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8 / 0440 ----------------------------------------------
신입생 신고식
“저기요, 그거 제 밥인데요.”
“…….”
“그거 내 밥이라니까요.”
“…….”
유천은 기가 찰 따름이었다.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제 말을 듣고서 자신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비키지 않는 그를 보며 유천은 잠시 이를 갈았다. 자신조차 아직 몇 숟가락 먹지 못했는데 엄한 놈이 제 밥을 훔쳐먹고 있으니 그도 그럴 것이었다.
털썩-
“……?”
곧 유천이 사내의 맞은편 의자에 앉자마자 사내는 고개를 들어 유천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유천의 손바닥이 쭉 뻗어져 사내의 얼굴을 뒤로 밀어냈다. 그 후, 곧장 제 숟가락을 뻗어 비빔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뒤 그 작지 않은 눈을 크게 뜨며 사내 또한 유천의 이마를 거세게 밀기 시작했다. 두 남자가 서로 상대의 이마를 밀어내며 밥을 처먹고 있을 때, 주위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사진을 찍거나 수근 대는 둥 저마다 이야기 꽃을 펼치기 시작했다.
“야! 이거 내 밥이라고! 내가 15분 동안 기다려서 받은 건데, 왜 네가 끼어들어서 쳐먹고 지랄이야!”
“누가 할 소리. 네 자리는 저 쪽이겠지.”
어차피 힘으로는 유천의 상대가 될 사람은 비슷한 체급 대에 없다. 웬만한 체급을 무시할 정도로 유천의 완력이 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지만, 절묘하게 힘을 써서 턱을 앞으로 빼지 못하게 만들어 밥조차 편히 못 먹게 만든 유천을 보며 사내가 크게 외쳤다. 그러는 유천이 숟가락을 잡고 있던 손으로 사내의 손을 쳐내고는 제 뒤편의 식탁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곳에는 아까 전 사내가 화장실에 가기 전 의자에 얹어둔 가방과 막 나온듯한 뜨끈뜨끈한 비빔밥이 있었다.
“……이익! 오기로라도 먹어주겠어!”
분명히 제 밥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오기로라도 먹겠다며 자신의 이마를 밀어내는 유천의 손을 온 힘을 다해 쳐내고는 밥 그릇을 잡아선 제 고개를 처박았다. 그리곤 빠른 속도로 숟가락질을 하며 밥을 먹는 사내를 보며 한숨을 내쉰 유천은, 사내의 자리로 향했다. 사내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유천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뻗는 그 순간이었다.
꽝-
철이 찌그러지는 듯한 소리가 식당에 울려 퍼졌다.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던 식당의 내부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고, 사내와 유천을 바라볼 뿐이었다. 사내의 자리에서 가져온 비빔밥 그릇으로 머리를 내려친 유천은 유유히 제 자리에 앉아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머리를 맞은 사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내는 일어나지 못했다.
“아, 찌그러졌네.”
““…….””
그리고 다시 한번 유천의 중얼거림이 식당에 울려 퍼졌다. 뭔 강철이라도 되는 그릇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엄연히 스테인리스에 특수 코팅을 겹친 내구력을 상당히 살린 그릇이었는데, 겨우 한대를 치고 찌그러졌다니, 신기하게도 비빔밥은 튀거나 날아가지 않았기에 유천은 묵묵히 다시 숟가락 질을 할 뿐이었다. 중간중간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에 고개를 돌려 마주치면 후다닥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다 먹은 그릇을 내려두고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식탁 위에 올리고는 식당을 나섰다.
“그릇 값도 대충 그거면 나올 거에요. 많이 파세요.”
“어……그래 학생.”
식당을 나서며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던 아줌마에게 말을 건네고는 식당 밖으로 향하는 유천을 보며 아줌마는 뻘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뿐이었다. 곧 식탁 위에 있던 10만원을 보며 다시 한번 땀을 흘렸지만 말이다.
“이 학생 치료비는 없는 모양이네…….”
그도 그럴 것이 제 가게에서 다친 사람인데, 더군다나 단골이다.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즈음 아줌마는 그냥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피도 안 나고, 그냥 살짝 혹만 난 것으로 보아 곧 일어날 테니 그때 대충 얘기하고 달래서 보내면 되겠지. 라는 생각에 말이다.
“대충 11시 까지는 들어가겠네.”
다시 학교 입구에 도착한 유천은 제 손목에 달린 시계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 밑에 달린 오늘의 날짜와 기온, 습도가 눈에 들어왔지만 그다지 신경 쓰이는 것도 아니었을 뿐 더러,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오늘 날씨는 나쁜 편이 아니었으니 신경 쓰지 않을 뿐이었다.
