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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신고식
“……아오, 미치겠네.”
유천은 제 머리를 부여잡으며 중얼거렸다. 난데 없이 크게 욕을 지껄이는 유천을 보며 지레 겁을 집어 먹은 웨이터가 나중에 다시 오겠다며 자리를 벗어난 덕에 잠시 시간을 버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그렇다고 계산해야 할 돈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 놈한테 도와달라고 해야 되나…….”
유천이 머리를 부여잡다 말고 갑자기 중얼거리며 떠올린 것은 지원과 소피아였다. 일단 놈들이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꽤 많은 돈을 받아 처먹었으니, 레스토랑에서 서른 명쯤이 스테이크를 먹은 것으로는 자릿수 하나조차 줄이기 힘들 것이리라. 그렇지만 유천이 걱정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풋, 그런 놈한테 엿을 먹었다고? 새끼, 다 죽었네.’
‘멍청하네.’
유천이 걱정하는 것은 그 뒤에 올 둘의 조롱이었으니 말이다. 결국 이렇게 된 거, 조롱 당하고 말지. 라는 생각에 유천이 휴대전화를 들어올릴 때였다. 유천의 뒤에서 재학생 한 명이 지폐다발을 들고 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 보았자 그리 두꺼운 것은 아니었지만, 만원과 오만원 지폐를 모아 건네자, 유천이 뒤를 돌아 궁금하게 생각한 것도 잠시였다. 그 재학생이 제 입을 열어 설명했으니 말이다.
“어차피 네가 이겨서 먹는 거잖아. 신입생들은 그렇다 쳐도 재학생들은 돈 좀 모아야지, 이거로 계산하고 나중에 네 덕 좀 보자.”
재학생의 설명을 들으며 난감한 표정으로 지갑을 꺼내던 교수가 피식 웃으며 제 지갑을 다시 가방에 집어 넣었고, 유천 또한 피식 웃으며 제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여느 게임이 그렇듯 상위 랭커들은 존재 자체로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이번 계산을 해줄 테니, 나중에 게임에서 제 덕을 좀 본다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PK가 될지, 던전 공략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유천은 꿀릴 것이 없었다.
‘그 전에 지령인지 뭔지 끝내버리고 튀면 그만이지. 귀찮게 뭐 하러 공략을 도와.’
애초에 성질이 그리 좋던 것도 아닌 유천이다. 귀찮은 일을 굳이 남의 부탁이라 해서 들어줄 정도로 착한 놈이었다면 유천은 셔틀이나 하고 있지 지금의 자리까지는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 저도 생각하고 있었다. 지나치게 좋은 사람 치고는 잘 뜯어 먹히지 않는 사람들은 없으니 말이다.
“그럼 감사히 호의 받겠습니다.”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며 피식 웃은 유천은 몸을 일으켜 주먹을 풀기 시작했다. 유천은 이미 다짐을 마친 상태였다. 오늘 밤을 새는 한이 있더라도 놈을 찾아 그 잘난 면상을 하수구에 꽂아주리라는 굳은 다짐을 말이다.
“어……빨리 나왔네? 예상 외로 부자?”
“죽여버리겠어!”
유천과 신입생, 교수, 재학생들이 모두 밖으로 나오자 마자 근처의 벤치에 앉아서 캔커피를 마시던 우진이 고개를 들어 유천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아예 눈이 휙 하고 돌아버렸고, 곧장 달려들어 우진의 멱살을 잡아 챈 것도 그 순간이었다.
“우, 우와…….”
“저게 사람이야?”
유천의 행동에 신입생, 재학생 할 것 없이 또 한번 놀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유천과 우진의 덩치 차이도 분명했고, 키 차이도 반 뼘 정도는 난다. 그러나 지금 유천은 그런 우진의 멱살을 한 손으로 잡아채어 공중에 띄우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을 보며 이리저리 말을 하기 시작한 이들을 보며, 그 중 간간히 자신을 유천과 같은 눈으로 노려보고 있는 재학생들을 보며 우진이 재빨리 외쳤다.
“2, 2차는 내가 진짜 쏜다!”
“당연한 일로 지랄하네.”
