치킨=킹먼치킨
//구름X구름=존나구름
가이오가 : 히히힛ㅋㅋㅋ 잘보고가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ㅋ
xldos : 허헛 잘보고가요~
//앞의 허헛은 뭔지 모르겠다만 코멘트 감사해요 ㅋ
ordeal : 음 세상은 좁고 병신은 많지요
//명언이긔
researchers : 담편 기대하겠습니다!!
//쿨럭-
DeButy : 눈리신에 손잭스애들은 신경안써도되요
//그러려구요. 괜히 학교 가기 전에 기분 잡침
파릇초 : 대체 ch가 어떤거에요?
//유천 할때 천이요
세리신스 : 그렇죠 머리가 그렇게 생각만 한다고 했지..ㅋㅋ
//어떻게 뇌신호로 뼈가 박살나는지 궁금
인간님 : 굳 작가님 더 신랄하게 욕해주세요ㅋㅋㅋ
//웬만해서는 넷상에서는 예의 지키는 편인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욕좀 했. 도가 지나치지 않은 이상 제가 욕하는 꼴은 자주 못 볼걸요
은or : 하핳..ㅋㅋ 잘 보구가요^^
//벌써 세분이나 같은 대사 전에 헛웃음을...내가 갑자기 욕한 거 보고 당황하신건가...ㅋ..
Darkness1021 : 음전편보면서느낀건데유천이주변인들은눈치가없네
//유유상종이라고, 눈치 없는 것들끼리 친하게 지내는듯
인핀 : 에초에 싱크로율은 전기신호나 뇌파에만 소용있는데 왜 뼈가 부러져 ㅋㅋ
//제 말이 그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