“어디 보자, 신입생들 어디 가야 된다고 했더라.”
그리고 입구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중얼거리는 유천은 주위만 그저 기웃거릴 뿐이었다. 곧 한숨을 내쉬며 유천은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는 휴대전화에 이어폰을 연결하고는 노래를 틀었다. 어차피 입학식이 시작될 즈음에는 신입생만 여럿이 모일 테니. 그들을 따라가면 될 일이었으니 말이다.
“빙고.”
이제 막 노래 한 곡이 끝나갈 즈음 유천은 볼 수 있었다. 저 멀리서 커플로 보이는 남녀 둘이서 서로 팜플렛으로 보이는 것을 들고서 주위를 기웃거리는 것을 보며 유천은 몸을 일으키며 중얼거렸다. 곧 한 방향을 가리키며 이동하는 그들을 보며 천천히 뒤따라가는 유천이었다.
-[신입생 여러분, 환영합니다.]
“벌써 시작했나?”
유천은 커플이 강당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자 그곳을 향해 천천히 들어서는 중이었다. 주위에 붙은 현수막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구경을 하고 있을 즈음 안에서 들리는 마이크 소리에 유천은 후다닥 들어섰다.
“아, 예행 연습이었나?”
다행히 유천이 안으로 들어섰을 때에는 그 모습을 보며 간단히 중얼거렸지만 말이다. 내부는 상당히 컸다. 그저 강당인 줄로만 알았더니, 연설장이라도 되는 듯 수많은 의자가 깔려있었고, 그 의자에 저마다 앉아서 제 학생증을 목에 걸고 있는 학생들을 보며, 유천은 뭔가 시켰나 보다 싶어 학생증을 꺼내서는 목에 걸라고 소피아가 정성껏 끼워준 목걸이를 손가락에 걸고서 이리저리 돌릴 뿐이었다.
-[큼큼. 이제부터 2033년도 신입생 입학식을 시작합니다.]
가장 앞선 교단에 선 중년의 인상 좋은 아저씨가 시계를 보며 그 말을 꺼내는 것을 시작으로, 유천은 조용히 잠에 빠졌다.
“저기요, 지금 그쪽 부르는 것 같은데…….”
-[신입생 대표 김진우 학생. 오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왜……아.”
한참이 지나 옆에 있던 학생이 툭툭 치며 유천을 깨웠다. 유천이 잠에서 깨자마자 강당 안을 가득 채우는 소리에 유천이 무심결에 ‘내가 왜 김진우야. 신유천이지.’라고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애써 목 뒤로 넘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여기 이 부분 읽어주시죠. 이것만 하고 입학식은 끝나고 환영회가 시작되니까요. 빨리 읽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학생도 놀고 싶잖아요?”
자신을 부르는 연설대의 사내를 보며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그를 향해 마이크를 유천에게 건네며 종이 한 장을 넘겨주는 그가 눈을 찡긋하자, 유천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 눈을 찡긋거리는 사내가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 장담할 수 없었다.
“신입생 선서……”
곧 연설대 위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서 입을 여는 유천을 보며 꽤 많은 사람들이 떠들기 시작했지만, 곧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눈치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얼마 안가 유천이 선서를 마치고, 함께 오른손을 내리는 학생들을 보며 아까 전 그 사내와 악수를 나누고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유천이었다.
“자, 이것으로 2033년도 입학식을 끝내겠습니다. 초대가수의 공연이 있으니 신입생 여러분들은 부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 각 학과에서 신입생들에게 전달사항을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내의 말이 끝나자마자 유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곧장 강당을 벗어나 제 학과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옆 사람이 가지고 있던 팜플렛을 슬쩍 했으니, 길을 아는 데에는 지장이 없으리라. 10분쯤 걸었을까, 제 과가 있는 건물에 도착한 유천은 제 과 강의실의 문을 슬쩍 밀어보았다.
“어라, 열리네?”
기대도 하지 않았던 것이었지만, 문이 열리자 유천은 놀란 듯이 중얼거렸다. 유천의 과가 알려주듯 강의실 곳곳에 캡슐과 스크린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마 게임을 하는 모습이나 그런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설치한 듯싶었다. 구경도 끝냈겠다. 유천은 가장 뒷자리의 구석에 자리를 잡고서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유천이 눈을 떴을 때는 한창 시끄러운 강의실 내부였다.
“시끄러워 죽겠네…….”
아직 교수가 들어오지 않은 탓일까, 저마다 서로의 친구들과 앉아서 떠들고 있는 모습에 유천이 무심코 중얼거렸다. 자신의 옆자리는 비어있었으니, 상관은 없었다. 단지 제 옆자리를 제외한 모든 자리가 꽉 차있었으니, 약간의 소외감을 느낄 뿐이었으니 말이다.