우진의 외침에 유천이 어이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며 무심히 중얼거렸다. 진짜로 제 목숨이 위험할 것 같은 상황에 처하자, 더 이상은 볼 수 없다는 듯 교수가 끼어들어 유천을 말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같은 회사에서 한 솥밥을 먹고 지낼 사이인데, 벌써 싸우면 쓰겠냐는 둥 온갖 회유책을 써가며 간신히 그의 손에서 우진을 풀어줄 수 있었다.
“누나 사랑해요!”
“시끄러워 이 자식아. 내가 얼마나 당황한 줄 알아?”
“나……버림 받았어.”
“뭐라는 거야!”
우진은 유천이 자신을 놔주자 마자 교수에게 안기며 외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교수는 양손으로 안긴 우진의 머리를 밀어내며 투덜거릴 뿐이었다. 그러자마자 저 멀리 떨어져서는 쭈그리고 앉아서는 원을 그리며 중얼거리는 우진을 교수가 발로 걷어차며 외쳤다. 뭐, 교수라고 해 봤자, 그 나이도 얼마 먹지 않았을 뿐 더러, 외모도 어려 보여 둘은 거의 커플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알아냈다.”
“뭘 알아내 미친 새끼야.”
“야, 그래도 내가 네 선배인데…….”
“150만원.”
“반말 까라.”
“개새끼.”
다른 재학생들이 먼저 ‘2차’ 장소라는 곳으로 신입생들과 교수를 데리고 간 사이, 가장 맨 뒷줄에서 천천히 따라가던 유천의 옆에 들러붙은 우진이 중얼거렸다. 유천이 욕을 지껄이며 대답하자마자 불만이라는 듯 웅얼거리는 우진이었지만, 아까 레스토랑에서 받아온 계산서의 대략적인 가격만 읊었을 뿐이지만 우진은 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물론 그 뒤 유천이 욕을 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버릇처럼 손이 올라가 우진의 뒤통수를 후려치려 했지만, 그 대상이 현수나 현성이 아니란 것을 알아챈 유천이 가까스로 손을 멈춰서는 것에 성공 했을 때, 우진의 입이 열렸다.
“입으면 말라 보이는 스타일이었어. 85…….”
“에라이 미친 새끼야!”
우진의 그 한마디는 멈춰선 유천의 손을 움직이게 하는 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에 휘둘러진 손을 가까스로 피한 우진이 피식 웃으며 유천을 도발하고는 도망치기 시작한 것도 잠시였다. 앞선 다른 학생들을 제치며 뛰어가는 그를 유천은 천천히 뒤쫓기 시작했다. 어차피 2차 장소만 도착한다면 놈의 지갑이고 휴대전화고 모조리 뺏어다가 제 앞에 놓아둘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 * *
“부어라! 마셔라! 코가 비뚤어질 때까지 마시는 거야!”
“오늘 술 마셨다고 내일 출결 봐주는 거 없으니까 알아서 하고.”
2차라고 한 장소도 그리 거창한 곳은 아니었다. 한 주점이었으니 말이다. 단골인 듯 우진이 들어서자마자 사장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친분이 있는 듯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과대표인 우진과 교수가 번갈아 가며 말을 꺼냈고, 곧 유천은 제 앞에 있는 술병을 집어 들어 맥주잔에 부어서는 한번에 들이켰다.
“크으……얼마 만에 마시는 술이냐, 이게.”
“자자, 마시라고!”
정말 납치 당한 뒤로는 한번도 마시지 못한 유천이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기분이 좋은 듯 여태껏 짓지 않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유천의 오른쪽에 앉은 우진은 계속해서 유천의 술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가라오케 식으로 노래방 설비가 되어 있는, 거기다 방으로 나눠 유천이 있는 방에는 신입생 여학생이 둘, 재학생 남학생이 하나, 여학생이 하나, 교수와 우진이 있었다. 문은 유천의 오른쪽에 있었지만, 오른쪽에 앉은 우진이 유천의 퇴로를 차단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 우진은 계속해서 술을 들이부었다.
“야, 넌 안 마시냐.”
“그래도 내가 네 선배야, 선배가 주는 술을 거부하면 쓰나.”
“나랑 술 싸움이나 벌이자고 멍청아.”
유천이 표정을 찌푸리며 우진을 향해 말했다. 아까부터 마시지는 않고, 제 잔에만 술을 따르는 우진을 보며 말했다. 유천이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 들인 우진이 괜히 설레발을 치며 엄살을 피우자, 유천은 테이블 위의 잔 하나를 뒤집어서는 술을 따라선 우진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우진은 웃으며 잔을 들이켰다.