“진짜 행동도 그렇고 볼수록 크리스 닮지 않았어?”
“그치. 나도 그런 생각 든다니까?”
“모두 조용히 해주세요.”
제 바로 앞자리에 있던 여학생 둘이 떠드는 소리가 제 곁까지 들려오자 유천이 살짝 표정을 찌푸린 사이, 어느새 문을 열고 들어온 꽤나 젊어 보이는 교수가 말했다. 얼핏 잘만 보면 제 또래로 보일 사람의 말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유천의 예상과는 달리 신기하게도 곧장 조용해지는 주위를 보며 유천이 작은 감탄을 터트리는 사이, 교수의 입이 다시 열렸다. 제가 내주는 과제와 챙겨와야 할 전공서적 등을 알려주며 여러 가지 설명을 하는 가운데, 잠시 쉬던 교수가 다시 입을 열 때였다.
“그럼 마지막으로…….”
“죄송합니다!”
교수가 입을 열자마자 강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외치는 사내를 보며 유천은 고개를 확 돌렸다. 그리고는 얼핏 눈만 슬쩍 돌려 교수와 사내를 살펴봤다. 살짝 화가 난 것인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으나, 곧 온화하게 비꼬는 어조로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전 단지 과 수석에 과 대표라는 놈이 늦게 와서 절대 화가 난 게 아니거든요. 하하.”
일그러진 교수의 표정과 말투를 이리저리 피하던 사내가 눈을 뒤룩뒤룩 굴리다 조용히 키득거리던 여학생 뒤에 있던 유천을 발견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곧장 교수가 보건 말건 간에 사내는 크게 외쳤다.
“내 아침밥 도둑!”
“누가 할 소리야, 그게!”
사내의 외침에 유천 또한 책상을 내려치며 크게 외치는 것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교수도, 재학생들도, 신입생들도 유천과 사내를 번갈아 보며 그저 어떤 상황으로 돌아가는 지 이해를 못한 채 둘을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두줄 요약
사실 내가 너한테 머리를 맞고 기절한 것은 이러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 ???(과 대표, 과 수석)
무슨 개 소리야! - 신 유천(현재 김 진우, 신입생 대표)
-------------------------------------------------------------------------------
심심판타지 : 그럼 마인드컨털! 그리고1코겟!
//이능력도 줄 생각이 없어옄ㅋㅋ 안그래도 얘 너프가 시급한데
테레케 : 아침밥 스틸러!!!!!!!!!
//는 유천이 굴림er
제이스 올드윈 : 이제 저놈이 대학교에서 신나게 유천을 굴려주려나 후후후
//후후, 그렇게 만들어야죠
Darkness1021 : 헐 생존신고해도모르네이건뭐수십억이들어있는돈봉투를못보고지나가는거아닌가
//유유상종이라고 눈치 종범은 눈치 종범끼리 노는 모양이네요
덱스트린 : 아침밥 스틸러 패기.txt
//머리 강타 패기.txt
researchers : 아침밥 스틸러★
//의 최후는 기절
ordeal : 아침밥스틸이라니 스킬 전수좀
//저도 지금 입문 단계라 수련이 필요해요
킴치맨 : 스틸보소. 아침밥을 뺏어먹다니 이거슨 7대죄악보다 더한죄다! 고로 유천이는 굶어야한다고생각합니다
//어째서인지 죄는 딴놈이 지었지만 벌은 유천이가
인핀 : 아침밥 스틸이라니?!
//는 맞스틸
가이오가 : 옼ㅋㅋㅋ스틸당해버린..ㅋㅋㅋ 잘보고가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ㅋㅋ 스틸 당했는데 머리 후려치고 맞스틸
xldos : 아침밥 뺐겼다?ㅋㅋ
//는 다시 뺏어옴
DeButy : 밥을 스틸당하다니 ㅋㅋㅋㅋㅋ
//유천이에겐 맞스틸이 있습니다. 삥뜯기 다운그레이드 스킬이랄까. 낄
인간님 : 유천이를 실컷 굴려줄 남자 히로인ㅋ
//히로인은 빼죠. 유천이 게이로 만들 생각이 없어여 ㅋ
IYouMusic : 이미 스토리 다 까먹음ㅋㅋㅋㅋㅋ
//아앜ㅋㅋ 본인 작품 정주행할 기세
은or : 아침밥스틸보소...저 남자...대박!!
//는 유천이를 굴리기 위한 포석도 완료. 과 대표라니, 대표라니!!