“이걸 기다렸지. 지는 놈이 쏘는 거다.”
“카드 꺼내고 말해. 개새끼야.”
기다렸다는 듯 내기 조건을 제시하는 우진을 향해 유천은 피식 웃으며 지갑에서 제 카드를 꺼내고는 말했다. 처음에는 안주도 없이 술을 들이키기 바쁜 유천을 신기하게 보던 그들이었지만 이제는 저희들끼리 마시고 놀고 노래까지 부르고 있었으니, 내기에 집중하는 이들은 당사자 둘 밖에 없었다. 유천은 우진이 제 지갑을 꺼내 아예 테이블 위에 올리는 것을 보며 비릿한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나중에서야 우진이 알 수 있었던 것이지만. 유천은 납치 당하기 전만 해도 집에 술을 못해도 40병씩 모아두고 주말에 몰아서 9~10병씩을 혼자서 해치우던 놈이었다. 그런 유천을 보며 현수가 직접 지어준 별명이 있었으니, ‘술고래’가 바로 그것이었다. 취해도 곱게 취하는 터라 난동을 피우지도 않고 얼굴도 붉어지지 않아 취한 것이 맞는지도 알아채지 못할 유천이었지만, 이미 유천은 제 입 속으로 머리를 들이민 우진을 놔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 오랜만에 배 터지게 술 좀 마시겠네.’
유천은 이미 우진을 제 상대로 보고 있지 않았다. 대작에서 이기고 더 시켜 먹을 메뉴판의 술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안주 없이 병나발만 불어 제끼는 술고래 신 유천의 20대에 들어선 첫 출격이었다.
============================ 작품 후기 ============================
네. 대충 예상하셨겠지만 저놈은 유정이Ver.남자입니다. 유천이의 멘탈을 사정없이 후려치죠. 물론 뒤에 빨간딱지 추가요. 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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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트린 : 나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머더퍼킹 고급 스테이크 고기 먹어보고싶음 내가 먹는 고기는 급식고기다!!!!!! 엿먹어라 학교여!
//우오오오 엿먹어라 학교!
ordeal : 과대표 쓰레기다 뭐 상관없어 조지면 되니까
//ㅇㅇ 그런거죠
BlackRaccoon : 저과대표는이제테스터로일하면아주그냥ㅈ되는거야
//그 전에 ㅈ되게 생김
인핀 : 과대표가 완전 인간말종이네 ㅇ
//유정이 업그레이드버전 ㅇ
Darkness1021 : 과대표와함께유천이구르기 만세!!!!!!!!
//낄
심심판타지 : 뒹굴뒹굴 하다낚임
//ㅋㅋㅋ
researchers : 저 과대표 훌륭한 뒤치기다ㅋㅋ
//훌륭한 스마이트
파릇초 : 설마 그 두명의 팔라딘 만나는거 아닌가? ㅋㅋㅋㅋㅋㅋ 저 참고로 테레케 닉네임 바꿈 파릇파릇
//닉변 ㅋㅋㅋ 근데 그 두명의 팔라딘이 누구여...기억이 가물가물
은or : 과 대표가 뒤치기는 잘했지만 유천이가 같이구르자구, 잡아버릴것 가타...;;ㅋㅋㅋ
//그거슨 당연한 것, 그러나 성공 여부는 불확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리신스 : 올... 과대표...ㅋㅋ
//훌륭한 통수력임
인간님 : ㅋㅋ통수맞은 신유천ㅋㅋ
//방심은 최악의 피해를 안겨주죠. 낄
킴치맨 : 유천 : 이놈이?! 우진 : 넌 내 함정에 걸려들은거야 씹쌔야! 그러합니다
//[유천]:이번에는 내가 엿을 먹여주지
archangels la : 휴...다보았다 시험 공부를 제물로 바쳐 완주에 성공했다!!!!! 작가횽 칭찬해 주세염 우진: You Just Active MY trap Card
//아직 시험 한달남은 고1 신삥의 여유, 시험 공부도 간간히 해주세요 ㅋㅋ 그래야 적당히 공부했다고 핑계라도 대지. [유천]:이번에는 내가 함정을 발동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